o 일시: 2025.4.19(土) 8:42~14:02
o 날씨: 맑음, 17℃~24℃, 바람 3~5m/sec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27명
o 탐사 계획 (코스/거리/시간) :
A코스: 정지산-무령왕릉-두리산-우금치-주미산-월성산-공산성 [20km/8시간]
B코스: 우금치-주미산-월성산-공산성 [12km/5시간]
C코스: 정지산-무령왕릉-곰나루-황새바우성지-박찬호기념관-충남역사박물관-은개골역사공원-공산성
o intro..
'공주대간'은 두리산, 주미산, 월성산 등 공주 원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를 일컬으며
옥룡동정수장에서 공주경찰서에 이르는 13.7km의 둘레길을 말한다.
오늘 산행 계획은 기본 공주대간에 정지산과 공산성을 덧붙여서 산행거리가 총 20km로 늘어났다.
그런데 '공주대간'은 우리나라 산경표 체계에 혼선을 주는 작명이다.
산경표에서 산맥은 대간(大幹), 정간(正幹), 정맥(正脈) 등으로 분류되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 산줄기는 1대간(백두대간), 1정간(장백정간), 13정맥을 골격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니까, '공주대간'이라기 보다는 '공주둘레길'로 명명하는 것이 무난할 듯 싶다.
o 산행메모
오전 8시25분경, 세종에서 시외버스+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금성공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엔 이미 몇몇 산우들이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다.
세종에 거주하는 산우들은 굳이 대전에 나가지 않고 자차를 이용하여 막바로 이곳으로 온 듯 싶다.
정명성님의 동반견인 '풍순'도 산행 참가자다.
풍산개+진도개 믹스견으로 세 살이라 한다. 잘 생기고 영리하고 성격도 밝다.^^
오전 10시42분, 주관대장인 월출산님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참가자는 총 27명이지면, A코스는 그 중 4명만이 도전한다.
나머지는 B코스 또는 C코스로 나뉘었다.
금성교를 넘으며 남쪽을 바라보니, 건너편에 산자락이 보인다.
나중에 구글을 돌려보니 공주대간 최남단인 주미산인 것으로 확인된다.
오전 10시46분, 정지산 터널 위로 향한다.
터널 위에는 정지산 유적(艇止山 遺蹟)이 있다.
이곳은 1996년 국립공주박물관의 발굴조사 결과 백제시대 국가적 차원의 제의시설이라 한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무령왕과 왕비의 매지권에 기록된 신지(申地), 유지(酉地)의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어,
왕비의 시신이 사후 무령왕릉에 안치되기까지 2~3여 년간 수습되어 보관되었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적지 끝단엔 전망대가 있다.
그 앞으로 금강이 백제의 옛도읍을 가로지르며 흐르고 있다.
오전 8시52분, 유적지에서 되돌아 나와 정지산에 오른다.
나무계단을 5분여 오르니 고분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에 들어온다.
송산리 고분군이다.
곧이어 무령왕릉 및 왕릉원 입구를 지나고..
진묘수(鎭墓獸) 모형을 만난다.
진묘수는 무덤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로 중국 후한(後漢, 25~220)부터 본격적으로 부장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무령왕릉에서 유일하게 출토되었는데
멧돼지 몸통에 날개를 달고, 머리에는 뿔을 달고, 눈을 부릅뜬 괴수의 모습이다.
송산리 고분군을 빠져나오고..
금성여고를 지나 교차로를 지날 즈음, '송장배미'라 쓰여진 커다마한 석물을 만난다.
동학농민군 최후의 전투인 우금티 전투(1894년 11월)에서 관군과 일본군에 농민군이 패하였는데
그때 농민군 희생자의 시체가 논배미(용못)에 쌓여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 용못을 송장배미라 부른다고 한다.
130년전 참혹했던 현장을 상상하니 가슴이 아릴 뿐이다.
오전 9시16분, 공주경찰서에서 왼쪽 골목으로 꺾어든다.
공주대간 탐방로 시작점 또는 끝지점에 들어선 것이다
첫번째 봉우리인 두미산의 들머리는 애터미(주) 주차장 뒷편에 있다.
월출산대장 말에 따르면, 애터미(주)가 다단계회사 중 규모가 네번째로 큰 곳이라 한다.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20분 가량 오르니 정자가 보인다. (오전 9시37분)
두리산 정상에 오른 것이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계룡산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산행 재개..
오전 9시54분, 일락산 갈림길을 지난다.
봉황산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으로서 공주대간 종주의 또 다른 루트이기도 하다.
오전 10시01분, 견준산(233m)을 지난다.
이곳이 동학농민군의 거점이었는데
논산이나 부여로부터 몰려온 관군/일본군이 거센 공격을 퍼붓던 곳이라고도 한다.
우금티로 하산하던 중 만난 염소 세 마리..
맨 앞에 있는 염소는 목줄을 하고 있다.
부근 인가에서 방목하거나.. 탈출해서 떠도는 무리이거나.. 잘 모르겠다.
오전 10시09분, 우금티에 내려선다.
우금치(牛禁峙)는 옛날 이 고개에서 산적에게 소를 뺏기는 일이 허다해서
이곳을 넘을 때는 소를 끌고 가지 말라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이곳은 1984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의 엽한군을 상대로 최후의 격전을 벌인 장소로서
당시 무고한 백성들이 목숨을 잃고 구천을 떠도는 한스러운 장소이기도 하다.
화장실에서 몸을 비운 뒤..
오전 10시16분, 다시 주미산으로 향하는 숲으로 진입한다.
오전 10시20분, '눈물 흘리는 소나무'를 만난다.
소나무에 흐르는 송진이 마치 동학 농민의 희생을 슬퍼하는 것으로 보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우금티에서 희생된 동학농민의 넋을 기리는 기제(機制)로서 그럴 듯 하기도 한다.
오전 10시35분, 지막곡산을 지나고..
오전 10시46분, 주미산 정상이 600미터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니..
오르막 중간에 전망대가 있다.
북쪽으로 공주 무성산과 천태산이 공주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다.
바로 아래 있는 건물은 공주산림휴양마을이다.
예전에 숲해설가 동기가 저곳에서 근무하고 있어 다른 동기들과 함께 견학 왔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우측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공주대간 막바지에 오를 월성산(봉화대)이다.
아직 갈 길이 까마득하다.
오전 10시52분, 주미산 정상에 오른다.
주미산(舟尾山,381m)은 공주대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주변의 두리봉, 지막곡산, 월성산 등과 함께 배의 형상을 이루는데
그 중 '배(舟)의 꼬리(尾)'에 해당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북쪽으로 계룡산..
그 뒷편으로 향적산, 그리고 대둔산도 티미하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점심식사.
행동식으로 허기를 달랜 후.. 인증샷..
다시 산행 개시..
오전 11시15분, 철마산(245m)을 지나고..
완만한 등로를 따라 20분 가량 걸으니..
봉화대(월성산)가 2.7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 즈음 B코스 산우의 꼬리를 밟는다.
동그라미수석대장과 옥이이모대장이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마친 후 B코스 후미를 몰고 가고 있다고 한다.
그 부근에서 만난 졸참나무.
줄기가 지재부로부터 열두 갈래로 갈라져 생장하여 수형이 수려하다.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희귀목이니 보호해달라는 안내문이 옆에 세워져 있다.
오전 11시46분, 명품 소나무를 만난다.
기품이 수려하다.
그 옆은 조망이 수려하다.
남동 방향으로 계룡산 주능선과 우산봉 산자락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오전 11시52분, B코스 일행을 또 만난다.
그런데 한 츠자는 쌍칼로 길을 막고, 다른 츠자는 손 내밀며 통행세를 달라 한다. (ఠ ̥̆ ఠ)
산도적이 따로 없다.^^
미녀 산도적단을 간신히 격퇴(?)한 후 꽁무니를 내뺀다.^^
이후 줄줄이 B코스 나머지 일행을 모두 만난다.
오후 12시20분, 월성산(봉화대)에 오른다.
B코스 선두인 산수자문도 그곳에서 만난다.
이 봉수대는 공주시에 자리하고 있는 3개 봉수대 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것으로
남쪽으로 논산시 노성산성 봉수대, 북쪽으로 고등산 봉수대와 연결된다고 한다.
남쪽 방향 조망..
우산봉 옆으로 흔적골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A코스 일행 인증샷..
월성산에서 옥룡정수장으로 향하는 길..
완만하고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오후 1시03분, 옥룡정수장을 지나고..
옥룡동으로 하산..
전방에 공주대간 첫 봉우리였던 두리산이 눈에 들어온다.
오후 1시29분, 잠시 시가지를 경유한 뒤 공산성에 오른다.
곧이어 공산(110m) 정상에 위치한 광복루를 지나치고..
금강에 인접산 산성길에 들어선다.
서쪽 전방엔 연미산 뒤로 무성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세종 장군산과 대전 우산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도중에 C코스 일행도 만난다.
그네들이 건네주는 맥주 한 잔이 쩌르르 핏속으로 스며든다.
이후 영은사에서 약수로 갈증을 달랜 뒤..
공북루를 지난다.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을 꾹꾹 밟으며 공산정에 오르니..
정자 안에는 어의를 입은 외국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후 1시50분, 산행 시작점었던 금성공원 주차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공산성 출입문 역할을 하는 금서루에 다가간다.
이후 공산성을 빠져나와 시가지에 진입한 뒤..
오후 2시02분, 산성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8.5km에 5시간20분 소요되었다.
o 쫑
만만치 않은 장거리 산행이었지만..
송장배미, 견준산, 우금치 등등 130년전 참혹했던 동학농민군 최후의 현장을 아린 맘으로 걷다보니
육체의 힘겨움은 오히려 상쇄되었던 것 같다. 그들은 패배했지만, 그 용기와 희생은 헛된 것이 아닐 것이다.
산행지가 전형적인 육산(肉山)이라 발걸음은 편안했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복잡한 머릿속을 정갈하게 가다듬어 주었다.
그러 저러한 것을 소화시키며 걷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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