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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특별산행

산행기 - 키나발루산 1 (2022.12.22)

by 청려장 2022. 12. 30.

소띠 갑장들과 환갑여행을 떠난다.

원래 계획엔 환갑을 맞은 작년에 가려 하였으나,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여의치 않아 미루어졌다. 결국 올해 끝자락에서야 떠나게 된 것이다.

 

소띠 갑장인 충곡, 장삼이사, 빔빔, 산수, 필자 등 5명 외에도 갑장 가족인 경희님, 장삼이부님, 그리고 산우인 화산형님, 길따라님, 산따라님 등 총 10명이 함께 떠난다. 

 

2022.12.21(수)

간밤에 짐을 꾸려보니 트렁크가 꽤 넉넉하여 등산배낭까지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단촐하니 좋다. 

트렁크와 배낭

오후 12시30분 세종터미널에서 공항버스에 탑승.

오후 2시50분 인천공항 터미널 1도착, 일행을 모두 만난 뒤 공항에서 이른 저녁식사 후에 출국 수속.. 

오후 6시50분발 진에어에 탑승하여 출국..

 

좌석 모니터, 기내식도 없이 5시간 동안 무료하게 보내야 하는 기내에서 옆자리 화산형님이 몇년전 다녀오신 몽블랑 사진을 보여주며 함께 갈 것을 유혹하신다. 다시 가고 싶다 하시며..^^

몽블랑과 화산형님 손꾸락

밤 11시경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

코타 키나발루 공항 - 충곡, 빔빔, 산수

밴A와 밴B로 나누어 탑승하여 인솔자와 함께 키나발루 공원으로 이동한다.

 

공항에서 키나발루 공원으로 가는 길. 밴이 너무 흔들리고 덜컹거려서 이동하는 내내 몸이 편치 않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중에 필자가 탄 밴A에 문제가 발생하여 멈춰서고, 밴B에 모두 함께 탑승하여 이동하는데.. 밴B는 그다지 흔들림이 없고 안락하다. 밴A 운전자가 난폭 운전을 했었음을 그제야 알게된다.ㅠㅠ

밴A (우측 밴 운전자, 좌측 현지 가이드)

12월22일(목)

새벽 1시20분경 키나발루 공원에 도착한다. 관리사무소에서 예약해놓은 산장 키를 받는다.

키나발루 공원 관리사무소앞

산장(Lodge)에서 하룻 밤을 잔 뒤.. 7시30분 식당에 집결하여 아침 식사. 쌀국수, 오물렛..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아침식사

식당 앞엔 대나무난초가 피어있다. 빗속에서도 이쁨이 고고하다. 

대나무난초

오전9시, 관리사무소에서 키나발루산 등산허가를 받는다. 이때 발급 받은 ID 카드는 산행 내내 휴대해야 한다.

키나발루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키나발루산(4,095.2m)은 말레이지아 보루네오섬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서, 196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00년 말레이지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저지대는 정글과 같은 우림, 고도를 높이면 온대~고산지대의 식물군 등 다양한 식생들이 분포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산이며 동남아시아 최고봉이다. Kinabalu는 원주민 언어로 "영혼의 안식처"라는 뜻이라 한다. 

아침 9시30분, 관리사무소 앞에서 밴에 탑승하여 산행 들머리로 이동한다.

아침 9시45분, 팀폰 게이트에 도착한다.

 

전반적인 일정은.. 오늘 이곳 팀폰 게이트(Timpohon Gate, 1,866m)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총 6km 거리를 대략 7시간 가량 올라서 라반라타 게스트하우스(Laban Rata, 3,272m)에 도착하여 1박한다.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고도차가 1,400m 가량 되며, 고도 3,000m 이상에서는 고산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구간이다.

팀폰 쉼터
팀폰 쉼터 - 필자와 충곡/경희부부

오전 10시, 산행을 개시한다. 비가 오락가락 하여 우중산행 복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산행 초입

오전 10시03분, 물줄기가 시원히 내려꽂는 칼슨 폭포를 지나고..

칼슨 폭포

오전 10시28분, 첫번째 쉼터인 폰독 칸디스(Pondok Kandis)에 당도한다. 1km 이동한 것이다. 등산로에는 500m 또는 1km 간격으로 쉼터가 설치되어 있다. 폰독(Pondok)은 쉼터(Shelter)를 뜻한다고 한다.

캔디스 쉼터

쉼터 주변에는 다람쥐가 등산객 주변을 부지런히 오간다. 이름을 찾아보니 산땅다람쥐(Mount Ground Squirrel)이다. 우리나라 다람쥐나 청서에 비해 호감이 가진 않는다.

산땅다람쥐(Mount Ground Squirrel)

다시 등로를 따라 전진..

길가에 제비꽃처럼 생긴 야생화가 계속해서 시선을 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학명이 '임파천스 키나발엔시스(Impatiens kinabaluensis)'라고 한다. 종명(kinabaluensis)으로 보아 키나발루산 고유종인 것으로 짐작되며, 속명(Impatiens)으로보아 봉선화과 식물인 것 같다.

임파첸스 키나발엔시스(Impatiens kinabaluensis) - 봉선화과

오전 10시51분, 두번째 쉼터(Pondok Ubah)를 통과한다. 1.5km 지점을 지나는 것이다.

우거진 숲속의 나무는 노랗거나 흰 수염같은 것을 치장하고 있어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생식물인 것으로 짐작해보지만 정확한 정체는 모르겠다. 

기생식물?

어느 고목은 이끼로 뒤덮힌 채 몸체를 눕히고 있다.

고목과 이끼

오전 11시24분, 2km 지점을 지난다. 고도는 2,252m. 들머리로부터 1시간20여분만에 대략 400미터 가량의 고도를 높였다.

드디어 만나는 네펜데스(Nepenthes villosa). 포충낭속의 꿀샘을 이용하여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로서 멸종위기종이라 한다.

네펜데스 빌로사(Nepenthes villosa)
네펜데스 빌로사(Nepenthes villosa)

오후 12시20분, 멤페닝 쉼터에 당도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멤페닝 쉼터(Pondok Mempening)

오후 12시30분, 라양라양 쉼터(Pondok Layang Layang, 2,702m)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들머리로부터 4km 가량 전진하였고, 고도는 836m 높였다.

 

식사후 휴식을 취하며, 이 공원에 서식하는 식생들을 살펴본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식생들이 살고 있는 듯 싶은데, 사진이 선명치 않아 대략 흝어보기만 한다.

키나발루산의 식생들

오후 1시경, 다시 산행을 개시한다. 다시 이어지는 등로 로도뎀드론 루고섬(Rhododemdron rugosum)을 만난다. 자료를 찾아보니 만병초 가족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만병초와 잎이 비슷하다.

로도뎀드론 루고섬(Rhododemdron rugosum)

이어서 다시 만나는 네펜데스.. 올라오면서 본 것보다 크기가 두 배가량 되는 개체다.

네펜데스 빌로사(Nepenthes villosa) - 식충식물

식충낭 속을 들여다보니 액체가 고여있다. 다소 어두워서 무엇이 잡혀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네펜데스 식충낭

잎과 식충낭이 갈변하였지만 형체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직 살아있는걸까?

네펜데스 빌로사(Nepenthes villosa)

오후 2시23분, 빌로사 쉼터(Pondok Willosa)에 당도한다.

빌로사 쉼터(Pondok Villosa)

이곳 쉼터에는 아래와 다소 다른 식생들을 안내하고 있다. 고도를 높이면서 식생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키나발루산의 식생

오후 2시43분, 산행 중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이 나온다. 베이스캠프에 가까워가고 있음을 자연이 알려주고 있다.

이어지는 산길에서 만나는 야생화. 잎은 꽝꽝나무 같은데 꽃은 십자화 형태에 털이 북실북실하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꼭두서니과 식물로서 헤디오티스 풀첼라(Hedyotis pulchella)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헤디오티스 풀첼라(Hedyotis pulchella) - 꼭두서니과

얼핏 감자란이 연상되는 이 난초는 셀로지네 파필로싸(Coelogyne papilossa)라고 한다.셀로지네 난초는 우리나라에도 언제부턴가 도입되어 원예종으로 유통되는 것 같다.

셀로지네 파필로싸(Coelogyne papilossa)

그리고 배씨니엄(Vaccinium stapfianum)이라는 산앵도 가족. 우리나라 산앵도와 꽃이 비슷하긴 하다.

배씨니엄(Vaccinium stapfianum)

오후 3시33분, 전방에 거대한 암반이 구름 속에서 얼핏 얼핏 윤곽을 보여준다.

침엽수처럼 보이는 나무. 가까이 가서 잎을 살펴보니 활엽수이다. 그러고보니 이 산에서 침엽수는 거의 보지 못하였다.

오후 3시51분, 파나라반(3,272m)에 당도한다. 이곳에 라반라타 게스트하우스가 위치하여, 오늘 밤 1박을 하는 베이스캠프이다.

파나라반(3,272m) - 라반라타 게스트하우스(Laban Rata Guest House)

꽤 많은 비를 맞았지만, 고어택스 자켓이 잘 버텨줘서 옷은 많이 젖지 않았다.

라반라타 산장 앞 - 필자

올라오는 과정에.. 고도를 3,000m를 넘을 즈음.. 사진을 찍으려 앉았다가 일어나면 현기증이 나곤 하여 고산증이 걱정되었는데.. 그럴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가급적 더 천천히 걸었더니 증세가 해소되곤 하였다. 체력은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

 

산장에서 저녁식사 후 휴식을 취하는데..

라반라타 산장 식당 - 소띠 갑장들

밖에 사정이 좋지 않다. 비가 그칠 줄 모르고 더욱 거세게 내린다.

South Peak 남쪽 암벽

우리가 올라야 하는 정상 방향의 암장에는 빗물이 폭포가 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우리 일행 11명(인솔자 포함)은 2층 침대가 6대 설치된 방(3층 11호실)으로 배정되었다.

게스트하우스 정보 및 배치도

기상 상황이야 어떻게 변할 지 모르니, 내일 새벽 2시에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는 계획에 따라 밤 6시15분경 취침 모드에 들어간다. 산신령의 신통한 기상조화를 기대할 뿐이다.

라반라타 게스트하우스 (3층 11호실)

1편 끝.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