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25.4.12(土) 10:37~13:44
o 날씨: 흐림, 13℃~15℃, 풍속 최고 9m/sec
o 동행: 화산님
o 탐사 계획 (코스/거리/시간) : 안면도 자연휴양림-수목원-꽃지주차장 [9km/4시간]
o intro..
대한토 산우들과 함께 안면도로 떠난다.
산악회 산행코스는 노을길 5구간으로서 백사장으로부터 꽃지해수욕장까지 13.6km의 해변길이다.
필자는 이미 두 차례 걸어보았던 코스라서 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안면도 수목원이 떠올랐고..
이 즈음 가면 물오른 수목과 야생화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에.. 그 탐사코스를 노을길 대체코스로 구상하였다.
자료를 찾아보니, 서로 인접한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을 훑고 다니면 8km 가량의 코스가 그려지며
야생화 탐사를 겸해서 다니면 3시간 이상의 시간을 족히 보낼 수 있을 듯 싶다.
그리고 수목원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는 3km. 걸어서 40분이면 노을길 5코스 종점까지 갈 수 있다.
그렇게 휴양림-수목원 탐사코스(11km/3시간40분)를 설계하였다.
o 산행 메모
대한토버스를 타고 산행 목적지인 안면도로 향하던 중
화산님을 휴양림-수목원 탐사코스 동행자로 포섭하였고..
정들주관대장과 동그라미수석대장에게 노을길을 대체하는 탐사계획에 대해 양해를 받았으며
버스기사에게는 산우들을 백사장항에 내려준 뒤 목적지인 꽃지해수욕장으로 가는 중에
인근 안면도 수목원에서 내려달라는 부탁도 해놓았다.
오전 10시05분, 대한토버스가 노을길 5구간 시작점인 백사장항에 도착한다.
딴 맘을 품은 필자와 화산님도 일단 단체사진에 합류한다.
오전 10시30분, 대한토버스를 이용하여 안면도 자연휴양림/수목원에 도착한다.
입장료는 1,500원이지만, 필자는 숲해설가 자격증으로, 화산형님은 주민등록증으로 면제 받는다.
오전 10시37분, 자연휴양림 코스로 향한다.
울창한 안면송 사이로 이어지는 무장애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필자와 화산님은 숲에 동화된다.
숲에는 남산제비꽃 츠자들이 산기슭에서 세련된 맵시를 뽐내고 있다.
곧이어 보춘화(報春花)를 만난다.
잎, 꽃받침, 꽃잎, 혀꽃잎, 혀꽃잎에 적자색 반점까지
난초의 구성원을 완전하고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
보춘화(報春花)는
봄이 왔음을 알린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같은 맥락에서 춘란(春蘭)이라고도 부른다.
사군자(四君子)의 매란국죽(梅蘭菊竹) 중 란(蘭)은 바로 이 식물을 일컫는다.
그렇게 기품 좋은 식생을 연이어 만난다.
그 동안 만나기 힘들었는데.. 여기는 천지 삐까리다.
찍사는 온전한 모습을 담으려..
최대한 안정된 자세로 숨 참으며 집중한다.
솜나물도 만난다.
솜나물은 잎이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어 지어진 이름이고
어린 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말려서 부싯깃으로도 사용하기 때문에 '부싯깃나물'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 한다.
오전 11시32분, 조개산 제5봉(75m)에 오른다.
산길이 완만하여 야생화를 탐사하며 산책하듯 걷다보니 어느덧 올라와 있다.
이후 4봉을 지나..
먹음직스런 싱싱한 새순을 내밀고 있는 두릅나무를 눈독드리며 걷다보니..
오전 11시42분, 조개산 탕건봉에 오른다.
아침을 여는 조개산(朝開山)의 최고봉(92.7m)이다.
조망데크도 설치되어 있다.
여기가 안면도 제1경으로..
달빛 머금은 천수만의 야경이 장관이라 한다.
천수만 너머로
홍성 남당항, 아산 가야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천수만 중간에 보이는 섬은 지난 해 12월에 다녀온 홍성 죽도다.
물때가 맞아 바닷길을 따라 달섬에 들어갔다 나오던 호기심 가득했던 발걸음..
제1전망대에서 성인음료를 털어먹으며 킬킬대던 시간이 추억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남쪽으로 보령 오서산과 화력발전소도 식별된다.
오전11시48분, 조개산 제3봉(92.4m)을 지나고..
오전 11시53분, 제2봉에서 점심식사..
필자는 떡, 화산님은 빵으로 요기를 때운다.
1봉을 거쳐 휴양림 관리사무소로 다시 내려온 뒤..
굴다리 통로를 통해 안면도수목원으로 진입한다. (오후 12시19분)
초입에서 산자고를 만난다.
밀생하는 마삭줄 사이로 꽃봉우리만 내밀고 있다.
다시 만난 남산제비꽃.
자태가 도도하다. 세련된 도회지 츠자 같다.
자목련은 아직 꽃이 피지도 않았다.
대전은 이미 다 졌는데..
화산형님이 새우난을 찾아낸다.
새 촉은 아직은 묵은 잎 사이로 나오고 있는 상태다.
꽃은 2~3주 뒤에나 필 듯 싶다.
반디지치도 만난다.
반디지치는 주로 남부지방 산지 양지쪽 풀밭이나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란다.
꽃은 벽자색(碧紫色)이라 하는데..
꽃봉오리는 분홍색이지만 점차 펼쳐지면서 매혹적인 남색 꽃으로 변한다.
아래 개체는 꽃잎에 붉은 빛이 도는 것으로 보아 봉오리가 갓 펼쳐진 꽃인 듯 싶고..
요건 꽃잎이 완전한 남색이다.
미모가 완성된 개체인 것이다.
꽃 봉오리가 두 개인 아래 개체는..
먼저 아래 꽃이 핀 뒤, 나중에 위 꽃이 피어난 모양이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미선나무도 만난다.
3월에 우유빛 꽃봉오리가 수북하게 달리는데.. 이미 다 지고..
늦둥이 세 봉오리만이 생식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1시03분, 안면정(安眠亭)이란 현판이 걸린 수목원 전망대에 오른다.
정면에 내려보이는 공간은 '청자자수원'이다.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전시장으로 활용된 공간인데
이어령교수의 아이디어로 고려청자를 땅에 반쯤 뭍어놓은 형상을 연출한 것이라 한다.
서쪽을 바라보면..
방포항 꽃다리가 얼핏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할미할아비바위도 식별된다.
노을길 5코스 종착점인 꽃지주차장은 그 부근에 위치할 것이다.
청자자수원 방향으로 내려가던 중 만난 묘한 나무.
얼핏 '히어리'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살펴보니 다르다. '모야모'에 문의하니 '통조화'로 동정해준다.
통조화(기부시)는 그 동안 일본 특산식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미기종으로 알려져 왔으나
2018년 완도근처 무인도에서 자생하는 개체가 발견된 후
전남 산림자원연구소에서 '완도술꽃나무'라 명명하고 2021년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발표하였다고 한다.
'완도술꽃나무'에서 '술'은 장식용으로 달리는 여러 가닥의 실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꽃차례가 실타레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양이라 지어진 이름인 것 같다.
지금 완도수목원 화단에도 완도술꽃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2018년 처음 발견 당시 수집한 종자를 자체증식한 것이라 한다.
잎겨드랑이에서 종처럼 길게 늘어뜨린 연노랑 꽃차례가 넘 아름답다.
꽃봉오리는 종형으로
꽃받침과 꽃잎이 각각 4개, 수술은 8개, 암술은 1개라 한다.
솔송나무도 만난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나무로서 솔방울이 앙증맞고 예쁜 나무다.
솔방울로 성장할 분홍색 암꽃도 깜찍하다.
그리고 육박나무.
지난번 달마고도에서 만났던, 얼룩무늬 수피가 독특한 나무다.
수피가 육각으로 벗겨기기 때문에 '육박'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얼룩무늬 군복이 연상되어 해병대나무 또는 국방부나무라고도 불리는 재밌는 나무다.
오후 1시20분경, 후문을 통해 수목원을 벗어난 뒤 꽃지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가던 도중 만난 하얀 민들레..
꽃대를 돌려보니, 꽃받침이 아래로 휘지 않고 꽃을 감싸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임을 확인하니 더욱 반갑고 이쁘다.
오후 1시44분, 꽃지주차장에 도착한다. 탐사산행 끝.
트레킹거리 8.4km에 3시간07분 소요되었다.
o 쫑
숲속에서 만난
남산제비꽃은 세련된 도시녀, 보춘화는 수줍은 새색시, 솜나물은 단정한 스튜어디스 같았다.
반디지치는 벽자색 꽃잎이 매혹적이었고, 마지막 꽃잎을 달고 있던 미선나무는 애처러웠고
처음 만난 완도술꽃나무는 길게 늘여뜨린 연노랑 꽃차례가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이 땅의 소중한 생명체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도록 필자를 자극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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