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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무주 대덕산/초점산 (2025.1.11)

by 청려장 2025. 1. 12.

o 일시: 2025.1.11(土) 09:34 ~ 13:28 (3시간 53분)
o 날씨: 맑음, -8℃ ~ -2℃ (체감온도 -12 ~ -6℃)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0명

o 산행코스: 덕산재 - 대덕산 - 초점산 - 소사고개

산행거리/시간: 8.1km/5시간30분 (후미기준)

 

o intro..

 

대덕산(大德山, 1,291m)과 초점산(草占山, 1,249m)은

경북 거창, 전북 무주, 경북 김천 등의 경계에 위치하며

백두대간이 지나는 민주지산과 덕유산 사이에 후덕하게 펼쳐져 있어

수많은 고산준령이 두루 관측되는 일망무제의 조망처이다.

특히, 겨울에는 눈꽃과 상고대(서리꽃)가 어우러진 설경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필자는 지난해 1월 대덕산-초점산 산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설경에 매혹되었던 바

대한토 정기산행지로 선정하고

지난해 12월 두 차례 더 답사를 다녀오면서 세부적인 산행코스 설계를 완성하였다. 

 

o 산행 메모

 

오전 9시30분, 대한토 버스가 덕산재에 도착한다.

덕산재

 

산행 참가자는 30명이다.

최악의 한파가 몰려온다는 기상예보에 불구하고 꾿꾿하게 나온 진정한 산꾼들이다만~~

으~리 때문에 차마 꼬리를 내리지 못하고 나온 산우들도 있다고 한다. 으~리! ^^

 

정명성님의 반려견인 풍순이도 참여하였다.

풍산개의 혈통을 이어받아 영리하고 씩씩하며, 산 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단체사진 [사진출처: 송사리님 사진첩]

 

오전 9시34분, 산행개시..

선두는 산행주관인 필자, 중간은 옥이이모대장, 후미는 동그라미수석대장이 맡았다.

등산로 초입은 적설량이 그다지 많지 않고 선답자의 발자국이 눈길 위에 뚜렷하게 남아 있어

선두에서 길 잡고 가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가 않다.

 

등로는 적당히 가파르고 완만한 경사가 반복된다.

 

오전 10시33분, 얼음골 약수터에 이른다.

약수터는 눈 속에 파묻혀 있다.

현재 고도는 1,100m. 대덕산 정상(1,291m) 기준으로  8부능선이다.

 

이 즈음부터 등로에 눈이 점점 더 높이 쌓여 있고..

상고대는 나뭇가지를 한 층 더 두텁게 감싸며 피어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심설 & 눈꽃 산행이 아닐 수 없다.

 

파란 하늘과 하얀 사슴뿔 같은 상고대..

이처럼 기막힌 어울림은 없을 듯 싶다. 멋지다. 아름답다. 

 

오전 11시13분, 대덕산 정상에 오른다.

대덕산 정상(필자: 맨 우측)

 

주변 조망.

북쪽으로, 영동 민주지산과 김천 황악산의 설경이 기골차다.

 

백두대간은 덕산재로부터 백수리산-박석산-삼도봉-화주봉-황악산으로 이어진다.

백두대간

 

동쪽으로, 가야산과 수도산이 뚜렷하게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초점산 뒷편으로는 거창의 유명산인 보해산, 금귀봉, 오도산 등도 식별된다. 

 

남쪽으로, 삼봉산-지봉-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멀리 함양 기백산과 금원산도 식별된다.

 

서쪽으로, 거칠봉 너머 적상산..

그리고 무주의 청정 두메산행지인 청량산-백운산이 뚜렷한 하늘금을 긋고 있다.

 

 

오전 11시19분, 초점산을 향하여 산행을 재개한다.

초점산은 전방에 보이는 1256봉을 넘어 안부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 부근에서 만난 공모양의 수리취 열매.

서리꽃이 뒤엉켜 은구슬이 되었다.

 

소나무는 솔잎 겹겹이 눈꽃을 맺혀놓고 있다.

 

그나저나 이젠 찐 러셀이다.

이전까지는 타산악회를 뒤쫓아오는 덕에 선두 러셀이 어렵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일행들이 길을 터주며 우리에게 먼저 가라 한다.

 

"감사합니다"라 일단 인사하곤..

"뒤쫓아 가는 것도 좋은디.." 라 웃으며 한 마디를 더 보태니.. 

길 터주는 그들이 농담을 웃음으로 받아준다. ^^

 

연이어 나타나는 눈 덮힌 숲 속.

어렴풋한 흔적, 능선 방향, 리본 등등을 살펴보며 전진.. 

 

산죽과 눈으로 메몰된 등로는 가장 깊은 쪽으로 가르며 전진..

 

한 고비 넘겼다 싶으면 또 다시 나타나는 메몰된 등로.. 

 

힘겹게 통과하지만..

고비 넘기고 나면 힘겨움이 뭐냐는 듯 웃음짓는 산우들.

역시 이런 것이 심설산행의 맛인 듯 싶다.

 

어느덧 안부를 지나고 초점산 능선으로 진입.

러셀되지 않은 오르막 등로가 끝없이 이어지지만..

 

아름다운 눈꽃에 매료되어.. 

 

힘겨움도 잊은 채 오른다.

 

오후 12시11분, 초점산 정상에 이른다.

초점산 정상 - 선두 일행

 

오후 12시15분, 소사고개를 향하여 하산한다.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으려 하였으나,

여전히 날씨가 매우 춥고 식사하기에 장소도 탐탁치 않아서 그런지 다들 그냥 하산하자는 분위기.

그 분위기를 받아 식사를 거른채 하산하는 것이다. 

 

하산길도 만만찮은 눈길을 헤치고 내려가야 한다. 

 

오후 12시25분, 국사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소사고개는 여기서 남쪽으로 꺾어 내려가야 한다.

이정표는 소사고개까지 2.8km 남았음을 알려준다.

 

전방에는 백두대간 맥을 이어가는 삼봉산이 위풍당당하게 버티고 있다.

소사고개는 저 산 아랫자락에 위치한다.

 

여기 즈음인 듯 싶다.

한바탕 엉덩방아를 찧은 뒤.. 4번 더 연이어 넘어졌다.

그러고 보니 오른 발 아이젠이 언제 벗겨졌는지 사라졌다.

그 와중에 무전기도 사라졌다. 오른 어깨에 거치를 했는데 연이어 꽈당 거리다가 날려버린 듯 싶다.ㅠㅠ

 

전화로 동그라미대장과 옥이이모대장에게 상황을 전파한다.

뒤에 오면서 혹시 무전기와 아이젠이 눈에 띄면 수거해달라고..

(다행히 하산 후 타산악회에서 회수하여 옥이이모대장에게 전달해주었다. 감동스럽게도..)

 

오후 12시54분, 산길을 벗어난다.

 

소사고개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은

정면에 보이는 산기슭으로 전진하여야 하나.. 저 길 중간에 개농장이 있다.

그 중 대형견 한 마리는 길가 옆에 묶여 있어서 사납기 그지 없게 짖어댄다는 사실을..

지난 해 말 답사 중 알게 되었다.

 

이후 다시 답사를 하면서

저 산기슭과 비닐하우스 사이 우측으로 마을로 향하는 세멘포장도로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 길을 따라 하산하는 것으로 코스를 변경한 것이다. 

 

이후 방금 트랙터가 제설작업을 해 놓은 마을 길을 따라 하산..

 

오후 1시27분, 하산 목적지인 산아래식당에 도착한다.

식사시간, 메뉴, 주류반입, 화장실 사용 등등의 조건을 몇차례 협상한 끝에 예약한 식당이다.

산행 후 막바로 휴식과 뒷풀이를 할 수 있는 딱 맞춤 식당을 잘 잡은 것 같다.

 

o 쫑

 

산행거리 8.68km에 3시간53분 소요되었다.

 

후덕한 산능선에 펼쳐진 설경,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파란 하늘과 하얀 서리꽃,

아련히 조망되는 기골장대한 백대두간과 고산준령, 

다섯번의 엉덩방아와 무전기 및 아이젠의 분실.. 그리고 감격적인 회수..

무엇보다 강추위에도 꺾이지 않은 산우들의 으리. ^^

 

이러한 것들이

러셀하느라 쉽지 않았던 심설산행이었지만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은 산행으로 남게 해줄 듯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