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24.12.14(土) 10:30 ~ 16:00 (5시간 29분)
o 날씨: 맑음, 3.3℃ ~ 7.6℃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9명 [주관대장: 동그라미수석대장]
o 산행코스(계획):
- A코스: 범어사-고당봉-원효봉-의상봉-동문-대륙봉-상계봉-화명역 (16km/6시간)
- B코스: 범어사-고당봉-원효봉-의상봉-동문-금성동1통주민센터 (10km/4시간30분)
o intro..
부산의 母山인 금정산(金井山)은..
능선이 완만하게 뻗어내려 요란스러움이 없고
고당봉을 비롯하여 부채바위, 나비바위, 대륙봉 등 암장이 있으며
능선 언저리에는 곳곳에 억새밭이 있고,
날등 어디서 보나 낙동강과 부산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어 가슴을 후련케 한다.
고당봉, 의상봉, 상계봉, 서문을 연결한 날등에는
외침을 대비한 국내 최대규모의 금정산성(18.8km)이 자연석으로 축조되어 있고
동쪽 산록에는 대찰 범어사(梵魚寺)를 비롯하여 많은 암자가 있다.
낙동정맥은..
백두대간의 덕항산과 매봉산 사이 피재(삼수령)에서 동해안을 따라 갈라진 후
통고산, 사룡산, 가지산, 취서산, 종족산을 거쳐 부산에 이르러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대미(大尾)를 장식한다. 그 대미(大尾)가 금정산이다.
- 출처: 한국 555 산행기 (김형수 著)
o 산행메모
오전 10시25분, 대한토 버스가 범어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전 10시30분, 단체사진을 찍은 후 막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세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오르면..
범어사 담장이 보인다.
범어사 경내엔 카리스마 넘치는 은행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수고가 25m, 수령이 580년이나 되는 노거수(老巨樹)다.
임진왜란 후 노승 묘전 스님께서 옮겨 심었는데 오랫동안 은행이 열리지 않아
300년 전에 절 맞은편에 은행 한 그루를 심어주니 그 후부터 한 해 약 30여 가마 가량을 맺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근처 어딘가 있는 은행나무 수그루로부터 화분을 받아 열매를 맺고 있는가보다.
오랜 시간 동안 낮은 독경소리, 계곡 물소리, 바람소리를 묵묵히 들으며
고요하고 맑은 선(禪)의 경지에서 맺어내는 결실.
산사의 은행나무 열매는 그래서 더욱 남다르게 느껴진다.
오전 10시42분, 청련암 담장을 지난다.
이정표는 범어사에서 0.5km 지났고, 고당봉까지 2.9km 남았음을 알려준다.
동그라미대장은 A, B코스 산우를 이끄는 각 대장들과 무전교신하느라 바쁘다.
A코스 선두는 동그라미대장, 중간은 옥이이모대장(별칭 옥구슬대장^^), 후미는 모카크림대장이 맡았다.
B코스 선두는 현진아빠고문, 후미는 등불총무가 맡아주었다.
오전 10시45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우측 길은 고당봉 북쪽에 위치한 장군봉/계명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곧이어 편백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등로는 산책로처럼 넉넉하고 완만하다.
발걸음은 편안하고 널널하다.
오전 11시22분, 장군봉 갈림길에 이른다.
갈림길에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고당봉 정상은
눈부신 햇살 속에 옹벽처럼 솟아 있다.
가파른 암봉에 설치된
목계단과 철제계단을 따라 전진..
오전 10시30분, 고당봉 정상에 이른다.
A코스 선두 인증샷..
정상에서 사방으로 막힘이 없는 조망을 즐긴다.
북쪽으로.. 양산 천성산, 영남알프스 천황산, 신불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 기장의 달음산과 아홉산이 친근하다.
필자가 고리원자력에 출장오면 주로 기장에서 숙박을 하는데..
금년 여름 출장 중엔 부지런을 떨며 꼭두새벽에 저 달음산에 올랐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자그마한 산이지만 암릉미와 조망이 뛰어난 산이다.
아홉산은 거대한 아름드리 금강소나무, 향기로운 편백나무와 삼나무,
그리고 맹종죽부터 구갑죽까지 희귀 대나무를 만날 수 있는 살아있는 생태 숲이다.
그중 대나무숲은 울울창창 드넓은 산자락을 뒤덮고 있어
영화나 드라마의 대나무숲 활극은 대부분 이곳에서 촬영되고 있다.
이곳 또한 두어번 다녀온 곳인지라 필자의 시선이 잠시 머문다.
남쪽으로 장산이 매끈한 산줄기를 자랑한다.
장산 우측으로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
그리고 영도 봉래산과 백양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능선상으로는 오늘 걸어갈 원효봉-의상봉-대륙봉-상계봉 등
금정산 주능선이 빠짐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서방향으로는..
낙동강 하구 너머로 가덕도 연대봉이 흐릿하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 우측으로 김해 봉화산이 식별된다. 봉화산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생가인 봉하마을 뒷산이다.
우측 암릉 위에는 유투버가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산행 중 동선이 겹치는지 저분과 종종 마주친다.
서쪽으로.. 낙동강변 산자락을 담그고 있는 무척산이 시선을 잡는다.
2주전 우리 산악회 정기산행으로 다녀온 곳이기 때문이다.
저곳에서 조망한 금정산, 낙동강하구, 몰운대 등도 환상적이었다.
북서방향으로
천황산, 재약산, 가지산,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의 고산 준령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양산 영축산은 신불산 앞쪽에 자리하고 있어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영축산으로부터 남쪽으로 뻗어내려가는 함박등-죽바우등-시살등-오룡산은 어렴풋 식별된다.
사방팔방 막힘 없는 조망을 만끽하지만..
그중 최고의 뷰는 남쪽 해운대와 영도 사이의 그림이다.
해운대 엘시티와 센텀시티.. 그리고 남해바다를 가르는 광안대교.
날씨만 좋으면 광안대교와 금련산 사이의 먼 바다에 대마도가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먼 바다에 구름 층이 쌓여 있어 윤곽을 찾을 수 없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영도 태종대와 황련산 사이로 바닷물이 보인다.
그곳이 부산항을 품고 있는 부산만이다.
오전 11시35분, 조망을 한껏 즐긴 뒤 남쪽 방향으로 하산..
전방에 앞으로 가야하는 원효봉-의상봉-대륙봉-상계봉이 한 몫에 보인다.
그 사이사이로 북문, 동문, 남문 등 금정산성의 요충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 중 암벽에 자리잡은 산신각에 들른다.
산신각 철문 위에는 고모 영신당이란 명패가 걸려있다.
고모영신(姑母靈神)은 범어사의 수호신으로서 영험함이 크다고 한다.
안내문은 밀양박씨의 전설을 기록하고 있다.
이후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하산..
오전 11시39분, 고당샘에 이른다.
고당샘은 부산 온천천과 대천천의 발원지이자 부산시민의 삶의 원천이라 한다.
그런데 그 뒷편으로 이어지는 금샘으로 가는 길이 막혀있다.
그 언저리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암벽등반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금샘은
'높은 바위 위에 황금색 물이 항상 가득 차 있는 우물'로서
동국여지승람 금샘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금정산의 근원이 바로 금샘이라 할 수 있는데 이제 정상적 경로로는 가 볼 수 없는 곳이 된 것이다.ㅠㅠ
오전 11시48분, 금정산장 인근 나무벤치에서 점심식사..
매실향이 진한 화산표 성인음료가 반주로 곁들여지니 밥상이 즐거워진다. ^^
오후 12시02분, 점심식사후 산행을 재개하는데..
산장 앞에 유리상자가 있고, 그 안에 고당봉 정상석이 있다.
사연을 읽어보니, 1994년 정상에 세워졌으나 2016년 낙뇌에 의해 파손되어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라 한다.
필자의 2008년 금정산 산행기를 들춰보니, 정말 그 당시의 금정산 정상석과 일치한다.
그나저나 18년전 대한토 정기산행 사진인데.. 귀뚤이님 외에는 산에서 본지 오래된 산우들뿐이다.
필자 바로 뒤에 있는 당시 주관대장 산삼님, 정상석 바로 뒤의 갑장 '섭이'.. 등등 모두 그리운 얼굴들이다.
오후 12시03분, 금정산성 북문에 이른다.
금정산성은 1703년(숙종 29)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바다로 침입하는 외적에 대비하기 위해 낙동강 하구와 동래지방이 내려보이는 요충지에 쌓은 산성으로
성벽 길이가 18.8k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산성이다.
북문을 지나 원효봉을 향하여..
산기슭으로 잘 닦여진 등로를 따라 전진하다 원효봉 정상을 지나쳤음을 인지한다. 헉!
산성에 가장 인접한 길로 가야했는데 무심히 지나간 것이다.
오후 12시17분, 오던 길 방향으로 산성 길을 찾아 원효봉 정상에 오른다.
원효봉(687m)은 금정산 동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새벽 햇살을 받아 갓 피어난 매화처럼 화려한 자태와 빛깔이 아름다워
'으뜸의 새벽'이란 뜻으로 원효봉(元曉峰)이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근데 작명이 다소 장황하여 왠지 갖다 붙인 느낌이 든다.^^
그곳에서의 조망..
고당봉 정상이 어느덧 저만치 물러나 있다.
남쪽으로는 의상봉이 뾰족한 정수리를 내밀고 있다.
의상봉을 향하여 전진..
산성 길에 최대한 붙어가 간다고 했는데 아뿔사 등로 전방에 망루 지붕이 나온다.
또 다시 의상봉을 지나친 것이다.
다시 의상봉으로 향하는 산성길을 찾아내어.. 그곳으로 빽..
오후 12시32분, 의상봉 정상에 오른다.
전방에 보이는 바위 무더기는 '무명바위'다.
이름이 없어서 무명바위가 아니라 저 바위무더기의 이름이 '무명바위'라 한다.
즉 여기서 '무명바위'는 고유명사다.
산줄기 너머로 해운대와 남해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산성 중간에 즈음엔 제4망루가 보인다.
좀 전에 저 근처까지 갔다가..
의상봉을 지나쳤음을 인지하고 방향을 틀어 이곳으로 올라온 것이다.
오후 12시36분, 의상봉에서 내려와 제4망루를 지난다.
제4망루를 지나며 되돌아보니..
좀 전에 내려온 의상봉.. 그 뒤로 원효봉, 고당봉이 한 몫에 보인다.
남동쪽으로는 낙동강 하구 너머로 김해국제공항 활주로가 식별된다.
계속해서 산성길을 따라 전진..
각종 기암괴석이 전시장처럼 산재한 산기슭 옆을 지난다.
그 산기슭을 지나 다시 되돌아보는 경치.
거대 암군들이 각양 자태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오후 12시53분, 제3망루에 오른다.
이 망루는 능선 동쪽으로 튀어나온 암반과 암반 사이 경사면에 축대를 쌓아 지은 것으로
인근 바위에 돈대(墩臺, 포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망루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역시 수려하다.
산자락을 적시고 있는 물줄기는 금정구 회동저수지로서 부산 시민의 상수원이라 한다.
1930년대 말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수영강 상류에 조성한 인공 저수지라고 한다.
제3망루에서 내려오며 만나는 각종 괴암들..
5분 가량 전진하다 그 부근을 되돌아보니
나비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겹쳐진 넙적 바위 두 개가 마치 나비가 한쌍의 날개를 치켜든 것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지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오후 1시18분, 동문에 이른다.
B코스는 여기에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던 바
화산님은 발걸음을 금성동 방향으로 돌려 산성을 벗어난다. "잘들 가시게" 하며..
오후 1시28분, 산성고개를 지나고..
산성길을 따라 대륙봉으로 향한다.
오후 1시42분, 대륙봉 정상에 오른다.
1970년대초 대륙산악회가 암벽타기 연습을 하던 암장 위에 있다하여 대륙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정상 일대의 너른 바위는 평평바위라는 별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
대륙봉에서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오후 2시02분, 제2망루가 나온다.
남문에 인근한 최남단 망루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고당봉.. 까마득하게 멀어져갔다.
서쪽 맞은 편에는 파리봉이 위치한다.
'파리'는 유리 또는 수정(水晶)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 한다. 정상을 형성하는 바위가 수정처럼 빛나는 모양이다.
오후 2시10분, 제2망루에서 내려와 남문에 이른다.
<금정산성부설비>의 기록에 따르면,
1808년 기둥과 들보를 100리 밖에서 옮겨왔으며, 험준한 바위 위에서 만(萬) 사람이 일제히 힘을 써서
149일만에 남문 초루(譙樓)가 완성되었다고 하니,
금정산성 전구역에는 얼마나 많은 민초의 땀이 베어있는지 가늠되지 않는다.
남문에서 다시 산성길을 따라 산기슭을 올라..
망미산을 지나 헬기장을 만난다. (오후 2시27분)
이제 상계봉 정상이 맞은편에 나타난다.
나즈막한 고개를 지나 다시 조금 오르면 다다를 수 있을 듯 싶다.
오후 2시38분, 맞은 편 능선에 올라서니 망루가 나온다.
지도를 보니 이곳이 제1망루이면서 상학봉이다.
1995년 태풍 제니스호에 의해 무너저 현재 성가퀴와 초석만 남은 것이라 한다.
'성가퀴'는 성벽 위에 설치한 높이가 낮은 담을 뜻한다.
동그라미대장은 A코스 산우 인원 파악 때문에 머리가 뜨겁다.
B코스에 산우가 22명이라 하니, A코스에는 17명의 산우가 오고 있어야 한다.
앞질러간 산우, 동대장과 필자 2명, 바로 뒤 아토산팀, 옥대장과 모카크림대장 일행.. 등등..
머리를 싸매며 집계를 해보아도 두 세 명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두대장의 고충이 찐하게 느껴진다.
상계봉은 이곳에서 남쪽으로 400m 더 가야한다.
오후 2시45분, 상계봉 정상에 도착한다.
A코스 산우의 인원파악이 완료되었는지 동대장 표정이 홀가분하고 밝다.^^
상계봉 뒷편에는 날카로운 바위군이 있다.
상계봉은 바위가 수탉의 볏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닭벼슬 형상의 바위군이라니 그럴 듯하다.
상계봉을 쌍계봉으로 부르기도 하기에..
두 마리의 닭을 연상해보지만 그와 관련한 전설은 찾을 수 없었다. ㅠㅠ
상계봉 정상에서의 조망..
동쪽 산기슭 너머로 해운대 앞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영도 봉래산과 태종대도 다시 시야에 들어온다.
맞은 편 암봉 위에 서 있는 산객은 고정봉에서 만난 그 유투버다.
열심히 촬영하며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멋진 콘텐츠가 완성되길 빌어준다.
남서방향에 백양산이 마주하고 있다.
낙동정맥은 금정산에서 저 백양산을 지나 다대포 몰운대에서 대미(大尾)를 장식한다.
가덕도는 바다에 둘러쌓인 섬의 윤곽을 이제야 드러내고 있다.
조금 더 끌어땡기니.. 거제도 계룡산도 식별된다.
가덕도 뒷편으로 선자산-가라산-망산으로 이어지 산줄기가 흐릿하나마 하늘금을 긋고 있다.
오후 3시10분, 상계봉에서 내려와서 접하는 첫 갈림길에서 낙동초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오후 3시28분, 이정표 네거리에서
우측 화명초등학교 방향으로 발걸음을 꺾는다.
오후 3시38분, 유림노르웨이숲아파트 입구를 지나고..
오후 3시58분, 화명역부근에 주차한 대한토버스를 만난다.
B코스 산우들은 이미 모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
o 쫑
산행거리 19.3km에 5시간29분 소요되었다.
꽤 긴거리 산행이었지만 등로가 비교적 완만하여 힘겨움이 느껴지지 않는 산행이었다.
사방팔방으로 막힘이 없었던 조망..
해운대 앞바다, 낙동강 하구, 영남알프스.. 아름답고 환상적인 조망이었다.
산성길을 따라 산재해 있는 각양의 기암괴석들도 충분히 멋진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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