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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

산행기 - 천안 성거산/태조산/흑성산 (2024.11.09)

by 청려장 2024. 11. 11.

o 일시: 2024.11.9(土) 08:33 ~ 14:14 (5시간 42분)
o 날씨: 맑음/미세먼지 나쁨 11℃ ~ 19.3℃
o 코스: 성거도서관→천흥사지→성거산→태조산→흑성산→독립기념관
o 거리: 19.3km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6명

 

O Intro..

 

고려 태조 왕건이 술사 예방(倪方)과 함께 천안의 왕자봉에 올라 지세를 살폈는데, 

술사(術師)가 이곳은 ‘오룡쟁주지세’이니 여기에 성을 쌓으면 천하가 편안해진다라 말하여

왕건은 이곳을 천안부로 칭하고 도독부(都督府)을 두었다. ‘천안(天安)’이라는 지명도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오룡쟁주지세(五龍爭珠之勢)는 다섯 용이 여의주를 두고 다투는 형세라는 뜻이다.

그러한 풍수지리를 품고 있는 천안의 진산 성거산-태조산-흑성산을 종주한다.

 

O 산행코스

 

산행 주관은 옥이이모대장이며, 산행코스는 아래와 같이 A/B코스로 나누었다.

A코스: 천흥사지-만일사-성거산-대머리봉-태조산-흑성산-단풍나무숲길-독립기념관 [21km/7시간]

B코스: 태조산공원-대머리봉-태조산-흑성산-단풍나무숲길-독립기념관 [11km/4.5시간]

 

O 산행 메모

 

오전 8시30분, 성거도서관 앞에서 A/B코스 일행이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찍은 뒤..

성거도서관 단체사진 [사진출처: 자유론날개짓자문님 사진첩]

 

오전 8시33분, 옥이이모대장을 선두로 13명의 산우가 A코스 산행을 시작하고..

B코스를 선택한 나머지 산우들은 버스에 다시 탑승하여 태조산 공원으로 이동한다.

 

천흥사지로 향하는 동네 담장에는 각종 재밌는 만화가 그려져 있다.

 

모처럼 참가한 갑장 고산.

자신의 형제들 앞에 서더니 한장 찍어달라 한다. ^^

고산과 돼지 삼형제

 

오전 8시43분, 김치공장 앞을 지나고..

 

오전 8시46분, 마을 어귀에서 천흥사지 당간지주(보물 제99호)를 만난다.

고려 현종 원년(1010년)에 세워진 것으로서 천흥사 창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흥사지 당간지주(보물 제99호)

 

천흥사지는 당간지주로부터  5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고려가 구미 일리천에서 후백제를 꺾고 삼국을 통일했을 때, 왕건은 천안으로 와서 

마지막 전투에 큰 힘을 주었던 천안도독부 및 천안 백성들을 치하하며

천안을 흥하게 하겠다는 다짐의 증표로 천흥사(天興寺)를 창건하도록 명하였다고 한다.

천흥사지

천흥사지 오층석탑(보물 제354호).

각 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하나의 돌로 새겼고, 지붕돌의 네 귀퉁이 들림이 날아갈 뜻 가쁜하다.

전체적으로 웅장하며, 특히 탑신의 완만한 체감율이 온화하고 장중한 느낌을 더해준다.

 

날씨는 적당히 서늘하여 산행하기 딱 좋다.

길가 코스모스는 뿌연한 미세먼지에 아랑곳 않고 하늘하늘 붉게 피어있다. 

 

오전 8시55분, 천흥저수지 뚝방에 오른다.

 

아침 햇살을 받은 저수지는 생명을 깨우듯 잔물결을 일으키고..  

 

물결 위엔 윤슬이 반짝인다.

 

텃밭 해바라기는 빼곡히 맺힌 씨앗이 영글도록 햇살, 물, 공기를 흡입하고 있다.

 

오전 9시26분, 만일사로 향하는 포장도로에 들어선다.

만일사 입구

 

포장도로를 따라 5분 가량 오르니..

만일사 직전 [사진출처: 길따라님 사진첩]

 

만일사 담장이 나온다.

 

오전 9시33분, 만일사 경내에 들어선다.

 

관음전 뒤로 가면 커다마한 바위 아래 동굴이 있다.

석불좌상 동굴

 

동굴 안엔 석불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양다리를 결가부좌한 상태에서 두 손은 항마촉지인이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데, 전반적으로 조각 수법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이다.

석불좌상

 

법당 오른편 뒤에는 자연암벽이 있다. 거기에서도 돋을새김한 마애여래좌상을 만난 수 있다.

불상 앞부분과 머리 위쪽 양편이 홈처럼 패여 있다. 강우에 대비한 보호각으로 보인다.

미완성 불상인데다 마멸이 심해 윤곽을 알아보기 어렵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석불이다.  

마애여래좌상

 

절집 마당 한켠의 석축 위에는 오층석탑이 있다.

넓은 지대석 위에 1층의 기단을 쌓고 그 위해 5층의 탑신을 차례로 올려놓았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일사 경내를 빠져나와 입구쪽으로 되돌아 가다보면

왼쪽 산기슭쪽으로 사람 발자국 흔적이 보이는 곳이 있다. 성거산 들머리다.  

 

산기슭을 따라 산행을 재개..

비교적 완만하게 돌아가는 만일고개로 가지 않고 막바로 능선을 치고 올라간다. 

오전 9시54분, 만일고개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 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전 10시03분, 성거산 정상에 오른다.

성거산 정상

 

성거산 정상은 사방이 막혀 있고..

북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조망처가 나온다. 그곳에 오르면..

성거산 조망터 [사진출처: 길따라님 사진첩]

 

오늘 산행코스인 왕자봉갈림길-대머리봉-태조산-흑성산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온다.

까마득히 먼 길이다.

 

서쪽을 바라보면..

천안시 외곽에 위치한 아산 영인산, 천안 광덕산이 희미하나마 가늠된다.

 

오전 10시22분, 성거산에서 되돌아 내려와 만일고개에 들어선다.

만일고개
만일고개 이정표

 

만일고개를 지나면 옥대장이 자랑하는 고속도로.

완만하고 편안한 등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러한 길을 감안하여 20km 짜리 장거리 산행코스를 과감히 설계한 것이라 한다.

 

오전 10시34분, 삼수봉을 지난다.

이정표는 성거산에서 1.1km 지났고, 각원사가 2.6km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전 10시50분, 산림욕장에 이른다.

빼곡히 자라고 있는 잣나무 숲에는 안락의자가 있어 산객이 편안히 힐링하도록 돕고 있다.

산림욕장

이후 다시 편안한 등로를 따라 전진..

 

오전 10시58분, 각원사 갈림길에 도착한다.

 

그곳 쉼터에 자리잡고..

각원사 갈림길 쉼터

 

점심식사..

 

이 쉼터는 천안 로타리클럽에서 만든 것이라 한다.

덕분에 편안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사랑의 쉼터

 

오전 11시16분, 점심 식사후 산행 재개..

 

오전 11시26분, 오늘 산행의 A/B코스가 만나는 대머리봉 삼거리를 지난다.

우측 길은 B코스가 올라오는 대머리 바위 능선 길이고..

직진은 A/B코스가 합류하여 태조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대머리봉 삼거리

 

오전 11시27분, 개활지를 만난다.

오던 길을 되돌아보니 성거산 정상이 어느덧 저 멀리 물러나 있다.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뾰족한 봉우리가 시선을 끈다.

진천 만뢰산이다. 오래전 우리 산악회에서 종산제를 지냈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개활지를 통과한 뒤.. 다시 숲으로..

 

오전 11시49분, 태조산 정상에 오른다.

 

천안시 인근 산의 정상석은 한결 같이 삐딱한 사각 모양이다. 

디자인이 독특하지만, 좀 구리다.

기왕이면 좀 크고 번듯하게 만들어 세워놓으면 어떨까 싶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곳이니 만큼 비석 글씨도 그에 걸맞는 멋스런 옛 글씨체로 쓴다든지.. 

암튼 매번 아쉼이 느껴지는 천안 근교산의 정상석이다.

 

오전 11시53분, 태조산에서 하산하여 흑성산을 향하여 출발..

 

오후 12시06분, 수풀 사이로 천안시가 내려보이는 조망터가 나온다.

 

그곳에 우정인재개발원에서 세워놓은 '전망 좋은 곳' 말뚝이 세워져 있다.

 

우정국의 인재인 옥대장이 저 개발원에서 종종 연수를 받았나보다.

그때마다 여기에 올라와서 산하를 굽어보며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이제 대한토의 강건한 산대장이 되어 이곳에 왔으니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다.(필자 맘대로 상상~ㅋ)

옥대장과 우정국 인재

 

오후 12시13분, 취암산 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에서 흑성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왼편으로 꺾어진다.

 

오후 12시18분, 임도를 지난다. 지도를 보니 '아홉사리고개'다.

목천읍 덕전리와 유량동 사이에 있는 고개로 '아홉 굽이의 고개'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아홉 굽이라 하니.. 과거에는 이곳이 꽤나 깊고 험한 지역이였나보다.

아홉사리 고개

 

이제 흑성산 영역에 들어온 것 같다.

아직까지는 등로가 편안하다.

 

다시 굽이치는 고개를 지날 즈음..

 

전방에 흑성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후 이어지는 등로는 티미하다.

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은 듯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발걸음도 편치 않다.

흑성산 오르는 길 [사진출처: 길따라님 사진첩]

 

오후 12시51분, 흑성산 헬기장 석축을 만난다.

 

조금 더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오후 12시53분, 헬기장에 입장..

흑성산 군부대 헬기장

 

흑성산 정산은 군부대 울타리를 휘돌아 가야 나온다.

흑성산 정상 가는 길 [사진출처: 길따라님 사진첩]

 

오후 1시05분, 흑성산 정상에서 예의 그 삐딱한 정상석을 만난다.

모두 모여 완등 인증샷!

 

흑성산 정상 인증샷 [사진출처: 길따라님 사진첩]

 

흑성산 정상의 팔작지붕 건물 건너편엔 KBS 중계소가 자리잡고 있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곳인데 들러보지 않고 하산한다.

 

흑성산(黑城山)의 본래 이름은 "검은성(儉銀城)"인데 일제 때 바뀌었다고 한다.

성곽은 검은 돌로 구축하였다. 그래서 흑성산(黑城山)되었다는 썰을 들은 바 있는데 출처를 찾지 못하겠다.

흑성산의 검은 돌 성곽

 

오후 1시17분, 전망대에 이르러 조망..

흑성산 독립기념관 전망대 [사진출처: 길따라님 사진첩]

 

전방에 독립기념관 건물이 가깝게 관측된다.

독립기념관을 말굽 모양이로 둘러싸고 있는 단풍나무숲을 살펴보지만 기대했던 색상을 찾을 수 없다.

불타는 듯한 환상적인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올해는 아니올시다인 듯 싶다.

 

좀 더 멀리 시야를 돌리면..

남쪽으로 병천 은석산, 서쪽으로 청주 동림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오후 1시39분, 흑성산 등로를 벗어나 단풍나무숲 길에 들어선다.

왼쪽 방향 숲길을 선택하여 전진한다.

 

처음 접한 숲길에는 묵은 단풍이라도 보였는데..

 

갈수록 푸르른 숲길이다.

 

숲길 너머 참나무 숲은 그나마 노란색으로 물들어 볼 만하다.

 

주차장 직전

찔끔 물든 단풍을 흘끔 바라보곤 통과한다.

 

오후 2시14분, 주차장에서 대한토 버스를 만난다.

그 앞 산수카페에 B코스 산우들이 둘러앉아 있다.

 

o 쫑

 

산행거리 19.3km에 5시간42분 소요되었다.

장거리 산행이었지만 등로가 편안하여 완등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천안과 고려 건국에 얽힌 역사를 발걸음으로 느껴보는 산행이었다.

 

장거리 산행을 무난히 이끌어준 옥이이모대장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