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4월29일(토요일)
대한토 전임대장이란 딱지가 붙어 있다보니 매년 한번씩 임시대장이 되어 산행을 주관하고 있다.
금년은 잘 알려지지 않는 고창 화시산을 안내한다. 오늘이 그날이다.
그런데 일주일 내내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오늘 비가 내릴 예정이라 한다.ㅠㅠ
오전 7시40분경, 버스가 서대전IC를 통해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하고..
회장님 인사 이후.. 유인물을 나눠준 뒤 필자의 시간이 되어 산행지 소개와 산행 계획을 설명 한다.
화시산 어쩌구 저쩌구.. 운곡습지 어떻고 저떻고.. 고인돌 유적지 이렇고 저렇고.. 청보리밭 그렇고 그렇구..
도깨비 명대사를 차용하여 산행안내 크로징 멘트를 날린다.
날씨가 좋던 나쁘던 무슨일 생기던 여러분 탓도 제 탓도 아닙니다.
모두 산신령이 허용해주는 만큼만 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눈부시고.. 싱그럽고.. 즐겁기 바랍니다.^^
오전 9시50분, 소굴치 인근 식당주차장에서 하차하여
산행채비를 한 뒤 지방도를 따라 이동한다.
전방에 화시산이 구름에 휩쌓인 채 일부 산자락만 흐릿한 윤곽을 드러낸다.
오전 9시58분, 소굴치 들머리에 당도한다.
들머리 초입의 가파른 등로를 10분 가량 오르니
편안한 소나무 숲 길이 시작된다.
김제평야 하늘엔 먹구름이 드리워 있다.
오전 10시24분, 아무 팻말도 없는 투구바위 정상을 찍고..
앞으로 가야할 남쪽 능선을 바라보니
상여봉-화시봉이 구름 속에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즈음부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기에 우산을 꺼내들고 산행을 속계한다.
오전 10시40분, 상여바위에 오른다.
좀 전에 올랐었던 투구바위가 흐릿하나마 모습을 보여준다.
산 아랫자락의 골프장..
좀 전까지 골퍼들의 대화 소리가 들렸었는데.. 텅 비었다.
빗줄기가 굵어지니 서둘러 철수한 모양이다.
오전 11시, 화시봉 정상에 오른다. 산행 시작 후 1시간10분 소요되었다.
우중 산행이라 지체하지 않고 전진하였더니 예상 보다 20여분 빠르게 도착하였다.
빗줄기가 그칠 기미가 없기에..
여기서 무재등으로 되돌아가 백운재를 거쳐 운곡계곡으로 가는 A코스를 취소하고
모든 산우가 B코스를 타기로 하고.. 여기서 막바로 운곡계곡으로 하산한다.
점심 식사도 운곡계곡에서 하는 것으로 조정한다.
오전 11시30분, 굴치농원 갈림길을 통과한다.
운곡계곡까지는 1.3km 남았다.
빗방울을 머금은 숲 길은 싱그러움이 더욱 짙어진다.
우중 산객들도 싱그러움을 만끽한다.
오전 11시47분, 대나무 숲을 지난다.
씩씩한 산우..
어깨춤을 추는 산우..
호통치는 산우.. "어이~ 우리도 찍으라구!"
오전 11시50분, 운곡계곡에 도착하니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점심 먹기 딱 알맞는 공간이다. 산 정상에서 먹지 않고 내려오길 백번 잘 한 것이다.
맛나는 점심식사..
경희표 옷순, 발부부표 삼겹살, 화산표 취나물.. 메뉴가 풍성하다.
점심 식사후 운곡계곡 생태탐사를 시작한다.
오후 12시26분, 우선 생태공원 안쪽에 자리한 커다마한 고인돌을 찾아간다.
높이 5미터, 길이 7미터, 무게 300톤으로서 세계최대라 한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중장비 없이 30톤을 옮기려면 200명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 고인돌을 위해 동원된 인력이 2,000명이라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이 지역에 꽤나 큰 부족사회가 있었으리라는 추정도 해본다.
오후 12시37분, 본격적으로 운곡습지 탐사를 시작한다.
운곡습지는
1984년 운곡저수지에 댐이 설치되면서
이 지역 오베이골에 거주하던 150여 가구가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형성되었다.
당시 주민들이 경작하던 전답이 40년이 흐른 후 산지형 저층습지로 변모한 것이다.
인위적인 땅을 건강한 생태환경으로 복원시킨 자연의 힘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등 5종의 법정보호종을 비롯하여
총 549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보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오후 1시09분, 직업재에 도달한다..
직업재를 넘어.. 고인돌 유적지에 들어선다.
고창 고인돌 유적지는 총 1,665기의 고인돌이 다양한 형태로 분포하여
동북아 고인돌 변천사에 대한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화시산에 인접한 이곳 죽림리 일대의 고인돌 447기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특히 이곳의 상석 채취장은 고인돌 제작 및 운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어
학계의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고 한다.
고인돌유적지에서 벗어나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유채꽃이 한창이다.
오후 1시34분, 주차장으로 당도하여 산행을 마친다.
총 거리 10.7km에 3시간45분 소요되었다.
오후 2시44분,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고 있는 학원농장에 도착한다.
낮에 비가 꽤 많이 내려서 그런지 관광객이 많이 줄은 듯.. 버스 병목 없이 행사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제 비는 그치고 싱그러운 초록 물결이 우리를 맞이해준다.
고창 청보리밭은 1960년부터 야산 10만평을 개간한 뒤
1992년 밭작물로 전환하여 농촌관광사업(경관농업)을 시작한 학원농장이다.
이곳에서는 "도깨비"를 비롯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가 쵤영되었다고 한다.
도깨비가 촬영되었던 움막을 목적지로 두고 이동..
푸르름이 눈이 부실정도로 싱그럽다.
화시산 우중산행, 운곡습지 탐사, 고인돌 유적지 답사, 청보리밭 관광..
산우들과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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