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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

산행기 - 고창 방장산 벽오봉, "첫 눈" (2021.11.23)

by 청려장 2021. 11. 23.

어제, 연말 브레인스토밍(1박2일)에 참석하기 위해

고창 웰파크시티의 힐카운티로 출장왔다.

현지에 도착하여 지도를 살펴보니 방장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다. 오키도키!!^^

 

첫날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숙소로 귀가하여 하룻밤 잔 뒤..

아침 6시55분, 츄리닝 차림으로 숙소를 나선다.

방장산 남쪽 산자락인 갈미봉-벽오봉에 올라갈 심산이다.

날씨는 진눈깨비가 오락가락 내리며 기온도 쌀쌀하여

츄리닝, 모자, 후드 등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채 등산로로 향한다.

등산로로 향하던 중 마주한 방장산 남쪽 자락..

갈미봉 8부 능선이 하얗게 채색되어 있다. 눈이 내린 모양이다. 오예~~~

등로는 오른쪽 양고살재를 경유하여, 림공사라는 암자를 지나 왼편 갈미봉으로 이어진다.

벽오봉은 갈미봉 뒷편으로 이어져 시야에 들어오지 않지만,

지도를 보니 북쪽으로 1.4km 떨어져 있는 지점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서 벽오봉까지 다녀오는데 3시간이면 넉넉하리라 예상해본다.

방장산 갈미봉 전경

힐카운티 인근 외정공원 북쪽 끝에 양고살재로 향하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그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무계단이 나온다.

아침 7시06분, 계단을 올라서서 양고살재로 향한다.

계단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서니 괴목이 보인다.

팽나무인 듯 싶은데 꽤나 험난하게 살아온 듯 싶어..

손에 닿는 나뭇가지 밑둥치를 어린아이 궁딩이 쳐주듯 툭툭 치다가 멈칫 한다.

 

수령이 꽤나 될 듯 싶은데..

무례를 범하는 것 같단 자각과 자성을 하며.. 자세전환을 한다.

"모진 시간 어찌 견디고 살아와서 이케 당당히 사시는지.." 중얼중얼 경의를 표하며 지나간다.

팽나무 괴목

이어서 대나무 숲을 지나니..

숲길에 깔린 낙엽이 희끗희끗해보인다.

눈발이 내린 모양이다. 산꼭대기로 올라가면 꽤 많은 눈이 쌓여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오전 7시22분, 공원 숲을 벗어나 양고살재에 오른다.

바로 옆에는 고창과 장성 사이를 짓는 15번 지방도가 지난다.

방장산 들머리에는 태극기가 도열되어 있다.

예전에 방장산 산행후 두어번 이곳으로 하산하던 기억이 어렴풋 떠오른다.

방장산 갈미봉 들머리

 

들머리 초입은 잘 닦여진 너른 길이지만..

꽤나 가팔라서 전진하는 것이 만만찮기에 천천히 조심조심 발을 뗀다.

오전 7시45분, 림공사라는 암자를 지난다.

아까 산밑에서 올려볼 때 8부능선 쯤에 불빛이 보이던 곳으로, 지도상엔 '방장사'로 표기되어 있다.

절집을 잠깐 살펴보려 했지만, 암자로 향하는 입구가 막혀있어서..

수풀 사이로 절집 윤곽만 어렴풋 살펴본 뒤 왼편 등로로 향한다.

림공사 전경

이어지는 등로..

하얀 눈이 덧씌워진 대나무 숲을 지나니..

한층 더 하얀 세상이 나타난다. 오예~~~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제법 두텁지만

새벽녁에 바람이 세차게 불지 않았던 듯.. 두텁고 날카로운 상고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올 처음 만나는 눈꽃 세상은 황홀할 따름이다. ^^

설경을 만끽하며 능선 고개에 오른 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전진..

오전 8시06분, 갈미봉 정상에 오른다.

숙소로부터 1시간 10분 가량 소요되었다. 거리는 2.3km 가량 되는 듯 싶다.

갈미봉 정상 안내판

등산안내도는 방장산 방향으로 1.3km 가량 전진하면

벽오봉에 당도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아침 8시10분, 벽오봉을 향하여 전진한다.

그 즈음 만난 솔이끼 포자낭.

추위에 꽁꽁 얼어 있지만,

3억년을 진화해온 선태식물이니 만치 거뜬히 버텨내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솔이끼

오전 8시16분, 문너머재를 지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완만한 등로를 따라 10분 가량 전진하니

등로를 가로지르는 임도가 나타난다.

안내판을 보니, 산악 바이크 길이니 좌우를 살피며 전진할 것을 주문한다.

그곳을 통과한 뒤, 5분 가량 전진하니 벽오봉 정상이 나타난다. (오전 8시30분)

정상 너머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10여년전 이곳을 산행하던 중 목격한.. 활공 직후 추락하던 패러글라이딩이 기억에 남아있는 곳이다.

그나저나 핸드폰 밧데리가 간당간당 하더니만, 벽오봉 정상사진을 끝으로 사망한다.ㅠㅠ

벽오봉 정상

벽오봉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방장산 정상이 지척으로 보이는데

더 이상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것이 넘 아쉽다.

눈과 마음으로만 방장산 정상 일대의 멋진 설경을 꾹꾹 눌러담은 뒤 하산한다.

 

오던 길을 되돌아서

숙소로 돌아오니 아침 9시40분.. 부지런히 샤워한 뒤..

브레인스토밍 2일차 일정에 참석한다.

 

산행 거리는 7.4km, 산행 시간은 2시간 45분 소요되었다.

눈과 맘으로 담아온.. 방장산 정상의 설경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갑자기 맞이한 첫 눈산행에.. 기분이 Up & Up 되어

출장 2일차 일정을 뿌듯하게 마무리 짓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