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함양 대봉산 (2024.5.18)

by 청려장 2024. 5. 19.

2024년5월18일(토)

대한토 산우들과 함께 함양 대봉산으로 간다.

 

대봉산(大鳳山)은 함양읍 북쪽에 부챗살처럼 능선을 펼쳐놓은 산으로, 서쪽에 닭 벼슬모양의  계관봉(鷄冠峰), 동쪽에 큰 새가 알을 품은 형상의 천왕봉(天王峰)이 쌍봉 형태로  솟아 있다. 원통재(빼빼재)를 사이에 두고 백두대간 백운산과 마주하여 봄이면 철쭉, 겨울에는 설화가 만발하는 함양의 진산(鎭山)이요 명산(名山)이다. 

 

산이름은 오래전부터 '갓을 걸어 놓았다'하여 '갓걸이산'으로 불렸는데 일제시대 때 한자명으로 괘관산(掛冠山)이 되었다. 이것은 '선비가 갓을 걸어놓는다'는 뜻이되고, 이 지역에 큰 인물이 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제의 의도가 숨어있다 하여, 2009년 함양군에서 '큰 인물이 난다'는 뜻을 갖는 대봉산으로 등록 변경하였다고 한다.

 

주관대장은 길현님이며, 산행코스는 아래와 같이 계획하였다.

A코스: 빼빼재-감투산-계관봉전위봉-천왕봉 왕복-계관봉-첨봉-은행마을회관 [11.5km/6시간30분]

B코스: 빼빼재-감투산-계관봉전위봉-계관봉-첨봉-은행마을회관 [9.5km/5시간]

C코스: 대봉휴양밸리(모노레일)-천왕봉-계관봉-대봉휴양밸리(모노레일)-은행마을회관

 

오전 9시30분, 대한토 버스가 빼빼재에 산우들을 내려놓는다.

 

오전 9시35분, 선두를 맡은 길현대장을 쫓아 산행을 개시한다.

 

적당히 가팔라지는 등로를 따라 20분 가량 오르니

어느새 참나무 숲 너머로 감투산 정상석이 눈에 들어온다.

 

오전 9시59분, 감투산 정상(1,035m)에 이른다.

감투산(甘投山)은 봉우리가 높고 웅장하며 맛있는 열매가 많이 생산되어 

주민들에게 단 것을 그냥 던져준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재밌는 이름이다.^^

 

정상석 뒤로 천왕봉으로 향하는 대봉산 주능선이 열린다.

천왕봉은 여기서 4.5km 떨어져 있음을 이정표가 알려준다.  

 

감투산에서 하산하던 중 만나는 은방울꽃 군락지..

자그마한 은잔이 방울방울 달려있다. 

 

이후 등로는 오르내림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오전 10시15분, 첫번째 지소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오전 10시31분, 두번째 지소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는 천왕봉이 2.8km 남았음을 알려준다.

 

천남성이 지난 주에 이어 다시 출연한다.

잎모양만 보면 얼핏 산삼 같다.

 

이후 조금씩 가팔라지는 등로를 10여분 가량 올라 전망 좋은 곳에 이른다.

전방에 보이는 밋밋한 봉우리가 계관봉 전위봉이고, 오른쪽으로 비껴 있는 봉우리가 천왕봉이다.

 

천왕 우측편으로 멋진 산줄기가 시선을 끌어들인다.

지리산의 모든 연봉이 빠짐없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황매산, 웅석봉, 반야봉도 풍치를 더해주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다 뒤돌아보니

왕산, 법화산, 삼봉산, 반야봉 등등 지리산 주변의 봉우리들도 식별된다.

 

오전 11시05분, 계관봉 전위봉에 오른다. 

여기서 주능선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조금 더 전진하면..

 

이정표가 왼쪽은 계관봉, 오른쪽은 천왕봉으로 향하는 길임을 알려준다.

A코스는 여기서 오른쪽 천왕봉으로 갔다가 되돌아와서 계관봉으로 가는 것이며

B코스는 여기서 막바로 왼쪽 계관봉으로 가는 것이다.

 

이제껏 A코스 선두를 이끌던 길현대장은

산작골대장과 함께 계관봉 암릉에 로프를 설치하기 위해  천왕봉을 패스하고 계관봉으로 향한다.

나머지 A코스 일행은 천왕봉으로 향한다.

 

오전 11시18분, 계관봉과 천왕봉 사이의 중간지점이며 안부(鞍部)인 지소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천왕봉은 전방으로 500미터 올라가야 한다.

 

오전 11시28분, 천왕봉 정상에 오르니..

 

한 쌍의 봉황 조형물이 산객을 맞아준다.

 

그 주변을 뱅뱅 돌면서.. 일망무제의 조망을 만끽한다.

동쪽으로 합천 가야산, 대구 비슬산..

 

남쪽으로 지리산의 연봉..

 

서쪽으로

오늘 산행의 첫 봉우리인 감투산, 그리고 앞으로 가야하는 계관봉과 첨봉이 한 몫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뒷편으로 지난 주 산행지인 남원 봉화산과 장수 월경산 라인이 식별된다.

 

지리산 만복대 우측편의 남원 쪽을 바라보면..

먼 하늘 아래 남다른 기운의 산자락이 시야에 들어온다.

위치상으로 짐작컨데 광주 무등산일 듯 싶다. 나중에 구글링하며 확인해보니 무등산이 맞다. 오호!

 

천왕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휴양림으로부터 이어지는 모노레일 시설물이 보인다. 오늘 C코스 일행이 올라오는 루트다.

발치 아래에는 커다마한 바위가 위치한다. '소원바위'로 짐작하고 그곳으로 내려간다.

 

소원바위 맞다.

 

필자의 2011년 산행기에는 당시 별도 이름이 없어서 '거인바위'라 기록되어 있다.

예로부터 심마니들이 지극정성으로 제를 지낸 곳이라 하는데,

2009년 이 산을 대봉산으로 개명하면서, 이 바위도 이러저러 사연을 엮어서 '소원바위'라 명명한 것 같다.

 

그곳에서 산수자문과 안심님을 만난다.

C코스인 모노레일을 타고 이곳에 오르신 것이다.

여전히 건강한 모습이 반가워 인증샷 한 장 찍어드린다. 부디 모든 소원 이루소서..

소원바위와 안심님

 

소원바위 뒷편엔 산신령이..

오른 손은 커다마한 지팡이, 왼 손은 산삼을 쥐고 근엄한 표정으로 서 계신다.

 

필자에게도 행운을 내려주시길 기대하며 나란히 서 본다. ^^

산신령과 필자

 

오전 11시38분, 천왕봉 탐사를 마치고 계관봉으로 향한다.

 

안부를 지나..

계관봉 삼거리에서 길현대장을 다시 만나 계관봉으로 향하는 길.

그 길목에서 낭떠러지에 뿌리를 박고 있는 수령 천년의 철쭉을 만난다(오전 11시51분).

 

낭떠러지 위쪽으로 올라서서 내려보니

자그마한 체구에 연분홍 꽃을 피워놓고 있다.

 

옆에 세워진 안내석은

수고 2m, 수령 1000년이며, 2006년 보호수로 지정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나저나 연대측정은 어떻게 했으려나?

 

오전 11시54분, 계관봉 정상석을 만난다.

 

계관봉 정상은 뒷편 암릉 꼭대기이지만

안전을 위해 이곳에 정상석을 옮겨놓았다고 한다.

 

계관봉이 마주보는 봉우리는 좀 전에 다녀온 천왕봉이다.

그 뒷편으로 합천 가야산을 중심으로 거창의 여러 산군들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관봉 정상석 옆 공터에서 

점심식사로 준비해온 떡 두덩어리를 먹어치울 즈음.. B코스 일행들이 속속 나타난다. 

서둘러 식사를 마친 뒤, 앞질러가는 B 코스 일행을 쫓아 계관봉으로 오른다(오후 12시02분).

 

암벽을 타고 오르다 되돌아보니..

지나온 등로 한 가운데 자리잡은 거대 바위가 보인다.

그 너머 공터에 계관봉 정상석이 위치한다.

 

계관봉 정상에 오르기 직전 번듯한 의자바위가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북쪽 방향의 조망도 시원하다.

 

북서쪽으로 백운산-팔공산-덕태산-성수산으로 이어지는 금남호남 정맥..

멀리 순창 회문산까지 식별된다.

 

북쪽으로는

남덕유산-깃대봉-무룡산-덕유산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주능선.

그리고 진안 운장산과 구봉산까지 등장한다. 

 

계관봉 정상으로 향한다.

 

오후 12시16분, 까다로운 암벽을 타고 올라 정상에 이른다.

 

닭벼슬 형상의 계관봉 암봉.. 장쾌하다.

 

 

아찔한 암릉 발맛을 느끼며 바라보는 조망 또한 즐겁다.

할미봉-남덕유-깃대봉-무룡산-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주능선..

황석-거망-금원-기백으로 이어지는 말굽 능선.. 저 곳에서 쏟았던 땀방울이 소중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제법 반반한 암장이 나오기에..

필자가 호기로운 퍼포먼스를 시도한다. 

필자

 

카메라는 화산형님이 맡았다.

내공을 모아.. 준비~~!

 

비돈 날았다.~ㅋ

오효~잇~~~~!

 

오후 12시30분, 첨봉에 다가간다.

첨봉

 

오후 12시38분, 까다로운 오르막 암벽을 가까스로 타고 올라 첨봉 정상에 오른다.

 

첨봉에서 내려오며 만난 괴암..

갓모양이라 하여 '갓바위' 또는 '갓골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생각보다 거대하다.

 

이후에도 또 한자락의 암봉이 나타난다.

 

암릉의 싸나이 기운을 만땅 충전하고..

 

오후 1시10분, 기묘한 형상의 괴암 아래를 지날 즈음..

 

숲속 등로에 우리 산악회 표식지가 보이는데.. 오늘 깔아놓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2015년 5월 올인대장이 리딩할 당시 깔아놓은 것이니, 무려 9년이나 묵은 것이다.

그나저나 저 인쇄물은 자연적으로  썪어 없어지는 자연친화 용지를 썼다고 했는데.. 아직도 생생하다니..

아무래도 인쇄소 사장에게 계약 불일치 사항을 따져 물어야 할 것 같다.^^ 

9년 묵은 대한토 표식지

 

이후 산죽 군락지를 만난다.

 

산죽 꽃대가 노란 꽃밥을 내밀고 있다.

산죽은 뿌리 번식이 어려워질 즈음 꽃을 피워 종자번식을 한다.
그것이 대략 5년 주기인데, 이들도 그 때가 된 모양이다.

 

그나저나 산죽이 사람 키보다 웃자라서  잎파리와 꽃대로

바람결에 산객의 뺨다구를 이리저리 수없이 두드린다.ㅠㅠ

 

오후 1시45분, 산죽 군락지를 겨우 벗어나니..

 

한결 편안한 참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도중 은난초도 만난다.

 

오후 2시04분, 갈림길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벗어나 마을로 내려간다.

 

오후 2시12분, 마을에 들어설 즈음 선두일행을 다시 만난다.

 

은행3교를 지나고..

 

수령 800년이라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406호)도 알현한다.

이 나무로 인해 이 마을이 은행촌으로 불렸다고 한다. 

 

오후 2시23분, 은행마을 정자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 짓는다.

 

산행거리 11.75km에 4시간49분 소요되었다.

일망무제의 조망맛과 장쾌한 암릉맛이 으뜸이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