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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원주 치악산 (2023.12.23)

by 청려장 2023. 12. 25.

2023년12월23일(토)

대한토 산우들과 함께 원주 치악산으로 떠난다.

 

치악산(雉岳山, 1,288m) 강원도 원주시의 동편에 위치한 명산으로서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고 험할 뿐 아니라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동악명산(東岳名山) 또는 적악산(赤岳山)으로 불렸는데,
상원사의 꿩 보은 설화가 알려지면서 이름에 꿩 치(雉)가 들어가게 되었다 한다.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이 빼어나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으로도 선정되었다.

 

산행코스는 

A 코스: 행구동-국형사-보문사-향로봉-곧은치-비로봉-사다리병창-구룡사 (15km/7시간30분)

B코스: 황골마을-입석사-삼거리-비로봉-사다리병창-구룡사(11km/6시간)으로 계획되었다.

 

이 코스는 필자가 2008년1월, 다큐대장이 2018년1월 주관하여 리딩한 바 있다.

오늘은 사인여천님이 대장으로서 첫머리를 얹는 주관산행이다. 

산행코스 - A 코스

 

오전 9시24분, 대한토 버스가 원주 행구동 국형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중 한반도를 강타한 강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려

치악산 기온이 아침 최저 -14 °C, 낮 최고 -1 °C 라고 예보되었다.  

국형사

A, B코스 일 모두 내려 단체사진..

 

오늘은 필자가 대한토에서 600회 산행을 달성하는 날이다.

17년 남짓의 기간 동안 열심히 산행을 이어온 결실인지라 뿌듯하다.

산우들에게 호언한 바대로 8년 뒤 1,000회를 달성하기 위해
산행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잃지 않고 건강한 산행을 이어가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A코스 일행은 필자 포함하여 9명으로 추려진다.

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B코스를 선택한 나머지 28명은 버스에 다시 탑승하여 황골로 향하였다.

행구동 - A코스 일행

오전 9시33분, 행구탐방지원센터를 지난다.

 

산행 초입은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국형사 입구 왼쪽으로 오르면 숲 속 등로가 있는데..

하도 오래전에 리딩했었던지라 깜빡 잊고 무심결에 선두를 쫓아오다보니

탐탁지 않은 포장길로 오르게 된 것이다.  

 

오전 9시52분, 보문사에 이른다.

 

절집이 단촐하고, 세월의 때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기에 슥~ 지나치려다

절집 마당에 앉은뱅이 석탑이 눈길을 끌기에 그 앞에 다가간다.

 

안내문을 보니, 고려 전기에 유행했던 청석탑이다.

청석탑은 검푸른 빛의 점판암으로 만든 독특한 모양의 탑으로

해인사, 법주사, 금산사, 입석사 등의 몇몇 사찰에만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보문사 청석탑

 

등로는 요사채 우측으로 열려있다.

 

오전 9시26분, 아이젠을 착용한 뒤 향로봉으로 향한다.

 

꽤나 가파른 오르막 눈길을 20여분 오르니, 

향로봉이 0.7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온다. (오전 9시19분)

국형사 왼편 숲길에서 이어지는 지능선을 만난 것이다.

 

다소 완만해진 오르막을 10여분 전진하여, 주능선에 진입한다. (오전 10시30분)

이정표는 향로봉이 200미터 남았음을 알려준다. 비로봉은 향로봉 반대 방향에 위치한다.

 

오전 10시36분, 향로봉에 이른다.

치악산 향로봉은 비로봉으로부터 남대봉에 이르는 14km 주능선상 한 가운데 있는 봉우리다.

 

원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보인다.

박경리선생의 '옛날의 그 집'인 단구동 자택을 찾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기에

단구동이 위치할 듯 싶은 공간만 잠시 응시한다. 

원주시

 

향로봉 조망..

북서방향에 양평 용문산, 북쪽으로 가평 화악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용문산쪽을 땡겨보면..

경기의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백운봉이 남단에 뾰족한 송곳니를 세우고 있고..

북쪽에는 폭산, 도일봉, 봉미산 등 양평 일대의 한강기맥 산군들이 굵은 하늘금을 긋고 있다.

 

오전 10시38분, 비로봉으로 향한다.

비로봉은 오던 방향으로 되돌아서 좀 전에 올라왔던 삼거리를 지나가야 하며, 여기서 5.9km 거리에 위치한다.

 

오전 10시55분, 곧은치를 지난다.

 

향로봉을 Bypass하여 막바로 곧은치로 온 수아님..

필자가 그녀를 Bypass 해서 앞서 나간다.

후미는 사인여천대장이 챙겨주리라 믿으면서.. ^^

 

오전 11시06분, 969.5봉 직전에 위치한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

헬기장 왼편으로 양평 용문산이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하늘금을 짙게 그리고 있다.

 

오전 11시23분, 비로봉이 3.4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등로는 비교적 완만하고, 눈이 그다지 많이 쌓이지 않았다.

다만 워낙 기온이 낮다보니 산행 길이 편하진 않다.  

 

오후 12시10분경, 입석사 갈림길(비로봉 1.3km)에 당도하여

선두일행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데.. 장갑을 벗은 손으로 숫가락질 하는 것이 고역이다.

너무 추워서 손이 쓰라릴 정도로 곱기에 밥을 미역국에 말아서 허겁지겁 후루룩 털어넣고 만다.

 

오후 12시39분, 치악산 비로봉 직전 헬기장에 이른다.

비로봉에 세워진 세 개의 돌탑이 마치 도깨비 뿔처럼 보인다.

우측 먼 하늘.. 구름 위로 산그리메가 띠처럼 드리워 있다. 소백산 능선이다.

 

그 부근을 Zoom-up 하면..

소백산 주능선상의 봉우리들이 하나 하나 존재를 드러낸다.

그 능선 우측 편엔 뾰족한 정수리를 내미는 봉우리가 보인다. 제천 금수산이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급경사 계단을 타고 비로봉 정상으로 오른다. (오후 12시55분)

마침 정상에 머물고 있던 충곡이 필자의 600회 기념 인증샷을 찍어준다. 고마우이..^^

모자에 달라붙은 땀고드름이 오늘 산행이 만만찮았음을 표시하고 있다.

 

비로봉 정상의 조망..

동쪽으로.. 백덕산과 가리왕산, 그리고 태백산과 함백산 일대가 보이고..

 

남쪽으로.. 소백산 주능선, 금수산, 월악산, 주흘산까지 관측된다.

 

남쪽으로.. 향로봉-남대봉-시명봉으로 이어지는 치악산 주능선..

남서방향으로.. 원주/제천 백운산이 관측된다. 

 

서쪽으로.. 양평 용문산..

북서쪽으로.. 가평의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이 관측된다.

 

북쪽으로는.. 설악산 귀때기청봉-대청봉, 방태산, 계방산-동대산

북동쪽으로.. 야생화의 보고 평창 청태산-대미산..

동쪽으로.. 백석산, 가리왕산이 존재를 알리고 있다.  조망이 참으로 좋은 날이다.

 

춥지만.. 나름 조망을 충분히 즐긴 후

사다리병창으로 드리운 급경사 데크계단을 따라 하산하는 길..

전방에 홍천-횡성 일대의 산자락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남쪽 방향에 비해 하늘금이 티미하다.

 

오후 2시02분, 수렴폭포 갈림길에 당도하여 사다리병창길을 벗어난다.

 

수렴폭포 계곡은 꽁꽁 얼어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 후 아이젠을 벗는다.

 

오후 2시31분, 구룡사를 지나고..

 

오후 3시03분, 치악산 공영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6.48km에 산행시간 총 5시간 48분 소요되었다.

많이 추웠지만 비로봉 조망만큼은 대박이였다.

그리고 600회 산행을 무사히 마쳐서 뿌듯하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