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월20일(토)
대한토 산우와 함께 평창 백덕산으로 향한다.
백덕산은 대한토가 2008년과 2013년에 이어서 세번째 찾아가는 산행지다.
백덕산(白德山, 1,340m)은
강원도 치악산 동쪽 횡성, 평창, 영월 등 3개 군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 솟아 있고
산줄기가 자못 육중하고 골이 깊어 고산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으며
정상은 두개의 암봉이 우뚝솟은 협소한 쌍봉으로 이루워져 있다.
정상에 서면 인근 치악산을 비롯 소백산, 월악산, 가리왕산, 두타산/청옥산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
겨울엔 적설량이 많아 온 산이 눈꽃으로 뒤덮힐 정도로 설경이 극치를 이룬다.
산행코스는
문재터널-사자산(북봉)- 먹골삼거리-백덕산-먹골삼거리-먹골 (12km, 6시간30분)로 계획하였다.
오전 7시, 대한토 버스가 대전 IC를 통해 경부선에 진입..
오전 9시24분경,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원주천을 건널 즈음 치악산 전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자락에 쌓여 있는 하얀 눈을 보며, 저 너머 반대편에 위치한 백덕산에도 눈이 많이 쌓여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오전 10시10분경, 문재터널 인근 소공원에 도착한다.
산행들머리는 터널 왼편 산기슭으로 이어진다.
문재터널..
16년전인 2008년1월15일, 이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을 찾아 살펴보니..
당시 주관대장이었던 산수, 선두대장이었던 필자 외에는 오늘 이곳에 다시 찾아온 산우가 없다.
또한 최근까지 우리 산악회에 발걸음을 내미는 산우는 저들 중 다섯 명 밖에 되지 않는다.
세월의 무상(無常)을 새삼 느껴본다.
오늘은 초롱님이 200회 산행을 달성하는 날이다.
최근 옆지기 못지 않게 열심히 나오더니만 굵직한 이정표를 통과한다.
1,000회까지 열심히 다니겠다고 소회를 밝혔으니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오전 10시15분, 산행을 시작한다.
선두는 주관대장인 차미대장이 맡았다.
오전 10시24분, 임도를 잠시 거친 뒤 본격적으로 산기슭을 오른다.
오전 10시54분, 헬기장에 이른다.
백덕산 날씨는 낮 최고 온도 영상 5도에 풍속 5m/sec를 예보하였던 바..
풍속 1m/sec 당 체감 온도가 -2도씩 떨어진다고 하니, 영하 5도의 체감온도가 예상되었는데..
예보되었던 대로 드센 바람이 추위를 몰아오며 달려든다.
그래도 정상 부근의 주능선상이 하얗게 채색되어 있어, 상고대가 피어있음을 짐작하며 멋진 설경을 기대를 해본다.
오전 11시14분, 문재삼거리에 이른다. 주능선상에 오른 것이다.
문재삼거리 바로 오른편에는 1120m봉이 있다.
1120봉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사자산 남봉(1,160m)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자산은 오대 적멸보궁 사찰인 법흥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오전 11시18분, 1120봉에서 내려와 동쪽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따라 산행을 재개한다.
선두 차미대장을 바로 뒤쫓는 산우는 오늘 처음 참가한 '나여재'님이다.
닉내임은 '나홀로 여행을 즐기는 아재'라는 뜻이라 한다.
주능선상의 숲속은 순백의 설국이다.
과냉각 물알갱이가 강한 바람을 타고 나뭇가지에 달라붙은 상고대..
숲안개가 얼어붙어 생겼다 하여 무빙(霧氷)이라고도 부른다.
무빙(霧氷)이 두텁게도 피었다.
아름답다.
오전 11시34분, 사자산 북봉(1,180m)에 오르는데..
시야가 트이지 않아 사자산 남봉(1,160m)이 나뭇가지 사이로 간신히 보인다.
조금 더 전진하여 시야가 트이는 곳에 오르니..
사자산이 전신을 드러낸다. 그 뒷편으로 치악산이 위치할 텐데 운무에 휩싸여 보이지 않는다.
남동쪽을 바라보면 백덕산 정상이 어느덧 가까이 다가와 있다.
다시 주능선..
두텁게 덧 씌어진 상고대(霧氷)를 감상하며 걷는다.
달라붙은 물알갱이가 눈이 부실정도로 하얀 것으로 보아..
오늘 갓 만들어진 신상(新商)인 듯 싶다.
오전 11시46분, 당재를 지나고..
오르막이 완만히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전진..
오후 12시22분, 먹골삼거리에 이른다.
점심식사..
손이 곱아서.. 준비해온 반찬은 꺼내지도 않고
보온통에 담아온 밥과 미역국을 말아 10분만에 뚝딱 먹어치운다.
그러고 앉아 있으니
차미대장 왈, 자신은 여기서 좀 더 머물고 있을테니
추운데 기다리지 말고 먼저 정상에 다녀오시라 한다. 오키도키..
오후 12시31분, 홀로 산행을 재개한다.
백덕산 정상은 여기서 남쪽으로 500m 거리에 있으며
하산은 이곳으로 되돌아와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따라가야 한다.
오후 12시32분, N자 나무를 만난다.
예전엔 저 나무에 남녀가 함께 서면 앤(애인)이 된다는 썰을 풀었었던 것 같다.^^
오후 1시43분, 로프를 잡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두터운 무빙(霧氷)으로 덧씌워진 나무를 지나니..
백덕산 정상이다.
눈이 오락가락 내리다보니 조망은 전혀 없지만..
조망 없이도 넘 좋은 날이다.
운무 속에 우뚝 선 소나무.. 기품 좋다.
이후 먹골삼거리로 되돌아와서..
북동 방향 등로를 따라 전진한다.
신상 무빙(霧氷)과 설화(雪花)로 단장된 하얀 숲길은
홀로 걷는 산객을 끝없이 황홀케 한다. 으와~~
오후 1시21분, 먹골재에 이른다.
하산지인 먹골은 여기서 3km 남았다.
먹골로 향하는 하산 길에는 일본잎갈나무(낙엽송) 군락지가 이어진다.
태백산에도 1960년~70년대에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일본잎갈나무 군락지가 꽤 넓게 조성되었는데
환경부가 이 나무대신 다른 수종으로 대체하도록 권했다는 뉴스를 들었었던 것 같다.
이유는 원산지가 일본이라는 것, 그리고 타감작용이 강하다는 것이다. 글쎄다.
원산지가 일본이라서? 일제잔재 프레임은 어처구니 없다. 언제까지 '일본'에 두드러기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타감작용이 강해서? 생태계 교란이 심하지 않는 정도라면 그냥 자연에 맡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오후 1시37분, 철제 탱크가 있는 길목에 이르니..
이정표가 먹골이 700미터 남았음을 알려준다.
오후 1시47분, 먹골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2.08km에 산행시간 3시42분이 소요되었다.
무빙 설화(霧氷 雪花)에 한없이 황홀했던 산행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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