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2월3일(토)
대한토 산우들과 함양 남덕유산에 간다.
남덕유산(南德裕山, 1,507m)은..
경남 거창군/함양군, 전북 장수군이 경계한 덕유산 제2의 고봉으로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다.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산사나이 기상으로 솟아 있고,
겨울이면 운해와 어울린 환상적인 상고대, 장쾌하게 이어진 백두대간 능선이
첩첩산중의 진경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어 산객뿐만 아니라 사진 작가들도 유혹하는 곳이다.
오늘 새벽 한-호주간 아시안컵 8강전이 있었다.
선제골을 먹어 끌려가던 경기는 후반전 1분 남겨두고 페날티킥을 얻어 동점이 되었고..
이어진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절묘한 프리킥으로 역전하여 감격의 승리를 따내었다.
그 승리를 지켜보며 차오른 국뽕을 간신히 잠재우고..
새벽 3시40분이 넘어서야 취침에 들었고,
새벽 5시반에 깨어나 아침식사, 도시락 준비..
새벽 6시40분 배낭을 꾸린 후 집을 나서서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채 2 시간도 못 잤으니.. 눈은 푸석푸석.. 머릿속은 메롱메롱이다.
새벽 7시40분, 시청 북문 앞에서 대한토 버스에 탑승한 뒤..
정신없이 잠에 빠진 듯 하다. 휴게소에서도 내리지 않고 줄창 취침..
오전 9시40분경, 버스가 산행들머리가 있는 영각사에 도착한다.
산행 참가자는 25명으로 단촐하다.
설날을 앞두고 일정이 여의치 않은 분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짐작해본다.
산행코스는
A코스: 영각사-영각재-남덕유산(동봉)-서봉-월성치-황점 (11.5km/6시간)
B코스: 영각사 -영각재-남덕유산(동봉)-월성치-황점 (9km/5시간)으로 계획되었다.
선두는 주관대장인 동그라미님, 후미는 모카크림님이 맡았다.
오전 9시43분, 산행을 시작하여 영각탐방지원센터로 향한다.
도중에 만난 부도 4기..
함양군,『문화재도록(1996)』에 따르면,
제일 크고 장중한 우측 끝 부도는 활연당(豁然堂) 스님의 것이라 한다.
몸돌을 휘감는 고색창연함이 덕망 받던 큰 스님을 기리고 있는 듯 싶다.
오전 9시51분, 영각탐방지원센터에서 남덕유산 탐방로 입구에 들어선다.
등로엔 잔설만 드문드문 남아 있어
어느덧 겨울의 잔재를 지우고 있는 듯 싶었는데..
30분 가량 오르니..
꽁꽁 얼어붙은 흰 눈이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오전 10시19분, 남덕유산 정상이 1.9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고..
곧이어 쉼터에 이르니..
각지에서 온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쉼터에서 아이젠을 착용한 뒤
오전 9시25분경, 산행을 재개하여.. 너덜 바위 구간을 지나니..
참나무와 산죽 사이에 드리워진 급경사 목계단을 만난다.
오전 10시52분, 영각재에 이르니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활짝 피어 있다.
예상치 못했던 눈꽃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일기예보에는 낮 최고 기온 5도에 비가 내릴 것이라 했는데..
1,500미터가 넘는 고산인지라 내뿜는 기상이 역시 남다르다.
무명봉에 드리운 철계단 주변은
상고대와 눈꽃으로 화려하게 데코레이션 되어 있다.
절벽은 미술작품이다.
극치의 순수와 사악함이 얽힌..
그런 세상 같다.
중봉으로 향하는 길..
오전 11시12분, 중봉에 올라 되돌아보는 등로..
운무가 살짝 뒤덮은 산자락은 하얀 속살이 신비롭게 빛을 낸다.
진행방향인 북쪽은
남덕유산 정상(동봉)이 구름에 가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전 11시23분, 남덕유산 정상(동봉)에 오른다.
인증샷 후
곧바로 점심식사를 위해 안부로 이동한다.
비닐 우비를 입은 산우는 고산이다.
상의 한 장만 걸치고 올라왔더니
예상 보다 춥워 보온을 위해 걸쳐 입었다고 한다.
언제나 유머가 넘치는 동대장..
선두 이끄느라 쉽지 않을 텐데, 어려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재주가 있다.
안부로 향하는 길..
하얀 눈길이 넉넉하게 다져진 것은..
좀 전에 동대장의 육중한 엉뎅이 썰매로 패여진 흔적이다.^^
오전 11시28분, 서봉/삿갓재 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에 자리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모두들 점심식사를 후닥닥 먹어치우는데..
화산형님은 준비해온 행동식을 끓이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성미급한 선두일행과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ㅠㅠ
오전 11시49분, 서봉을 향해 산행을 재개하여..
이미 출발한 동대장과 고산을 뒤쫓는다.
오후 12시08분, 서봉 헬기장에 오른다.
서봉 정상은 헬기장 건너편에 위치한다.
우선 서봉 인증샷..
서봉은 함양군에 속하는 동봉과 다르게
장수군에 속하여서 '장수덕유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봉에서의 조망..
남쪽으로.. 장수 장안산과 팔공산..
남서 방향으로..
진안 선각산-덕태산-성수산으로 이어지는 금남호남 정맥..
진안의 명산 마이산도 모습을 보여준다.
서쪽으로 진안 운장산도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며 하늘금을 긋고 있다.
북서 방향으로 무주 적상산..
북쪽으로
덕유산 향적봉으로부터 무룡산-삿갓봉-남덕유로 이르는 15km 산줄기가 굽이친다.
동쪽으로 남덕유 정상인 동봉..
그 너머로 월봉산 황석산이 맥을 이어가고 있다.
남동 방향은 구름이 짙다보니..
비교적 가까운 함양 대봉산이나 백운산까지도 티미하다.
대봉산 너머로 하늘금을 그어야 할 지리산 주능선은 언감생심이다.
서봉에서 하산하여..
오후 12시31분, 늦은목이재 삼거리에서 왼편 삿갓재 방향으로 진입한다.
도중에 되돌아보는 남덕유산 서봉..
여기서 보니 서봉도 꽤나 카리스마 있어 보인다.
오후 12시40분, 서봉/삿갓재 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에서 송사리님을 만난다.
서봉을 가지 않는 B코스 일행은
남덕유산 동봉에서 막바로 이곳으로 내려와 월성치로 간다.
이후 앞서 간 B코스 일행들을 조우하며 전진..
오후 12시49분, 월성치에 이른다.
월성치에서 만난 층꽃나무..
꽃이 핀 층층마다 상고대가 앙증맞게 피어 있다.
오후 1시14분, 계곡을 건너고..
오후 1시16분, 잎갈나무 숲을 지나..
오후 1시42분, 황점마을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는 11.34km, 산행시간은 3시간59분 소요되었다.
올 겨울들어 네 번째 맞이하는 눈꽃 산행.. 보고 또 보아도..
한 겨울 고산의 설경은 아름답고 황홀하다. 끝.
'산행기 > 100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행기 - 단양 소백산(2024.6.1) (0) | 2024.06.02 |
---|---|
산행기 - 함양 대봉산 (2024.5.18) (0) | 2024.05.19 |
산행기 - 평창 백덕산 (2024.1.20) (0) | 2024.01.21 |
산행기 - 원주 치악산 (2023.12.23) (0) | 2023.12.25 |
산행기 - 통영 미륵산 (2023.12.02) (0) | 2023.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