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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백두대간

산행기 - 괴산 조령산 (2008.9.20)

by 청려장 2008. 9. 25.

"산행기 - 괴산/문경 조령산 (1,025m)"

조령산 전망대에서의 조망 [클릭☞확대]

o 일시: 2008.09.20(土) 09:33 ~ 15:23 (총 5시간 50분) o 날씨: 맑다가 흐리다가 비 17.6℃~25.8℃ (충북 괴산) o 코스: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923봉→깃대봉→조령제3관문→휴양림→레포츠공원 o 거리: 16.4km (GPS 측정)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5명 ☆ Time Table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09:33~10:43 이화령→조령산 3.9km 1:10' 17'56"/km
09:33  이화령
09:50  ㅓ자 갈림길 (왼편 침목계단으로 전진)
09:52  T자 갈림길 (주능선, 우회전)
09:58  헬기장
10:00  ㅏ자 갈림길 (안부)
10:01  헬기장
10:18  조령샘 갈림길(이화령 2km, 조령산 1km)
10:19  조령샘 (해발 880m) [대기 4분]
10:32  신풍리 갈림길
10:36  조령산 남봉(1005m, 헬기장) [대기 2분]
10:43  조령산 정상(1025m) [대기 9분]

10:52~12:26 조령산→신선암봉 3.1km 0:54' 17'25"/km [중식시간 제외]
10:52  조령산 정상
10:55  전망대 [촬영 5분]
11:06  로프 구간 시작
11:07  신풍리 갈림길 (ㅓ자)
11:22  안부 (절골 갈림길, ㅓ자)
11:23~11:55 중식 32분 (안부 주변)
12:01  암벽지대 시작
12:19  전망대 [대기 3분]
12:23  유두바위
12:26  신선암봉(937m) [대기 5분]
12:31~14:43 신선암봉→조령제3관문 5.9km 2:12' 22'22"/km
12:31  신선암봉
12:43  제7지점(신-8)
12:45  한섬지기계곡 갈림길 (ㅓ자)
13:03  U자 협곡
13:09  923봉
13:37  석문
13:41  ㅓ자 갈림길 (좌회전) [대기 4분]
14:17  813봉 (삼각점 - "402 재설/1978.7 건설부 )
14:18  갈림길(↑깃대봉,→제3관문,↓조령산) [대기 5분]
14:33  성터
14:43  조령 제3관문

14:44~15:23 조령제3관문→레포츠공원 3.5km 0:39' 11'08"/km
14:44  조령 제3관문
14:53  조령산 휴양림식당
15:03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
15:11  고사리 주차장
15:23  레포츠공원

종 합 16.4km 5:50' 21'20"/km (2.81km/hr)
※ 지체시간: 총 1시간09분 (중식: 32분, 휴식/조망/대기: 37분) ※ 산행거리를 GPS 지시값으로 계산했더니 도상거리에 비해 길게 나온 듯 싶음.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조령산(1,025m)은.. 하늘을 나는 새도 넘기 힘들다하여 조령산이라고 하였던가? 조령산은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을 나누는 백두대간 마루능선을 이루는 산이다. 전체적으로는 산림이 울창하며 대암벽 지대가 많고 기암·괴봉이 노송과 어울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능선 남쪽 백화산과의 경계에는 이화령이 있고 능선 북쪽 마역봉과의 경계가 되는 구새재에는 조령 제3관문(조령관)이 있으며, 관문 서편에는 조령산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제3관문이 위치한 곳은 해발 642m로서 예로부터 문경새재라 일컬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이 연결되어 교통의 요지였을 뿐 아니라, 험난한 지세를 이용할 수 있어 군사상의 요충지이기도 하였다. 주능선 상에는.. 정상 북쪽으로 신선봉과 치마바위봉을 비롯하여 대소 암봉과 암벽지대가 많으며 능선 서편으로는 수옥폭포와 용송골, 절골, 심기골 등 아름다운 계곡이 발달되어 있다. 능선 동쪽을 흐르는 조령천 곁을 따라 만들어진 길은 조선조 제3대 태종이 국도로 지정한 간선도로였으며, 주흘관(제1관문)·조곡관(제2관문)·윈터·교구정터 등의 사적지가 있고 완만하게 흐르는 계곡에는 와폭과 담이 산재하여 있다. 현재 이 일대는 문경새재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수안보온천, 월악산국립공원과 가깝다. o 이동 오전 6시50분, 평송 앞 길거리에 자전거를 주차한 뒤 밋쓸버스에 오른다. 오전 7시00분, 밋쓸버스가 평송을 떠나 중리동, 용전동, 초가집을 들러 회원들을 탑승시킨다. 오전 7시20분, 밋쓸버스가 대전 IC를 벗어나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 접어들자 번개돌이 총무님이 마이크를 잡는다. 번개돌이총무님 - "우선 안전운전을 위해 배사장님께 박수~~~~!!! 이거 안 하면 디지게 혼나요." 순한양  회장님 - "제3기 회장 선출에 많은 관심 고맙고.. 금주 투표에도 변함없는 관심 부탁합니다." 눈먼산  대장님 - "조령산! 아기자기한 암봉이 이어져 줄 잡는 구간이 55개씩이나.. 대신 산행거리가 짧아 힘들지 않는 재미있는 코스입니다." 번개돌이총무님 - "오늘 산삼님이 우수회원 승급 기념으로 산삼 배양근을 우려내어 만든 떡을 준비해오셨습니다. 박수!" 밋쓸버스가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북진하다가 증평 IC에서 빠져나와 34번 국도를 타고 괴산으로 간 뒤 구도로를 타고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이 인접하는 이화령으로 향한다. 오전 9시10분, 충북 괴산쪽의 이화령 휴게소에 당도하니 힘이 무쟈게 좋아 보이는 털보사내가 자기 덩치보다 더 큰 고추를 세워잡고선 우리를 맞는다. "이것 좀 먹어보슈!"

괴산고추 동상

일행들이 산행준비를 한 동안.. 길 건너편에 있는 경상북도 입석쪽으로 건너가 조령산 들머리를 확인해둔다.

이화령 고개(경북 문경쪽)

조령산 들머리(이화령고개)

이화령 고개(548m).. 문경지방에는 지난날 '새재로 갈까, 아우리로 갈까' 하는 노랫말이 있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새재는 '문경새재'를 말하고, 아우리는 '아우릿재' 즉 지금의 '이화령'을 말한다고 한다. 아우릿재는 길이 험하여 혹 산짐승이나 산적을 피하기 위해 '함께 어울려 넘는 고개'라 해서 불려진 이름이라 추측하고 있다. 그러던 이름이 일제시대 때 이화령(梨花嶺)으로 고쳐 불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시대 이화령 신작로 부역에 참가했던 노인들은 이곳 일대에 돌배나무가 있어 봄이면 배꽃이 피기는 했지만, 그리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 많은 사연이 함축된 우리 고유의 이름이 침략국 일본에 의해 엉뚱한 이름으로 변질된 한 사례인 것이다. .. 모두들 산행 들머리로 이동하여 15분간 스트레칭..

스트레칭 [촬영: 골뱅이님]

스트레칭 후 단체사진.. 정성껏 사진에 담으려 하는 디 번총님이 소리를 지른다. "거기 똑딱이 언능 들어오슈!" "깨갱~~~"

단체사진

o 이화령 → 조령산 오전 9시33분, 산행을 개시한다. 선두는 나, 중간은 산수대장, 후미는 눈먼산대장이 맡아서 회원을 이끌고 가기로 한다. 날씨는 구름이 다소 끼었지만 대체적으로 맑은 편이고, 기온은 비교적 선선하다.

산행 개시

산불감시 초소로부터 시작된 대간 길은 비탈길로 이어지다가 10분 가량 전진하니 너덜바위 지대가 나온다.

비탈 길

너덜바위 지대

너덜바위 지대를 2~3분 걸려 통과할 즈음 PDA를 꺼내 위치를 확인해보니 산행궤적이 주능선의 오른편 산기슭(8부능선)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다시 시작되는 비탈진 흙길을 따라 5분 가량 전진하니 갈림길이 나온다. (오전 9시50분) 왼편 길이 오른편 길에 비해 다소 급경사이지만 주능선 방향이 그쪽이기 때문에 왼편 길을 선택하여 전진한다.

주능선 방향 침목계단 길

침목 계단을 타고 3분 가량 오르니 T자형 갈림길이 나온다. PDA를 꺼내 보니 산행궤적이 주능선에 접어들었음을 알려준다.

T자 갈림길

오전 9시52분, 오른편으로 꺽어서 본격적으로 대간 길로 전진한다. 완만한 등로 주변에는 이고들빼기, 쑥부쟁이, 구절초가 꽃을 피워놓고 산객을 맞이하고 있다.

대간 길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5분 가량 전진하니 첫번째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을 넘어서니 ㅏ자형 갈림길이 나온다. (오전 10시00분) 그곳에 세워진 이정목의 직진 방향엔 '조령산 정상', 우측 방향엔 '이화령(20분)', 후진 방향엔 '이화령(15분)'이라 쓰여져 있다. 아마도 아까 갈림길에서 직진하였다면 이곳 우측으로 올라오게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게 했다면 5분 가량 더 돌았으리라..

헬기장

ㅏ자 갈림길

계속 직진하니 곧이어 두번째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 직전

헬기장

이어지는 평탄한 길을 10분 가량 걷다보니..

평탄한 길

나즈막한 봉우리를 앞 두고 길이 우측 사면으로 꺽어진다. 직진하여 봉우리로 오르는 비좁은 길도 있지만 대부분의 리본은 우측 방향에 걸려있다. 이곳이 아마도 이수영님 산행기에서 읽은 바 있는 그 갈림길인가 보다. 즉, 여기서 오른편으로 가야 조령샘을 만날 수 있다는.. 우사면 길을 택한다. 5분 가량 비탈길을 따라 전진하니 산길이 왼쪽으로 꺽어지며 그 모퉁이에 조령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제대로 왔군!

조령샘 직전

조령샘 이정표

이정표를 왼편에 끼고 돌아드니 조령샘이 막바로 나타난다. 버드나무 아래 자리잡은 샘터에는 샘물이 자그마한 파이프를 통해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다. 한 바가지 마셔보니 시원하고 맛이 좋아 한 바가지 더 마신다. 캬~ 죠타!

조령샘

샘 머리에 걸려있는 목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져 있다.


조령샘물에서 목을 추기는 길손이시여! "사랑 하나 풀어 던진 샘물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우리는 한 모금의 샘물에서 우리를 구원함이 산임을 인식합시다.  우리는 한 모금의 샘물에서 여유로운 벗이 산임을 인식합니다." - 조령산 조령샘을 사랑하는 사람들 -

좋은 글이로고.. .. 조령샘에서 5분 가량 대기하여 선두일행을 모은 뒤 오른편으로 꺽어지는 길을 따라 다시 전진한다. (오전 10시23분)

조령샘 이후 갈림길

잣나무 숲

가파라지기 시작하는 오르막 길에는 잣나무와 참나무가 곧고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참나무 숲

그 길목에서 만난 꽃향유.. 꽃대를 중심으로 한쪽 방향으로만 피어 있는 보랏빛 꽃망울들이 곱고 탐스럽다. 어릴 적 울 누님이 입던 털 쉐타 같다.

꽃향유

10분 가량 가파른 오르막을 힘차게 채고 오르니 삼거리가 나온다. (오전 10시32분) 조령샘을 경유하느라 잠시 벗어났던 등로가 다시 주능선에 들어선 것이다.

조령산 남봉 직전(신풍리 갈림길)

삼거리에서 오른편 오르막길로 5분 가량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별도 표지석은 없지만 조령산 남봉(1,005m)인 듯 싶다.

조령산 남봉(1,005m)

그곳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주흘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왼편 높은 봉우리가 최고봉인 영봉(1,106m)이고,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주봉(1,076m)이다.

주흘산 영봉(1,106m)과 주봉(1,076m)

조령산 남봉에 잠시 머물다가 다시 대간길을 따라 전진한다. 등로 옆에는 쭉쭉 뻗는 소나무들이 향긋한 솔내음을 내뿜고 있다.

소나무 숲

소나무 숲

5분 가량 전진하니 조령산 정상이 나온다. (오전 10시43분) 이화령에서 오전 9시33분에 출발하였으니 여기까지 1시간10분 소요되었다.

조령산 정상(1,025m)

조령산 정상 - 청려장

조령산 정상 한켠에는 산악인인 故지현옥님 추모비가 세워져있다.

지현옥 추모비

사전에 읽은 이수영님의 산행기를 통해 그녀의 업적을 기 알고 있었기에.. 비목 앞에 서서 안나푸르나에 영원히 잠들은 그녀를 잠시 추념해 본다. 고히 잠드소서..

故 지현옥님 [출처: 이수영님 산행기]

그녀의 추모비가 여기에 세워진 이유는.. 그녀가 서원대 산악부 시절에 이곳 조령산과 희양산을 뒷동산처럼 다니던 곳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 조령산 정상에서 마주보이는 주흘산.. 한 가운데 있는 영봉(1,106m)를 중심으로 장쾌하게 좌우로 뻗어있다.

주흘산 능선

주흘산 왼편 끝에 불룩불룩 솟아 있는 봉우리는 부봉(970m)이다. 여기서 보기에는 3개의 봉우리지만 실제로는 6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한다. 그 뒷편으로는 월악산으로 이어지는 포함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포함산과 부봉 사이에는 하늘재가 있으리라..

부봉

o 조령산 → 신선암봉 오전 10시52분, 조령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하산한다. 얼마가지 않아 등로 오른편에 있는 전망대에 이른다.

조령산 전망대

그 위에 올라서니 시야가 확~ 트이고.. 앞으로 가야하는 백두대간 길과 앞서 보았던 주흘산 줄기가 한 몫에 시야에 들어온다.

백두대간과 주흘산 능선 [클릭☞확대]

전방에 펼쳐진 백두대간을 살펴보며 오늘 산행 길을 가늠해본다. 우리가 오늘 넘어가야 하는 신선암봉, 932봉, 깃대봉 등이 한결 같이 깍아지른 암봉으로 이루워졌다. 그 뒷편에는 마역봉(마패봉)과 신선봉(할미봉)이 보이고, 오른편 멀리에는 월악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환상적인 조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가야할 길 - 신선암봉, 923봉, 깃대봉

조망을 마친 뒤 내리막 계단을 타고서 북쪽으로 하산한다.

내리막 계단

등로에 돌 무더기가 점차 많아지는 듯 싶더니만 급하게 떨어지는 너덜바위 내리막 길에서 첫번째 로프 구간이 시작된다.

내리막 길

기나긴 로프

기나긴 로프를 잡고 5분 가량 내려가니 신풍리 갈림길이 나오고..

신풍리 갈림길

그곳에서 5분 가량 평탄한 길을 따라 전진하니 잠시 다시 길게 드리워진 로프구간이 나온다.

계속되는 로프

로프를 잡고 다시 내려가 암릉이 시작되는 곳에 다다르니.. 신선암봉과 923봉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잠시 조망을 하다가..

신선암봉과 923봉

로프를 잡고 암벽을 타고 내려가고..

암릉 지대

잠시 비탈 길을 따라 내려가니..

비탈길

절골 갈림길이 나온다. (오전 11시22분)

절골 갈림길

그 주변에서 적당한 곳을 물색하여 점심식사터를 잡는다. 식전에 막걸리 1병을 꺼내어 일행들에게 한 잔씩 권하여 마신다. 간밤에 냉동실에 넣어 얼려놓았다가 가져왔는데 이제 적당히 녹은 상태가 되니 맛이 제법 시원하다. 선두일행이 식사를 마칠 무렵 후미그룹까지 도착하여 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점심식사 후

오전 11시55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개시한다. 5분 가량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오르니 암벽지대가 나오고 그 위에 로프가 드리워져있다. 드디어 본격적인 신선암봉 구프구간이 시작되는가 보다.

오르막 길

신선암봉의 암릉 구간 시작

로프를 잡고 암벽 위에 올라서니 신선암봉과 923봉이 한층 가까이 다가온다.

신선암봉과 923봉

이후 암릉 길을 계속해서 전진하다 묘하게 생긴 암벽을 만난다. 바위 면에 패여진 홈이 박수동 만화의 등장인물처럼 둥글둥글하고 찌그러진 눈코입을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심술보 대머리 할아범 같기도 하고.. 산행 중에 만나는 갖가지 자연적인 형상들을 바라보며.. 이것 저것을 연상하여 이름을 지어보는 것도 하나의 낙인지라, 이 바위를 내 맘대로 '할아범 바위'라 명명한다. *^^*

할아범 바위

이어서 만나는 암벽.. 흙 한 줌 없을 듯한 바위틈에 쑥부쟁이가 뿌리를 박고서 자라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화사한 꽃을 피워냈으니 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소냐?

쑥부쟁이

곧이어 슬랩지대를 지나고..

슬랩지대 1

칼 능선 구간도 지나고..

칼 능선

다시 나타나는 슬랩지대..

슬랩지대 2

다행히 노면이 미끄럽지 않고 경사도 크게 가파르지 않아 로프 없이도 두 다리로 밟고 올라선다.

대슬랩지대 2

슬랩지대 꼭대기에 올라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 1시간30분전에 지나온 조령산 정상이 우리 일행을 내려다 보며 전송하고 있다. '잘 가거래이..'

조령산

그런데 전방에는 칼날 같이 솟아 있는 무시무시한 923봉이 신선암봉 뒷편으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온나!'

923봉 (뒤에 보이는 세 봉우리는 부봉)

그 즈음 정체구간에서 다른 산악회 회원들과 뒤섞이기 시작하기에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 올라가 그네들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며 주변 조망을 한다. 그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문경새재 계곡.. 계곡 한 가운데에 어렴풋 왕건 세트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왕건 세트장

5분 가량 대기하고 있으니 앞서 간 타 산악회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다 빠져나갔으리라 짐작하고 우리도 산행을 개시한다. (오후 12시22분) 바위 모퉁이를 돌아 드니 어느 산행기에서 이미 보았던 바위가 나타난다. 둥그런 바위끝에 돌기가 튀어나와 꼭 유두 같이 보인다 하여 '유두바위'라 했던가? 그럴 듯 하다. *^^*

유두바위

또 다시 이어지는 슬랩지대.. 제법 길지만 로프 없이도 오를 정도로 어렵지 않아 무난히 통과한다.

대슬랩 3

곧이어 신선암봉 정상에 올라선다. (오후 12시31분) 정상일대는 넓다란 암반으로 되어 있고 바위 난간 한켠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신선암봉(905m)

o 신선암봉 → 조령제3관문 신선암봉 정상에서 잠시 사진만 찍고 전진한다. 숲길을 이내 벗어나니 전방에 923봉이 하얀 잇몸을 드러내며 솟아 있다.

923봉

곧이어 시작되는 암릉 내리막 길을 로프에 의지하면서 내려간다.

암벽 내리막 길

그 부근에서 만난 단풍나무.. 주변엔 아직도 짙푸른 녹음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독 그 한 그루만이 빨갛게 물들어 있다.

단풍

이어서 만난 산부추.. 보랏빛 꽃 망울에 나방 한마리가 달려들어 꿀을 빨고 있다.

산부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지나고..

능선 길

안부에 내려서니 ㅓ자형 갈림길이다. (오후 12시45분) 지도를 보고 확인하니.. 이곳 왼편은 한섬지기계곡으로 이어지고 계속해서 내려가면 괴산군 원풍리 마을을 만난다.

한섬지기계곡 갈림길

안부에서 직진하여 923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10분간 오르막 길을 치고 오르니 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게 923봉인가?

923봉?

조금 더 오르니 암벽 위에 멋진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낙낙장송

다시 암벽을 타고 더욱 올라가 아까 보았던 봉우리 정상에 올라서니 더욱 멋진 소나무가 바위 틈에 뿌리를 박고서 자라고 있다. 그 성성한 자태에서 오랜 인고를 겪어낸 의연한 기품이 느껴진다.

바위와 소나무

그곳에서 되돌아 보는 지나온 길.. 신선암봉과 조령산이 어느 덧 저만치 물러가고 있다.

조령산과 신선암봉

그 부근 전망대에서 선두 일행을 모아본다. 선두기념 사진을 찍어드리며 다짐을 해둔다. "여기에 계신 분들은 오늘 깃대봉에 들렀다 가는 겁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홈통 모양으로 패여진 바위를 내려서니..

홈통 바위

암벽으로 이루어진 등로가 더욱 깊은 곳으로 떨어진다.

암벽 내리막

로프를 타고 10미터 가량 내려가니, 다시 그 만큼의 높이가 되는 암벽오르막이 시작된다. 도봉산의 Y자 계곡에는 미치지 않지만 제법 깊은 U자 계곡이다.

암벽 오르막

U자 계곡을 벗어나니 또 하나의 봉우리가 다가온다. 저게 923봉인가?

923봉?

바위 사이사이로 이어지는 흙길을 따라 그 봉우리에 올라서니,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다시 한 봉우리를 지나 되돌아 보니 우리 회원들이 뒤쫓아오고 있다.

연봉

연봉을 지나 나즈막한 언덕을 오르니 평평한 공터 한가운데 납짝 널쩍한 돌이 놓여있다. (오후 1시9분) 당시엔 몰랐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 비교해보니 이곳이 바로 923봉 정상임을 알게된다. 멀리서 볼 땐 그렇게 칼날 같이 뾰족하더니만 정작 정상은 이렇게 유순하다는 것이 싱겁다.

923봉 정상

923봉을 지나 10분 가량 북쪽으로 전진하니 나뭇가지 사이로 깃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깃대봉

숲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다시 암릉에 올라서니 한 소나무가 커다마한 바위를 칭칭 감고서 자라고 있다. 마치 능구렁이가 담을 타고 넘어가는 형상이다.

능구렁이 소나무

그 뒷편엔 우리가 방금 넘어온 923봉이 험상궂었던 앞태와는 달리 유순한 뒷태를 보이며 서 있다.

지나온 923봉

이어지는 좁다란 암릉을 통과한다.

암릉

그 즈음 언제부턴가 내리던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기 시작하여 암벽 사이 안부에 내려선 뒤 배낭카바를 씌우고선 우중산행에 대비한다.

우중 산행 대비

곧이어 석문을 만난다. (오후 1시37분) 그곳에서 등로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석문을 통과하는 길, 다른 하나는 석문 위 암벽을 타고 오르는 길이다.

석문

암벽 위로 오르는 길에 리본이 더 많이 달려 있기에 로프를 타고 암벽을 오르니 어렵지 않게 그 구간을 통과한다. 다시 이어지는 너덜바위 지대를 넘어서니 안부가 나오고 그곳 나무에 걸려있는 표지판이 제3관문은 왼편으로 꺽어 내려가야함을 알려주고 있다. (오후 1시41분)

암릉 길

안부 - 제3관문은 왼쪽으로

그곳 바위 그루터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그 주변 바위 언저리에서 뱀 한 마리를 발견한다. 인기척이 느껴졌을 법한 데 여짓껏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가산 형님이 보더니 까치독사라고 한다. 쟈들이 독만 믿고서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가벼~~~

독사

누군가로부터 빌린 스틱으로 뱀을 들어올려 동쪽 계곡 깊은 곳으로 던져버린다. 사람 안보는 데 가서 잘 살그라잉!

산행 재개

오후 1시45분, 제3관문을 향하여 서쪽 계곡쪽으로 내려간다. 제법 깊게 떨어지는 내리막 길을 내려가던 중 전방에 깃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도 멀었네..

깃대봉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고 있어 그 즈음 깃대봉을 들르는 것을 생략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서둘러 하산한다. 그나마 다행히도 암릉구간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편안한 등로

제10지점

어느 개활지를 지날 즈음엔 부봉이 정면 가까이에 우뚝 솟아 있는데 비가 내리다보니 뿌연한 빗방울 너머로 흐릿하게 건네다 보일 뿐이다.

부봉

촉촉히 젖은 평탄한 길을 따라 10분 가량 전진하여 안부를 지나고..

안부

완만한 오르막을 타고 10분 가량 올라서니 좁다란 공터 한켠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그 뒷편엔 깃대봉(844m)이 봉우리 정수리를 내밀고 있다. 이곳이 바로 깃대봉 전위봉인 813봉인 듯 싶다.

깃대봉(844m)과 813봉의 삼각점

813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니 ㅏ자형 갈림길이 나온다. (오후 2시18분) 그곳에 세워진 이정표가 직진하면 깃대봉, 우회전하면 제3관문이 나옴을 알려주고 있다. 그곳에 10분만 올라가면 깃대봉 정상이 나온다고 되어 있지만 비가 내리는 관계로 생략하고..

깃대봉 갈림길

대신 배낭에서 포도를 꺼내어 일행들과 나눠먹으며 뒤쫓는 일행들을 기다린다. 오후 2시22분, 제3관문을 향하여 출발한다. 5분 가량 가파른 내리막 길을 내려가니 산성터가 나오고..

산성터

산성 제단?

산성터를 지나니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어서니 침목 계단이 훤한 길로 떨어지고 있다. 그 옆에는 산신단이 세워져 있고..

조령 3관문 직전

산신단

계단을 다 내려와 길가에 내려서니 조령 약수터가 있고..

조령약수

조령약수 유래

길 건너편에는 조령 제3관문이 서 있다. (오후 2시43분) 이로서 백두대간 조령산구간 산행을 마치고, 밋쓸버스가 있는 주차장으로 향한다.

조령 제3관문

o 조령제3관문 → 레포츠공원 오후 2시44분, 표식지를 고사리주차장 방향인 왼편으로 깔아놓은 뒤 그 방향으로 전진한다.

조령 3관문(서쪽)

조령 제3관문을 지나고.. 더욱 굵어지는 비를 철철 맞으며 10분 가량 내려가니 조령산 휴양림이 나오고 보도블럭이 깔린 길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조령산휴양림 식당

보도블럭 길

오후 3시03분, 휴양림 입구를 지나고..

조령산 휴양림 입구

조령산 휴양림 입석

오후 3시11분, 고사리 주차장에 도착한 뒤 배사장님께 연락하여 주차장소를 물어보니 직진하여 300미터 더 내려가야 한다고 하신다. 고사리 주차장은 주차비를 내야하고 또 주변에 마땅히 씻을 곳과 뒷풀이 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 하신다.

고사리 주차장 옆길

포장 도로

포장도로를 따라 다시 내려간다. 근디 300미터가 아닌 1km 가량을 더 내려가고 나서야 레포츠공원 옆에 세워진 밋쓸버스를 발견한다. 끙~~

밋쓸버스

☆ 지나온 길 오후 3시23분, 밋쓸버스가 주차하고 있는 레포츠공원에 당도함으로써 조령산 등반을 완료하였다. 총 산행거리는 16.4km, 산행시간은 중식/휴식시간(1시간09분)을 포함하여 5시간50분 소요되었다.

산행 궤적

☆ 뒷풀이 레포츠공원 내에 있는 화장실에서 홀딱 벗고 대략 땀을 씻어낸 뒤 공원 정자에서 수구리(돼지껍데기 무침)와 마꼴리/소주로 뒷풀이를 한다.

레포츠공원

☆ 쫑 아기자기한 암릉을 타고 넘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지만 조령산 전망대에서의 환상적인 조망이 무엇보다도 압권이었다. 비만 오지 않았어도 더욱 상쾌한 대간길이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