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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경주 남산 (2008.5.3)

by 청려장 2008. 5. 8.

"산행기 - 경주 남산(468m)"

경주 남산

o 일시: 2008.5.03(土) 10:15 ~ 15:17 (총 5시간 11분) o 날씨: 맑음 10.8℃ ~ 31.6℃ (경북 경주시) o 코스: 삼릉→상선암→금오봉→이영재→봉화대능선→칠불암→통일전 o 거리: 10.81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7명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10:15~11:06 삼릉입구→상선암갈림길 1.6km 0:51' 31'52"/km
10:15  삼릉입구
10:18  삼릉 [촬영: 3분]
10:23  삼릉 숲 [스트레칭 4분]
10:30  갈림 길 (←배리석불입상 990m, →상사암 1.13km)
10:34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10:37  삼릉계 마애여래좌상 (능선방향으로 올라감)
10:55  갈림길 (↖선방계곡, →능선)
11:06  상선암 갈림길
11:06~11:47 상선암갈림길→선각육존불→상선암갈림길 1.34km 0:41' 30'35"/km
11:06  상선암 갈림길
11:09  상선암
11:18  갈림길 (↑선각여래좌상 180m, →삼릉 970m)
11:22  석불좌상(보물, 보수공사중)
11:26  삼릉계곡 선각여래좌상
11:29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11:34  삼릉계곡 선각여래좌상 [3분 휴식후 능선으로]
11:47  상선암 갈림길
11:47~12:14 상선암갈림길→금오봉 1.34km 0:37' 20'08"/km
11:47  상선암 갈림길
11:57  안부 (←삼불사 2.16km, ↓상선암 80m, →금오봉 840m)
11:59  상사바위
12:02  전망대
12:14  금오봉

12:14~12:38 금오봉→봉화대능선안부 1.51km 0:28' 18'32"/km
12:14  금오봉
12:20  임도
12:24  갈림길(↓용장리2.45km,→통일전3.7km,←포석정5km)
12:27  삼화령
12:35  이영재 (봉화대능선 진입)
12:38  안부(→칠불암1.63km,←금오봉1.51km,↓용장리3.44km)
12:38~13:00 중식 (봉화대능선 안부) - 0:28' -
13:10~13:57 봉화대능선안부→칠불암 1.63km 0:47' 28'50"/km
13:10  봉화대능선 안부
13:33  갈림길(→칠불암530m,←금오봉2.6km,↓용장리4.55km)
13:37  갈림길(→고위봉1.56km,←금오봉2.76km,↑칠불암380m)
13:50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입구
13:57  칠불암 [휴식 10분]

14:07~15:17 칠불암→통일전 3.39km 1:10' 20'38"/km
14:07  칠불암
14:09  이정표 (→통일전 1.59km, ←칠불암 1.81km)
15:08  남산리 삼층석탑
15:16  서출지
15:17  통일전 주차장

종 합 10.81km 5:11' 28'46"/km (2.08km/hr)
※ 지체시간: 중식 28분, 대기 및 촬영 20분 (총 48분)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남산을 오르지 않고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지켜온 경주는 시 전체가 역사박물관이다. 그 중 신라인들이 천년을 두고 다듬었던 남산은 그 자체가 신라인들에게 절이요, 신앙으로 자리한다. 한 구비를 돌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마애불이 맞이하고 골골이 남아 있는 수 많은 절터와 유적은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기에 남산은 문화재를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산 자체가 문화재인 것이다. 우거진 송림사이로 뻗어 있는 오솔길을 따라 걷노라면 곳곳에 신라의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금오산(4백68m)과 고위산(4백94m)의 두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40여개의 계곡길과 산줄기로 이루어진 남산에는 1백여 곳의 절터와 60여구의 석불과 40여기의 탑이 있다. 이와 함께 남산의 지정문화재로는 보물 13개, 사적 12곳, 지방유형문화재 9개와 중요 민속자료 1개로 곳곳에 유적이 산재해 있다. 경주 신라문화원이 제작한 경주 남산지도에는 순례길만 70여개를 잡아놓았을 정도니 비록 산은 낮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등산로다. - 출처: 한국의 산하 o 이동 아침 7시20분, 대전IC를 통과한 밋쓸버스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진입한다. 아수라백작 총무가 마이크를 잡고서 인사 및 안내를 진행한다. 아수라백작의 멘트.. "눈꽃 대장님 인기가 죽었나봅니다. 지난 달 두차로 갔었는데, 요번엔 한차도 못 채웠네요.. ㅎㅎ" 순한양 회장님의 인사.. "저도 경주 남산을 처음 가게되어 기대가 큽니다요. 여자회원이 오늘 많이 참석하여 좋습니다요." 눈꽃 산악대장의 산행안내.. "요번에 이 만큼 나온 것도 많이 나온거유.. 연휴 기간인데 여기 참석하신 분들이 이상한거지.. ㅋㅋ" "경주 남산은 보물이 13개, 석불이 60개씩이나 되는 문화의 보고.. 등산로가 70개나 되고요.." "선두는 성질 좋은 산수대장, 중간은 나, 청려장님은 사리를 좀 더 모으라고 후미에 세우겠습니다. ㅎㅎ" .. 아침 10시05분 밋쓸버스가 경주 삼릉 입구에 도착한다. 산행 준비를 마친 뒤 단체사진..

단체사진

o 삼릉입구 → 상선암 갈림길 아침 10시15분,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

경주남산 조감도 왼편에 있는 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다보니 오른편 소나무 숲 너머로 세개의 능이 보이기에 그 안으로 들어간다. 삼릉이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신덕왕, 제54대 경명왕의 무덤이라 하는 데 왕릉 치고는 아담하고 주변 비석도 보이지 않는다. 들리는 얘기로는 능의 주인에 대한 확실한 물증이 없어 몇가지 정황으로 추정한 것이라 한다. 아담하지만 왕에 대한 예우를 갖추어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삼릉

능 주변에는 빼곡한 노송들이 춤 추듯 가지를 하늘로 뻗어 올리고 있다.

삼릉 소나무 숲

소나무숲을 빠져나와 다시 오르다보니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가 왼편은 삼불사 가는 길, 오른편은 상원사 가는 길임을 알려주고 있고 우리 대한토 표식지는 오른쪽 방향으로 깔려있다. 모처럼 나왔으니 오늘은 후미에서 가겠다고 하는 하얀천사가 후미대장인 내 임무를 거들어주기 위해 표식지를 회수한다. 땡큐~

숲길 진입

숲 길로 다시 들어가니 삼릉 울타리 부근 숲속에서 우리 회원들이 모두 모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눈꽃대장이 교관을 자청하여 동작을 리드하고 있다. 그녀도 한때 '애자'(^^) 출신이었는데, 최근 많이 갈고 닦은 듯 동작이 정확하다. 그나저나 팔이 불편하여 엉거주춤 동작을 따라하고 있으니 버들님이 시비를 걸어온다. "거기 청려장님 뭐 하는거예여~~~!" 음~ 그녀도 역시 '애자' 출신이라 내가 많이 놀려먹었는디.. 이제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이다. 끙~~~

스트레칭

오전 10시27분, 곤혹스런 스트레칭 시간을 마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소나무 숲

얼마가지 않아 산길이 계곡(냉골)에 인접하여 이어진다. 최근 가물었던지 계곡엔 물이 말라 있다. 7분 가량 전진하니 목이 없는 석불좌상이 나타난다. (오전 10시34분)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이 삼릉계 석조여래좌상은.. 1964년 8월 동국대학교 학생들에 의해 약 30m 남쪽 땅 속에서 머리가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손과 머리가 파손되었지만 몸체가 풍만하고 옷주름이 유려하여 통일신라시대(8세기 중엽)의 우수한 조각품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또한 이 부처님은 왼쪽 어깨에서 흘러내려 매듭진 가사끈과 아래 옷을 동여맨 끈, 그리고 무릎 아래로 드리워진 두 줄의 매듭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복식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한다. .. 그곳에서 계곡을 버리고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아침 10시36분)

마애관음보살상 찾아가는 길

얼마가지 않아 돌기둥 같은 암벽에 돋을 새김되어 있는 보살상을 만난다. (아침 10시37분) 가만 살펴보니 얼굴이 복스럽게 풍만하고 입술은 붉게 칠해져 있으며 왼손에 병을 쥐고 있기에 약사여래인 줄 알았는데 안내표지판을 보니 머리위에 삼면보관(寶冠)을 쓰고 앞에 작은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관음보살이라 한다.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경북 유형문화재 제19호)

그런데 앞서 간 사람들이 계속해서 능선쪽으로 올라간다. 내가 공부한 바로는 다시 내려가 계곡을 타고 올라가야 예정했던 대로 선각육존불이나 석불좌상(보물)을 만날 수 있을 텐데.. 일단 선두가 이끌어가는 데로 쫓아간다. 중간에 다시 내려가는 길이 있겠거니 생각하면서..

능선길

10분 가량 능선을 타고 오르니 많은 여성회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짐짓 까탈스런 후미대장 표정을 지으며 호통을 친다. "아~~~니~~~ 얼마나 왔다고 벌서 휴식을 취하는 거여욧?" 호통소리를 들은 회원들이 빙글빙글 웃으며 맛 좋은 토마토를 건네준다. ㅎㅎ 맛 좋네.. *^^* 다시 산행을 개시하여.. 능선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니 북사면 너머로 시야가 확 트인다. 제법 넓고 평평한 농경지 사이엔 형산강 줄기가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오른편에 있는 경주시내는 뿌연한 개스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경주 형산강(거린내)

오전 10시55분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와 지도를 비교하여 보니 삼불사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난 것 같다. 역시 예정했던 길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그나저나 이렇게 가면 선각육존물이나 석불좌상을 못 만나는데..

삼거리 - 삼불사에서 올라오는 길

이윽고 선방곡 마애여래입상을 만난다. 마모가 심하여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어디에 여래가 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이다.

선방곡 마애여래입상

그 즈음 마주 바라보이는 바위 능선.. 포석정으로부터 시작되는 상사바위 지능선인 듯 싶은데 비죽비죽 불쑥불쑥 솟은 여러 형태의 바위들을 품고 있다. 아마도 저 안에도 신라인들이 형상화한 많은 부처가 모셔져 있으리라 짐작해본다.

상사바위 지능선

오전 11시06분, 상선암 갈림길에 당도한다.

상선암 갈림길

o 상선암 갈림길 → 선각육존불 → 상선암 갈림길 갈림길에서 오른편 소로로 들어서니 이내 상선암이 나타난다.

상선암

상선암에서 막바로 올라가면 상사바위를 거쳐 금오봉으로 갈 수 있지만 보지 못하고 지나온 석불좌상(보물)과 선각육존불이 아쉽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왕갈매기님이 내려가서 보고 가자고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상선암에 있는 보살님께 물어보니 석불좌상까지 내려가는 데 10분, 또 선각육존불까지는 10분이 더 걸린다고 한다. 왕복 40분.. 그래 함 가 보자구! 5분 가량 내려가니 석불좌상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그런데 석불좌상은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서 비닐텐트로 가려져서 볼 수 없다. 대신 현수막에 걸려있는 석불좌상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쩝~ 이 석불좌상은.. 연화대좌에 새겨진 연꽃무늬와 창 모양의 안상을 비롯한 전체적으로 당당하고 안정된 불상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닝 8~9세기의 작품으로서 보물 666호로 지정된 것이라 한다.

석불좌상 현수막

그곳에서 다시 5분 가량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선각여래좌상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정표 방향에 따라 오른쪽 산기슭으로 오르다 보니 좀 전에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건네보았던 석불좌상 보수텐트가 보인다.

석불좌상은 보수공사중 - 안내표지판

그 앞에는 석불좌상 보존처리 과장을 보여주는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손상이 많이 되어 원형 복원와 보존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이는 듯 싶다. 부디 과한 보수 때문에 역사의 향기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석불좌상 보존처리작업 광경

왼편 능선길을 향하여 조금 더 올라가니 선각여래좌상이 나타난다. (오전 11시26분) 독특하게도 10m 가량 되는 바위면에 얼굴은 돋을 새김을 하고 나머지는 선으로 표현하였다. 바위 중간 이하에는 별도의 바위로 막혀져 있어 마치 비밀의 문 처럼 보인다. 그 안에 또 다른 보물이 뭍혀 있지 않을까?

삼릉계곡 선각여래좌상(경북 유형문화재 제159호)

그런데 아직 더 보고 싶은 것이 남아 있다. 선각육존불.. 선각육존불은 그곳에서 5분 가량 더 내려가야 한다니까 그곳까지 따라온 후미일행이 그곳에 그냥 있겠으니 혼자 갔다 오라한다. 끙~ 배신자들! 할 수 없이 혼자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아니 달려내려간다. -.-;; 2분 가량 뛰어내려가 선각육존불을 만난다.

선각육존불 - 왼편 석가삼존

두 개의 넓적한 바위 각각에 석가삼존(왼편)과 아미타삼존(오른편)을 선으로 그려넣었다.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듯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어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선각마애불 중 으뜸으로 꼽히는 작품으로서 중요유형문화제 제21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선각육존불 - 오른편 아미타삼존

육존불 앞에는 많은 학생들 서 있고.. 그 앞 한 인솔자가 이 작품의 의미와 우수성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기에 잠시 귀동냥을 하다가 다시 오던 길로 올라간다. (오전 11시30분) 마당처럼 너른 바위능선을 타고 선각여래좌상으로 다시 올라간다.

마당바위 능선

서둘러서 오르막을 치고 오르다보니 힘겹기 짝이 없다. 날은 왜 이리 더운지 벌써 땀을 한소끔 흘린다. -.-;; 오전 11시34분 선각여래좌상에 되돌아가니 후미일행 동지들이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음~ 고마우이..

선각여래좌상

하얀1004가 건네주는 오이를 먹으며 갈증을 풀은 뒤 우리가 이곳으로 왔던 계곡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등선 길을 찾아 타고 오른다.

능선길

능선을 타고 10분 가량 오르니 상선암 갈림길에 다시 당도한다. (오전 11시47분) 아까 11시06분에 이곳에 당도하여 상선암을 거쳐 석불좌상, 선각여래좌상, 선각육존불을 만나고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는 데 41분 소요된 셈이다.

상선암 갈림길

o 상선암 갈림길 → 금오봉 상선암 갈림길에서 능선방향으로 오른다. 10분 가량 올라가니 오른편으로 금오봉 정상으로 이르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오봉 능선

11시57분 안부를 지난다. 안부 오른 편은 상선암에서 올라오는 길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는 전방 능선을 따라 전진한다.

안부

곧이어 커다마한 바위가 얽혀 쌓여 있는 상사바위를 지난다. 상사바위는 상사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영험이 있다고 한다나..? 일행들에게 내가 우문을 하나 던진다. "상사병 치료라는게.. 떠난 님을 잊게 해주는 걸까? 아니면 떠난 님을 되돌아오게 하는 걸까?" 누군가(여갈? 천사?)가 답한다. "떠난 님을 잊게 하는 것이겠죠.. 떠난 님이 어케 돌아와요!" 긍가?

상사바위

12시02분, 전망이 좋은 곳에 당도한다. Hara가 상선암 위에 있는 마애석가여래좌상의 위치를 알려준다. 어케 알았수? 그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되돌아보니 대충 그 위치가 짐작된다. 그 위 오른편엔 우리가 지나온 상사바위도 보이고..

마애석가여래좌상, 상사바위 (관측: 전망대)

그 위치를 줌으로 땡겨서 보니 마애불의 형태가 어느 정도 가늠될 수 있도록 가까이 다가온다.

상선암 마애석가여래좌상

나중에 충곡이 찍은 사진을 보니 입에 얼핏 미소를 머금은 듯 보이고 초생달 같은 눈썹 밑에 가늘게 뜬 눈은 사바세계를 내려다 보는 듯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이것도 특이하게 두상만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고 몸통은 선으로 처리되어 있다. 미완성인가? 자료에 따르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58호로서 신라 말 9세기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다.

상선암 마애석가여래좌상 [촬영: 충곡]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금오봉을 향하여 다시 출발한다. 길가에 이름이 아리송한 나무가 하얀 꽃을 소복히 피워놓았다. 나중에 Hara가 물푸레나무임을 기억해내고 알려준다. 땡큐!

물푸레나무

오후 12시14분 금오봉 정상에 당도한다. 주변에 깔린 표식지를 보니 선두는 40분 전에 지나간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금오봉 정상(468m) [촬영: Hara]

o 금오봉 → 봉화대능선 안부 오후 12시15, 금오봉 정상에서 봉화대 능선을 향하여 출발한다. 좁다란 오솔길을 벗어나니 임도가 나온다. 한낯의 땡볕이 그늘 없는 임도 위로 내려쬐니 몸에 열이 푹푹 오른다.

오솔길

임도

임도 옆 산능선에는 미끈한 바위가 묘한 형태를 지으며 자리잡고 있다.

바위 1

바위 2

오후 12시24분, 용장마을 갈림길을 통과한다. 용장마을에 있는 용장사는 조선 세조 때의 대학자이자 승려인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한 곳이라 한다. 그러고보니 앞서 지나온 금오봉이 이 소설과 연관이 있는가보다. 임도는 계속된다. 함께 가는 여인네들은 땡볕을 견디지 못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둘러싸고 간다. 그나마 길가에 핀 등나무꽃이 더위 먹은 산객들을 짙은 향기로 위무해주고 있다.

등나무꽃

오후 12시27분 삼화령에 도착한다. 삼화령은 '삼화수리'라고도 하는데 수리(頂)는 높은 곳을 의미한다. 즉, 금오봉과 고위봉, 그리고 두 봉우리와 삼각형 위치에 해당하는 이 봉우리를 합하여 삼화령이라 불렀다고 한다.

삼화령

전방엔 앞으로 더 지나가야 하는 임도가 아직도 길게 뻗혀 있다.

임도

길가 한켠엔 땅비싸리가 분홍 꽃을 곱게 피워놓고 있다.

땅비싸리

오후 12시35분 이영재에 당도한다. 이영재에서 임도를 버리고 숲속으로 이어지는 봉화대능선으로 진입하여 나즈막한 오르막을 올라갔다 내려가니 안부가 나온다.

이영재

봉화대능선 - 안부

그 즈음 무전으로 연락해보니 앞서간 그룹은 이미 식사를 하였다고 하기에 후미 일행만 안부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오후 12시38분) 여왕갈매기가 아이스박스 포장 위의 맥주사진을 보면서 술타령을 한다. 아응~~~ 먹고 싶다!!!

점심식사

안부 주변엔 노루발풀이 곧 꽃봉오리를 맺히려는 듯 푸릇한 꽃대를 세우고 있다.

노루발풀

o 봉화대능선 안부 → 칠불암 오후 1시10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칠불암을 향하여 출발한다. 안부에 세워진 이정표에 따르면 칠불암은 이제 1.63km 남았다. 다행히 봉화대 능선길은 임도와 달리 그늘진 오솔길이다.

봉화대능선 - 오솔길

15분 가량 걷다가 되돌아보니 금오봉 정상으로부터 지나온 임도길이 시야에 들어온다. 많이 걸어왔네..

지나온 길 - 금오봉

이후 그다지 높지 않은 암봉을 넘어서니..

암봉

전방에 제법 높게 보이는 두 봉우리가 보인다. 앞에 있는 봉우리는 봉화대(473m)인 듯 싶은데 그 뒤에 있는 봉우리는 남산 최고봉인 고위봉(495m)인지 다른 봉우리인지 잘 모르겠다.

봉화대(473m) 또는 고위봉(495m)

다시 5분 가량 전진하니 고위봉, 칠불암 등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오후 1시37분)

갈림길 - 봉화대, 고위봉, 칠불암

언제부턴가 선두와 무선교신이 되지 않아 하얀천사가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니 중간그룹은 20분전에 이곳에서 칠불암 쪽으로 내려갔는데 선두그룹은 고위산을 거쳐 봉화대쪽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즉, 선두가 우리보다 늦게 내려온다는 얘기다. 휴~ 이제 우리가 서둘러 내려갈 필요가 없네? 그곳에서 여유롭게 주변을 조망한다. 남동쪽 산기슭 아래에는 하산 목적지인 통일전 건물인 듯 보이는 기와지붕이 어렴풋 보이고..

하산 목적지

남쪽으로는 칠불암을 감싸고 있다고 하는 봉화대가 깍아지른 암벽처럼 보인다.

봉화대

남동쪽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니 건너편 바위능선이 시선을 잡는다. 힘차게 뻗어있군..

암릉

그곳에서 또 다시 여유를 피우며 휴식을 취한다. 선두가 우리 뒤에 있는데 뭐~~ 오후 1시51분, 바위지대를 벗어나고..

암릉

조금 더 내려가 흙길을 따라 내려가니 대나무 숲이 나오고..

대숲 길

대숲을 벗어나니 칠불암의 마애석불이 눈 앞에 나타난다. 이 마애석불은 특이하게도 두개의 바위를 이용하여 불상들을 새긴 것인데 뒤에 있는 병풍바위에는 삼존불(三尊佛), 앞에 있는 네모난 바위에는 사방불(四方佛)을 모셨다. (보물 제200호)

칠불암 마애석불

삼존불은 중앙에 여래좌상을 두고 좌우에는 협시보살입상을 배치하였는데, 화려한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본존불은 미소가 가득 담긴 양감 있는 얼굴과 풍만하고 당당하 자세를 통해 자비로운 부처님의 힘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삼존불 - 우측에서 촬영

사방불은 모두 연꽃이 핀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각기 방향에 다라 손 모양을 다르게 하고 있다. 보살상이 본존을 향하고 있는 것이나 가슴이 길고 다리가 짧게 조각된 수법으로보아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방불 여래좌상 [촬영: Hara]

칠불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고위산을 갔다 돌아오는 선두일행들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칠불암

o 칠불암 → 통일전 칠불암에서 10분 가량 머물다가 하산한다. (오후 2시07분) 칠불암에 세워진 이정표가 하산 목적지인 통일전까지 3.39km 남았음을 알려준다. 10분 가량 내려가니 Hara가 으름 꽃이 피었다고 알려준다. 가만 둘러보니 주변이 온통 신비스러운 빛깔의 으름꽃 세상이다.

으름꽃

사진기를 들이댄 Hara가 꽃봉오리의 실핏줄 같은 무늬도 잡아냈다고 자랑하기에 나도 상태가 좋은 꽃봉오리를 골라잡아 똑딱이로 정성을 쏟아본다. 음~ 똑딱이도 잡아낸다! (나중에 화산님이 봉오리가 큰 것은 암꽃이고 작은 것은 숫꽃이라 알려주신다.)

으름꽃 암꽃과 숫꽃

이어서 만난 애기똥풀.. 이넘들도 이즈음 한창 맵시를 뽑내는 시기다. 이쁜 것들..

애기똥풀

오후 2시23분 하산길이 완만해질 즈음.. 뒤에서 산수대장이 선두그룹을 이끌고 나타난다. 고위산과 봉화대를 찍고 돌아오는 모양이 개선장군 같다. 부러우이..

선두그룹 출현

그렇게 나타난 선두그룹을 앞서 보내고 30분 가량 완만하고 넓찍한 등산로를 내려와 숲에서 벗어난다. (오후 2시52분) 용트림님과 월출산님은 앞서가지 않고 후미그룹에 합류하여 함께 내려간다. 보리밭 길을 지나고.. 남리 저수지를 지나고.. (오후 3시06분)

저수지

조금 더 내려가니 왼편에 삼층석탑이 보인다. 안내표지판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경에 세워진 것이라 한다.

남산리 삼층석탑

인가에 접어드니 어디선가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아마도 인근에서 7순잔치를 벌리는가 보다 하며 걷다가 월출산님과 여왕갈매기님이 노랫소리가 들리는 집을 찾아내어 그 안으로 들어선다. 노래 한자락 불러서라도 막걸리 한사발 얻어먹어야겠다며.. 슬며시 따라들어가보니 이미 떡 두접시와 맥주 한병을 얻어들고 나올 참이다. 넉살 좋고 수완도 좋구려.. 그들이 얻어온 맥주 한병을 사이좋게 한 모금씩 나눠먹으며 걸어간다. 목구녘으로 넘긴 맥주 한 모금이 싸아~~ 하며 위속으로 타고 들어간다. 캬~~~ 더 먹고 시포!!! 오후 3시16분, 통일전 주차장 직전 왼편에 둑이 있다. 그 위에 올라서니 제법 커다마한 연못이 있고 그 너머로 고풍스런 정자가 하나 세워져 있다. 지도를 보며 확인해보니 서출지다. 자료에 따르면.. 신라 21대왕인 소지왕대에 이 연못 속에서 한 노인이 나타났는데, 그 노인이 왕에게 쥐를 쫓아가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이를 따른 왕이 무언가의 이로움을 얻게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한다. 이 동네의 웬만한 전설은 모두 1,000년 전의 통일신라시대와 연결되어 있다.

서출지

☆ 지나온 길 오후 3시17분, 통일전 주차장에 도착함으로써 오늘 산행을 마친다. 총 산행거리는 10.81km, 산행시간은 5시간 11분 소요되었다.

산행 개념도

☆ 관광 및 뒷풀이 오후 4시경 모든 일행이 복귀후 밋쓸버스를 타고 포석정으로 이동한 뒤 포석정 인근 식당에서 열무국수/잔치국수와 마꼴리/동동주/소주로 뒷풀이를 한다. 그중 션한 마꼴리가 최고다. 식사 후 동작 빠른 회원은 언새 포석정에 들어가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는데..

포석정

동작 느린 나는 시간이 없어 담장 너머로 그 안을 훔쳐보기만 한다.

포석정

회원들이 배사장님을 다시 조른다. 첨성대도 보고 가요잉.. 여까지 왔는디.. 맘씨 좋은 배사장님이 첨성대를 향하여 핸들을 꺽는다. 오후 5시11분 첨성대에 도착한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대라고 자랑하고 자랑하던 곳인데.. 이제와서 보니 왜 이리 작아보이는지..

첨성대

첨성대 관람을 마치고 버스로 돌아가는 길.. 길가에 세워진 대여섯개의 목판에 여러 시인들의 시문이 그림과 더불어 쓰여져 있다. 그 중 박목월님의 "산이 날 에워싸고"라는 시가 가장 마음에 와 닫는다. 노후엔 나도 산 속에서 살리라..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 쫑 극히 일부분이겠지만 신라인의 숨결을 느끼고 왔다. 그네들이 이룩하려던 불국정토의 꿈은 이미 천년전 소멸하였지만 천년전 이전의 천년간.. 그네들이 바위 위에 새겨놓은 부처님의 미소는 끝없이 죄업을 쌓으며 무수히 번민하는 나와 같은 중생들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