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 평창 오대산"
십승지지 적멸보궁
북대 미륵암
o 일시: 2008.2.23(土) 11:18 ~ 15:26 (총 4시간 08분)
o 날씨: 맑음 -8.3℃ ~ 5.2℃ (강원 평창)
o 코스: 상원사 주차장→비로봉→상왕봉→두로령→북대미륵암→상원사 주차장
o 거리: 11.8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27명
단체사진 [촬영: 산이슬님]
☆ 등산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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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각 |
구 간 |
거 리 |
시 간 |
속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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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12:48 |
상원사주차장→비로봉 |
3.1km |
1:30' |
29'01"/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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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주차장
11:23 상원사
11:42 중대 사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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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5 적멸보궁 입구 [적멸보궁 왕래 8분]
12:48 비로봉(1,563m) [대기 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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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13:56 |
비로봉→상왕봉 |
2.3km |
0:46' |
20'00"/km [중식시간 제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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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4 비로봉
13:01 헬기장 1
13:07~13:23 헬기장 2 [중식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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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 이정표 (비로봉 1.0km, 상왕봉 1.3km)
13:56 상왕봉(1,491m) [대기 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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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4:40 |
상왕봉→두로령 |
2.1km |
0:38' |
18'05"/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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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 상왕봉
14:15 두로령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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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4 1,460m봉
14:40 두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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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15:26 |
두로령→상원사주차장 |
4.3km |
0:46' |
10'41"/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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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 두로령
14:56 북대미륵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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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9 갈림길(북대사0.3km, 두로봉2.9km, 주차장4.7km)
15:26 상원사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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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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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km |
4:08' |
21'01"/km (2.85km/h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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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시간: 적멸보궁 관람 8분, 대기 12분, 중식 16분 (총 36분)
※ 구간거리: 주차장(3.1km)비로봉(2.3km)상왕봉(1.0km)두로령갈림길(1.1km)두로령(1.3km)북대갈림길(3.0km)상원사주차장
※ 추정구간: 두로령갈림길-두로령-북대갈림길-상원사주차장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화급한 과제를 넘기고
삶의 언저리에 닥쳐와 있었던 것들을 다시 둘러보며 상심에 젖다보니
심란한 화두들이 마음의 평정을 무너뜨린다. 내가 어찌해야 할꼬..
오대산(1,563m)..
자장율사가 당나라에 유학가서 중국의 오대산에서 화엄을 공부하고 깨달은 뒤
지금의 우리나라 오대산이 부처님이 살았던 성지와 유사하다 하여 이름을 오대산으로 칭하고
오대산 자락 중 가장 명당자리에 적멸보궁을 세우고 당나라에서 구해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 한다.
'부처의 나라' 오대산에 가서
석가모니의 가르침 중 한 마디라도 깨달으면 맘의 평정이 얻어지려나..
o 이동..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이동 하던 중..
뽑아온 몇개의 산행기를 읽으며 오늘 빼먹지 않고 감상해야 할 것들을 메모해둔다.
1. 계수나무 : 상원사 주차장 매점 뒤에 있다 함.
2. 관대걸이 : 세조가 목욕할 때 관대를 걸어놓았다 함.
3. 중대사자암 : 계단식으로 배치된 암자.
4. 적멸보궁 :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곳. 입구에 있다는 용안수도 확인할 것. 비로봉에 올라 십승지지의 명당임을 확인할 것.
5. 비로봉 조망 : 동으로 강릉/동해, 남으로 발왕산/가리왕산, 서로 계방산, 북으로 설악산 대청봉이 보인다는데..
6. 북대 미륵암 : 나옹선사가 수행하던 곳.
7. 두로봉 : 백두대간 줄기를 밟고 그 정기를 느낄 것.
..
오전 10시24분 진부령 IC를 통해 영동고속도로를 빠져나와 6번 국도를 타고 오르다가 446번 지방도를 타고 월정사로 향한다.
오전 10시34분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지나고
오전 10시39분 월정사 매표소에서 단체입장권을 끊은 뒤 통과하니
오전 10시41분 차창 너머로 월정사가 스쳐지나간다.
곧이어 상원사 계곡으로 이어지는 오대천. 꽁꽁 얼은 듯 물 흐름이 보이지 않고, 하얀 눈이 그 위를 뒤덮고 있다.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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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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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사장님이 눈 길 위에 표시된 차바퀴 자국을 가르키며 옆자리 앉은 이쁜앙마에게 물어본다. "앞에 차가 몇대 지나간 것 같어?"
이쁜앙마가 별걸 다 물어본다는 듯 대답한다. "한 세대 지나간 것 같은데요?"
배사장님이 으쓱거리며 일러준다. "앞바퀴 뒷바퀴 모두 자국이 남거든.. 긍께 두 대 밖에 안 지나간겨.."
그 얘기가 끝나고 얼마 안 가서 버스가 멈춰선다.
상원사 주차장이 아직도 800m 남았는데, 차들이 밀려서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는 것이다. 허걱~~
앞서 지나간 차가 두대 밖에 없었을 것이라구여??? 결국, 배사장님 쪽 다 깠다! *^)^*
차에 밀려 하차
겨울 눈산행으로도 유명한 오대산을 찾아 오늘도 많은 산객들이 찾아온 것 같다.
오전 11시06분, 모두 하차하여 배낭을 꾸리고 아이젠을 착용한 뒤, 걸어서 상원사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오전 11시14분,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커다마한 상원사 입석이 산객을 맞이 한다.
상원사 입석
우선 매점을 찾아 그 뒤에 서 있다는 계수나무를 찾아보았으나 어떤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첫 미션 실패! 끙~ -.-;;
오전 11시16분, 입석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단체사진
o 상원사 주차장 → 적멸보궁
11시18분 산행을 시작한다.
선두대장은 나, 중간대장은 산수님, 후미대장은 눈먼산님이 맡았다.
날씨는 적당히 쌀쌀하고, 눈발이 다소 날리지만 산행하기에 별 지장이 없는 정도이다.
산행을 시작하자 마자, 상원사입석 왼편으로 이어지는 산행길 입구에 관대걸이가 보인다.
관대걸이에는 세조임금이 이곳에서 목욕을 할 때 관대를 걸어놓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관대걸이
세조 이야기 한토막..
조선시대 때 세조는 단종을 폐위시키고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보낸다.
결국 단종은 영월에서 승하하게 되는데, 왕위를 거머쥔 세조가 하루는 꿈속에서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를 만나게 된다.
꿈속에 나타난 현덕왕후는 세조의 몸에 침을 뱉으며 단종 폐위를 원망하였고,
그 때부터 세조는 온몸에 '욕창'이라는 피부병이 생겨났다고 한다.
세조는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다가 이곳 오대산까지 오게 되었는데,
상원사 근처의 계곡물이 너무 맑아 의관을 벗어놓고 목욕을 하였다고 한다.
목욕을 하던 중 산속에서 어느 동자가 지나가길래 세조는 그 아이를 불러,
"나의 등을 밀어다오"라고 일러 아이가 등을 밀어주자 피부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이에 세조는 아이에게 이르기를 "너는 어디가서 임금의 옥체를 보았다는 말을 하지 말거라" 하자,
아이가 하는 말이 "임금은 어디가서 문수동자를 친견하였다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
산행길에 들어서니 울창한 전나무 숲이 산객을 맞이한다.
눈쌓인 숲속에 푸르른 기운이 감도니 아늑함과 생동감이 느껴진다.
전나무 숲
어느 커다마한 전나무 한쌍은 맞닿은 가지에 상채기가 깊게 패여 있다.
오랫 동안 서로 기대며 함께 살아온 징표이리라..
전나무 한쌍
오전 11시23분, 상원사에 들어선다.
자장율사가 개산한 뒤, 신문왕의 두 아들 보천과 효명이 오대산에 들어와 수도를 하였고,
훗날 효명태자가 성덕왕이 되어 상원사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705년)
상원사
간단히 경내를 살펴본 뒤 중대 사자암으로 가는 길을 찾는다.
상원사에서 왼편으로 이어지는 길을 조금 걷다보니 화장실 건물 맞은 편에 산속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있다.
그곳에서 계속해서 포장도로를 따라 직진을 하여도 중대사자암으로 갈 수 있으나
가급적 산길을 걷기 위해 계단을 타고 올라 중대사자암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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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사자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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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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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가량 오르니 길이 완만해지고, 비탈진 사면을 지나간다.
보조를 맞추기 위해 뒤를 돌아보니 회원들이 열심히 뒤쫓아오고 있다.
뒤쫓는 회원들
이윽고 비탈진 사면이 끝날 즈음 임도를 통해 오르는 길과 다시 만난다.
그 너머로 중대 사자암 건물이 나뭇가지 사이로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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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사자암 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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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사자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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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42분, 중대사자암에 당도한다.
특이하게도 암자가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다포식 지붕과 단청의 멋이 한껏 더 살아나는 것 같다.
암자 아래에서 올려 찍어보고..
중대 사자암
위에 올라가서 내려 찍어본다.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은 암자 옆 매표소 같은 건물 오른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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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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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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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을 타고 올라 전나무가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간다.
전나무 숲길
10분 가량 걸어가니 두어 명의 보살님이 눈길을 걸어내려오고 있다. 적멸보궁에서 예불을 드리고 오는 모양이다.
번뇌를 벗은 듯한 여유로운 발걸음과 온화한 얼굴이 내 마음 한가득 담긴다.
보살님
오전, 11시56분 적멸보궁 입구에 당도한다.
마침 정초기도 기간인 듯 입구에 커다마한 현수막이 걸려있고, 옆에는 오대서약과 오대광명을 담은 현판이 세워져 있다.
좋은 말들만 쓰여있기에 잠시 읽어보곤 마음을 다스려보며 적멸보궁으로 향한다.
오대서약(五臺誓約)
1. 다른 생명을 아끼면서 함께 살아갑시다.
2. 남의 것 욕심 내지 말고 자기 살림을 아낍시다.
3. 맑은 몸과 정신으로 바른 행동을 합시다.
4. 남을 존중하며 말씀을 아낍시다.
5. 밝은 생활을 하며 좋지 못한 것을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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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광명(五臺光明)
1.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2. 몸이 맑아집니다.
3. 생각이 밝아집니다.
4.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5. 부처님의 가피로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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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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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광명 & 오대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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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타고 오르니 이내 사진으로 보았던 적멸보궁의 낡은 처마가 보이기 시작한다.
적멸보궁 처마
이윽고 도착한 적멸보궁(寂滅寶宮)..
자장율사께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가져와 모셔두었다는 곳으로서
낮은 한단의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단층인 팔작지붕의 겹처마 집이다.
규모가 작은 것은 이미 산행기에서 읽었던 바 실망스러울 것도 없지만, 산객들이 워낙 붐비고 있어
생(生)과 멸(滅)이 없어진 경계, 즉 열반의 자리를 뜻하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의 기운을 쉽게 느낄 수가 없다. 한적할 때 다시 와야지..
적멸보궁
적멸보궁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나서 둘러보니 마당에 있는 자그마한 건물에서 떡을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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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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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드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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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허기가 돌 때 즈음이 되어서 그런지 우우 몰려들어 하나씩 집어먹는다.
근디, 넘들은 하나 내지 두개를 집어드는데 우리의 회장님은 몇 개를 집고 계시는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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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집는 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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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집는 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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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적멸보궁 → 비로봉
오후 12시03분, 적멸보궁에서 내려와 다시 비로봉을 향하여 전진한다.
비탈진 길을 지나 공원 지킴터 건물을 통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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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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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지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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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편안해지고 세가 성성한 노목들로 우거진 숲이 다시 시작된다.
울창한 나무 숲
쓰러진 고목도 생명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고..
쓰러진 나무
어느 나무는 험난한 삶이지만 굳세게 살아가고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고..
어느 나무는 죽어서도 가지를 하늘로 치켜들어 자신의 꼿꼿했던 삶을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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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하게 살고 있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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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하게 살았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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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배낭에 붙은 태그를 보니 산수산악회이다.
우리 회원들은 열심히 뒤쫓아오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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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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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쫓는 우리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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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모퉁이에서 만난 세가 성성한 주목나무..
푸르른 가지에 흰눈이 살짝 덮고 있으니 운치가 더욱 살아나는 듯 싶다.
눈 쌓인 주목나무
높은 곳에 오를수록 가지가 휘휘 늘어진 노목들이 눈에 많이 띈다.
휘휘 늘어진 가지들..
어느 고목들은 속이 텅 빈채 살아가고 있고..
드센 바람에 꺽이고 휘어졌어도 그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오래토록 살아온 모습들이 존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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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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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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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48분, 비로봉 정상(1,563m)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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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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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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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객으로 붐비는 정상석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 선두일행 기념촬영을 한다.
비로봉 정상 (필자: 뒤 우측)
기념촬영을 마치고 전망 조망..
남동쪽으로 동대산과, 황병산, 노인봉이 관측된다.
동대산, 황병산, 노인봉
옆에 세워진 비로봉 조감도와 Google 지도를 참조하여 전방에 펼쳐진 봉우리 이름들을 쪼아 맞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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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 조감도 [클릭☞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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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지도 [클릭☞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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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백두대간 줄기를 이루는 두로봉, 동대산, 노인봉, 황병산이 확인되고..
비로봉 조망 - 백두대간
또한 확인하고 싶었던 적멸보궁 위치를 찾아보니
오대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을 등에 진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고
좌로는 두로봉으로부터 시작되는 백두대간 마루금, 우로는 효령봉으로부터 시작되는 계방산 능선을 거느리고 있다.
과연 십승지지라고도 일컬어지는 천하의 명당이다.
십승지지 적멸보궁
적멸보궁
o 비로봉 → 상왕봉
비로봉 정상에 바람이 드세게 몰아치고 있어
진득하게 조망을 하지 못하고 5분 가량 머물다가 상왕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오후 12시54분)
상왕봉 가는 길..
야트막한 오르막을 넘어서니..
등로 북사면 쪽에 나란히 나란히 서 있는 주목나무 고사목들이 눈길을 끌기 시작한다.
죽어서도.. 살아있었던 오랜 세월만치 버티고 서 있는다는 그네들의 기상이 늠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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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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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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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01분 첫번째 헬기장에 도착한다.
당초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려 하였으나, 눈보라가 드세게 부는 개활지라서 더욱 전진하여 적당한 곳을 찾기로 하고
눈먼산 후미대장에게는 비교적 춥지 않은 비로봉 정상 아래에서 식사를 하고 오라고 무전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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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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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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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가량 더 전진하여 두번째 헬기장에 도착할 즈음 눈보라가 멈추고 하늘도 파랗게 개이기 시작한다.
헬기장 2
잘 되었다 싶어 헬기장 남쪽 기슭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그렇지만 1,000m가 훌쩍 넘는 고산지여서 기온이 꽤 낮은 모양이다.
앉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다보니 손이 시렵고 몸에도 한기가 오르기 시작하기에 후닥닥 먹어치우고 일어난다.
식사후 되돌아보는 비로봉..
가만히 바라보니 비로봉 정상석이 있는 곳이 그 뒷편 고지보다 낮다.
어느 산행기에선가 '오대산 최고봉은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15m 떨어져있다.'라고 하더니만..
헬기장 2에서 뒤돌아 보는 비로봉
오후 1시23분, 식사를 일찍 마친 안개꽃님, 보라향기님과 함께 상왕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오르막을 하나 넘어서니 주목 군락지가 시작된다.
주목 1
커다마한 주목이 연이어 나타나는데..
가만보니 주목 나무 아래야 말로 바람도 불지 않고 자리도 아늑하여 식사하기 딱 알맞은 곳이다. 여기서 식사할 걸..
주목 2
오후 1시30분, 이정표가 상왕봉이 1.3km 남았음을 알려준다.
조금 더 전진하니 이젠 기묘한 나무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두개의 나무가 서로 포개 듯 겹쳐서 누운 나무. 왕관처럼 펼쳐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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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 붙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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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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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부리 영감처럼 혹을 덕지덕지 달고 있는 나무. 굵다란 나뭇가지를 몸부림 치듯 휘돌리고 있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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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부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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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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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나무벤치 처럼 누워있는 나무는 쓰러진 채 가지를 하늘로 뻗져 올리고 있다.
이 숲엔 유난히 많은 고목들이 갖가지의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벤치 나무
언제부턴가 숲 속엔 눈발이 드세게 날리기 시작하더니만..
드세게 몰아 내리는 눈발..
어느 순간 눈이 그치고 하늘이 파랗고 맑게 변한다.
하늘이 맑아지고
오후 1시56분, 상왕봉 정상에 올라선다.
상왕봉
상왕봉 - 청려장
상왕봉 정상에서..
되돌아 보는 서쪽 하늘 아래에 계방산 능선이 모습을 드러내고
되돌아 보는 비로봉, 계방산
북쪽에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설악산을 향하여 뻗어 올라간다.
북쪽 - 백두대간 줄기
동남쪽엔 오대산의 한자락인 노인봉과 동대산이 한층 가깝게 조망되지만..
동남쪽 - 노인봉, 동대산
동쪽엔 두로봉과 두로령이 생각보다 먼곳에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당초 마음 먹은대로라면 두로봉까지 가려 했지만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어
슬그머니 오늘 저곳을 밟고 올 수 있을런지가 미심쩍어진다.
동쪽 - 두로봉, 두로령
o 상왕봉 → 두로령
오후 2시02분, 상왕봉에서 두로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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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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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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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안부를 지날 즈음 구멍이 뻥~ 뚫린 나무를 만난다.
마치 나의 텅빈 가슴과 같다며 그 구멍을 가르키니 일행들이 바라보며 피시식 웃는다.
텅빈 가슴
오후 2시15분, 두로령 갈림길에 당도한다.
직진하면 두로령을 지나 두로봉으로 가는 길, 우측으로 빠지면 북대미륵암을 거쳐 상원사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두로봉을 갔다 오려면 왕복 5.4km를 더 걸어야 하는데, 시간을 따져보니 다소 무리라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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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령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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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령 갈림길 이정표 - 두로봉 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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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련이 남아 국사봉님과 소리샘님은 나를 따라서 가는데까지 가기로 하고..
회장님과 산수대장을 비롯한 나머지 일행들은 그곳에서 북대 미륵암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북대 미륵암으로 하산하는 팀
두로봉을 향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쉬지 않고 힘차게 채고 올라 5분만에 1,460m봉 정상에 당도하니
국사봉님이 이제야 땀 좀 난나고 하신다. *^^*
1460m봉 - 소리샘님과 국사봉님
그러나 이후부터 눈 쌓인 등로가 장난이 아니다.
어느 곳은 푹푹 빠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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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빠지는 눈길 - 국사봉님, 소리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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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빠지는 눈길 - 국사봉님, 소리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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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은 러셀이 엉뚱한 곳으로 되어 있어 휘둘러 돌아오기도 하고..
휘둘러 돌아온 길..
어느 곳은 급경사 지대라서 너도나도 엉덩방아를 찧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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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 국사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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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덩~ - 소리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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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렇게 어렵사리 전진하다 보니
이미 맘 속에 두로봉까지 가는 것을 포기 한 상태에서 두로령에 당도한다. (오후 2시40분)
국사봉님 왈.. "강원도 땅에서는 사람 발자국 없는 곳은 감히 가지 말라고 했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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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령 - 북쪽, 두로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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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령 - 남쪽, 북대 미륵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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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두로령 → 상원사 주차장
오후 2시40분, 두로령에서 임도를 따라 하산한다.
길가에 나란히 세워진 사스레나무 껍질이 특이하게도 노란빛을 띄고 있다.
노란색 사스레나무
산 기슭의 커다마한 나무는 하늘을 향하여 알 수 없는 수신호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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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나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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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나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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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임도를 따라 15분 가량 내려가니 북대미륵암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얀 산 기슭에 크고 성성한 노송들..
산 중을 뒤덮은 세세한 관목가지들..
그 산자락 아래에 걸터 앉은 자그마한 암자..
그 뜰앞에 심어진 작지만 기세좋은 전나무들..
마치 하얀 화선지에 그려놓은 한폭의 동양화 같이 아름답다.
북대 미륵암
북대 미륵암과 나옹스님에 얽힌 전설..
옛날 나옹스님이 북대에서 수도하며 매일 월정사에 내려가 비지를 얻어다 부처에게 공양했다.
어느 날 공양하기 위해 월정사에서 비지를 얻어 눈길을 조심조심 가는데
갑자기 소나무 가지 위에 쌓였던 눈이 스님의 머리 위로 떨어져 손에 들고 있던 비지를 쏟고 말았다.
그 사실을 알게된 산신령이 큰스님도 몰라보고 부처님께 죄를 지은 소나무를 멀리 떠나보내고,
대신 아홉 그루의 전나무를 산의 주인으로 삼아 오대산을 번창하게 했다고 한다.
그후 오대산에는 전나무가 무성해졌다고 한다. (출처: www.myfri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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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미륵암 [출처: 머니투데이, 2007.10.20, 박종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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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 미륵암 석가모니 고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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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곳엔 전나무가 유난히 울창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그랬었군..
천년전 나옹스님의 고행을 잠시 떠올리며 잠시 하늘과 산과 암자를 훑어보곤 발길을 돌린다.
..
조금 더 내려가니 북대 미륵암 이정표가 나타나고, 곧이어 오른편으로 산길이 나타난다.
앞서 지나간 후미대장 눈먼산님에게 무전을 날려 물어보니 산길로 내려가는 것이 더 빠르다 하기에
임도길을 버리고 산길로 들어선다. (오후 3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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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미륵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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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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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산길을 따라 10여분 내려가니
대가알, 무대뽀, 청명동이님 등등 후미 일행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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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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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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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들을 앞질러 내려가니 다시 임도가 나오고, 그곳에 후미대장인 눈먼산님을 만난다. 수고하십니다!
후미 대장 - 눈먼산님
편안한 임도를 따라 10여분 가량 부지런히 내려가니, 상원사 주차장이 시야에 들어오고..
오후 3시26분,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상원사 주차장
☆ 지나온 길
총 산행거리는 11.8km, 산행시간은 4시간 08분 소요되었다.
산행 개념도
☆ 뒷풀이
오후 4시 모든 회원들이 밋쓸버스에 복귀한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김치찌게와 쇠주로 뒷풀이를 한다. 그외에도..
우리 테이블은 뒷주머니를 털어준 국사봉님 덕에 동동주 한 대접씩 더 먹을 수 있었다. 감사!
☆ 쫑
북대 미륵암에서 수도를 하셨다는 나옹스님(懶翁, 1320~1376)
그분의 시를 옮겨적으며 나직히 읊어본다. 청산(靑山)은 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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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 - "청산은 나를 보고.." [출처: 다음블로그 "지성의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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