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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담양 추월산 (2007.11.17)

by 청려장 2007. 11. 19.
"산행기 - 추월산(731m)"

추월산에서 조망하는 담양호

o 일시: 2007.11.17(土) 10:03 ~ 14:22 (총 4시간 19분) o 날씨: 맑음 1.2℃ ~ 11.6℃ (전남 담양) o 코스: 주차장→보리암 상봉→추월산→수리봉→복리암마을→주차장 o 거리: 7.5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9명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10:03~11:16 주차장→보리암 상봉 1.5km 1:13' 48'40"/km
10:03  주차장
10:05  등산안내도 [기념촬영 3분]
10:25  동굴, 보제암 중창공덕비
10:48~10:58  보리암3거리↔보리암
11:16  보리암 상봉(692m) [대기 5분]
11:21~11:56 보리암 상봉→추월산 정상 1.2km 0:32' 26'40"/km
11:21  보리암 상봉
11:37  이정표 - 헬기장
11:41  이정표 - 추월산 0.5km
11:50  추월산 분기점
11:53  추월산 정상(731m)
11:53~12:38 중식 (추월산 정상 맞은편 공터) - 0:45' -
12:38~13:09 추월산 공터→수리봉 1.5km 0:31' 20'40"/km
12:38  추월산 공터
12:57  전망대
13:09  수리봉(726m)
13:09~14:05 수리봉 정상→복리암 마을 1.8km 0:56' 31'06"/km
13:09  수리봉 정상(726m)
13:15  갈림길
13:43  소나무 숲
13:51  대나무 숲 탈출
14:05  은행나무 앞(복리망 마을 입구)
14:05~14:22 복리암 마을→주차장 1.5km 0:17' 11'20"/km
14:05  복리암 마을입구
14:13  월계리 은송회관
14:22  추월산 입구 주차장
종 합 7.5km 4:19' 34'32"/km (1.73km)
※ 총 거리에 보리암 왕복 거리(200m) 포함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가을 산불방지 기간이기 때문에 백두대간 대신 추월산으로 대체 산행을 한다. 추월산(秋月山)은.. 가을이 되면 숲이 온통 붉은 색을 띄고 산 정상에 올라가면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단장한 산과 호수가 어우러지며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담양호와 주변경치가 일대장관을 이루는 가을의 산이라 한다. 산 이름도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이면 산봉우리가 보름달에 맞닿을 정도로 높게 보인다'하여 그렇게 지어진 것이라 한다. 송강 정철의 스승인 면앙정 송순이 41세 때 벼슬을 그만 두고 고향 담양의 제월봉 아래에 면앙정을 짓고 문인들과 어울리며 면앙정가를 지었는데 그 중 추월산의 모습을 노래한 가사(歌辭)를 옮겨 적어본다.
추월산(秋月山)

- 송순, 면앙정가 중에서..

너븐 길 밧기오 긴 하날 아래
두르고 꼬잔 거슨
뫼힌가 屛風인가 그림가 아닌가.
노픈 닷 나즌 닷 근난 닷 닛난 닷,
숨거니 뵈거니 가거니 머믈거니,
어즈러온 가온데 일홈 난 양하야
하날도 젓티 아녀
웃독이 셧난 거시
秋月山 머리 짓고,
龍龜山, 鳳旋山, 佛臺山,
魚登山, 湧珍山, 錦城山이
虛空에 버러거든,
遠近蒼崖의 머믄 것도
하도 할샤.
넓은 길 밖이요, 긴 하늘 아래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
높은 듯 낮은 듯 끊어지는 듯 이어지는 듯,
숨거니 보이거니 가거니 머물거니,
어지러운 가운데 유명한 체 뽐내며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고
우뚝이 서 있는 여러 산봉우리 가운데
추월산이 머리를 이루고
용구산, 몽선산, 불대산,
어등산, 용진산, 금성산이
허공에 늘어서 있거든,
멀리 가까이에 있는 푸른 절벽에 머문 것도
많기도 하구나.

o 이동.. 아침 7시00분, 평송 앞에서 탑승하여 아침 7시20분, 대전 IC를 통과하여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후 호남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아침 8시00분, 여산휴게소에서 20분간 휴식.. 아침 9시08분, 백양사 IC를 빠져나와 1번국도를 타고 장성호를 옆에 끼고 백양사방향으로 향하다가 아침 9시17분, 15번 국도에 진입하여 담양으로 향하다가 아침 9시36분, 담양 인근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29번 국도를 따라 추월산 방향으로 향한다. 조금 더 전진하다가, 배사장님이 전방에 보이는 산이 추월산이라고 일러주기에 내가 어느 산행기에서 읽었던 것을 되새기며 "추월산을 멀리서 보면 스님이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는 모양이라던데 함 찾아보세요." 하니 앞 자리에서 곧이어 탄성이 쏟아진다. "어~ 정말이야.." 얼른 카메라를 챙겨들고 운전석쪽으로 달려가보니 과연, 전방의 산능선에서 두손을 모으고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는 스님의 얼굴이 쉬이 찾아진다. 그래서 추월산의 옛 이름이 와불산(臥佛山)이었다고 하던데.. 그럴 듯 하다.

추월산의 옛 이름은 와불산(臥佛山)..

o 추월산 입구 주차장 → 보리암 아침 9시48분, 추월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여, 간단히 스트레칭을 마친 후 아침 10시03분, 추월산을 향하여 산행을 개시한다. 내가 선두대장을 맡았고, 선암님이 중간대장, 눈먼산님이 후미대장을 맡았다. 일기예보로는 한 겨울 같이 추운 날이라고 하였지만 그다지 혹한은 아니고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쌀쌀한 날이기에 윈드자켓을 벗고 반팔티+긴팔티 차림으로 산행을 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보리암으로 향하는 길.. 한 덩어리의 커다마한 바위같은 기괴한 모습의 보리암 상봉이 푸른 하늘 아래에 자리잡고서 산객을 맞이하고 있다.

출발

얼마 가지 않아 소나무가 빼곡히 드리워진 삼거리가 나오고..

삼거리

삼거리 옆 등산안내 표지판 앞에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

단체사진

삼거리 오른편에는 순절비가 세워져 있다. 비문에 김응회 선생의 모부인(母夫人, 어머니) 창녕성씨(昌寧 成氏) 순절비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니 임진왜란 때 왜장의 겁탈을 피해 보리암 앞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진 네 여인 중 한 분인 듯 싶다.

순절비

사진 촬영을 마치고 아침 10시08분, 다시 산행을 속계한다. 숲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돌탑이 세워진 삼거리가 나오고, 자그마한 이정표가 보리암 정상으로 가는 길이 왼편임을 알려주고 있다.

갈림길

왼편 길로 들어서니 낙엽이 수북히 쌓인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대전갈매기가 앞장 서서 오르기에 오늘은 또 무슨 맘을 먹고 선두에 붙느냐고 하니 과메기를 싸왔는데 일찌감치 올라가서 여유있게 먹고 싶어서 그런다고 한다. 좋은 생각이구먼.. *^^*

낙엽을 밟고 오르는 길..

10시25분, 동굴 앞에 당도한다. 텅 비어 있는 동굴 옆에는 보리암중창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보리암은 아직 더 올라가야 할 터인데 공덕비가 왜 이곳에 세워졌는지 모르겠고.. 암튼, 보리암의 중창이 이 동굴하고 관계가 있는가보다.

보리암 중창공덕비와 동굴

그 즈음부터 암릉지대가 시작되고, 철계단이 나온다.

철계단

철계단을 넘으면 사자바위와 신선대가 있다고 하기에 주변을 둘러보는데 사자형태의 바위를 찾을 길이 없고 대신 제법 그럴싸하게 운치 있는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신선대인가?

신선대?

그 앞에 서서 뒤돌아 보니 산 기슭 사이 사이로 푸른 물을 가득 담은 담양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담양호는 전국에서 제일 깨끗한 물을 담고 있는 호수임을 자랑하고 있는데 76년9월에 완공되어 담양 평야와 장성군 진원면/남면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 용수원으로 이용되고 그 주위에 추월산 관광단지와 가마골생태공원, 금성산성 등이 있어 담양 제1의 관광지라고 한다.

담양호 [사진클릭☞확대]

다시 암벽을 타고 5분 가량 오르니, 왼편 산 중턱에 암자가 보인다. 보리암이리라..

보리암

곧이어 보리암 3거리에 당도한다. (10시48분) 보리암은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100m가면 나온다고 하고, 보리암 상봉은 직진하여 올라가야 한다. 추월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인 보리암을 찾아 왼편 길로 들어선다.

보리암 3거리

조그마한 오솔길을 걷다보니 길가에 세개의 비석이 세워져있다. 이 비석은.. 임진왜란 때 의병대장 김덕령의 부인 홍양 이씨가 겁탈하려는 왜적을 만나자 크게 꾸짖고 암자 앞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니, 그와 함께 있던 창녕 성씨, 제주 양시, 광산 김씨 등 세 부인도 함께 몸을 던져 순절하였는데,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 한다. 산 입구에서 만난 커다란 순절비는 이들 부인 중 창녕성씨의 후손들이 별도로 세워놓은 것이라 한다.

순절비

10시50분, 보리암 입구에 있는 약수를 한잔 마신 뒤 암자 안으로 들어선다.

보리암 입구

암자 대웅전으로 돌아드니 다소 퇴색한 암자 단청이 고풍스런 맛을 느끼게 하여준다.

보리암 단청

보리암에 대한 전설을 옮겨보면..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지리산 천왕봉에서 나무로 깍은 매 세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마리는 장성 백양사 터에, 또 한마리는 순천 송광서 터에, 그리고 다른 한마리가 바로 여기 보리암터에 내려 앉았다고 한다. 이에 보조국사는 매가 불좌복전(佛座復田)으로 점지해준 이 자리에 견성성불(見性成佛) 구경(九境)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수도장(修道場)으로서 보리암을 세웠다고 한다.

보리암 앞 - 소리샘님, 대전갈매기님, 나그네02님

대웅전 마당에 있는 석등 옆에는 녹슨 쇠솥 하나가 놓여 있다. 어느 산행기에서 읽은 전설을 옮기면.. 순창의 불심 깊은 기생이 이 보리암에 솥을 시주하고 싶어 지름 1.2m 깊이 0.7m의 솥을 만들어 산 아래까지 운반하여 왔지만 해발 600m 위에 있는 보리암까지 도저히 운반할 수가 없어 낙심하며 밤새 걱정 걱정하다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암자에 가보니 신기하게도 쇠솥이 보리암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불력이 빚은 이적이라나? 그 쇠솥을 유심히 들여다보다 솥 한 가운데 뚫려있는 구멍을 발견한다. 이게 뭘꼬? 소리샘님은 너무 많이 써서 구멍이 난 것 같다 하고, 나그네02님은 물을 정류하는 데 쓰인 것 같다고 하고.. (나중에 집에 와서 율리아에게 보여주니, 솥을 오래쓰면 저렇게 구멍이 난다고 하네?)

구멍 뚫린 쇠솥

대나무 울타리 너머로 아찔하게 내려다 보이는 담양호를 감상한 뒤.. 속속 들이닥치는 대한토님들과 손인사를 나누며 암자를 빠져 나온다.

암자에서 내려다 보이는 담양호

o 보리암 → 보리암 상봉 10시58분, 다시 보리암 3거리에 되돌아 나온 뒤 보리암 방향과 상봉 방향 각각에 대해 깔아놓은 표식지가 혼돈스럽지 않도록 방향을 명확하게 정렬한 뒤 상봉 방향으로 향한다.

보리암 3거리 - 표식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발치 아래로 방금 갔다 온 보리암이 시야에 들어온다. 깍아지른 절벽 위의 보리암, 그 아래 산 기슭을 에워싸고 있는 담양호.. 산과 암자와 호수가 어우러진 저 모습이 이곳 추월산 풍광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보리암과 담양호

조금 더 올라가 북쪽을 바라보니.. 앞으로 가야하는 추월산 능선이 나래비를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추월산 능선

남쪽으로는 다시 모습을 보여주는 담양호..

월계리와 담양호 (2컷 합성)

호수 너머로는.. 산성산의 금성산성이 어렴풋 보이고, 그 왼편 뒷쪽으로는 강천산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담양호, 산성산, 강천산

이어지는 바위지대.. 로프를 잡고 올라서서 전망 좋은 곳에서 다시 뒤돌아 보니

바위지대

산행 들머리인 주차장과 산행 날머리인 복리암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차장, 월계리, 복리암

이제 다소 완만해진 암릉을 타고 올라

다소 완만해진 암릉..

오전 11시15분, 상봉 정상(691m)을 밟는다. 지나는 산객에게 부탁하여, 뒤이어 올라온 나그네02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상봉 정상(691.9m) - 나그네02님과 나

상봉 정상은 조망이 좋지 않기에 이후 올라오는 선두그룹은 맞은 편에 있는 커다마한 바위에 앉도록 하여 증명사진을 찍어드린다.

상봉 바위 - 회장님

바위 너머 왼편에 보이는 제방은 담양댐인 듯 싶고 오른편 너른 평지는 담양군 금성면 일대인 듯 싶다. o 보리암 상봉 → 추월산 정상 보리암 상봉에서 5분 가량 머물다가 오전 11시21분, 북쪽 추월산 능선을 바라보며 산행을 속계한다.

추월산 능선, 수리봉

억새 길을 지나고..

억새 길..

조릿대(산죽) 길을 지나고..

조릿대 길

헬기장을 두어번 지나.. 무명봉도 두어 차례 지나니..

무명봉 넘는 길..

신의 계시가 내리는 듯 희뿌연한 빛 줄기들이 왼편 산 아래 너른 들판으로 내려 꽂고 있다. 지도를 보며 짚어보니 담양 월산면 일대인 듯 싶다.

담양 월산면 방향

곧이어 추월산 분기점에 당도한다.

추월산 정상 3거리

추월산 정상은 우리가 진행할 수리봉 방향의 등산로에 있지 않고 분기점에서 호남정맥 길인 밀재쪽으로 50m 가량 물러서 있다. 일단 추월산 정상을 찍고 온 뒤, 반대편에 있는 공터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왼편 길로 조금 들어가보니 추월산 정상이 나타난다. (오전 11시53분) 기념촬영..

추월산 정상(731m) - 필자

기념촬영 뒤, 정상 뒤편 으슥한 곳에서 국사봉님과 함께 영역표시(?)를 진~하게 하고 돌아나와 분기점 뒤편 공터로 가서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식사터를 잡는다. o 중식 (추월산 공터) 점심 식사.. 미식가 산그리메님으로부터 맛 좋은 음식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데 처음 뵙는 산과들님이 자신이 맛 본 일품 요리와 그 음식점을 줄줄이 알려주신다. 산과들님도 산그리메님 못지 않은 미식가인 듯 싶다. 그러던 중 나타난 대전갈매기.. 즉석에서 껍질을 깐 과메기를 엮어들고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대한토님들에게 나눠준다. 산정에서 먹는 과메기 맛 또한 일품이다. o 추월산 정상 → 수리봉 정상 오후 12시38분, 산행을 재개한다. 이정표가 월계리(4등산로)를 가르키는 방향으로 전진한다.

중식 후 출발 - 월계리 방향

오른편 산 아래에는 하산 날머리인 복리암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앞으로는 담양과 순창을 잇는 29번 국도가 산과 산 사이를 헤짚으며 뻗어 올라가고 있다.

복리암 마을

소나무 한 그루가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는 전망대를 넘어선 뒤..

소나무

문득 되돌아보니 방금 넘어온 절벽 너머로 담양호가 다시 시야에 들어온다.

암벽과 담양호

전방에는 수리봉(726m)이 수리바위를 앞 세우고 산하를 굽어보고 있다.

수리봉과 수리바위

잠시 안부에 내려선 뒤 다시 오르막을 채고 오른다. 점점 산길이 가파라지면서 암릉도 더욱 거칠어진더니만 정상 부근은 깍아지른 암반 투성이다. 별도로 설치된 로프나 가드레일이 없어 두 손으로 바위 난간을 짚어가며 올라간다.

수리봉 오르는 암벽

그렇게 올라선 절벽 위에서 되돌아보니 지나온 보리암 상봉으로부터 시작되는 추월산 능선이 제법 웅장하게 굽이쳐 달려오고 있다.

수리봉에서 되돌아 보는 능선

오후 1시07분, 수리봉 정상을 밟은 뒤 뒤이어 올라오는 선두일행들을 모아 기념촬영을 해드린다.

수리봉 정상 - 대전갈매기님

o 수리봉 정상 → 복리암 마을 이제 하산하는 길.. 능선 동쪽으로 수리봉 정상에서 뻗어내려가는 지능선이 보이고 지능선 오른편은 우리가 내려갈 복리암 마을이고 지능선 왼편은 좀 더 전진하여 무능기재에서 하산하면 만나는 견양동이다. 견양제 너머 큰 길이 부리기고개인 듯 싶다.

복리암 마을과 견양제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다 보니..

급경사 내리막 길

능선 오른편으로 갈라지는 샛길이 나온다. 별도 이정표가 없기에.. 배테랑 산꾼인 술푼눈 고문님으로부터 이 길이 복리암 가는 방향이 맞음을 확인한 뒤, 표식지를 깔아놓고 하산한다. 산허리를 돌아가서 지능선 길에 들어서니 다시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지고.. 낙엽이 짙게 깔려있는 급경사를 20분 가량 조심조심 내려가니 평탄한 산책로가 시작된다. 토종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송림을 지나고..

소나무 숲

여유롭게 곱게 물든 나뭇잎을 감상하며 전진한다. 푸르른 계절은 지나간지 오래되었고, 이제 가을 마저도 떠나가는 것이 아쉬운 듯 쇠락하고 퇴색한 잎파리가 안타깝게 떨고 있다.

단풍

지능선이 끝나는 지점 즈음 오른편으로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된다. 잘 닦여지지 않은 절개지를 미끄럼을 타듯 내려오니 대나무 숲이 나오고 대숲을 벗어나니 세멘트 포장도로가 마을로 이어진다. 이제 숲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숲으로부터 탈출..

포장도로 변 어느 돌담 너머엔 벌통이 보이고..

벌통

마을 길을 따라 큰 길이 있는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마을 길을 따라서 큰 길로..

오른 편 산능선을 바라보니 보리암 상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후 2시02분)

보리암 상봉

o 복리암 마을 → 추월산 입구 주차장 당초에는 이곳 마을 앞 29번 도로에서 밋쓸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복귀하기로 하였으나 술푼눈 고문께서 여기서 버스를 기다리느니 걸어서 주차장까지 가자고 한다. 지도를 보니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1.5km 떨어져 있어 20여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다. 고문님의 의견에 따라 중간대장 선암님, 후미대장 눈먼산님, 미쓸버스 배사장님께 무전연락을 취한 뒤, 마을을 떠나간다. 마을을 벗어날 즈음 세가 성성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노란 은행잎을 지천에 깔아놓고 우리를 반겨준다.

은행나무

오후 2시10분, 29번 국도에 들어선다. 빨간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국도변이 아름답다. 아직 가을은 떠나지 않았다.

29번 국도

오후 2시13분, 월계리 마을을 지나 추월산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추월산 입구 - 수정횟집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면을 하고 나오니 술푼눈 고문님을 비롯한 선두일행들이 주차장 한켠 음식점(수정횟집)에 모여있다. 식탁 위에는 막걸리와 도토리묵이 놓여있고.. 고문님이 막걸리를 따라주며 한마디 하신다. "이집 막걸리가 최고여!" ☆ 산행 개념도 총 산행거리는 7.5km, 산행시간은 중식시간을 포함하여 4시간 19분 소요되었다.

산행 개념도

☆ 뒷풀이 막걸리 댓잔을 마시고 있을 즈음 밋쓸버스가 선두그룹을 제외한 모든 대한토님들을 태우고 주자장에 도착한다. 버스에 승차하니 뒷풀이(담양 대국수)를 위해 담양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기왕에 담양까지 갈 거면.. 담양과 순창 사이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을 들렀다가자고 제안하니 배사장님이 시간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다고 하며 일단 국수를 먹은 뒤 생각해보자고 하신다. 일단, 담양천변으로 이동하여 뒷풀이..

담양천

담양 대국수 먹은 곳..

담백한 담양 대국수를 먹으며.. 이쁜앙마에게 메타세콰이어 길 가기로 했냐고 물어보니 자기가 배사장님을 자~~알 구슬러서 가기로 하였다고 한다. 오케~~! 오후 4시08분, 메타세콰이어 길에 도착한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예전엔 차가 지나다니는 국도였는데 지금은 바로 옆에 새로 국도가 뚫리는 관계로 10km 가량 되는 이 길은 차량이 다니지 않는 산책로가 되었고 그러다보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오게 되어 관광명소가 되었으며, 각종 영화촬영에도 활용되고 있다 한다. 자료를 찾아보니.. 2005년엔 건교부에서 선정 발표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이 메타세콰이어길이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메타세콰이어 길

탄성을 내지르는 대한토님을 모아 모아서 단체 기념촬영을 한 뒤 제 각기 풍취를 느끼며 한가로이 산책..

산책 (필자: 파란 재킷, 촬영: 충곡)

☆ 쫑 풍류객 송순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추월산.. 절벽 위에 아찔하게 세워져 일망무제의 담양호를 바라보는 보리암.. 왜장으로부터 정조를 지키기 위해 순절한 네 명의 조선 여인네.. 쇠락해가는 산중의 단풍잎과 아직도 화려한 국도변의 은행나무, 단풍나무.. 가을 색으로 채색된 메타세콰이어 길.. 한가로이 걷던 그 시간.. 추월산은 그러한 조각조각들이 가을 색으로 채색되어 기억될 것이다. 화려한 휴가를 다녀온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