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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전남 고흥 팔영산 (2007.11.10)

by 청려장 2007. 11. 12.
"산행기 - 팔영산"

팔영산  

o 일시: 2007.11.10(土) 11:13 ~ 15:38 (총 4시간 25분) o 날씨: 맑음 6.5℃ ~ 16.8℃ (전남 고흥) o 코스: 능가사→흔들바위→제1봉(유영봉)→제2,3,4,5,6,7봉→제8봉(적취봉)→능가사 o 거리: 8.4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64명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11:13~12:34 능가사→유영봉 4.2km 1:21' 19'17"/km
11:13  능가사
11:19  부도전
11:23  팔영산장
11:50  흔들바위
12:02  이정표-흔들바위0.5km,제1봉0.3km
12:09  흔들바위 (후미 찾으러 다시 내려감)
12:15  이정표-흔들바위0.5km,제1봉0.3km
12:20  암벽지대 우회
12:31  안부 (제1봉과 제2봉 사이)
12:34  제1봉(유영봉, 儒影峰)
12:37  안부 (제1봉과 제2봉 사이)



12:37~13:05 중식 (1봉과 2봉 사이 안부) - 0:28' -
13:05~14:28 제1봉안부→제8봉 3거리 1.5km 1:23' 55'20"/km
13:05  제1봉(유영봉, 儒影峰) 안부
13:15  제2봉(성주봉, 聖主峰)
13:22  제3봉(생황봉, 笙篁峰)
13:31  제4봉(사자봉, 獅子峰)
13:35  제5봉(오로봉, 五老峰)
13:46  제6봉(두류봉, 頭流峰)
14:00  제7봉(칠성봉, 七星峰)
14:24  제8봉(적취봉, 積翠峰)
14:28  제8봉(적취봉) 삼거리

14:28~15:38 제8봉 3거리→능가사 2.7km 1:10' 25'55"/km
14:32  우물
14:55  탑재
15:25  팔영산 산신제단
15:28  팔영산장
15:38  능가사

종 합 8.4km 4:25' 31'32"/km (1.90km)
※ 총 거리에 후미 찾기 위해 흔들바위까지 내려갔다 되돌아온 거리(1km)를 포함시킴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옆지기(율리아)가 대한토 산행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예전엔 나와 함께 산에 종종 다녔지만 최근 몇년 동안 무언가에 매진하느라 산행을 하지 못하였다. 그 무언가는 지난 10월로써 마무리 되었고.. 이제 그 동안의 약속에 따라 나와 함께 산에 다니기로 한다. 그러나,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주 함께 수통골을 한바퀴 돌아본 결과 예전에 남자 못지않게 산을 잘 타던 그 체력 그 대로가 아님을 확인한다. 당연하지.. 도덕봉으로부터 자티고개까지는 그럭저럭 잘 따라왔으나 그 즈음 체력이 고갈되었던지, 금수봉으로부터 시작되는 내리막 길에서 다리가 풀려 헬렐레.. 집으로 돌아와서도 이삼일 동안 근육통으로 고생하더니만, 수요일 즈음 좋아졌다고 한다. 그래도 대한토 산행에 동참할 수 있을런지 의문스러웠는데.. 이번 산행지가 "놀며 쉬며 가도 4시간30분"이라는 안내문을 보더니만 그 정도는 해낼 수 있겠다고 하기에 반신반의 하면서 산행신청을 하였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녀가 가장 질색하는 암능 산행이기 때문에 또 하나의 걱정을 안고서.. ... 팔영산(八影山)은.. 전남 고흥군의 진산으로서, 8개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기암절벽이 즐비하고 남해바다의 다도해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는 명산이라 하는데 설에 따르면 팔봉의 그림자가 한양에까지 드리워져 팔봉이라 불리워졌다고 한다. 꽁도 심하네.. 각 봉우리에는 제 각기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뜻을 살펴보니 그럴 듯 하다.

팔영산 안내판 [사진클릭☞확대]

옆지기와 함께 저 여덟 봉우리를 넘어가며 그 뜻을 음미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o 이동.. 아침 7시, 평송 앞에 도착하니 버스 2대가 대기하고 있다. 산행 참가자가 60명이 넘어서니, 전용버스인 밋쓸버스 외에 한대를 더 대절한 것이다. 내가 탑승한 버스는 원두막에서 정차하지 않고 막바로 대전 IC를 빠져나가 경부고속도로, 대전 남부순환고속도로를 경유하여 호남고속도로 벌곡 휴게소에서 정차하여 원두막에서 나머지 회원들을 태우고 오는 밋쓸버스를 기다린다. 그 사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분들은 휴게소에서 식사.. 밋쓸버스가 도착한 후 좀 더 휴식을 취하다가.. 아침 8시경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을 향하여 출발한 뒤 광주에서 남해고속도로 갈아타고 내려가다가 주암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27번 국도를 타고 조계산 송광사 부근을 지나 보성군 벌교를 통과하고, 계속해서 15번국도를 타고 고흥반도에 진입한다.

고흥반도

고흥반도에 진입하여 30분 가량 남하하니 오른편 차창 너머로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팔영산 원경

이윽고, 아침 11시경 팔영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팔영산 주차장 도착

먼 길을 오다보니 산행시간이 빠듯하여 스트레칭은 생략하고 일단 산행 출발점인 능가사 앞에 집결하기로 하고, 각자 배낭을 꾸린 뒤 능가사로 이동한다.

능가사를 향하여..

능가사 입구

능가사 천왕문

모두 능가사 앞에 도착한 뒤 천왕문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단체사진

o 능가사 → 제1봉(유영봉) 안부 11시13분, 나뭇가지 너머로 한 눈에 들어오는 팔영산 여덟 봉우리를 바라보며..

능가사 앞에서 바라보는 팔영산 여덟 봉우리

등산로 표지판이 가르키는 대로 능가사 왼편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선두대장은 선암님, 중간대장은 차돌이님, 나는 옆지기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후미 대장을 맡았다.

팔영산을 향하여..

옆지기와 함께 맨 후미에 서서 5분 가량 전진하니 너른 공터가 나오고 툭 터진 공간을 너머로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가 한층 더 가까이 모습을 보여준다. 이미 모든 회원들은 지나가고 아무도 없는데, 충곡이 홀로 그 앞에서 서서 대포를 꺼내들고 열심히 조준하고 있다.

팔영산 원경

11시19분, 부도전을 지난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17세기 중후반경의 승려인 추계당(秋溪堂)과 사영당(泗影堂)의 부도(浮屠)라고 하는데.. 추계당 부도는 석종형(石鐘形)인데 반해 사영당 부도는 석종형과 8각원당형의 양식을 벗어난 이형(異型)부도라는 것이 색다른 점이라 한다.

부도전

11시23분, 둥근 지붕의 황토담 건물(팔영산장)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가 왼편은 제1봉(유영봉), 오른편은 제8봉(적취봉)으로 가는 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팔영산장

삼거리에서 왼편 길로 들어서니 완만한 오르막의 숲길이 시작된다. 옆지기가 주변 나뭇가지에 빼곡히 걸려있는 리본이 신기한 듯 중얼거린다. "어머! 리본이 굉장히 많이 걸려있네?"

여유로운 숲길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20분 가량 전진할 즈음, 앞서 가던 상승트랜드님이 급한 상황을 맞은 듯 휴지를 찾더니만 숲속으로 들어간다. 후미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그가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하니 그분의 일행 한분이 자기가 기다렸다가 함께 갈테니 염려 마시라 하며 극구 먼저 가라고 한다. 허긴, 그 자리에 지켜 서 있기엔 모양새도 이상하기에, 두 분을 남겨두고 일단 앞서 나간다. 좀 더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야겠군..

급한 일 때문에 남은 두 사람..

5분 가량 전진하니 흔들바위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정표가 왼쪽은 제1봉, 오른쪽은 제2봉으로 가는 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흔들바위

그곳엔 빗방울님을 포함한 네 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빗방울님과 다른 한분은 힘이 들어서 조금 더 쉬다가 제1봉을 우회해서 가는 오른쪽 길로 가야겠다고 하시고.. 다른 두 분은 후미로 남은 상승트랜드님 일행인지라 그곳에 기다리겠다고 한다. 잠시 그들과 함께 상승트랜드님 일행을 기다려보지만 쉬이 나타나지 않기에 그들에게 조금 더 올라가서 기다리겠다고 하고 옆지기와 함께 왼쪽길로 올라간다. 10분 가량 올라가니 유영봉이 300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오고.. 그곳에 차돌이 대장을 비롯한 중간/후미그룹 일행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이내 출발한다.

이정표 - 흔들바위 0.5km, 유영봉 0.3km

나와 옆지기는 다시 그곳에 남아 후미로 남은 상승트랜드님 일행들을 기다린다. 그러나 5분 가량 기다려도 그네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옆지기는 차돌이 대장을 쫓아 먼저 올라가라 하고, 나 홀로 다시 흔들바위 쪽으로 내려간다. 12시09분, 흔들바위에 다시 내려오니 아무도 없다. 급히 오른편 제2봉으로 향하는 길로 가보니 빗방울님이 그쪽으로 가고 있기에 다른 분들은 어디에 있냐 하니 모두 제2봉쪽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흐미.. 허탈한 맘을 추스리고.. 차돌이 대장에게 무전을 날려 상황을 얘기하고, 제2봉쪽으로 가는 6명의 일행을 챙겨 달라고 한 뒤 다시 아까 올라갔던 제1봉 능선으로 올라가보니, 옆지기가 이정표 옆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 앞서간 일행을 쫓아가보았지만 아무도 없어서 그냥 다시 내려왔다고 한다.

이정표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옆지기

12시20분, 암벽지대가 시작됨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암벽지대 시작

그 곳에 깔린 대한토 표식지는 위험구간을 우회하는 길로 향하고 있고 선두가 11시58분에 통과하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벌써 20여분이나 차이가 나네..

표식지

위험한 암벽지대를 우회하여 간다지만, 워낙 바위 타는 것을 무서워하는 옆지기인지라.. 연이어 길을 막으며 나타나는 크고 작은 바위를 버거워한다. 벌써 이러면 안 되는디..

바위 길 타기 - 옆지기

10분 가량 전진하니 제1봉과 제2봉 사이의 안부가 나온다. 그곳에 대한토님들이 여기저기 모여 앉아 점심식사를 하다가 이제오냐며 반겨준다. 흔들바위에서 옆길로 가로질러 올라온 빗방울님과 상승트랜드님 등 6명도 그 즈음 무사이 그곳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다행.. o 제1봉 유영봉(儒影峰) 유달은 아니지만 공맹의 도 선비레라 유건은 썼지만 선비풍체 당당하여 선비의 그림자 닮아 유영봉 되었노라 옆지기와 나는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일단 유영봉을 찍고 오기로 한다. 안부 왼편 암벽 하나를 타고 오르니 이내 유영봉 정상이다. (12시34분)

유영봉 정상 - 율리아

정상에 서서 북쪽을 바라보니 여기저기 자그마한 산등성이 사이로 논과 밭, 그리고 조그마한 길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우리가 산을 타기 시작한 능가사 방향인 듯 싶다.

능가사 방향

그 오른편으로는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섬과 구불구불 휘어지는 해안선이 내려다보인다. 그 직전 내륙에 잘 닦여진 간척지 부근에 제방이 있는 것을 보니, 그 너머 바다가 순천만 남쪽에 있다는 여자만인 듯 싶다. 선비의 그림자가 저기에 비취이는가 보다..

여자만

동쪽으로는 선녀봉(신선대)이 바다를 목전에 두고 우뚝 솟아 있다. 깍아지른 절벽으로 내닫는 넓다란 산록은 완연한 가을 빛으로 채색되어 있고..

선녀봉(신선대)

앞으로 가야 할 남쪽을 바라보니, 깍아지른 암벽이 웅장하게 솟아있다. 얼마나 멋지냐고 옆지기에게 말을 건네니, 그녀는 이미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다. 어떻게 저길 넘어가느냐 하며.. -.-;;

제2봉 방향

o 점심식사 12시37분, 제1봉(유영봉)에서 안부로 내려와 식사할 장소를 찾고 있으니 충곡 일행이 자신들은 식사를 마쳤다며 자리를 내준다. 옆지기가 꼭두새벽에 일어나 준비해온 수육을 풀어놓으니 충곡이 달려든다. 어~ 맛 있겠네.. 아닌게 아니라.. 차돌이님이 건네준 양주 몇잔과 함께 먹으니 제격이다. 충곡이 수육 값으로 립서비스를 한다. "청려장이 산 잘타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 이렇게 음식 솜씨가 좋으니.." 구랴 그 정도면 수육 값 충분히 한겨~~~ *^^* o 제2봉 성주봉(聖主峰) 성스런 명산주인 산골 지킨 군주봉아 팔봉 지켜주는 부처같은 성인바위 팔영산 주인되신 성주봉이 여기로세 오후 1시05분, 식사를 마친다. 다른 일행들은 이미 모두 떠나고 없어, 옆지기와 나만이 앞서간 사람들을 뒤쫓아 출발한다. 철제 계단을 타고 올라서서 뒤돌아보니..

철계단 길..

지나온 제1봉(유영봉)이 선비의 모습처럼 점잖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되돌아 본 제1봉

그나저나, 앞으로 가야하는 길은 쇠사슬를 타고 오르는 암벽길이다. 옆지기가 부들부들 떨면서 간신히 발을 내딛으며 올라간다. 그나마 바위 중간중간에 철제받침이 있는 것이 다행이다.

쇠사슬과 철제받침

오후 1시15분, 힘겹게 암벽을 타고 올라서니 제2봉 성주봉 정상이다.

제2봉 (성주봉)

이 봉우리가 팔영산의 주인이라는 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그 증표로 삼고 있는 부처같이 생긴 성인바위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내 마음 속에서 부처님을 찾아내라는 뜻이리라... o 제3봉 생황봉(笙篁峰) 열아홉 대나무통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모양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소리 오후 1시22분, 다시 아찔한 절벽을 타고 올라 제3봉 생황봉 정상에 올라 선다.

제3봉 (생황봉)

정상 아래에는 충곡이 전방의 봉우리를 향하여 대포를 겨누고 있다. 이제야 후미 꼬리를 잡은 듯 싶어 더욱 반갑다. 나중에 산행사진방에서 찾은 아래 사진은 그때 우리 부부가 생황봉 정상에서 내려와 그에게로 다가갈 즈음 찍어 준 사진인 듯 싶다.

제3봉에서 하산하는 중.. (촬영: 충곡)

그를 앞 세우고 아찔한 절벽을 내려 선 뒤..

제3봉에서 내려가는 길..

지나온 제3봉을 되돌아 보니.. 길죽 길죽하게 솟아오른 암벽이 과연 생황의 쇠파이프 모양이다. 때 마침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절벽과 앙상한 나뭇가지에 부딪히니 쇠소리가 들리는 듯도 싶다.

되돌아 본 제3봉(생황봉)

o 제4봉 사자봉(獅子峰) 동물의 왕자처럼 사자바위 군림하여 으르렁 소리치면 백수들이 엎드리듯 기묘한 절경속에 사자모양 갖췄구려 오후 1시31분, 비교적 손쉽게 제4봉 (사자봉) 정상에 올라선다. 봉우리가 얼마다 드세면 사자봉일까 싶어 걱정이 되었는데, 싱겁게 올라선 것이다. 봉우리 외양은 지금 당장 밟고 있으니 소상히 가늠 되지 않지만, 정상의 모습이 그다지 험해보이지 않는다. 혹 제4봉이라서 사자봉이라 했나?

제4봉 (사자봉)

그곳에서 충곡이 또 다시 두 컷을 찍어주었다. 땡큐!

사자봉에서.. (촬영: 충곡)

사자봉에서.. (촬영: 충곡)

전방에 우뚝 솟은 봉우리는 제6봉 두류봉이다. 두류봉에 올라서면 천국으로 통한다고 했다던가.. 마치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 처럼 정상을 향하여 지그재그로 놓여 있는 철제계단를 타고 많은 산객들이 올라간다. 대부분이 우리 대한토님들이리라..

제5봉(오른쪽 봉우리), 제6봉(왼쪽 봉우리)

o 제5봉 오로봉(五老峰) 다섯 늙은 신선 별유천지 비인간이 도원이 어디메뇨 무릉이 여기로세 5신선 놀이터가 5로봉 아니더냐 오후 1시35분, 앞서 보다도 더욱 쉽게 제5봉 오로봉(五老峰) 정상에 오른다.

제5봉(오로봉)

다섯 신선이 노닐 던 곳이라는 데 그곳 넓직한 암반에는 충곡이 먹잇감을 궁리하며 대포를 들고 서 있다. 거기선 뭘 찍었누?

충곡..

아마도 그곳에서 한층 가까이 조망되는 제6봉을 오르는 우리 대한토님들을 찍었으리라.. 맞지?

제5봉(오로봉)에서 바라보는 제6봉(두류봉)

제5봉에서 내려와 제6봉을 오르면서, 지나온 제5봉을 되돌아 본다. 제1봉부터 제5봉까지 다섯개의 봉우리가 일렬로 우뚝 우뚝 솟아있다. 아하! 이래서 오로봉이던가?

제1봉으로부터 제5봉까지..

o 제6봉 두류봉(頭流峰) 건곤이 맞닿는 곳 하늘문이 열렸으니 하늘길 어디메뇨 통천문이 여기로다 두류봉 오르면 천국으로 통하노라 오후 1시46분, 제6봉 두류봉 정상에 오른다. 철계단이 까마득하게 이어졌지만 안전장치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어려움 없이 올라섰다.

제6봉 (두류봉)

두류봉(頭流峰).. 어느덧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에 올라섰으니 기분이 짱이로다. 전방엔 앞으로 넘어가야 할 제7봉(칠성봉)이 보이고, 제8봉(적취봉)은 제7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제7봉 왼편으로는 후미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가보지 못할 제9봉(깃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제7봉(오른쪽 봉우리), 제9봉(왼편 봉우리)

제7봉과 남해바다

그런데, 제6봉에서 내려서는 길이 아찔하다. 다시 옆지기가 한 숨소리와 함께 다리를 후둘거리며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조마조마 하게 바라본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이런 코스에서 데뷔전을 치루게 하는 것이 다시금 미안해진다.

제6봉에서 하산..

간신히 내려와 안부를 지나는데, 이정표가 막바로 능가사로 내려가는 길을 가르키고 있다. 옆지기가 그곳으로 그냥 내려간다 할까봐 눈치를 보는데.. 그 이정표를 보았는지 못 보았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제7봉으로 향한다. 휴~~

안부

o 제7봉 칠성봉(七星峰) 북극성 축을삼아 하루도 열두때를 북두칠성 자루돌아 천만년을 한결같이 일곱개 별자리 돌고도는 칠성바위 오후 1시55분, 안부를 지나 제7봉 정상을 향하여 전진한다. 5분 가량 올라가니 커다마한 암벽이 둘러쌓인 공간이 나오고..

암벽

곧이어 통천문이 나온다. 잉? 통천문은 하늘로 향하는 문이 있다는 두류봉에 있어야 하지 않나?

통천문

오후 2시00분, 제7봉 칠성봉에 당도한다.

제7봉(칠성봉)

이곳에 북두칠성을 따라 돌고 돈다는 칠성바위가 있다는데.. 도통 현실감 없는 얘기다. 이 바위가 어떻게 돈다는 얘기지? 이것도 제7봉이라서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싶다. 어쨋거나 제7봉에서 되돌아보니, 하늘과 맞닿았다는 제6봉 두류봉이 오롯이 보이고..

되돌아보는 제6봉(두류봉)

전방에는 제8봉 적취봉(積翠峰)이 웅장한 몸체를 꿈틀거리며 자리잡고 있다. 푸르름이 병풍처럼 첩첩히 쌓여있어 적취봉이라 했던가.. 그건 그럴 듯 하기도 하고..

멀리 바라보이는 제8봉

제7봉(칠성봉)에서 안부로 내려와 칠성봉을 되돌아 본다. 울룩불룩 삐죽삐죽 튀어나온 바위 틈으로 노릇노릇 가을 빛으로 물들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정상 위에는 까악까악 거리며 까마귀들이 노닐고 있는 모습이 제법 운치 있어 보인다.

되돌아 보는 제7봉(칠성봉)

안부를 지나다 수풀 속에서 용담을 만난다. 이 가을에 가장 화려한 색으로 꽃을 피우는 야생화인 듯 싶어, 엎드려 쏴 자세로 정성껏 한 컷 담아낸다.

용담꽃

o 제8봉 적취봉(積翠峰)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첩첩하며 초목의 그림자 푸르름이 겹쳐쌓여 꽃나무 가지엮어 산봉우리 푸르구나 오후 2시12분, 안부를 지나 제8봉 정상을 향하여 전진한다.

제8봉 (적취봉)

옆지기가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듯 떡바위 같이 켜켜이 쌓인 암벽을 쇠사슬에 의지하여 올라간다.

암벽타기..

암벽 정상에 올라서니.. 운무 때문에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남해바다에 희뿌연한 햇살이 내리 꽂히고 있어 나름대로 황홀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남해바다

계속해서 불쑥불쑥 솟아오른 암릉을 타고 제8봉 정상으로 향한다.

제8봉으로 가는 암릉길..

문득 뒤돌아보니 지나온 암릉과 그 너머로 솟아있는 제7봉(칠성봉)이 기세 좋게 보인다.

지나온 암릉과 제7봉(칠성봉)

오후 2시24분, 드디어 제8봉 적취봉(積翠峰)에 당도한다. 이제 심신이 지쳤을 법한 옆지기지만 사진기를 들이대니 V자를 그려보인다. 그랴~ 해낸겨..!

제8봉 (적취봉)

제8봉에서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하산한다.

제8봉에서 하산 하던 중 바라보는 남해바다..

안부에 내려서서 되돌아 보는 제8봉의 암벽에서 각양 군상이 그려진다. 부처님도 보이고.. 도깨비, 마귀도 보이고.. 표범, 공룡도 보이고.. 상상하기 나름이겠지만.. *^^*

지나온 제8봉

o 제8봉(적취봉) 삼거리 → 능가사 오후 2시28분, 제8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

그곳에 놓여 있는 대한토 표식지를 보니.. 선두는 1시58분에 제9봉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하산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빨리도 지나갔군.. 부럽당구리!

대한토 표식지..

제9봉에 대한 미련을 꿀꺽 삼키고, 본격적으로 하산한다. 간간히 숲속에 숨어 있다 나타나는 빨간 단풍, 노란 단풍이 산객을 현혹한다.

빨간 단풍

노란 단풍(황풍이라 해야 하나? ^^)

이제 산길도 평안해진다. 옆지기가 이제 여유를 찾았는지, 이런 길만 있다면 하루종일이라도 걸을 수 있다고 호언한다. *^^*

평안한 숲길..

임도를 몇차례 가로질러 가고.. 오후 2시55분 탑재를 지난다. 이정표를 보니 능가사까지는 1.9km 남았다고 되어 있다.

이정표 - 탑재

숲 속은 온갖 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무지개 색을 헤아려보니 모든 색상이 저 숲속에 숨어 있는 듯 싶다. 빨주노초파남보!

숲의 색깔 1

숲의 색깔 2

오후 3시24분, 팔영산(八靈山) 산신제단에 당도한다. 지금은 그림자 영(影)자를 써서 팔영산(八影山)이라 하는데 제단에는 신령 영(靈)자라고 쓰여 있기에, 처음엔 저것 하나도 틀리게 쓰는가 싶었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옛날에는 팔영산(八靈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다.

팔영산 산신제단

산신제단 앞 억새숲에서 사진 한장 찍고선 내려온다.

억새숲

오후 3시28분, 팔영산장으로 되돌아 온다. 산장 옆 울타리에는 피라칸다 열매가 바글바글 영글어 있다.

피라칸다

그 즈음 산을 되돌아보다가 팔영산 봉우리를 발견한 옆지기가 감격에 겨워 한마디 한다. "내가 저 험한 봉우리를 넘어갔었단 말이야?"

팔영산 원경

길가엔 주홍서나물이 특이한 모양의 꽃을 피워놓고 행인들을 지켜보며 서 있다.

주홍서나물

오후 3시38분, 능가사 뒷마당에 들어섬으로써 산행을 마친다.

능가사 뒷마당

총 산행거리는 7.4km로 추정되고, 산행시간은 4시간25분 소요되었다.

산행 개념도

o 능가사(楞伽寺) 능가사(楞伽寺).. '네모 능(楞)'자와 '절 가(伽)'자를 붙여 놓은 이름.. 네모난 절? 참 특이하다.

능가사 대웅전

유래를 찾아보니.. 능가사는 신라 때인 419년(눌지왕 3)에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보현사였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1644년(인조 22)에 정현대사가 재건하면서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 하여 능가사라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오잉? 그래서 능가사라구?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니 그런 뜻의 능가는 '능가할 능(凌)'에 '멍에 가(駕)'자를 쓰는 것으로 확인된다. 도데체 모야...? .. 능가사 사천왕문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가다가.. 옆지기가 길가에 앉아 각종 곡식과 과일을 팔고 있는 할마씨들에게 관심을 보이더니만 조 한 봇따리를 사들고 간다. "이 만큼이나 되는 데 만원이래.."

능가사 입구..

☆ 뒷풀이 오후 3시51분, 주차장에 돌아가니 모든 회원들이 도착하여 갈 준비를 마치고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크 죄송.. 급히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뒤 승차하니 버스가 출발한다. 오후 5시경, 순천에 있는 한정식집에 들러 꽁보리밥을 푸짐히 비벼 먹은 뒤 오후 6시경, 대전으로 출발한다. ☆ 쫑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 유영봉, 성주봉, 생황봉, 사자봉, 오로봉, 두류봉, 칠성봉, 적취봉을 넘어왔지만 각 이름들이 뜻하는 선비의 그림자, 군주, 다섯 신선, 생황, 사자, 군주, 하늘문, 북두칠성, 물총새의 푸른색 병풍 등이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편으로.. 제4봉은 사자봉, 제5봉은 오로봉, 제7봉은 칠성봉이라 지은 것을 보면 우연이라고 보기엔 좀 거시기 한 그냥 숫자 맞춤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허긴, 사람의 이름도 자신의 복과 운명에 꼭 맞게 지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 까칠하게 따지지 말고.. 그러려니 하며 그러한 모습을 찾으려 노력하고 느끼면 되지 않을까? 우리 마음 속에서 부처님을 찾는 것 처럼.. 그건 그거고, 옆지기 율리아의 데뷔전 완등을 축하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