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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금남호남정맥

산행기 - 금남호남정맥 3구간 (차고개/신광치) (2007.3.3)

by 청려장 2007. 3. 7.
"산행기 - 금남호남정맥 3구간"
o 일시: 2007.3.3(土) 09:15 ~ 17:17 (8시간 20분) o 날씨: 흐림 9.8℃ ~ 17.7℃ o 코스: 차고개→팔공산(1151m)→서구리재→오계재→삿갓봉→시루봉→신광치 o 거리: 20.6km o 참석: 청려장 & 신성봉님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09:15~11:52 차고개→서구리재 6.5km 2:37' 24'09"/km
09:33  합미성
10:08  1013봉 (돌탑)
10:44  팔공산(1151m) [휴식 : 6분]
11:00  1136m봉(헬기장)
11:20  1020봉
11:34  930봉 (적색 플라스틱 지적 경계점, 고목)
11:44  896봉 (헬기장, 초원지대)
11:52  서구리재
11:52~13:49 서구리재→오계재 4.8km 1:23' 17'17"/km (중식시간 제외)
12:09  960봉
12:20  980봉
12:46~13:20  중식 (데미샘 이정표, 벤치 2개) [중식 34분]
13:28  1060봉 (이정표 - 휴양림 2.0km)
13:33  삼거리 (이정표 - 오계치 및 휴양림 1.0km)
13:49  오계재
13:49~16:46 오계재→신광치 7.3km 2:57' 24'14"/km
14:34  삿갓봉(1114m)
14:43  상리삼거리(안부)
14:53  1080봉(전망바위)
15:32  홍두깨재 (솔숲)
15:58  920봉
16:02  시루봉(1110m), 헬기장
16:46  신광치 임도
16:46~17:17 신광치→중리 2.0km 0:31' 15'30"/km
17:17  중리(와룡 2교)
종 합 (중식 포함)
(중식 제외)
20.6km 8:02'
7:28'
23'23"/km (2.56km/hr)
21'44"/km (2.75km/hr)
◎ 등반 메모 ◎
o Intro.. 금남호남정맥은 백두대간인 영취산으로부터 시작하여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이 나누어지는 주화산에서 끝이 나는 정맥인데 총 거리가 63.3km로서 우리나라 13개 정맥 중 가장 짧은 정맥이다. 우리 도솔팀은 금년부터 이 금남호남정맥을 6개구간으로 나누어 종주하기 시작하였는데 1월에는 무령고개에서 시산제를 올린 후 영취산으로부터 밀목재까지 전진하였고 2월에는 밀목재에서 차고개까지 전진하여, 이제 3구간 종주를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종주계획 - 금남호남정맥 전구간
그런데 하필.. 3구간 종주가 계획된 날(3월25일) 해외출장을 가게되었다. 불가피한 사정이다 보니 3구간 종주를 땡겨서 하기로 한다. 함께 출장을 갈 예정인 직장선배 신성봉님이 나의 산행계획을 듣더니 산에도 함께 가자고 하여 동행하기로 한다. 내심 후미의 산행시간을 참조할 수 있을 것 같아 혼쾌히 '오케이!' 하였다.
개념도 - 3구간
3구간은 차고개로부터 시작하여 팔공산, 서구리재, 오계치, 삿갓봉, 시루봉을 넘어 신광치까지 가는데 거리를 따져보니 총 18.6km(금남호남산행기 자료 기준)로서 꽤나 긴 구간이다. 게다가 신광치에 도착한 후에도 임도를 따라 2.0km 가량 내려가 중리 마을까지 내려가야 차길에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만만치 않게 길 듯 싶다. (어느 산악회의 산행기에 따르면, 선두가 6시간15분, 후미가 7시간45분 소요되었다 함.)
지도 - 3구간
o 이동.. 아침 7시 월드컵 경기장 남문주차장에서 신성봉님을 만나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대진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내려간다. 금산휴게소와 덕유산 휴게소를 지나 장수 IC에 진입하여 19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13번 도로로 바꿔타고선 장수읍을 벗어나 9시10분경 차고개에 당도한다. 도중에 13번도로가 헷갈려서 장수읍에서 잠시 지체했었고 차고개에서는 대성고원 표지석을 찾지못해 대성리까지 넘어갔다 되돌아오느라 생각했던 것보다 10여분 늦게 도착하였다.
차고개
o 차고개 → 팔공산 차고개 한켠에 차를 주차한 뒤, 9시15분 산기슭으로 들어선다.
팔공산 들머리.. (차고개)
야트막한 날망을 넘어서니 이내 임도가 나타난다. 봉분 하나를 왼편에 두고 임도를 따라 오르니 산기슭을 일구어 농장을 만드는 듯 많은 쇠파이프가 박혀있는 개간지가 나타난다.
개간지..
리본 방향을 확인한 뒤 개간지 오른편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다. 15분 가량 완만한 산길을 오르다보니 바위가 듬성듬성 나타나는가 싶더니 울창한 나무숲 너머로 성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합미성이리라..
합미성이 보이기 시작..
이윽고 합미성 성곽에 당도한다.
합미성
생각보다는 규모가 커서.. 성곽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5분 가량 걸어가니
합미성 따라 가는 길..
그제서야 성곽 본진인 듯 싶은 가장 높고 온전한 성벽이 나타난다.
합미성..
그 옆에 세워진 안내판에 따르면 이 성은 후백제(892-936) 때 돌로 쌓은 성으로 합미성(合米城)이란 이름은 군량을 보관하였기 때문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원래 300m에 이르는 성이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부분의 성벽은 파괴되었고 일부분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무너진 성곽 위의 고목은 이곳의 오랜 풍상을 알고 있으리라..
합미성의 고목..
날이 푹 하다보니 어느덧 몸에 땀이 흐르고 덥기에 속옷을 벗어 배낭에 꾸려넣은 뒤 다시 출발한다. 합미성에서 10분 가까이 오르니 이정표가 세워진 4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이정표가 가르키는 대로 팔공산 정상 방향인 오른편으로 가면 정맥의 한 봉우리인 1013봉을 우회해서 가게된다. 따라서 정맥 종주를 위해서는 왼편 대성리 방향과 오른편 팔공산 방향 사이의 정면에 나 있는 이정표가 가르키지 않은 산기슭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정표 - 팔공산/대성리/차고개
이후 낙엽이 수북히 깔린 산죽 길을 따라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15분 가량 오르니 커다마한 바위가 나오고 철쭉 군락지를 통과하여 무덤 1기를 지나니 돌탑이 세워진 봉우리가 나타난다. (10시08분) 산행기에서 읽은 바로는 이곳이 1013봉우리인 듯 싶다.
1013봉 정상
1013봉 정상을 너머 팔공산으로 향한다. 10분 가량 내려 가다 보니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오른편의 대성리 방향 길은 1013봉을 우회해서 올라오는 길인 것으로 파악된다.
1013봉을 우회해서 오는 길..
그 삼거리로부터 시작되는 산책로 같은 편안한 길을 따라 팔공산을 향하여 전진한다.
산책로 같은 길..
15분 가량 전진하다가 산허리를 돌아가다 보니 팔공산 정상이 500m 남아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팔공산 직전 사면..
조금 더 올라가니 팔공산 철탑이 눈에 들어오고..
팔공산 철탑..
이윽고 팔공산 중계탑이 있는 고지에 올라서니 서너개의 높다란 중계탑과 함께 철조망 울타리에 둘러쌓인 막사가 눈에 들어온다. 나중에 알고보니 경찰 무선통신대라고 한다. 통신대울타리 옆을 지나..
팔공산 경찰 무선통신대..
10시44분 팔공산 정상을 가르키는 표지석 앞에 당도한다.
팔공산 표지석
팔공산의 동쪽 산기슭에는 6세기경에 창건된 팔성사라는 고찰이 있는데 이 절에 예속된 암자가 8개소가 있고 암자마다 성인이 한분씩 거처하고 있어 팔성사(八聖寺)라는 이름을 갖게되었다고 한다. 팔공산(八公山)이라는 이름도 팔성사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팔공산 표지석
팔공산 표지판
정상에서 잠시 산하를 굽어본다. 산능선이 구름에 휩싸여서 조망이 그리 신통치는 않다. 구름 걷히면 한눈에 들어오는 산줄기가 제법 볼만할 듯 싶은데..
팔공산에서의 조망.. 장수 방면..
o 팔공산 → 서구리재 팔공산 정상에서 5분 가량 머물다가 다시 출발한다. 잘 다져진 조릿대 길을 따라 5분 가량 전진하니 전방에 하늘이 넓게 열린다. 1136봉의 헬기장에 도착한 것이다. (11시00분)
헬기장 (1136봉)
그곳에 서서 구름이 잔뜩 깔려있어 희뿌연한 장수읍을 잠시 내려다 보다가..
조망.. 장수읍..
이정표가 가르키고 있는 서구리재 방향으로 하산한다.
서구리재 방향 이정표..
내리막길을 따라 10분 가량 내려가니 커다마한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능선과 그 능선을 우회하는 길이 나타난다. 우회 길로 가는 신성봉님에게 양해를 구하고선 나는 능선을 타고 오른다. 싸나이는 능선을 타야하는디.. 바위를 타고 능선에 올라서니 이내 사방이 툭 터진 봉우리에 당도한다. 나중에 지도를 보며 따져보니 그곳이 1020봉인 듯 싶다. 1020봉에 서서 사계를 조망한다. 전방에는 서구이치와 오계치를 너머 삿갓봉(1114m)과 선각산(1110m)까지 보이고..
1020봉 전방
오른편으로는 장수군과 단평제가 보이고..
1020봉 오른편 - 장수군, 단평제
왼편으로는 진안군과 화암제가 보인다.
1020봉 왼편 - 진안군, 화암제
그곳 정상에서 만난 일엽초.. 나뭇가지에도 자라고 있고.. 바위에서도 자라고 있다. 이뇨, 지혈에 효능이 있다는 약초라는데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거니와 운치 있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일엽초 - 나무에도 바위에도..
다시 암벽을 타고 내려와 신성봉님과 합류하여 10분 가량 등로를 따라가다가 야트막한 봉우리에 다시 올라서니 산행기에서 보았던 적색 플라스틱과 고목이 눈에 들어온다. (11시34분) 산행기에 따르면 그곳이 930봉이라 한다.
930봉 - 적색 플라스틱 지적 경계점
930봉 - 오계치를 굽어보고 있는 고목
930봉에서 10여분간 하산하다 되돌아 보니 구름에 살짝 덮힌 팔공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좀 걷히는 군..
팔공산
이윽고 헬기장 표시가 어렴풋 있는 평탄한 초원지대를 지나다가.. 초원지대가 끝나는 지점의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에서 잠시 주춤 거린다. 서구리재로 가야 하는데 그쪽을 가르키는 이정표 방향이 묘하게 구부러져 있어 전방으로 가야하는지 오른쪽으로 가야하는지 혼돈스럽다. 잠시 헷깔려 하다가 전방으로 향한다. 이후 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않았으니 결과적으로 그 방향이 맞았던 것 같다.
896봉, 이정표
완만한 등로를 따라 걷다 내리막길이 나타날 즈음 서구이치 너머의 960봉 뒷편에 예사롭지 않는 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통상 저렇게 뾰족한 형태의 봉우리를 삿갓봉이라 하는데.. 하며 지도를 보니.. 역시나 오른편 뾰족한 봉우리가 오늘 서구리재를 지나고 또 오계재를 지난 뒤 넘어가야 할 삿갓봉(1114m)이다. 그 왼편 봉우리는 정맥에 포함되지 않는 선각산(1110m)이고..
삿갓봉(오른편)과 선각산(왼편)
계속해서 서구리재로 내려가는 길.. 도중에 호랑버들이 눈을 틔우고 있기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 모습을 담는다.
호랑 버들 1
호랑 버들 2
이윽고 서구리재에 당도하니 고개마루 오른편에 한적히 있는 낡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운영 적자땜에 문을 닫은 휴게소라 한다.
서구리재(서구이치)의 문닫은 휴게소..
서구리재에는 장수군과 진안군을 잇는 742번 도로가 가로질러 가고 있는데 그 고개마루 위에는 동물 이동로가 설치되어 있다. 그 덕에 도로로 내려가지 않고 동물 이동로를 따라 맞은 편 산기슭으로 넘어간다.
서구리재(서구이치) - 동물 이동로..
o 서구리재 → 오계재 서구리재를 지나 산기슭을 오르는데, 길가에 말라비틀어지고 탈색한 단풍잎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단풍나무가 서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신성봉님이 한마디 하신다. 절정일 때 사라져야 하는데.. 미련이 길면 추해진다는 말이리라..
단풍나무..
과히 어렵지 않은 오르막길을 15분 가량 오르니 960봉이 지난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가다보니 땅바닥을 파헤치고 지나간 흔적이 눈에 띈다. 두더쥐 길이라고 신성봉님에게 일러주니.. 두더쥐가 월동하는지 아닌지를 되물어오신다. 아닐 듯 싶은데 확실치 않아 선뜻 대답을 못하니 자신도 모른다며 나중에 찾아보자고 하신다. 옙!
구더쥐 길..
10여분 뒤 980봉을 통과하니..
980봉에서 1060봉으로 가는 길..
바로 앞의 1060봉 너머로.. 선각산과 삿갓봉이 한층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왼편 선각산(1110m)과 가운데 삿갓봉(1114m)
12시30분.. 허기가 돌기 시작한다. 데미샘 삼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제나 저제나 하며 전진하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신성봉님이 지치고 배고픈 듯 힘 없이 밥 먹을 곳을 물어오시기에 곧 데미샘이 나오니 조금만 참고 가자고 한다. 죄송함다! 그 부근에서.. 봄기운을 맡고선 새싹을 내고 있는 엉겅퀴와 장대나물을 만난다. 그네들이 나중에 피워낼 꽃 모양을 상상해 보니 자연의 오묘한 변화가 새삼 경이로와진다.
엉겅퀴..
장대나물..
이윽고 오르막 정상에 올라서니 데미샘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오후 12시46분) 지도상으로 짚어보니 그곳은 대략 1060봉 부근인 듯 싶다.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은 그곳에서 남쪽으로 650m 내려가야 있는데 지난번 산행시 금강의 발원지인 뜸봉샘도 다녀오지 않았으니 여기도 걍~ 지나치기로 한다.
데미샘 이정표
이정표 인근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산 아래 장수읍을 내려다보며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30여분간 그곳에서 머물다가 오후1시20분 오계재를 향하여 출발한다. 로프를 타고 암벽을 내려선 뒤 평탄한 길을 따라 8분 가량 내려가다 야트막한 오르막을 올라서니 휴양림이 2.0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1070봉인 듯 싶다. 다시 나무숲이 울창한 내리막길을 따라 하산한다. 5분 뒤에 오계치 휴양림이 1.0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 삼거리를 통과하니 전방에 삿갓봉이 좌우로 선각산과 시루봉을 거느리고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뒷편 맨 오른쪽 봉우리가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시루봉(1110m)이다. 아직도 까마득하네..
왼편 선각산(1110m), 가운데 삿갓봉(1114m), 오른편 시루봉(1110m)
앞장 서 가는 신성봉님의 뒷 모습이 왠지 힘 없어 보인다. 나중에 얘기 들으니 점심을 급하게 먹느라 얹혀서 그 즈음 힘들었다 한다. 얘길 하시지.. 조금 더 내려가니 왼편 나뭇가지 너머로 뱀처럼 휘휘 돌아 내려가고 있는 원신암 방향의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오계재(오계치)에 거의 다다른 모양이다.
원신암 마을과 화암제..
오후 1시49분, 오계치에 당도한다.
오계치..
오계재에서 왼편 진안군 방향을 바라보니 원신암 마을에서 올라오는 차도가 헬기장을 끝으로 끊겨져 있다. 오른편 장수군으로 넘어가는 터널이 있으려니 하며 찾아보았지만 눈에 띄지 않기에 지도를 다시 들여다 보니 별도의 도로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이 고개를 넘나들려면 걷는 수 밖에 없는가 보다.
오계치.. 헬기장.. 진안군 화암리..
o 오계재 → 신광치 오계재를 너머 삿갓봉으로 오르는 길.. 제법 바위가 많은 암능이 이어진다. 20여분 가량 가파른 오르막을 타고 오르다가 밧줄을 잡고 암벽을 넘어선 뒤 문득 뒤돌아서보니
밧줄..
진안군으로 넘어가는 뱀 같은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멋지네..
진안군 화암리로 내려가는 길..
그 즈음부터 철쭉 군락지가 시작된다. 사람 키보다 웃자란 나무사이로 깊이 쌓인 낙엽을 밝으며 전진한다.
오르막 길..
중간에 다시 되돌아 보니 팔공산으로부터 서구이치를 지나 1070봉을 넘어 오계치까지 구비구비 이어진 능선이 시야에 잡힌다. 많이도 왔다..
되돌아보는 팔공산(오른편 구름 아래 봉우리)
그 즈음 신성봉님이 많이 지쳤나보다. 눈에 띄게 발걸음이 늦어지기 시작한다. 보조를 맞춰주기 위해 한번씩 서서 기다려주니 '심계항진'이 무언지 아느냐고 물어온다. 발음도 어려운 그 단어.. 당연히 모른다고 하니.. 심장이 한계 이상으로 뛰어서 스스로 그 박동을 느끼게 되는 상태라고 한다. 지금 그 심계항진이 느껴져서 천천히 오르고 있다고 한다. 내심 겁이 덜컥나지만 몸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피할 줄 아는 그이기에 탈 나진 않으리라.. (그는 옥체보전형.. *^^*) 그렇게 믿으면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전진한다. 오후 2시34분, 삿갓봉 정상에 당도한다. 오계치에서 45분 소요되었다.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지만 잘 버티고 올라온 듯 싶다.
삿갓봉 정상 (뒤에 있는 산은 선각산)
사진 한방 찍은 뒤 별도 휴식 없이 삿갓봉에서 하산한다. 북쪽 기슭으로 내려서는 좁다란 하산길엔 얼음이 지금 막 녹고 있어 질턱거리기도 하고 미끄럽기도 하여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응달진 내리막 길..
10분 가량 내려서니 안부가 나온다. 당시엔 그곳이 홍두깨재인 줄 착각하고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였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지도를 보고 따져보니 삿갓봉과 1060봉 사이의 상리3거리 안부였다.
상리 3거리 안부..
진달래 나무가 무성히 자라고 있는 나무숲을 지나 다시 오르막을 채고 오른다.
진달래 숲길..
10분 가량 채고 오르니 커다마한 바위가 나타나고 그 곳에서 내려다 보니는 전망도 좋다. 백곰님 산행기에 따르면 그곳이 1080봉이라 한다.
1080봉, 전망 바위..
1080봉을 넘어선 후 10분 뒤 또 다시 어느 무명봉을 넘어선다.
무명봉 넘어가는 길..
아까 홍두깨재를 넘은 것으로 착각하였던 바 이제 시루봉이 나올 때가 되었다 생각하며 전진하지만 시루봉에 있다는 헬기장은 도통 나타나지가 않는다. 그 즈음 반대방향에서 산객 2명이 오기에 헬기장 있는 봉우리를 물어보니 앞으로 한시간은 더 가야한다고 한다. 오잉? 이상타 생각하며 전진하다가 지도를 다시 짚어보고선 아까 지나온 곳이 홍두깨재가 아니고 상리3거리 안부이며 좀 전의 무명봉은 홍두깨재 이전의 930봉 쯤 되는 것으로 파악하게 된다. 이윽고 푸릇푸릇한 솔숲이 울창하게 가꿔진 안부에 도착한다.
홍두깨재 솔숲..
안부 한 중간에서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백곰 부부의 이정표를 발견한다. 홍두깨재라 씌여진 이정표에는 방위표시까지 적혀 있다. GPS로 잡은 것이리라..
홍두개재 이정표..
한 동안 계속되는 솔숲을 따라 오르막 길을 오른다. 솔숲이 끝날 즈음 만만찮게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자 신성봉님이 다시 힘겹게 발걸음을 뗀다. 안스런 맘에 다시 페이스를 낮춰서 천천히 그의 보조에 맞춰서 오른다. 25분 가량 오르막을 올라 920봉을 지나고 이윽고 헬기장이 있는 시루봉에 도착한다. (오후 4시02분)
시루봉(1110m) 헬기장, 뒷산은 덕태산(1113m)
마지막 봉우리에 당도한 기쁨을 하이파이브로 교감한 뒤 막바로 하산한다. 곧이어 나타나는 덕태산 3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니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얼어있던 땅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니 흙덩이가 밀려내려가 무척 미끄럽다.
얼음이 녹아 무척 미끄러웠던 내리막 길..
흙덩이 길을 벗어나니 편안한 길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30분 가량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가니 전방의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고 산중턱을 일구어 개간한 밭들이 보인다. 신광치 고냉지 채소밭이다.
신광치 채소밭 (한 가운데의 검정색 비닐하우스 오른편이 신광치 임도 날머리임)
이윽고 개여뀌 군락지를 통과하고.. 소나무가 운치 있게 세워진 채소밭 옆길을 통과하여..
신광치의 소나무.. 
검정색 차일로 뒤덮인 비닐하우스 옆을 지나..
검정 차일로 뒤덮인 온실..
나무숲 사이로 하산하니 양철로 지은 건물 앞으로 신광치 임도가 지나고 있다. 그곳에서 정맥을 이어가려면 왼편으로 가야하고 구간 종주를 마치고 중리로 내려가려면 오른편으로 가야 한다.
신광치 임도..
오후 4시46분 신광치 임도에 내려서서 3구간 종주를 완료한다. 차고개로부터 총 7시간31분 소요되었다.
종주 - 3구간까지
o 신광치 → 중리 신광치에서 임도를 따라 중리로 내려간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계곡물에 손과 얼굴을 씻으니 몸이 다소 개운해진다. 계곡 주변엔 봄의 전령인 갯버들이 꽃눈을 틔우며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갯버들..
30분 가량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중리 마을이 나타난다. (오후 5시17분) 중리마을까지는 총 8시간02분 소요되었다.
중리..
☆ 차 회수하러 가는 길.. 중리 마을 3거리에서 오른편 와룡산 휴양림을 등 지고선 왼편 와룡2교쪽으로 내려간다.
와룡 2교..
와룡2교를 지나니 버스 정류장이 나타난다. 승용차를 주차해놓은 차고개로 되돌아가려면 이곳에서 와룡산 휴양림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타고 천천면으로 나간 뒤 천천면에서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그렇게 계획하였지만..
버스 정류장 (중상)
버스를 대기하던 중 어느 마음씨 좋은 아저씨의 트럭에 편승하게 되어 트럭으로 천천면으로 가다가 기막힌 타이밍으로 장수읍으로 가는 버스에 갈아탄다. 히야.. 이윽고 장수읍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장수읍내를 느릿한 걸음으로 한바퀴 돌며 구경한 뒤 6시10분발 산서행 버스를 타고선 차고개로 간다. 6시45분경 차고개에 도착하여 그곳에 주차해놓은 승용차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온다. ☆ 쫑.. 금번 구간이 꽤나 긴 것으로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나 초보에게는 만만치 않게 힘든 코스인 것 같다. 동행한 신성봉님이 산행초보일지라도 건강한 중년사내(50대초반)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의 산행시간은 우리 산악회의 중간과 후미 사이로 봐야 할 것 같다. 따라서.. 차고개로부터 중리까지의 소요시간을 넉넉하게 8시간30분으로 잡아야 할 것 같고 그럴 경우, 차고개에서 10시에 출발하면 저녁 6시30분경에 후미가 도착하는데 산행하기엔 좀 늦은 시간인 것 같다. 따라서 출발시간을 30분이나 1시간은 앞당겨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면 구간을 짧게 하는 방법도 있겠는데.. 그러자면 홍두깨치에서 시루봉을 타지 말로 와룡산휴양림쪽으로 빠져나와야 하는데 우선 길이 있는지 확실치 않고.. 있다 하더라도 다음 산행이 쉽지 않을 듯 싶다. 따라서 바람직한 방법은 출발시간을 땡기는 것일 듯 싶다. .. 산기슭에서 만난 호랑버들과 갯버들.. 그네들이 전해준 봄기운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