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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소백산 (2007.1.13)

by 청려장 2007. 1. 19.

"산행기 - 소백산"
o 일시: 2007.1.13(土) 10:53 ~ 16:25 (5시간32분) o 날씨: 맑음 -14℃ ~ -0.5℃ o 코스: 어의곡→비로봉(1383m)→제1연화봉(1394m)→연화봉(1383m)→희방사→죽령검문소 o 거리: 14.0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총 68명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10:53~12:45 어의곡주차장→비로봉(1439m) 5.1km 1:52' 21'57"/km
10:59  어의곡매표소
11:54  해발 1080m
12:22  해발 1310m
12:31  삼거리 (어의곡매표소 4.7km, 비로봉 0.4km, 국망봉 1.7km)
12:35  비로봉전망대 [대기 3분]
12:45  비로봉 정상(1439m) [조망 5분]
12:50~14:35 비로봉→연화봉(1383m) 4.3km 1:17' 17'54"/km (중식시간 제외)
12:55  대피소 [중식 28분]
13:29  삼거리 (비로봉 0.6km, 희방사 6.1km, 천동매표소 6.2km)
14:02  제1연화봉 (해발 1394m) (비로봉 2.5km, 천문대 2.0km)
14:35  연화봉 (1383m) [조망 5분]
14:40~16:25 연화봉→주차장(죽령검문소) 4.6km 1:45' 22'49"/km
15:25  희방사 [대기 5분]
15:41  희방폭포 [대기 5분]
16:00  희방사입구 관리사무소
16:25  주차장 (죽령검문소)
종 합 (중식시간 포함)
(중식시간 제외)
14.0km 5:32'
5:04'
23'42"/km (2.53km/hr)
21'42"/km (2.76km/hr)
※ 관리사무소(희방사입구)→주차장(죽령검문소) : 약 1.0km로 추정 ☆ 등산 개념도
산행 지도
산행 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겨울산의 대명사 소백산..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전개되는 대설원의 부드러움과 장쾌함이 있고 주목군락과 고사목 위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상고대와 눈꽃이 피어나는 곳.. 7년전 새로운 도전을 도모하던 시절.. 그 언저리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意志'를 다지며 밟던 그 능선을.. 다시 찾아 떠난다. 그 도전은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았는데.. -.-;; (그 때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꼬?) o 이동.. 아침 7시, 전세버스가 평송 앞에서 출발한다. 좋은 산을 가다보니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여 버스 2대가 동원되었다. 7시30분경 대전 IC를 빠져나온 버스가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증평 IC를 빠져나와 국도로 진입한다. 이후 옆자리 빔빔과 얘기하다.. 뽑아온 산행기를 읽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9시50분경 밖을 내다보니 버스가 충주호를 지나고 있다.
충주호
이후 남한강변 국도를 타고 가다가 단양읍내로 진입하고.. 곧이어 현수식으로 세워진 고수교를 건너 단양읍을 빠져나온다.
단양읍과 고수교
이윽고, 어의곡 주차장에 도착한다. (아침 10시48분)
어의곡 주차장
o 어의곡주차장 → 비로봉 아침 10시52분, 비로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출발..
산기슭을 따라 나 있는 완만한 오르막을 5분 가량 오르니 매표소가 나타난다. 금년부터 입장료 징수가 폐지되다보니 매표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없는 듯 싶다. 얘기 듣기로 그네들은 이제 출입금지 구역에 드나드는 등산객들을 단속하기 위해 사복차림으로 산속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매표소 통과
매표소 옆에 세워진 탐방 안내도를 들여다보며 오늘의 코스를 되짚어 본다. 우선 비로봉을 찍은 뒤.. 대피소에서 중식.. 제1연화봉을 거쳐 연화봉으로.. 희방사로 하산..
탐방 안내도..
어의계곡을 따라 가는 산길.. 흰 눈이 뒤덮여 있지만 많은 산객들의 발걸음에 다져진 듯 푹푹 빠지진 않는 정도다. 산악대장님의 말로는 일주일 전에 이곳에 많은 눈이 내렸다던데.. 그 이후에는 내리지 않은 모양이다. 아이젠을 찰까 말까 하다가.. 반대쪽에서 내려오는 등산객을 눈여겨 보니 모두들 아이젠을 차지 않았다. 내리막에서도 필요 없다면 오르막에서도 필요치 않으리라 판단하고 그냥 올라간다.
일렬로 전진..
몸이 좀 풀릴 즈음 앞 사람들을 한 사람씩 추월해가며 전진한다. 11시15분경 비로봉이 3.6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고.. 그곳에서 10분 가량 더 전진하니 계곡을 가로 지르는 다리가 나타난다. (11시23분) 위치상 이곳이 벌바위골과 어의계곡이 만나는 합수곡인 듯 싶다.
다리 - 합수곡 (벌바위골, 어의계곡)
다리를 건너 어의계곡쪽으로 5분 가량 열심히 채고 오르니 바람새님, 짱돌님, 삼불봉님이 보인다. 아마도 선두일행이리라.. 11시27분, 선두와 합류하여 함께 오르려 하니.. 바람새님이 이제부터는 겉옷을 벗고 오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하신다. 땀을 흘리며 정상에 오르면 그곳의 드센 바람에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선두와 합류.. 바람새님, 짱돌님, 삼불봉님
다소 쌀쌀하지만 충고에 따라 겉옷을 벗어 배낭에 걸쳐놓은 뒤 선두를 쫓아 올라간다. 선두대열에 합류하여 5분 가량 오르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등을 툭툭 친다. 뒤돌아 보니 빔빔이다. 오잉? 떨쳐 놓고 올라와서 미안타 생각하고 있었는데.. 용케도 쫓아왔다. 산을 타본지 세번만에 선두그룹에 합류하다니.. 빨리도 따라잡넹~ 암튼 대단혀!
빔빔도 선두대열에 합류..
그 즈음부터 깔딱 고개가 시작된다. 눈 덮인 나무계단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채고 오른다.
눈 덮인 나무계단.. 깔딱고개 시작..
10분 가량 힘껏 채고 오르니 하늘이 가까이 보인다. 이제 능선에 진입하려는가 보다.
첫 능선 직전의 나무계단.. 빔빔
11시54분,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이정표를 보니 비로봉이 1.5km 남았고, 옆에 있는 표지목을 보니 1080m 고지이다. 1080m 고지를 지나니 왼편 나뭇가지 사이로 국망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국망봉..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20분 가량 올라 1310m고지를 통과한다. (12시22분) 적당히 쌀쌀한 날씨이고 부드러운 눈길을 뽀드득 소리내며 밟고 가다보니 마음도 발걸음도 한결 가볍고 편안하다. 그 편안함은 곧 칼바람에 쓰러지지만..
해발 1310m
12시25분경, 나무숲을 벗어나 개활지에 진입한다. 오른편에 높은 봉우리가 눈에 들어오기에 그곳이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인가 싶었는데, 그 중간에 대피소 건물이 있는 걸 보니 아니다. 아마 제1연화봉이나 그 전의 무명봉인 듯 싶다. 그렇다면 비로봉은 왼편 어느쪽이 있는가 보다.
대피소건물과 제1연화봉(또는 무명봉)
그 즈음 바람새님의 충고에 따라 겉옷을 챙겨입기 시작한다. 칼바람이 얼마나 매서울지 모르지만 일단 빵모자와 복면 마스크도 착용한다. 복장을 단단히 한 뒤 오른편에 보이는 고지를 바라보며 전진한다. 그때까지는 바람이 그럭저럭 견딜만 했다.
오른편 고지 - 비로봉 전망대..
오후 12시31분,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T자형 삼거리가 나타난다. 그곳에 당도하니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어찌나 드센지.. 이정표 아래에 묶여진 천쪼가리가 바람에 찢어질 듯이 펄럭거린다. 정말 칼바람일세..
삼거리.. (어의곡4.7km, 비로봉 0.4km, 국망봉 1.7km)
그곳 이정표를 보니 왼편은 국망봉으로 가는 길, 오른편은 비로봉으로 가는 길이다. 칼바람을 무릎쓰고 왼편(남쪽) 방향으로 뻗어가는 능선을 잠시 바라본다. 국망봉(1421m)이 바로 앞에 보이고 이어지는 봉우리는 상월봉(1394m)이리라..
북쪽 - 국망봉(1421m)
국망봉에 얽힌 전설을 옮겨보면.. 신라의 마지막 왕자(경순왕 아들)인 마의태자가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빼앗긴 뒤 국권을 되찾으려 애쓰다가 결국 실패하고선 엄동설한에도 베옷 한 벌만 걸치고 저곳에 올라 멀리 옛 도읍 경주를 바라보면서 망국의 한을 달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이후 저 곳을 국망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돌아서서 정상까지 이어진 듯한 나무계단을 타고 비로봉을 향하여 간다. 공기가 어찌나 차갑던지 모자를 이중으로 썼는데도 머리속까지 추워서 지끈거리고 바람은 어찌나 드세던지 황소가 밀어부치는 듯 몸이 휘청 휘청 거린다. 나무계단 좌우로 촘촘이 설치된 로우프가 황소바람에 등산객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란 말이 실감난다.
비로봉 가는 길(민백이재)..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는 넘을 듯 싶은 이 추위.. 이곳을 얼른 벗어나고 싶단 생각과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바람에 떠밀리듯 달려가 12시35분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 바위 아래에서 몸을 옹송거리고 있으니 그곳은 바람이 잠시 쉬어가는 듯.. 추위가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 전망대에서 전방(남쪽)을 바라보니 백두대간이 비로봉-제1연화봉-연화봉-제2연화봉을 차례로 품으며 뻗어내려가고 있다. 파란 하늘과 하얀 눈이 뒤덮인 산봉우리의 어울림이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장쾌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전망대에서 다시 나무계단을 타고 달려 내려가다가 올라가 12시45분 비로봉 정상(1439m)에 당도한다. 최고봉이다 보니 추위도 절정을 이루는 듯 그 일대가 온통 동토(凍土)다. 그런데 지금까지 작동이 잘 되던 카메라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다. 밧데리를 바꿔도 전원이 on-OFF를 반복하고 어쩌다 전원이 on 되어도 액정에 이상한 멧세지가 뜨기도 한다. 에잉~ 그렇게 애를 먹고 있으니, 상아님이 일러준다. 카메라가 얼어서 그런 것이라고.. 허걱~ 카메라가 얼다니.. 바람새님은 그럴 줄 알고 카메라를 가슴에 품고 올라와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역쉬 경험이야~!
비로봉 정상 - 광수생각님, 빔빔, 나 (촬영: 바람새님)
비로봉 표지석 뒤에는.. 조선시대 대제학을 지낸 서거정의 한시가 적혀있다고 한다. 所白山連太白     태백산에서 치달려 온 소백산 他百里押雲間     백리에 구불구불 구름사이 솟았네 分明畵盡東男界   또렷이 동남방의 경계를 그어 地設天成鬼破     하늘과 땅이 만든 형국 귀신도 울었오 그러나, 너무 춥고.. 사진기도 말썽을 부려.. 이리저리 마음이 어수선하다보니 아쉽게도 저 명시문을 확인하지 못하고 비로봉에서 대피소로 내려와 버린다. 이제와 시문을 다시 읽어보니 대제학께서 왜 '귀신도 울었오'라고 읊었는지 납득이 간다. 소백산의 이러한 칼바람이면 귀신도 곡 소리를 낼만 하리라.. *^^* o 비로봉 → 연화봉 비로봉에서 5분 가량 머물다가 하산한다. 점심식사를 위해 대피소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린다.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식사가 끝나가는 일행들 옆에 대기하고 있다가 그들이 식사를 마치고 빠져나가자 바람새님, 상아님, 광수생각님, 빔빔 등 5명이 잽싸게 자리를 잡아 식탁을 마련하고선 둘러 앉아 식사를 한다. 그런데.. 사람이 바글거리는 실내에서 보온통에서 꺼낸 따뜻한 음식을 먹는데도 몸이 달달달 떨려 젓가락질이 힘들 지경이다. 몸이 워낙 꽁꽁얼어서 쉽게 풀리지 않는가보다.
대피소..
식사가 끝날 즈음 회장님과 파란들님 일행들이 대피소로 들이닥친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비워준 뒤.. 밖으로 나서려다가 말썽스럽던 카메라를 조작해본다. 언 것이 어느 정도 녹았던지 리셋을 풀어주니 그제야 제대로 동작한다. 카메라를 작동하느라 지체하다가 밖에 나와보니.. 빔빔이 바람새님과 상아님은 이미 떠나고 없다고 한다. 배신자들!!! 빔빔에게 함께 출발하자고 하니 옷좀 갈아입고 가야겠다며 먼저 가라 한다. 할 수 없이 홀로 제1연화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오후 1시23분) 5분 가량 개활지를 걷다보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왼편은 희방사로 가는 길.. 오른 편은 천동 매표소로 가는 길이다. 희방사 방향으로 길을 들어서서 가다가 갑자기 빔빔이 걱정된다. 제대로 따라 오려나? 희방사로 하산한다는 것을 모르면 저기서 옆길로 새기 쉽상인 것 같은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빔빔은 제대로 왔는데.. 몇몇 회원들은 저곳에서 천동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고 한다.
천동계곡 갈림길..
오후 1시30분, 무명봉 하나를 올라선 뒤..
무명봉.. 눈길..
되돌아서서 북쪽 방향을 바라보니 비로봉과 전망대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민백이재 주변에 보이는 나무들은 철쭉인 듯 싶고..
비로봉.. 민백이재
다시 제1연화봉을 향하여 남쪽으로 전진한다. 철쭉 군락지를 지나고..
철쭉 군락지..
하얀 눈뭉치가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뒤엉켜 있는 눈꽃 세상도 지나고..
눈꽃 세상..
그렇게 10여분간 무명봉 두어 개를 넘어서고 나니 제1연화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왼편 뒤로 연화봉과 천문대가 보이고.. 멀리에는 중계탑이 세워진 제2연화봉까지 보인다.
백두대간.. 제1연화봉, 연화봉, 천문대, 제2연화봉
이윽고 완만한 오르막을 채고 오르니..
제1연화봉 직전..
제1연화봉 정상(1394m)임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오후 2시02분)
제1연화봉 정상(1394m)
제1연화봉에서 남쪽을 바라보니 백두대간 줄기인 연화봉, 천문대, 제2연화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화봉-천문대-제2연화봉
제1연화봉을 내려오니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 서서 좌우를 둘러보며 조망을 해본다. 우선 방금 넘어온 봉우리인 제1연화봉이 바로 등 뒤에 있고..
제1연화봉
북쪽으로는 비로봉 정상이 보이고..
비로봉
서쪽으로는 계곡 끄터리에 금계호가.. 그 뒷편으로 풍기읍이 어렴풋 보인다.
금계호, 풍기읍..
그 즈음 빔빔이 제1연화봉을 넘어오기에 조금 기다렸다가 그와 함께 연화봉을 향하여 전진한다. 길을 가던 중.. 눈밭 위로 마른 줄기를 내밀며 쓰러져 있는 Dry Flower가 눈에 띈다. 말라비틀어진 말나리가 텅 빈 씨방들을 떨치지 않은 채 쓰러져 있다. 탈색한 씨방들은 이미 소임을 다 마쳤지만 아직도 생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말나리 씨방..
그래도.. 그 아리땁던 꽃과 그 싱싱했던 씨방을 상상해보니 1년초 삶의 세월무상이 무엇에 비교할 수 없이 크게 느껴진다.
말나리 - 꽃과 씨앗.. (출처: 야사모, 촬영: 이진동님/석상옥님)
그렇지만.. 저 씨방에서 떨어져 내린 씨앗은 눈밭 아래 어디선가 새 생명을 잉태할 준비를 하고 있으리라.. ... 제1연화봉에서 20분 가량 산능선을 오르내리다가 제법 길고도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만나 10분가량 힘차게 채고 오르니 연화봉 정상이 가까워진 듯 천문대가 발치 아래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뒷편으로 중계탑이 세워진 제2연화봉도 한층 가깝게 보인다.
천문대, 제2연화봉(1357m)
천문대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를 보고선 희방사 방향으로 올라가..
이정표 - 희방사 2.4km, 비로봉 4.3km
연화봉 정상(1383m)에 당도한다. 제법 운치 있게 세워진 정상석 주변에 서서 사계를 조감한다. 티끌 하나 없는 청명한 하늘 아래 후련히 펼쳐진 강산이 아름답고 숭엄하다.
연화봉 정상(1383m) - 촬영: 바람새님
o 연화봉 → 희방폭포 → 주차장(죽령검문소) 오후 2시40분, 연화봉으로부터 하산한다. 빔빔은 이빨을 닦고 내려간다며 또 다시 먼저 내려가라 한다. 깔끔 떨기는.. ─━,.─━ (찌릿~) 연화봉에서 합류한 광수생각님과 함께 내려간다. 가파른 내리막 길에 눈이 쌓여 있다보니 발걸음이 한번씩 미끄럽다. 지체 없이 아이젠을 채우고 내려간다. 그 즈음 바람새님과 상아님이 뒤에서 나타난다. 앞서 갔으리라 생각했는데 뒤에서 나타나는 것이 의아스러워 자초지종을 들으니 삼거리에서 천동계곡으로 잘못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느라 지체되었다고 한다. 그쪽으로 하산하는 줄 알았다가 지도를 보고선 아니구나 하고선 되돌아왔다고 한다. 흐~ 쌤통! *^)^* 어느 산 등성이에 당도하여 바람새님과 상아님이 내놓는 과일을 먹으며 조금 있으니 빔빔이 나타난다. 이제 점심식사를 함께 했던 5명의 선두가 다시 모여서 하산을 시작한다. 한시간 가량 눈길을 타고 내려오니 희방사가 나타난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세워진 고찰이지만 고풍스러움이 전혀 보이지 않아 절을 들르지 않고 막바로 희방폭포로 내려간다.
15:35, 희방사
이윽고, 철제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희방폭포가 눈과 얼음 사이로 물을 쏟아 흘리고 있다. 얼어붙은 못으로 흘러 떨어지는 물소리가 동토에서 들리는 생명의 소리 같이 청아하다.
희방폭포 - 나 (촬영: 바람새님)
그런데, '내리막 장애자(?)'인 빔빔이 내려오지 않는다. 바람새님이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려고 5분 가량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던 중 바람새님이 흉을 본다. 닉이 '빔빔'이니 '빌빌'거리는 거지.. ㅋㅋ 없는 사람 흉 보는 것이 어찌나 신나고 재밌는지.. ㅎㅎ 무슨 흉을 보았는지 모르는 빔빔이 희방사입구 관리사무소에서 다시 합류하고 다시 함께 소방도로를 따라서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오후 4시25분 죽령검문소 아래에 있는 대형 주차장에 도착한 뒤 주차장 옆에 세워진 조감도를 보면서 오늘의 산행길을 되짚어본다. 수고해쓰..
조감도
☆ 뒷풀이 주차장 주변에는 많은 장승들이 세워져 있다. 그 중 특이한 이름을 가진 장승 하나가 유별나게 눈에 띈다. "술바위大神이라.." 그러구보니 취기가 잔뜩 오른 모습 같기도 하다. *^^*
죽령검문소 아래 주차장 - 술바위 장승..
이윽고.. 미쓸버스 옆에 앉아 돼지찌개를 세그릇씩이나 받아먹은 뒤 배 뚜드리며 차에 올라 있으니, 차창 너머로 과메기가 눈에 띈다. 꼴깍! 슬그머니 다시 내려가 과메기가 놓여 있는 강천님과 인혜님 자리 옆으로 다가가서 한첨 얻어먹는다. 갑장 인혜님이 따라주는 이슬이까지 곁들이니 맛이 기가막히다. 그렇게 시작한 술자리에서 과메기와 이슬이가 호흡을 맞추니 내 얼굴이 점차 '술바위대신'이 되어간다. *^)^* ☆ 쫑..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달랬다던 국망봉.. 그 적막함.. 황소처럼 달려오는 민백이재의 칼바람.. 그 진저리 나는 추위..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으로 뻗어가는 백두대간.. 그 민족정기.. 눈밭 위로 말라 비틀어져 있었던 말나리 씨방.. 예약된 새 생명.. 술바위대신의 취기 어린 모습.. 그 해학스러움.. 요번 산행은 이러한 모습들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