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25.5.17(土) 10:10~14:16
o 날씨: 맑음, 17℃~20℃, 바람 1~2m/sec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44명
o 산행 계획 (코스/거리/시간) :
A코스: 성삼재-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고기삼거리 [12.0km/6시간]
B코스: 성삼재-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 [7.3km/4시간30분]
o intro..
지리산 서북능선은 성삼재-만복대-정령치-바래봉-인월 등으로 이어지는 20km가 넘는 능선이다.
이중 만복대와 정령치는 탁 트인 조망과 자연 경관, 한적한 산행길로 많은 등산객에게 사랑 받는 구간이다.
오늘 A코스는 성삼재로부터 만복대, 정령치를 지나 큰고리봉에서 고리삼거리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산행거리는 12km에 6시간을 예상하고 있다.
만복대(萬福臺)는 서북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1,438m)이며,
가을 억새와 단풍, 봄철 진달래와 철쭉이 특히 아름답고, 운해가 자주 펼쳐지는 명소이다.
이름의 유래는 '많은 복을 누릴 수 있는 곳', 또는 '사방으로 복을 내려주는 봉우리'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정령치(鄭嶺峙)는 전북 남원과 지리산을 잇는 서북능선의 중앙, 해발 1,172m에 위치한 고개다.
서산대사의 기록에 따르면, 삼한시대에 마한 왕이 진한 및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鄭)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이 고개를 지키도록 하였다는 유래에 따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o 산행 메모
오전 10시05분, 대한토버스가 성삼재에 도착한다.
밤 사이 내리던 비는 그쳤고, 서쪽 노고단 고개에는 흩어진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까지 보인다.
오전 10시10분, 산행을 시작한다.
성삼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서북능선 들머리가 나온다.
A코스 선두는 주관대장인 몸치님이 맡았다.
몸치대장이 무전기 사용을 거북해 하기에 필자가 건네받은 뒤 통신병 역할을 자임한다. (⊃‿⊂)
선두대장 통신병의 주 임무는 진행 위치와 특기사항을 중간/후미대장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따라 20분 가량 오르니
눈 앞에 반야봉이 짝궁뎅이를 내밀고 우뚝 솟아 있고, 멀리 천왕봉은 구름모자를 쓰고 있다.
드문드문 보이던 연분홍 철쭉(연달래)은 정상 부근 산기슭에 함께 모여 흐드러지고 있다.
오전 10시37분, 고리봉 정상(1,248m)에 오른다.
서북능선에는 두 고리봉이 있다. 하나는 이곳, 다른 하나는 정령치 북쪽에 위치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이곳을 작은고리봉(1,248m), 정령치 북쪽은 큰고리봉(1,305m)이라 달리 부르기도 한다.
두 봉우리 모두..
석기시대에 운봉마을이 홍수가 나면 고깃배를 매기 위한 고리(쇠고리)를 이 산에 박아놓았다 하여
고리봉으로 이름지어졌다는 썰이 있다 한다.
고리봉 조망..
동쪽으로 지리산 주능선이 반야봉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북쪽으로 서북능선이 만복대를 넘어 바래봉을 향해 뻗어가고 있다.
남원-인월 일대의 구름바다는 폭풍에 일렁이는 파도처럼 격하게 넘실거리는데..
연분홍 철쭉은 세파에 아랑곳 하지 않고 수줍지만 농염한 매력을 은근히 펼쳐놓고 있다.
산행 재개.. 만복대로 향한다. 1200미터가 넘는 고지이다 보니..
새순이 이제야 나왔던 듯 떡갈나무 등등의 활엽수 나뭇잎이 아직도 초록초록이다.
오전 11시06분, 묘봉치(卯峰峙)를 지난다.
묘봉치는 해발 1,089m로 남원 심원마을과 구례 산동마을을 잇는 옛고개라 한다.
지명 유래는 '묘소가 있는 봉우리'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토끼(卯)와 얽힌 전설은 없는 듯 싶다.
묘봉치에서 만복대 능선에 접어들어 조금 오르니 쉼터가 나온다.
쉼터 이정목은 만복대가 1.4km 남았음을 알려준다.
잠시 휴식 후, 산행 재개..
천왕봉이 구름모자를 벗겨내고 정수리를 보이기 시작한다.
만복대가 가까이 다가오며
등로는 나즈막한 관목과 수풀 사이로 이어진다.
만복대 정상에 다다를 즈음, 점심식사 자리를 물색하다가..
정상 직전 바위 아래 그늘진 곳을 발견한다.
선두 일행 4명이 둘러앉아 식사하기 딱 좋다.
각자 준비해온 떡과 김밥으로 영양을 보충한다. 산행중엔 모자라지 않지만 과하지 않게 먹는 것이 옳다. ✦‿✦
식사 후 만복대에 오르기 전 바라보는 조망..
동쪽으로 노고단-반야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 주능선이 구름을 벗겨내고 하늘금을 긋고 있다.
남쪽으로 노고단 우측으로는..
구름바다가 구례군 일대를 해저마을로 잠재우고 있다.
오후 12시04분, 만복대에 오른다.
전방에 큰고리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령치는 그 바로 앞에 위치한다.
세걸산 뒤로 보이는 서룡산은 필자가 6월7일 주관대장이 되어 안내할 산행지다.
숲그늘/솔향기 짙은 등로, 고즈넉한 백장암 옛길, 사통팔달 범바위의 특급 조망 등이 매력적인 곳이다(산행지 홍보. ˘◡˘ ).
서룡산 우측으로 삼봉산과 법화산이 이어지고,
그 사이에 백무동으로 가기 위해 넘어가는 오도재가 위치한다.
오후 12시06분, 정령치-큰고리봉을 향하여 산행을 재개한다.
15분 가량 전진하니 전망데크가 다가온다.
오후 12시24분, 전망데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조망한다.
반야봉-명선봉-천왕봉으로 이어가는 지리산 주능선이 장중하다.
반야봉에서 내려뻗는 심마니능선은 아직도 필자에겐 미답지다. 언젠가 찾아가보리라 기억단추를 누른다.
이후 완만한 산기슭을 돌아 정령치로 내려가는 길목..
'큰구슬붕이'를 만난다.
이 즈음 양지바른 숲에 자라는 용담과 식물이다.
줄기 끝에 하나의 꽃이 피는 '구슬붕이'에 비해
'큰구슬붕이'는 줄기 끝에 몇 개의 꽃이 모여 달리며 꽃모양도 깔대기처럼 통이 좀 더 길다.
얼레지도 만난다.
봄바람에 치맛자락을 걷어올리고선 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그래서 바람난 츠자로 불리기도 한다.
어느덧 큰고리봉이 가까이 다가오고..
오후 12시46분, 정령치를 지난다.
삼한시대 정(鄭) 장군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고 하는데..
필자도 정씨 문중의 후손인지라.. 남다른 곳으로 느껴진다. ( ͡° ͜ʖ ͡°)
이정표는 백두산까지 1,363km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
오후 12시51분, 정령치를 지나.. 개령암지로 향한다.
숲공기가 서늘하고 청량함을 느끼며 정령치 습지에 이른다.
이 습지는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을 통해 3,700년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산지에서 물의 저장 및 정화를 통해 생명체에게 서식처를 제공하는 중요한 생태계의 터전이 아닐 수 없다.
곧이어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앞에 도달한다.
12구의 불상이 울통불퉁한 자연암벽에 새겨져 있는데
조각수법으로 보아 모두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우측에 있는 불상이 가장 거대(4m)하며, 조각 솜씨도 제일 뛰어나다.
얼굴은 돋을새김이지만 신체의 옷주름은 선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타원형의 얼굴, 다소 과장된 큼직한 코, 듬직한 체구 등은 고려시대 유행하던 특징이라 한다.
이 불상 아래에 명월지불(明月智佛)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어 진리의 화신인 비로자나불로 추정하고 있다.
오후 1시06분 개령암지에서 등로로 되돌아 나와 큰고리봉으로 향한다.
큰고리봉 정상에 오르면서 바라보는 조망..
지나온 만복대는 어느덧 저 만큼 물러나 있고..
하늘이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지리산 주능선은 선명한 하늘금을 긋고 있다.
큰고리봉 정상에 다가가니 산철쭉이 붉게 물든 채 산객을 맞이해준다.
오후 1시20분, 큰고리봉에 오른다.
잠시 꽃과 어우러진 화사한 산자락을 눈에 담은 뒤
고기삼거리를 향하여 하산한다. (오후 1시27분)
하산 길은 데크계단으로 시작된다.
30분 가량 내려가니..
등로가 완만해지고 조림이 된 듯한 쭉쭉 뻗은 나무들이 나타난다.
오후 2시16분, 고기삼거리에 도착하여 산행을 종료한다.
산행거리 11.9km에 4시간06분 소요되었다.
o 쫑
3,700년전에 형성되었다는 정령치 습지, 고려 석공이 새겨놓았다는 개령암지 마애석불군..
과거의 성지로 향하던 중 맡았던 유독 서늘하고 청량한 공기가 기억에 오래 남을 듯 싶다.
장엄하게 펼쳐졌던 구름바다, 막힘 없던 지리주능선 및 서북능선 조망
6월 첫째주 산행(서룡산)에서 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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