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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변산 쇠뿔바위봉(475m)/의상봉(530m)"
top image1 - 의상봉 병풍바위와 불사의방
top image2 - 서쇠뿔바위 전망대에서의 조망
o 일시: 2017.11.4(土) 9:25 ~ 14:34 (총 5시간09분)
o 날씨: 맑음, 온도 -0.3℃ ~ 13℃ (전북 부안)
o 코스: 청림마을→새재→지장봉→서쇠뿔바위봉→고래등바위→쇠뿔바위봉→의상봉→구시골→새재→청림마을
o 거리: 8.76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27명
☆ Time Table :
    09:25 청림마을
    09:33 산길 들머리
    09:42 새재 (청림마을 0.3,km, 쇠뿔바위 1.7km, 어수대 4.7km)
    09:56 지장봉 우회길
    10:37 서쇠뿔바위전망대 갈림길
    10:40 서쇠뿔바위전망대 [조망 5분]
    10:55~11:36 고래등바위 [중식 30분]
    11:42 쇠뿔바위봉 [금줄]
    12:31 계곡
    12:39 전주이씨 묘소
    12:45 원효굴
    12:58~13:05 불사의방
    13:10 의상봉 지근거리
    13:20 괴암
    13:48 하산능선 진입
    14:01 구시골
    14:12 새재
    14:24 마을입구
    14:34 청림마을
☆ 산행코스
산행코스
◎ 등반 메모
o Intro..
쇠뿔바위봉(牛角峰, 475m)은..
전북 부안군 상서면과 변산면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봉우리로서 와우봉(475m) 남쪽에서 갈라진 두 개의 암봉을 일컫는다.
두 봉우리는 각각 동쇠뿔바위(420m)와 서쇠뿔바위(430m)로 불리는데, 외변산 12경 중의 하나인 우금바위(울금바위)와 더불어 이 일대에서 백미를 이루고 있다.
서쇠뿔바위봉에서 바라보는 변산 제일의 고봉인 의상봉(508.6m)과 쌍선봉, 부안댐 일대의 경관은 무아지경에 이르게 한다.
홈골과 서쇠뿔바위 남쪽을 돌아 서쪽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은 단풍이 특히 좋고, 하산 후 청림모정에서 뒤돌아 본 백색의 쇠뿔바위 암군 또한 매혹적이다.
변산은 산과 계곡 해변이 모두 절경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빼어난 변산팔경(八景)과 36경(내변 12경, 외변 12경, 해변 12경)의 명소가 있다.
변산팔경 중 으뜸은 직소폭포(直沼瀑布)이고, 내변 12경중 제 1경은 쇠뿔바위이다.
- 참조: 한국 555산행기 (김형수著)-
o 이동
2009년 다녀온 쇠뿔바위봉에 간다.
그때의 첫 인상, 멋진 풍광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어 다시 만나러 가는 길이 즐겁다.
게다가 쉽게 갈 수 없는 변산의 최고봉 의상봉도 은밀히 추진하고 있는 바, 한층 더 큰 기대감을 품고선 떠난다.
오전 9시20분경, 청림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여 모두 하차한다.
오늘은 등불총무가 50회 산행을 달성하는 날이다. 자랑스런 프랜카드와 많은 찬조가 그를 거듭 축하해준다.
주차장 뒷편엔 변산 최고봉 의상봉이 의연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정말 오늘 저기에 갈 수 있으려나..
청림마을 주차장
o 청림마을 → 지장봉
오전 9시25분, 청림마을을 향하여 출발한다.
A코스는 청림-쇠뿔바위봉-의상봉을 지나 구시골로 하산하여 새재를 넘어 청림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이고
B코스는 청림-지장봉-쇠뿔바위봉을 지나 어수대로 하산하여 버스편으로 청림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잡았다.
A코스 선두는 현진아빠대장이 맡았고, 내가 그를 보조하여 함께 가기로 한다.
A코스 후미는 충곡대장이 맡았는데, 경희와 산따라님이 그를 보조해주기로 했다한다. 후미대장을 보조할 일이 뭐가 있다고 두 명씩이나 거느리고 다닐꼬..^^
B코스는 등불총무가 맡아서 이끌고 가기로 한다.
쇠뿔바위봉
마을 안에 들어서니 쇠뿔바위봉이 우람한 근육질 몸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왼쪽이 서쇠뿔, 오른쪽이 동쇠뿔이라 하고, 둘을 합쳐서 쇠뿔바위봉이라 부른다.
파란 하늘과 붉게 익어가는 감.. 그리고 근육질 알통의 쇠뿔바위봉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마을을 지나간다.
감나무와 쇠뿔바위봉
오전 9시33분, 마을을 벗어나니 대나무 숲이 나온다.
그 너머로 뾰족한 정수리를 내밀고 있는 지장봉을 일견한 뒤 숲으로 향한다.
대나무숲과 지장봉
숲속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완만하다. 선두 현진아빠대장을 쫓아 새재로 향한다.
선두 - 현진아빠대장
오전 9시42분, 새재에 당도한다.
새재
그곳에 세워진 이정표가 청림마을로부터 300m 전진하였으며, 새뿔바위는 우측편으로 1.7km 남았음을 알려준다.
새재 너머 반대편 계곡은 부안호로 이어지는 구시골(뱀사골)이다.
A코스는 나중에 의상봉에서 하산하여 구시골을 지나 이곳 새재를 통해 청림마을로 되돌아갈 예정이다.
새재 이정표
회원들이 속속 새재에 도착하고..
새재
지장봉으로 향하는 길..
10분 가량 전진하니 왼편(서쪽)으로 시야가 터진다.
구시골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삼각봉, 의상봉이 암봉을 드러내고
왼편으로 사두봉, 멀리 쌍선봉이 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사두봉, 쌍선봉, 구시골, 삼각봉, 의상봉
곧이어 우측으로 서쇠뿔바위봉도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동쇠뿔은 그 오른편 상대적으로 낮은 봉우리인 것 같다.
서쇠뿔바위봉
오전 9시56분, 지장봉 암벽에 직면한다.
지장봉
그곳에서 되돌아보는 구시골(뱀사골)은 울창한 원시림으로 뒤덮힌 채 부안호로 이어지고 있다.
구시골(뱀사골)
o 지장봉 → 서쇠뿔바위봉 전망대
오전 10시경, 지장봉 암벽 우측으로 이어지는 우회로를 따라 전진한다.
10분 가량 전진하니 좌측으로 의상봉 전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의상봉은 변산 일대의 최고봉인 만치, 이 지역 어디를 지나도 저 장엄한 모습은 시선을 끌어들이곤 한다.
군부대 시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정상은 병풍처럼 펼쳐진 암벽위에 위치한다.
저 암벽을 병풍바위라 하는데 몇몇 자료에서는 마천대(摩天臺)라고 쓰고 있다.
마천대라 함은 대둔산 정상을 일컫기도 하는데, '하늘을 어루만질 만큼 높다'는 뜻이다.
병풍바위 절벽 한곳엔 불사의방(不思議房)이 있다고 한다. 저곳은 이곳 김제출신의 승려 진표율사와 얽힌 사연이 전해진다.
그는 760년(경덕왕 19)에 변산의 불사의방(不思議房)에 들어가서 미륵상 앞에서 부지런히 계법을 구하다
762년에 지장보살과 미륵보살로부터 교법(敎法)을 전해 받고 산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는데, 그 위치는 후세 사람이 추정하는 것이겠지만 저곳에 가면 그럴 듯한 흔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의상봉, 병풍바위, 마천대(摩天臺), 불사의방
다시 10분 가량을 더 전진하니,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청림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암봉이 좀 전에 우회한 지장봉인 듯 싶다.
그곳을 중심으로 되짚어보니 청림마을로부터 새재로 진입하는 등로가 어림짐작된다.
청림마을과 내변산 파노라마
지장봉 능선을 벗어나 서쇠뿔바위봉 능선으로 진입한다.
등로는 가파른 암벽을 왼쪽으로 비껴나 있으며.. 그 길은 목재계단으로 이어진다.
목재계단
예전엔 없던 시설이라 주변을 살펴보니..
편편한 돌들이 나무 사이로 이어지고 있다. 맞다. 예전엔 저 길로 다녔었던 것 같다.
옛 등로
돌계단을 벗어난 회원들은 목계단을 타고 열심히 쫓아오고 있다.
서쇠뿔바위봉 목계단
오전 10시37분, 쇠뿔바위 갈림길에 당도한다.
이곳으로부터 우측으로 가면 서쇠뿔바위전망대가 나오고, 왼편은 우각봉을 거쳐 어수대로 가는 길이다.
서쇠뿔바위전망대 갈림길
오전10시40분, 서쇠뿔바위 전망대에 당도하니 사방으로 시야가 툭 터진다. 일망무제!
남쪽을 바라보면, 내변산의 관음봉, 신선봉, 쌍선봉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그 뒷편으로 선운산 자락이 희미한 실루엣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그 사이에 흰물결을 출렁이는 곰소만 한자락이 얼핏 보이고 있다.
서쇠뿔바위전망대 - 남쪽/서쪽 조망 (파노라마)
동쪽 바로 앞에는 고래등바위이 누워있고, 그 우측 너머에 동쇠뿔바위봉이 민머리를 노출하고 있다.
그 뒷편의 산자락 중간에 묘한 형태로 솟아 있는 암봉이 보인다.
그곳이 우금산(329m)인데, 전체적인 형상이 울금처럼 생겼다고 해서 울금바위(우금암, 禹金巖)라고 하는데 꽤나 심오한 유래가 있다.
'우(禹)'는 요순을 받들어 홍수를 다스리고 태평성대를 이룬 우임금을 가리키고, '금(金)'은 오행(五行)상의 가을을 의미한다고 한다.
태초에 반고(盤古)가 도끼를 휘둘러 혼돈을 깨고 천지를 개벽했다던가?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지끈 도끼로 깨어 연 듯한 우금바위의 형상이 '바위 속에 단단히 감춰져 있던 우(禹) 임금이 가을세상을 연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천지가 열리듯 크고 단단한 바위가 두 쪽으로 갈라진 그 특유의 모습을 '개벽(開壁)'으로 은유하여 해석한 것이다.
(참조: 「사람과 산」07년 04월호, "강증산과 우금산 - 이산에서 세상을 바꾸네, 사람을 만드네" - 글: 박원식)
서쇠뿔바위전망대에서의 동쪽 조망 - 고래등바위, 동쇠뿔바위봉, 우금산
우금산 산자락 너머로는 부안, 김제, 정읍의 넓디 넓은 평야지대가 있고
김제평야 너머로는 모악산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고, 그 오른편 정읍에 인접한 평야지대에는 두승산이 솟아 있다.
서쇠뿔바위전망대에서의 동쪽 조망 - 부안/김제/정읍 (파노라마)
서쪽으로는 의상봉이 마천루 같은 병풍바위를 펼치고선 난공불락의 철옹성처럼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오늘 A코스 일행과 함께 저 병풍바위까지 잠입할 생각을 하며, 그곳에 이르는 꿈틀거리는 능선을 눈여겨 바라보니 묘한 흥분이 일렁거린다.
변산 의상봉
o 고래등바위
오전 10시55분, 고래등바위로 내려간다.
고래등바위는 서쇠뿔바위전망대에서 되돌아나와 와우봉 방향으로 오르다가 오른편으로 이어지는 샛길로 들어서면 당도할 수 있다.
고래등바위
동쇠뿔바위봉은 고래등바위 건너편에 솟아 있다.
저곳에 이르려면 우측 바위슬랩을 타고 내려가 두 봉우리사이 계곡을 지나 우측으로 휘돌아야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오늘은 궂이 오르지 않고 건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동쇠뿔바위봉
고래등바위 서쪽에는 서쇠뿔바위전망대가 올려다 보인다.
무전으로 등불총무를 호출하니, B코스 일행은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았음을 알려준다.
전망대 난간으로 나와보라 하니, 50회 산행 프랜카드를 들고 꼬총과 함께 나타난다. 그 오른편은 이슬새형님인 듯 싶다.
서쇠뿔바위전망대
A코스 일행들이 속속 고래등바위에 당도한다.
고래등바위
양지바른 곳에 모두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충곡표 라면을 한첨이라도 얻어먹으려 옆에서 열심히 수발을 들어줬더니,
라면을 너무 잘게 뿌셔넣었다고 핀잔을 준다. 그렇게 하면 맛이 없다나? 으~~~ 문디~~
그러거나 말거나 라면 맛은 일품이였다. ^^
o 고래등바위 → 의상대
오전 11시36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재개한다.
고래등바위에서 빠져나와 와우봉 방향으로 향한다.
고래등바위 - 식후 산행재개
5분 가량 오르니 묘지가 나온다.
어느 지도에서는 이곳을 쇠뿔바위봉(465m)이라고 표시해놓고 있다.
이곳이 동/서쇠뿔바위봉의 중심 위치이기 때문인 듯 싶다.
이곳에서 분기하는 한 자락의 능선이 서쪽으로 뻗어가서 의상봉으로 이어진다.
쇠뿔바위봉
일행이 모두 모인 뒤 모두 함께 의상봉으로 향하는 등로로 진입한다.
의상봉 가는 길
군사보호 구역이라는데 군인이 막아서면 어떻게 하나? 되돌아 나가지모..
그렇지만 이리저리 예측 안 되는 상황 때문에 묘한 긴장감을 가지며 전진한다.
그 와중에 가파른 내리막 길에서 현진아빠대장은 두어차례 엉덩방아를 찧는다.
무게중심이 땅에 가까워서 남들보다 유리하다고 그리 자랑하더니만..^^
그래도 곧바로 벌떡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면 아직 탄력은 살아 있는 것 같다.
엉덩방아
전방에 한번씩 나타나는 의상봉은
긴장과 두려움으로 전진하는 우리 일행의 전투의지를 한번씩 북돋아준다.
그래 저기 언제 가보겠는가? 이번에 꼭 가봐야지..
의상봉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고..
374봉인듯 싶은 봉우리를 사선으로 비껴 지난 뒤..
오후 12시31분경 안부를 지나고..
안부
오후 12시38분경 전주이씨 묘소에 당도한다.
그곳에서 트랭글 궤적을 보니 이 근방에 원효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주이씨 묘소
트랭글 궤적을 쫓아 등로 아래로 이어지는 소로길을 따라가니 아니나 다를까 동굴이 나온다. 원효굴이다.
그 안에 들어서니 제법 꽤 넓은 공간이 나온다.
원효굴
원효가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유학 가던 중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어느 동굴에 들어갔고..
갈증이 나서 바가지로 물을 떠 먹었는데.. 그 다음날 보니 해골로 물을 떠 먹었음을 알게되었지만..
그러한 당혹스러움은 '해골에 담긴 물도 물이다'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한다.
즉, '모든 깨달음은 마음 속에 있다'는 진리를 구한 뒤, 당나라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와 참선을 계속하며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포교하였다고 한다.
그 굴의 위치는 여러가지 썰이 돌아다니는데. 정확한 근거는 없는 것 같다.
암튼 원효굴은 이곳 말고도 맞은 편의 우금산, 대구 팔공산, 안동 청량산, 괴산 군자산, 의정부 소요산 등에도 있다.
원효굴
원효굴에서 나와 다시 등로에 접어드니 왼편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병풍바위 위에 진입한 것이다.
병풍바위 위 조망 - 관음봉
그곳에서 바라보는 남쪽의 조망은 아찔하다.
왼편 쇠뿔바위봉, 전방에 지장봉, 우측으로 사두봉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병풍바위 위 조망 - 쇠뿔바위봉, 지장봉, 사두봉 (파노라마)
오후 12시56분, 눈에 익은 소나무를 만난다.
산행기로 이미 숙지해놓은 불사의방 시그니쳐 소나무다.
불사의방은 이곳 직벽 아래 위치하며, 이곳에서 3미터 가량 전진하면 그곳으로 가는 길목에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한다.
불사의방 시그니쳐 소나무
당초, 국공이나 군인의 제지가 있으면 위치만 확인하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지만..
그러한 기미가 없고 산수나 백조님이 가고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에 함께 내려가기로 한다.
소나무 위치로부터 조금 더 전진하니 절벽 사이로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그것을 타고 내려간다.
불사의방 가는 길1
불사의방 가는 길2
로프를 타고 3~5미터 가량 내려가니 암벽 옆으로 좁지만 한 사람 정도 지날 수 있는 통로가 이어진다.
불사의방 통로1
불사의방 통로2
통로를 지나니 제법 너른 공간이 나온다.
아찔할 정도로 고립되고, 협소하지만 수도정진과 기거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은 될 듯 싶다.
불사의방
이 불사의방(不思議房)은
백제의 몇 안 되는 고승인 진표율사가 20대 초반에 이곳에 암자를 지어 3년간 수도정진하였으나
미륵보살의 감응이 없자 망신참(亡身懺)을 행하였다는 곳이다.
망신참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죽음을 각오로 하는 참회를 말한다.
일광스님의 글을 인용하면..
진표율사는 미륵보살님께 서원을 세우고 3년동안 계행을 지키며 수행정진하였다.
그러나 감응이 없자 발분(發憤)하여 자기 몸을 바위 아래로 던지는 망신참(亡身懺)을 행하였다.
그때 천동천녀가 나타나 율사를 받아 본래의 제자리에 있게 하였고..
율사는 다시 삼칠일을 서원하고 발원하면서 돌로 자기의 몸을 두드리며 참회하자 손가락과 팔이 부러졌다.
그때 지장보상이 나타나 율사의 손을 예전처럼 되게 하고 가사와 발우를 주었고, 미륵보살도 친견케 하였다고 한다.
이후 깨달음을 얻은 진표율사는 속세로 내려가 금산사를 중창하였다고 한다.
불사의방
불사의방에서 바로 앞에 바라보이는 봉우리는 지장봉이다.
진표율사의 계행과 수행정진을 저곳에서 안타까이 지켜보다 망신참을 행하는 그를 거두어 주고
미륵보살까지 친견하게 해주었다는 바로 그 지장보살님의 모습이란 얘기다.
일광 스님의 "망신참(亡身懺)"라는 시는 바로 진표율사의 불사의방을 읊은 것이라 한다.
"망신참(亡身懺)"
천 길 낭떠러지
위로 올라 갈수도
밑으로 내려갈수도
아득한 부사의방
3년을 죽기로 맹세하고
미륵보살이여!
지장보살이여!
절벽 아래 몸을 던졌다.
불가사의
돌로 업을 찧고 찧으며
보살이 미소한다.
길을 가던 소가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끓고 엎드린다.
계법진생(戒法眞栍)
그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지장봉
저렇듯 치열하게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것인가?
그 정도에서 마음을 추스리며 로프를 타고 불사의방을 벗어나 병풍바위 위로 올라간다.
병풍바위 위로..
o 의상봉 → 구시골
오후 1시05분, 병풍바위 위를 따라 전진하다가 군부대 울타리가 가까워질 즈음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곳은 군시설 보호구역이니, 안전한 곳으로 되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렇잖아도 등로는 병풍바위를 벗어나 하산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의상봉 군부대와 병풍바위
하산 중에 올려다 보는 병풍바위, 불사의방의 진입지점을 알려주는 소나무가 얼핏 시야에 들어온다.
병풍바위와 불사의방 입구
계속해서 능선을 타고 하산..
하산 길
남동쪽 전방에 삼각봉이 가까워지고..
삼각봉
남서쪽 전방에 부안호가 바라보인다.
그 너머 뒷편에 쌍선봉이 위치하지만 역광 때문에 희미한 윤곽만 잡혀있다.
부안호, 쌍선봉
조금 더 내려가니 괴암이 나온다.
커다마한 바위 위에 적지 않은 바위가 아찔하게 얹혀있다.
누군가가 포갠바위라는 이름이 있다고 하는데 확인된 바는 없다.
괴암(포갠바위?)
계속해서 하산하다 만난 산구절초..
계절을 잃어 잎파리가 너널너덜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꽃 한떨기가 샛노랑 기운을 잃지 않은 채 온전히 남아있다.
산구절초
이후 산기슭을 가로질러 다소 가파른 등로를 개척하며 동쪽 능선을 향하여 전진한다.
그 즈음 만난 암벽..
암벽
그 암벽 옆을 통과하여 트랭글이 알려주는 능선길에 진입하니 한결 하산 길이 편안해진다.
하산 능선길
그 즈음 되돌아보는 병풍바위.. 그 풍치가 제법 위압적이다.
병풍바위
그 중 진표율사의 망신참의 장소인 불사의방을 찾아보니..
병풍바위 - 불사의방
상투처럼 솟은 바위와 한 그루의 소나무가 그 위치를 명확히 알려준다.
불사의방
두고 두고 되돌아보는 의상봉, 병풍방위, 불사의방.. 오늘 목적하는 바를 100% 달성한 듯 싶어 뿌듯해진다.
의상봉 - 병풍바위
오후 2시01분, 구시골에 당도한다.
구시골
o 구시골 → 새재 → 청림마을
이후 원시림 계곡을 따라 새재로 향한다.
새재 가는 길
10분 가량 전진하여 새재에 당도한다. (오후 2시12분)
새재
오후 2시24분, 키다리 소나무와 대나무 숲이 울창한 마을 입구에 들어선다.
마을입구
대나무 숲속은 새들 지저귐이 가득하다. 한자리 모여서 수다경연대회를 벌이고 있는 것 같다.
대나무 숲
붉은 감이 주렁주렁 열린 마을을 지나고..
감나무
양 뿔을 내밀고 있는 쇠뿔바위봉을 바라보며 청림마을 주차장으로 향한다.
쇠뿔바위봉
☆ 산행 개요, 궤적, 고도표
오후 2시34분, 청림마을 주차장에 당도함으로써 변산 쇠뿔바위봉-의상봉 종주를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8.76km, 산행시간은 중식(30분) 시간을 포함하여 총 5시간 09분 소요되었다.
산행요약 및 궤적
산행궤적
산행고도표
☆ 쫑
불사의방(不思議房). 깨달음은 참으로 어려운갑다.
지장보살(地藏菩薩)님만 믿고 정진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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