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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거창 미녀봉(931m)/숙성산(903m)"
top image 1 - 가조평야와 서-북방향 산군들 (조망처: 유방봉 부근)
top image 2 - 합천호와 남-서방향 산군들 (조망처: 숙성산 정상 아래)
o 일시: 2017.11.4(土) 9:24 ~ 15:07 (총 5시간43분)
o 날씨: 맑음, 온도 0.6℃ ~ 14.7℃ (경남 거창 기준)
o 코스: 석강리→유방샘→893봉→미녀봉→893봉→유방봉→머리봉→말목재→시리봉→숙성산→봉화재→학산마을
o 거리: 11.27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16명
☆ Time Table :
    09:24 석강리 농공단지
    09:49 석강리 소형차 주차장
    10:08 정자나무 갈림길(가남정보화마을 2.5km, 미녀봉 정상 1.8km, 음기마을 2.1km)
    10:17 유방샘(미녀봉 1.5km)
    10:53 893봉(미녀봉 0.7km, 유방샘 0.8km, 눈썹바위 0.8km, 숙성산 3.3km)
    11:13 문재산(미녀봉)
    11:30 893봉
    11:31 헬기장 (중식 40분)
    12:13 유방샘 갈림길 (미녀봉 1.1km, 유방샘 0.7km, 눈썹바위 0.4km, 숙성산 2.9km)
    12:23 유방봉
    12:36 머리봉 갈림길(미녀봉 1.5km, 숙성산 2.5km, 유방샘 600m)
    12:55 말목재 갈림길
    13:26 시리봉
    13:40 숙성산 정상
    14:14 학산 갈림길(숙성산 0.8km, 학산 1.6km, 봉화재 0.9km, 학산 2.2km)
    14:34 봉화재
    14:54 학산 마을
    15:01 학천사
    15:07 학산 버스정류장
☆ 산행코스
산행 개념도
◎ 등반 메모
o Intro..
아득한 옛날엔 거창군 가조면 일대의 평야(가조평야)가 바다였다고 한다.
어느날 이 바다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는데,
이를 불쌍히 여긴 옥황상제가 그를 구하기 위해 도력이 제일 좋은 딸을 지상으로 보낸다.
세상으로 내려온 상제의 딸은 장군을 구하였는데,
미녀낭자인 상제의 딸과 기골이 장대한 장군은 서로 눈이 맞아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된 옥황상제가 노하여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화해 누워 있으라"는 형벌을 내렸다고 한다.
이리하여 미녀산과 장군봉이 생겨났다고 한다.
미녀봉 실루엣
이 미녀산은..
황강의 지류인 가천에 풀어 담근 긴 머리카락,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불룩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불룩한 배, 약간 구부린 무릎 등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져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자연의 걸작품이라 한다.
o 버스이동 (대전IC→경남 거창 석강리 농공단지)
16명의 회원을 태운 한밭고속관광버스가 대전 IC를 벗어나 하행한다.
대한토 12기대장의 첫 산행안내이며, 새로 계약한 전용버스의 첫 운행 날인지라.. 비어 있는 많은 버스좌석이 다소 아쉽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단촐하여 오붓한 산행.. 그런 편한한 산행길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오전 9시20분경 경남 거창 석강리 마을에 진입한다.
버스가 마을입구에서 농공단지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갔다가 산행들머리를 찾지 못하여 되돌아나와 어중간한 지점에 회원들을 하차시킨다.
선두대장인 다큐대장이 들머리를 찾아 마을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차미대장은 반대방향인 농공단지 담벼락까지 올라간다.
두 대장이 양쪽으로 갈라지다보니 회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결국 모든 회원들이 다큐대장을 쫓아 농공단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도록 안내하고 나서야 정상적인 대오가 갖춰진다.
결코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데.. 대장들간에 충분하고 긴밀한 의사소통 없이 움직이면 이런 사단이 벌어지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대장들이 유념하며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다리를 건넌 뒤, 이어지는 골목길을 지나니 미녀봉 이정표가 나온다.
이제야 석강리 산행들머리를 찾은 것이다.
농공단지 산행들머리
o 석강리 → 미녀봉
오전 9시41분,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을 따라 오르니 전방에 미녀봉의 전신이 시야에 들어온다.
미녀봉을 향하여
단아한 이마, 도드라진 유방과 유두, 불룩한 배.. 여전한데.. 오똑했던 콧날은 뭉퉁해졌다.
각도가 다르다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억새와 미녀봉
9시49분, 석강리 소형차 주차장에 당도한다.
여기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 입구
비교적 잘 단장된 등로를 따라 20분 가량 오르니 정자나무 갈림길에 당도한다. (오전 10시08분)
정자나무
그 옆에 세워진 미녀봉 안내도를 잠시 살펴본다.
장군과 미녀에 관한 전설 외에도 뱀에 물려죽은 처녀에 대한 전설도 전해내려오고 있는 모양이다.
미녀봉 안내도
정자나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왼편 등로를 따라 오르니..
오전 10시17분 유방샘에 당도한다.
유방샘
샘물 한 바가지를 떠 먹은 뒤 왼편 미녀봉 정상방향으로 진행한다.
점점 가파라지는 등로를 느긋하게 발걸음 떼며 올라 10시53분 893봉 정상에 이른다.
이곳에서 미녀봉 정상은 왼편에 있고, 숙성산은 오른편에 있다.
따라서 왼편 미녀봉 정상에 갔다가 되돌아와서 이 부근 헬기장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숙성산으로 향할 계획이다.
893봉
미녀봉 정상으로 가는 길..
등로 왼편으로 광주대구고속도로가 가로지르고 있는 가조평야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편에 비계산이 웅장한 자태로 자리잡고 있다.
비계산과 광주대구고속도로(88고속도로)
가조평야 주변에는 수도산-단지봉-우두산-비계산으로 이어지는 수도지맥,
수도지맥에서 분기하여 수도산-박유산-금귀봉-보해산으로 이어지는 양각지맥이 둘러싸고 있다.
양각지맥 뒷편으로는 덕유산-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도 어렴풋 하늘금을 긋고 있다.
가조평야, 광주대구고속도로(88고속도로), 서-북방향 산군들
회원들은 다시 되돌아갈 893봉에 배낭을 끌러놓은 뒤 미녀봉으로 전진한다.
미녀봉으로..
오전 11시13분, 미녀봉 정상에 당도한다.
정상석에는 산이름이 문재산(文載山)이라 새겨져 있다.
글(文)을 쌓아놓은(載) 산이라.. 무엇인가 유래가 있을 법도 한데.. 이를 유추할 수 있는 자료는 쉬이 찾아지지 않는다.
미녀봉 정상석
o 중식
오전 11시31분, 893봉으로 되돌아온 뒤 인근 헬기장에서 자리를 잡는다.
16명 모두 둘러모여 함께 먹는 점심식사가 오붓하고 즐겁다.
그 중에도 충곡/경희 부부의 냉이라면, 느린/빠른발 부부의 부대찌게라면이 곁들여지니 입이 더욱 즐거워진다.
헬기장과 오도산
o 893봉 헬기장 → 말목재
오후 12시즈음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개시한다.
유방봉을 지날 즈음 다시 만나는 가조평야와 그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이 시원하다.
전방 바로 앞에 보이는 암봉은 유방봉이다.
유방봉 부근에서의 조망 - 가조평야
그 위에 올라선다.
유방봉 - 필자 [촬영: 흰구름님]
유방봉에서 미녀봉 능선을 되돌아보니 회원들이 이쪽으로 건너올 의사가 없는 모양이다. 그저 흘끔 바라본 뒤 남쪽으로 전진한다.
유방봉에서 바라보는 미녀봉 능선
그 왼편으로 오도산(吾道山, 1,134m)이 바라보인다.
이곳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도선국사가 깨달음을 얻었던 곳이라 하여 이름지어진 것이라 한다.
유방봉에서 바라보는 오도산
미녀봉 등로로 되돌아 머리봉으로 향한다. 머리봉 앞에 보이는 바위는 입바위, 오른편 뒤에 얼핏 보이는 바위는 눈썹바위다.
산중에서 만나는 형상으로는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입과 눈썹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것이다.^^
머리봉 - 입바위와 눈썹바위
조금 더 전진하다 만난 바위 위의 소나무.. 체구가 자그마하지만 기품 당당하게 오도산을 지켜보며 서 있다.
명품 소나무와 오도산 단풍
머리봉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 길을 따라 내려간다.
머리봉에서 숙성산을 향하여 하산하는 길
그 즈음 되돌아보는 미녀봉.. 왼편이 머리.. 중간 바위 부분이 입.. 그 오른쪽 봉긋한 부분이 유방.. 그리고 임신한 배.. 그러한 그림을 그려보지만
전면과 다르게 뒷면은 그다지 뚜렷한 미녀의 형상이 그려지지 않는다.
되돌아보는 미녀봉
조금 더 전진하다 북쪽을 바라보니.. 오도산과 미녀봉 사이의 알록달록한 단풍이 아름답다. 정면 뒷편에 자리잡은 산은 두무산이다.
저 두무산으로부터 오도산을 거쳐 미녀봉으로 오르는 산행길도 산행기를 통해 제법 많이 소개되고 있다. 주변 조망이 워낙 좋아 해볼만한 산행일 듯 싶다.
미녀봉과 오도산 사이의 단풍
조금 더 전진하니 서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내달리는 남덕유산-금원산-기백산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이 희미하나마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 및 서쪽 조망
오후 12시55분 말목재에 당도한다.
이제 미녀봉 산자락을 벗어나 숙성산에 들어서는 것이다.
말목재
o 말목재 → 숙성산
이후 시리봉으로 오르는 길,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시리봉 오르는 길
오전 1시26분, 시리봉 정상에 당도한다. 말목재에서 30분 가량 소요되었다.
시리봉
이후에 오르는 길도 푹푹 빠지는 낙엽 길이다.
낙엽
시리봉으로부터 15분 가량 전진하여 숙성산 정상에 당도한다. (오후 1시40분)
정상석은 두 개가 세워져 있는데, 정상 높이가 하나는 899m, 다른 하나는 907m로 쓰여져 있다. 이궁..
숙성산 정상석1
숙성산(宿星山)은..
옛날 도선국사가 이 산 밑에서 노숙하면서 별을 보고 점을 쳐서 팔도강산의 방향을 찾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정상석에 그려진 북두칠성은 그런 이야기를 담아 놓은 것 같다.
숙성산 정상석2
정상 아래 묘지가 있는 공터에 내려가니.. 기막힌 조망이 펼쳐진다.
앞에 보이는 물자락은 합천호이고, 그 뒷편에 자리잡은 산자락은 황매산이다.
남쪽 조망 - 다큐대장
황매산 뒷편으로 육안으로는 웅석봉과 지리산 천왕봉이 관측되었는데.. 화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남쪽 및 서쪽 조망 - 합천호, 황매산, 지리산, 황석산
o 숙성산 → 봉화재
오수 1시45분경, 숙성산에서 하산한다.
매우 가파른 등로를 따라 30분 가량 내려가니 학산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B코스 팀은 우측으로 하산하고, A코스로 가기로 한 선두 일행은 직진하여 봉화재에서 하산할 계획이다.
학산 갈림길
이후 등로는 다소 완만해지고..
주변 수목은 아직도 푸르름을 품고 있어 맘이 편안해진다.
연푸른 숲
어느 무덤가에 다다르니 깽이대장이 수풀에서 부시럭 대다가 나온다.
뭔일인고 하고 물어보니 그 숲속에 철쭉이 피어있다. 그것도 흠결 하나 없이 활짝 피어있다. 철 모르지만 이쁘다.
철쭉
오후 2시34분, 봉화재에 이른다.
봉화재
그곳에서 만난 붉은토끼풀.. 참으로 곱게 피어있다.
붉은토끼풀
곧이어 A코스 일행들이 봉화재에 당도한다. 충곡대장은 요란스럽게도 들이닥친다.^^
A코스 일행
o 봉화재 → 학산 버스정류장
봉화재에서 학산마을로 하산하는 길..
하산 길
주변 낙엽송이 파스텔톤 고운 빛깔로 탈색하여 풍치를 돋구고 있다.
충곡대장이 낙엽을 바라보며 흥에 겨웠는지
고딩때 배운 김광균 시인의 '추일서정' 한 대목을 읊조린다. 그걸 기억하다니.. 머리도 참 좋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캬~~ 이거 쥑이지 않냐?^^
낙엽송 숲
길가의 꺽다리 양미역취는 산객을 반갑게 맞아주고 배웅도 해주고 있다.
양미역취
길게 이어지는 길 끝으로 장군봉 자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앞자락에 가조평야가 자리잡고 있으리라..
학산마을 가는 길
앞에 보이던 언덕을 넘어서니 학산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가조평야와 장군봉이 다가와 있다.
학산마을과 가조평야
학산마을을 지나며.. 어느 담장에 구기자가 빨간 열매를 탐스럽게 맺어놓았다.
구기자와 충곡
마을을 벗어나 1099번 지방도로 향하는 길..
가조평야와 장군봉
단풍든 정자나무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보니 숙성산이 어느덧 저만치 물러나 있다.
저 산세가 학이 날개짓하는 형상이라 하여 마을 이름 학산(鶴山)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숙성산
도로가에 다다를 즈음 당도한 학천사..
학천사
충곡대장이 절집 바깥쪽 지붕 아래에 설치된 닫집(불단위의 작은 집 모형)이 특이하다며 스님에게 물어보니
실내에 들어가기 힘든 장애자들이 쉬이 예불을 드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실외에 닫집을 설치해놓은 것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닫집 아래 부처님을 그려놓은 탱화가 눈에 들어온다. 그것을 불단으로 삼는 모양이다.
그 스님의 말에 따르면, 이와 같이 실외에 닫집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여기가 유일하다고 한다.
장애자 배려를 위한 실외 닫집
학천사를 벗어나 도로변에 세워진 한밭고속관광 버스에 당도한다. (오후 3시07분)
한밭고속관광
☆ 산행 개요, 궤적, 고도표
오후 3시07분, 학산 버스정류장에 당도함으로써 미녀봉-숙성산 종주를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11.27km, 산행시간은 중식(40분) 시간을 포함하여 총 5시간 43분 소요되었다.
산행 요약 및 궤적
산행 고도표
☆ 쫑
가을 풍치와 시원한 조망을 맛 볼 수 있는 산행..
미녀의 몸뚱이를 탐하는 19금 산행.. 단촐하지만 오붓한 산행..
그러저러한 이야깃 거리가 숨어든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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