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버스이동 (대전→중산리) 오전 6시20분, 청림버스가 대전 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안개꽃총무가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는다. 수줍은 목소리와 표정이지만 두루두루 빼먹지 않고 인사와 안내를 진행한다. 신임 네팔사랑 회장님의 인사, 신입회원의 자기소개, 우수회원 기념품 전달에 이어 나의 산행 안내가 주절주절 이어진다. "계곡이 쉽게 어두워지는 것을 감안하여, 오후 1시 이후에 장터목에 도착할 경우 세석으로 가지 않고 막바로 백무동으로 하산하겠습니다." "천왕봉에 오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산리에서 법계사버스를 타고 순두류로 이동한 뒤, 그곳으로부터 산행을 시작하겠습니다."
단체사진 o 중산리 → 법계사 오전 9시04분, 거목 산장 옆길을 따라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선두대장은 나, 중간대장은 백조님, 후미대장은 산삼님이 맡았다.산행개시 골목길을 빠져나오니 중산리탐방지원센터로 진입하는 포장도로가 나온다.진입도로 그 길을 따라 15분 가량 전진하니 중산리탐방지원센터 차량통제소가 나온다. 통제소를 지나면서 법계사 셔틀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물으니, 바로 뒤 주차장에 있지만 오늘부터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잉? 바로 어제 법계사 셔틀버스 담당자와 통화하여 운행을 확인하였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차량통제소 설마 그럴리가 있겠는가 하면서 주차장에 가보니 법계사 셔틀버스는 주차되어 있는데 운전사는 없다. 의아한 마음에 인근 상가주인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니 신도들의 민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셔틀버스에 법계사 신도만 태우고 일반인은 태우지 말라는 주문을 하였다고 한다. 흐미~~법계사 셔틀버스 사실 오늘 A코스인 중산리-천왕봉-세석-한신계곡-백무동코스가 대략 8시간30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9시에 산행을 시작하면 오후 5시30분에나 하산하게 되는데, 어둠이 이르게 깔리는 요즘은 그 시간이면 꽤나 어두워질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천왕봉에 오르는 시간을 1시간 가량 단축시켜줄 수 있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좀 더 밝은 시간에 하산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중산리탐방지원센터 할 수 없이 셔틀버스에 대한 미련을 접고 걸어 올라간다. 도로가 굽이치는 곳을 지날 즈음 접하는 중산리 계곡.. 단풍이 제법 곱게 익어가고 있다.중산리 계곡의 단풍 오전 9시29분, 갈림길에 들어선다. 이곳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순두류의 자연학습원이 나온다. 왼쪽으로 들어가야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로가 시작된다.순두류 갈림길 초입부터 시작되는 가파른 너덜길을 20분 가량 오르니 칼바위가 나온다. (오전 9시50분)칼바위 5분간 휴식..칼바위 - 일행들 [촬영: 충곡] 곧이어 다리를 건너니..다리 갈림길이 나온다. (오전 9시58분) 왼편은 장터목 대피소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편은 법계사를 통해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다. 즉, 내가 이끌고 가는 A,B코스 회원은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가야 하고, 산수부회장이 이끌고 가는 C코스 회원들은 여기서 왼편으로 가야한다.장터목 갈림길 그곳에서 선두 일행을 우측 길로 이끌고 간다. 이후 가파른 오르막 길이 계속해서 이어지니 발걸음이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그때까지 배낭에 찔러두었던 스틱을 꺼내어 짚고 오르지만 여전히 숨은 가쁘고 발걸음은 더디어진다.가파른 침목계단 오전 10시34분, 망바위를 힘겹게 지난다. 중산리 탐방지원센터로부터 2.4km 떨어진 이곳까지 오르는데 1시간 10분 걸렸고, 앞으로 가야하는 법계사는 1.0km 남았다.망바위(해발 1,068m) 이후 10분 가량 전진하니 등로가 다소 완만해지고 주변의 나무들은 단풍색이 한층 짙어진다.등로 오전 10시57분, 눈 앞에 오색으로 단풍 든 산자락이 와락 나타난다. 와우~법계사와 단풍 그 화려한 산자락이 천년고찰 법계사를 품고 있다.법계사 [촬영: 충곡] 남쪽을 바라보면 조망이 황홀하다. 중산리 너머의 산줄기 사이사이로 하얀 구름이 넘나들고 있고.. 그 가운데 멀리 하동 금오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지리산 남부능선 끝자락을 지키고 있는 삼신봉 자락도 보인다. 바로 우측에 보이는 산줄기는 연하봉에서 뻗어내려온 곡점능선(일출봉 능선)이다.중산리, 남부능선, 곡점능선 중산리의 운해 그곳에서 조금 더 전진하면 로타리대피소가 나온다.
로타리대피소 - 간식 [촬영: 네팔사랑회장님] o 법계사 → 천왕봉 오전 11시13분, 로터리대피소에 인접해 있는 법계사 일주문에서 사진 한방 찍고서 출발한다. 언제부턴가 비가 그치니 산행하기 딱 좋은 상태가 된다.법계사 일주문 5분 가량 오르니 전망이 좋은 암장지대가 나온다.전망대에 도착하는 일행 그곳에서 다시 되돌아보는 조망. 세존봉 너머로 펼쳐진 산자락과 운해가 멋지다.세존봉과 운해(파노라마) 중산리의 운해 [촬영: 충곡] 세존봉 9부능선에 있는 바위를 '문창대'라고 하는 것 같다.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 법계사에 올 때마다 저곳에 올라 멀리 서편에 위치한 향적대에 과녁을 만들어 놓고 활을 쏘곤 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저곳을 시궁대(矢弓臺) 또는 고운대(孤雲臺)라 하다가, 최치원이 사후에 '문창후(文昌候)'라는 시호를 받음에 따라 문창대로 개칭하였다고 한다.세존봉과 문창대 세존봉 일대의 단풍이 알록달록 아름답다.세존봉과 문창대 [촬영: 충곡] 발치 아래로 멋진 단풍과 운해를 보니, 정상에 이르러서 감상할 오색 풍치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그러나 그곳을 지난 후 날씨가 다시 악화된다. 등로는 운무에 휩쌓이고 그 속으로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주변을 감상할 겨를 없이 가파르디 가파른 오르막을 묵묵히 스틱을 찍으며 30분 가량 오르니 개선문이 나온다. 휴우~~개선문 바로 뒤에 쫓아온 네우스님과 마타하리님. 개선문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드린다.개선문 그곳에서 5분간 휴식을 취한 후 오전 11시48분 다시 정상을 향하여 출발한다. 정상은 이제 800m 남았다.개선문 이정표 가파른 오르막을 다시 한번 치고 올라 잠시 완만한 구간을 지나고..우중 등로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 길목에 세워진 팻말. 이상 증세가 있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더 이상 오르지 말고 하산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탈진 및 심장마비 등 안전사고가 다발하는 곳이라 하는데.. 이것이 과장된 경고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 실감하고 있는 바이다.위험 표지판 오후 12시07분, 천왕샘에 당도한다.천왕샘 물이나 한 모금 먹을까 하고 들여다보니 바위 사이로 흘러나오는 샘물의 양이 그리 풍족하지 않기에 그냥 통과한다. 이제 천왕봉까지 300m 남았다.천왕샘 힘겨운 발걸음을 억지로 떼내면서 급경사 너덜바위 지대를 치고 오른다. 10분 가량 오르니 정상에 거의 다 이른듯 운무 너머로 하얀 하늘이 보인다.너덜지대 코너를 돌아드니 천왕봉 정상이 눈앞에 다가온다. 그 시간이 오후 12시19분. 중산리탐방지원센터로부터 딱 3시간만에 정상에 오른 셈이다.천왕봉 정상엔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산객들로 붐빈다. 우리 일행도 차례를 기다려 간신히 인증샷을 찍는다.천왕봉 이후 회원들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사방이 운무에 휩싸여서 보이는 것이 없다.천왕봉과 운무 게다가 비바람까지 드세게 몰아치고 있다보니.. 더 기다리지 못하고 천왕봉 너머 헬기장 부근 공터에서 회원들을 기다리기로 한다. 헬기장 너머로 내려오니 마침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안락한 공터가 있기에 아예 그곳에 자리를 잡고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천왕봉과 헬기장 o 천왕봉 → 장터목 오후 12시55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장터목으로 향한다. 이곳으로부터 장터목까지는 1.7km. 40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오후 1시30분경에나 장터목에 도착할 텐데 이후 세석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하산하기에는 너무 늦다. 게다가 비가 아직도 그치지 않았으니 한신계곡의 가파른 내리막을 급하게 내려가는 것이 너무 위험하단 판단이 내려진다. 따라서 아침에 조건을 걸었던 바와 같이 세석을 거처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는 A코스는 접어야겠다고 하니 충곡이 아직 미련이 남은 모양이다. 그것은 장터목에 가서 결정하자고 한다.장터목 가는 길 오후 1시04분, 통천문을 지난다.
제석봉의 주목 운무 속 고사목은 살아있는 자보다 기세가 더 좋다.제석봉의 고사목 이어서 만난 갈라진 바위. 충곡이 새싹 같다 하기에, 내가 짝궁뎅이 같다 하니.. 그가 이궁~ 니답다 하며 웃는다. ^^짝궁뎅이 바위 오후 1시27분, 장터목에 이른다. 여전히 운무는 등로를 휩싸고 있고, 비도 그침 없이 내리고 있기에 세석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는 A코스를 접기로 한다. 충곡고문도 쩝쩝 입맛을 몇번 다시더니 '그러자!'하며 선뜻 동의한다.장터목 그나저나 장터목에는 C코스로 올라온 화산감사님이 중산리방향 길목에 홀로 서 계신다. C코스 일행들이 이곳에 올라와서 점심식사를 할 때, 오늘 처음 나온 두 명의 회원이 저 아래에서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곳에 올라온 회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백무동으로 하산할 때까지도 그들이 올라오지 않고 있어 그들을 홀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 한다. 나를 쫓아온 A코스 회원들을 백무동으로 하산하도록 한 뒤 화산감사님과 함께 그 두 명을 10분 가량 기다려 보지만 그네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그들을 기다린 시간이 이미 20분이나 된다고 하니.. 더 이상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얼굴도 잘 모르는 회원인지라 그냥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으니, 화산감사님은 나와 함께 백무동으로 일단 하산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과는 안개꽃총무가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기로 한다.장터목 이정표와 화산감사님 o 장터목 → 백무동 오후 1시38분,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향한다.백무동 가는 길 오후 2시02분, 장터목으로부터 1.5km 지나왔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아마 이 부근에 망바위가 있을 터이나 운무가 깊다보니 망바위에서 장터목을 바라보는 단풍절경은 언감생심이리라 생각하며 망바위를 찾아보지도 않고 전진한다. 그 즈음 안개꽃총무에게로 전화가 걸려온다. 장터목에서 화산감사님이 기다리던 두 신입회원 중 한 분인데, 지금 자신들은 방금 천왕봉을 찍고 되돌아오려는 참임을 알려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점심식사후 장터목에 오른 뒤 막바로 천왕봉으로 향했던 모양이다. 무작정 자신들을 기다리던 화산감사님은 그냥 지나치고.. 아쉬운 맘이 들기에 안개꽃총무로부터 전화를 건네받는다. 우선 천왕봉에 가려면 애당초 A코스를 따라 왔어야 함을 쉰소리로 말한 뒤 C코스를 따라왔다가 그리로 가다보니, 다른 회원들에 비해 1시간이나 늦게되었으니 가급적 서둘러 하산해달라는 것을 당부한다. 또한, 서둘러 내려오되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쓰며 내려오라는 말도 덧붙여서 당부한다. 그래도 그나마 그렇게 연락이 되니 다행이다. 그렇잖아도 그 두 분에게 혹시나 무슨 변고가 있지는 않을까 하며 마음 한켠이 찌뿌둥했는데..이정표 - 장터목 1.5km 이후 30분 가량 더 전진하니 충곡이 분위기 쥑인다 하며 위치를 지정해주고선 사진을 찍어준다. 땡큐~~!!소지봉 능선의 단풍 - 청려장 [촬영: 충곡] 이후 비가 잦아들기 시작하니 등로 주변의 풍경이 운무 속에서 살아나기 시작한다.운무와 단풍 오후 2시33분, 소지봉을 지난다.소지봉(1,312m) 비교적 완만하던 등로가 이후 가파른 내리막으로 이어진다.내리막 길 언제부턴가 안개가 걷히니 등로 주변이 화사한 단풍 옷을 입은 숲으로 변모한다.단풍 숲 참샘계곡의 단풍 오후 2시44분, 참샘에 이른다.
참샘계곡의 단풍 - 충곡고문 이후의 숲 풍경. 파란 이끼와 붉은 단풍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참샘계곡의 고목과 단풍 낙엽이 흩뿌려진 구름다리를 지나고..구름다리 오후 3시03분, 하동바위 이정표를 지난다.하동바위 이정표 그 부근에서 만난 단풍나무는 핏빛이다.
백무동 계곡 그 부근에서 만난 꽃향유. 자주색 고운 꽃이 한쪽 방향으로만 피어 있다. 꽃향유는 식물체 전체에서 독특한 향이 나기 때문에 각종 식품과 향료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꽃말은 '추향(秋香)'. 가을에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며 향기가 좋기 때문에 지어진 모양이다.꽃향유 아치처럼 휘어진 다리를 건너니..백무동 직전의 다리 이정표가 상백무 마을에 도착하였음을 알려준다.백무동 이정표 그 너머에 백무동 야영장이 나온다. 남해읍님이 그곳 침상에 앉아 배낭을 뒤적이고 있다. 짐 단장을 한 뒤 내려올 모양이다.백무동 야영장 조금 더 내려오니 갈림길이 나온다.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가는 길과 세석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장터목/세석 갈림길 오후 3시35분, 백무동 탐방지원센터를 지나고..백무동탐방지원센터 오후 3시44분, 백무동 주차장에 당도한다.
산행궤적 산행고도표 ☆ 쫑 비 그치고 안개가 걷히니 지리산 깊은 숲이 단풍 옷을 곱게 차려입더라.. 진즉 그럴 것이지..참샘계곡의 단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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