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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지리산 종주 (중도 탈출) (2011.7.9)

by 청려장 2011. 7. 13.

"산행기 - 지리산 종주 (중도 탈출)"

top image 1 - 연하천 대피소 [촬영: 충곡회장]

top image 2 - 음정 작전도로

o 일시: 2011.7.9(土) 03:26~11:14 (총 7시간 48분) o 날씨: 기온 21.3℃~25.3℃, 호우 강수량 144.5mm (전남 구례군) o 코스: 성삼재→노고단고개→임걸령→삼도봉→연하천대피소→삼각봉 음정갈림길→(작전도로)→음정 o 거리: 20.1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참석 29명 (산행자 11명) ☆ Time Table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03:26~04:19 성삼재→노고단고개 3.0km 0:53' 17'40"/km
03:26  성삼재
03:53  대피소 지름길 입구
04:00  노고단 대피소 [휴식 10분]
04:19  노고단고개(↓성삼재 2.5km, ↑임걸령 3.2km, ↑천왕봉 25.5km)
04:19~06:14 노고단고개→삼도봉 5.9km 1:55' 19'29"/km
04:19  노고단고개
--:--  돼지령
--:--  1424봉
05:21  임걸령(林傑嶺, 1,320m)(→피아골) [휴식 10분]
--:--  1432m봉
05:59  노루목(↓노고단 4.5km, ←반야봉 1.0km, ↑천왕봉 21.0km)
06:14  삼도봉(1,499m) [휴식 5분]
06:19~08:25 삼도봉→연하천 4.6km 2:06' 27'23"/km
06:19  삼도봉(1,499m)(↓노루목 1.0km, ↓임걸령 2.7km, ↑화개재 0.8km)
--:--  화개재(←뱀사골)
--:--  토끼봉(1,534m)(↓화개재 1.8km, ↓노고단 8.1km, ↑연하천대피소 2.4km, ↑천왕봉 17.4km)
--:--  1463m봉
--:--  명선봉(1,586m)
08:25  연하천 대피소
08:25~09:15 조식 및 대기 - 0:50' -
09:15~11:14 연하천→음정마을 6.6km 1:59' 18'01"/km
09:15  연하천 대피소
09:27  삼각봉 음정갈림길(1,462m)(↓연하천 0.7km, ←임도갈림길 2.5km, ↑벽소령 6.7km)
10:13  임도갈림길(←음정 4.1km, ↓삼각봉 갈림길 2.5km, →벽소령 대피소 2.6km)
11:14  음정마을(→지리산자연휴양림 1.0km)
종 합 03:26~11:14 20.1km 7:48' 23'17"/km (2.57km/hr)
※ 지체시간: 총 1시간15분 (조식&대기 50분, 휴식&대기 25분) ☆ 산행코스

산행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지리산 종주를 위해 산행 채비를 하던 금요일 밤.. 빔빔대장이 전화를 걸어와 '지리산홈페이지에 예비호우특보가 발령되었다'고 알려주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어온다. 그 시간이 밤 10시경. 버스출발 2시간을 앞두고 산행을 취소하게 되면, 오히려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할 것 같기에 일단 계획했던 바대로 추진하여 현지로 이동한 뒤 그곳의 일기상태에 따라 산행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 대신, 지리산 입산이 불가할 경우에 대비하여 '지리산 둘레길'의 제3코스(인월-금계, 19.3km, 8시간)를 대체지로 염두에 둔다.
민족의 靈山 智異山 (1,915m)

우리민족의 기상과 혼, 정서, 그리고 애환이 깃들여 우리와 더불어 숨 쉬어 온 지리산은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 (三神山)의 하나로 알려져 왔으며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 해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려 왔다. 지리산은 백두산의 맥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곳까지 이어졌다는 뜻에서 두류산(頭流山)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불가에서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의 처소를 가리키는 방장의 의미를 빌어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한다.

1967년 12월 29일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산으로 그 넓이가 4백84㎢, 1억 4천만 평이 넘는 면적으로 계룡산의 7배, 여의도의 52배쯤 된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활처럼 굽은 25.5km의 주능선은 노고단, 반야봉, 토끼봉, 칠선봉, 촛대봉, 천왕봉등 1,500m가 넘는 봉우리만도 16개나 이어진다. 서쪽으로는 전남 구례군에 접하고, 북쪽으로 전북 남원시에 접하며, 동북쪽으로 경남 함양군, 산청군, 동남쪽으로는 경남 하동군에 접하는 명실공이 우리나라 최대의 단일 산악지대이다.


지리산 천왕봉 [촬영: 지리산국립공원 김명진님]

o 이동
토요일 0시20분, 청림버스가 29명의 회원을 태우고 대전 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다.
버스가 대진고속국도에 들어서자 알렉산델총무가 마이크를 잡고서 인사와 안내를 진행한다.
충곡회장의 인사가 끝난 뒤, 빔빔대장의 산행 안내가 이어진다. 대장에 오른 뒤 첫 안내인데 구구절절 요모조모 꼼꼼하다. 역쉬~ 잘 뽑아쓰..
버스가 남쪽으로 향하면서 헤드라이트에 비춰지는 고속국도의 노면은 바싹 말라있다. 남쪽은 비가 오지 않네? 일기예보가 틀린거 아녀?
얼마 동안이나마.. 어쩌면 정상적인 산행도 가능할 것 같단 기대를 품고선 남하한다.
그러나 버스가 달궁고개에 들어서서 성삼재 방향으로 오르던 중 언제부턴가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차 굵어진다.
오전 2시50분경, 성삼재에 도착한다.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있어 산행여부를 두고 망설이다가 일단 관리사무소에 가보니, 3시부터 입산을 허용해주겠다고 한다.
타 산악회에서 온 30여명의 산객들은 이미 산행채비를 마치고 관리사무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용수철처럼 뛰쳐나갈 기세다.
우리 버스에 되돌아오니, 우리 산악회도 그 사이 산행을 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어느새 A코스 희망자가 버스에 내려서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총 11명의 못 말리는 산꾼들이 우중 산행을 각오하고 종주에 나선 것이다.
차내에 남아 있는 나머지 18명은 B코스 출발지인 거림으로 이동한다. 그네들은 그곳에서 다시 기상을 살핀 후 산행여부를 결정할 모양이다.

성삼재 - 산행준비

버스가 거림으로 출발한 뒤, A코스 일행들은 관리사무소 앞으로 이동한다. 그 앞에서 단체사진. 두어 장 찍었지만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지지 못한다.

단체사진

o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 오전 3시26분, 노고단대피소를 향하여 출발한다. 선두는 내가, 후미는 빔빔대장이 맡아서 가기로 했으나 일행이 11명밖에 안 되니 가급적 모두 함께 움직이기로 한다. 캄캄한 밤인데다 비까지도 내리고 있어 도중에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그래야 할 것 같다. 안개비가 자욱이 배어 있는 어둠을 헤드랜턴으로 헤치며 전진한다.

노고단 가는 길

오전 3시53분, 대피소 지름길 입구에서 일행들이 모두 모인 뒤, 포장도로를 벗어나 샛길로 전진한다.

대피소 지름길 직전

오전 4시00분,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한다.

노고단 대피소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빗줄기가 점차 더 드세지고 있어 대피소 취사장에서 본격적인 우중 산행에 대비하며 차림새를 가다듬는다.

대피소 취사장

o 노고단대피소 → 임걸령 오전 4시10분, 다시 선두에 서서 노고단 고개를 향하여 출발한다. 모든 일행이 대략 14시간에 종주를 해낼 수 있도록 적정 페이스를 가늠하며 전진한다. 오전 4시19분, 노고단 고개에 이른다. 그곳 이정표가 천왕봉이 25.5km 남았음을 알려준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지체하지 않고 막바로 통과한다. 이제 본격적인 주능선길이다.

노고단고개 이정표

주능선은 크고 작은 돌무더기가 연이어 깔려있는 너덜길이다. 그 너덜 길에 드리워진 어둠을 헤드랜턴으로 벗겨내며 전진한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물은 돌무더기를 적시며 물웅덩이를 만들어가고 있다. 등산화가 빠질 만한 크기의 웅덩이가 나오면 뒤쫓는 일행이 주의하도록 소리쳐서 일러준다. "웅덩이!" "발조심!" 그 외에도 "머리조심", "어깨조심" 등등을 릴레이로 외치며 서로가 서로에게 조심스런 발걸음을 독려한다. 피아골 삼거리를 지날 즈음 산새 소리가 가까이 들려온다. 산객을 맞아주려는 듯 가깝게 가깝게 쫓아오면서 우짖기에 그 소리를 나직이 따라 불러본다. "호이호이~~"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지미님의 말씀, "저들이 이곳 주인이고 우리는 객이지요." 그 말에 기쁘게 화답한다. "정말 그렇지요." 어느덧 날은 밝아오고 빗줄기도 소강상태에 접어들 즈음, 임걸령(林傑嶺)에 이른다.(오전 5시21분)

임걸령 이정표

임걸령은 높은 고지인데도 우뚝 솟은 반야봉이 북풍을 막아주고 노고단 능선이 동남풍을 가려주기 때문에 아늑함이 느껴지는 천혜의 요지라 한다. 또한 바로 아래에 있는 샘터에는 항상 차가운 물이 솟고 물맛 또한 좋기로 유명하다. 그러하기 때문에 조선시대 초적두목 임걸(林傑)이 이곳에서 말을 기르며 진을 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한 연유로 이곳이 임걸령이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행색을 추스른다.

임걸령 휴식 1

지미님의 호피무늬 판쵸우의가 볼수록 멋지고 뽀대난다. *^^* 방수기능도 완벽하여 속에 있는 배낭이 여짓껏 뽀송뽀송한 상태라고 한다.

임걸령 휴식 2

모든 일행이 모여서 인증샷도 한 컷 남긴다.

임걸령 인증샷

o 임걸령 → 삼도봉 오전 5시30분경, 삼도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그 즈음 번개돌이고문님(이하 "뻔고문님")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버스가 거림에 도착하였지만 비가 계속해서 드세게 내리고 있기 때문에 산행을 하지 못하고 중산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려오면서 우리 일행의 안위를 묻는다. 우리 일행은 11명 모두 무사하며, 산행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고한다. 오전 5시59분, 노루목(1,498m)에 이른다. 이곳에서 왼쪽 지능선을 따라 1km 가면 반야봉 정상이 나온다. 뒤쫓아 오는 일행들에게 여기서 기다려줄테니 반야봉에 가고 싶은 분은 다녀오시라고 말하니 다들 피식 웃는다. ^^ 노루목은 부근에 마치 노루가 머리를 치켜들고 피아골을 내려다보는 형상의 바위가 있어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노루목

계속해서 삼도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15분가량 전진하니 삼도봉 정상(1,499m)이 나온다. (오전 6시14분) 삼도봉 정상의 삼각 표지물에는 이곳이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의 경계지점임을 알려주고 있다. 삼도봉 남쪽으로는 불무장등과 토끼봉 사이로 형성된 목통골이 화계마을까지 굽이쳐 뻗어내려가며 멋진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지만.. 지금은 날씨 때문에 언감생심이다.

삼도봉(三道峯, 1,533m)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뻔고문님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온다. 버스가 중산리에 도착하였지만 그곳에서도 호우특보 때문에 입산이 금지되어 산행을 포기하였음을 알려온다. 산중에 있는 우리 일행은 여전히 모두 무사하고, 비가 다소 내리고 있지만 무리 없이 전진하고 있음을 보고한다.

삼도봉 일행

o 삼도봉 → 연하천 오전 6시19분, 연하천대피소를 향하여 출발한다. 한 동안 소강상태였던 비가 다시 드세게 내리기 시작한다. 이제는 물웅덩이가 나타나도 피하지 않고 처벅처벅 밟으며 지나간다. 이미 등산화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양말까지도 흠뻑 젖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물을 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나저나 우리야 이렇게라도 산행을 하고 있지만, 남아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맘이 든다. 산행도 하지 못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버스 속에서 대기하고 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답답할 텐데.. 삼도봉에서 기나긴 계단을 타고 내려가 화개재를 지난다. 화개재는 경남에서 연동골을 따라 올라오는 소금과 해산물, 전북에서 뱀사골로 올라오는 삼배와 산나물 등을 물물 교환하던 장소였다 한다. 2년전 화대종주를 하면서 이 부근을 지날 즈음 만난 얼레지 군락지가 생각난다. 등로주변에서 치마 끝을 추켜올리며 지나는 산객을 유혹하던 그 많은 '바람난 여인'은 어디로 갔을꼬? *^^* 점차 굵어지는 빗방울 맞으며 토끼봉을 넘는다. 등로는 도랑이 되어 물이 졸졸졸 흐르고 그 물길을 처벅처벅 밟으며 전진한다. 몸에 부딪치는 빗줄기의 강도가 높을수록 더욱 깊어지는 후련함은.. 카타르시스를 통해 느껴지는 쾌감이련가? 다만, 호주머니 속에 넣고 가는 카메라와 아이폰이 걱정될 따름이다. 카메라는 좀 전부터 셔터가 눌러지지 않는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 우비를 입고 있지만 워낙 오랫동안 많은 비를 맞으니, 호주머니 속도 축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피소에 도착하면 비닐봉다리라도 구해서 단단히 포장을 해야 할 것 같다. 명선봉을 넘던 중 맞은편에서 오던 산객. 연하천대피소에서 산행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성삼재로 되돌아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헉!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지만 우리 일행 모두 좋은 컨디션으로 전진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했던 14시간 전후로 종주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오전 8시25분,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한다. 대피소 산장주인이 호우특보가 내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산행이 안 되니 가까운 음정으로 탈출할 것을 종용한다. 결국 그렇게 지리산 종주를 포기한다.

연하천 대피소 [촬영: 폰카]

일행들에게 산행불가를 알려드리니, 모두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해준다. 이러한 사실을 뻔고문님께 전화로 보고드린다. "모두 무사히 연하천 도착.. 근데 산행통제.. 음정으로 탈출 예정.. 3시간 소요예정.." 이에 뻔고문님이 천사같이(^^) 응답해주신다. "우리가 음정으로 이동할 것이니.. 모두들 안전하게 하산하세요." 취사장에서 아침식사.. 한쪽에서는 송담님과 카시미론님이 라면과 주먹밥으로 개밥을 조제하고.. 한쪽에서는 컵라면을 끓여먹는다. 그렇게 서로 먹여주며 나눠먹는 맛이 일품이다.

송담+카시미론표 개밥 [촬영: 충곡회장]

그나저나 밖에는 한층 더 드세어진 빗줄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10분가량을 대기하여도 여전히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기에 더 이상 머물지 않고 하산하기로 한다. 오랜 시간 산행도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회원님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맘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단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비 [촬영: 충곡회장]

o 연하천 → 음정마을 오전 9시15분, 연하천대피소에서 벽소령 방향으로 전진한다.

연하천 대피소 [촬영: 충곡회장]

10여분 전진하니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이 대략 삼각봉(삼각고지) 직전일 것이다. 이곳에서 직진하여 2.9km 전진하면 벽소령대피소가 나오고, 왼쪽으로 꺾어 돌아 6.6km 전진하면 하산 목적지인 음정으로 갈 수 있다.

삼각고지 음정갈림길 [자료사진]

갈림길 개념도

오전 9시27분, 왼편 음정 방향으로 향한다. 이 길은 삼정산으로 향하는 지능선 위로 이어지는 데, 지리산 주능선과 달리 사람의 왕래가 적으며 폭도 좁고 희미하다. 숲이 우거진 등산로 곳곳에는 곰이 출현하니 주의를 요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10분가량 전진하여 삼정산 지능선을 벗어나 우측 계곡 방향으로 들어서니 너덜이 심하고 경사가 무척 급한 등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빗줄기도 여전히 드세게 내리고 있어 한층 더 위험스럽다. 미끄럽고 자칫 무너지기까지 하는 너덜바위들을 조심조심 밟으며 50분가량 내려가니 전방 나뭇가지 너머로 세찬 물소리가 들려온다. 벽소령에서 음정으로 내려가는 작전도로에 다다른 것이다. 비가 워낙 많이 내려서 빗물이 작전도로를 가득 메우고 마치 개울처럼 세차게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 세워진 이정표는 음정이 4.1km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작전도로

작전도로 이정표

우선 뻔고문님께 전화보고를 한다. 지금 작전도로에 도착하였고, 앞으로 4km 남았으니 1시간 30분가량 더 가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를 마치고 아이폰으로 그곳에 속속 도착하는 회원들을 사진 찍는다. 모두들 험난한 너덜길을 무사히 탈출하였으니 한결같이 표정이 밝다.

탈출 1

탈출 2

숲길을 벗어나 작전도로에 들어선 일행들이 마치 개울같이 흐르는 물길 위에서 등산화에 묻은 진흙을 씻어내며 차림 단장을 한다.

작전도로 위로 흐르는 물

작전도로에서 등산화를 씻는 회원들

이제 작전도로를 따라 편안한 발걸음으로 하산한다.

작전도로 따라 하산

그나저나, 그 동안 잘 버텨주던 아이폰이 윗 사진을 끝으로 이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끙~~~ 비닐봉다리로 봉함하였지만 이제는 그것도 방수를 하는데 한계점에 다다른 모양이다. 흐미.. 암튼, 작전도로를 따라 50분가량 부지런히 내려가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시작되고 길 건너편으로 음정 마을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 즈음 맞은편에서 우산을 쓰고 걸어오는 분들이 있다. 홍솔부회장님과 안개꽃총무를 비롯한 우리 회원 몇몇 분들이 우리 일행을 마중 나온 것이다. 방가방가..*^^* 오전 11시14분, 음정마을에 도착하니.. 민박집 천막 아래 모여 있던 횐님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반겨주신다. 우선은 기쁘고 고마운 맘이지만, 한 켠으로 미안한 맘이 인다. 넘 오래 기다리게 한 듯 싶어..

음정 마을 [촬영: 이슬새님]

☆ 산행궤적 오전 11시14분, 음정 마을에 도착함으로써 지리산 산행을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20.1km, 산행시간은 조식 및 휴식시간(1시간15분)을 포함하여 총 7시간 48분 소요되었다.

산행 궤적(지도)

산행궤적(구글지도)

산행고도표

☆ 쫑 민박집 욕실에서 샤워(2,000원/1인)를 한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뒷풀이를 한다. 꺼먹돼지와 소주가 하염없이 입속으로 들어간다. 폭우 때문에 종주를 하지 못하고 중도 탈출했지만, 지리산의 우중산행은 희열이었다. 또 다시 찾아가리라.. 셔터에 문제가 발생한 카메라는 병원에 입원하였고.. 사망선언까지 했던 아이폰은 하루+반나절만에 소생하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