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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내변산 쌍선봉 (2010.1.17)

by 청려장 2010. 3. 8.

"산행기 - 내변산 쌍선봉(459.1m)"

쌍선봉 정상에서의 조망

월명암에서의 조망

o 일시: 2010.1.17(日) 12:36~16:34 (총 3시간 58분) o 날씨: 맑음 -0.9℃~8.6℃ (전북 부안) o 코스: 남여치→쌍선봉→월명암→자연보호헌장탑→직소폭포→자연보호헌장탑→내변산탐방지원센터 o 거리: 7.2km o 참석: 홀로 ☆ Time Table :
시 각구 간거 리시 간속 도
12:36~13:31남여치→쌍선봉1.7km0:55'32'21"/km
12:36  남여치탐방지원센터(월명암 2.2km, 직소폭포 5.1km)
13:21  이정표(남여치 1.5km, 월명암 0.7km, 자연보호헌장탑 2.5km)
13:26  삼거리(쌍선봉 0.1km, 남여치 1.6km, 월명암 0.3km)
13:31  쌍선봉 [조망 8분]
13:39~13:50쌍선봉→월명암0.4km0:11'27'30"/km
13:39  쌍선봉
13:41  삼거리
13:50  월명암
13:50~14:39중식 및 사찰관람 (월명암)-0:49'-
14:39~15:48월명암→직소폭포전망대2.9km1:09'23'47"/km
14:39  월명암
15:02  전망대(월명암 1.2km, 자연보호헌장탑 0.8km, 직소폭포 1.7km) [조망 3분]
15:26  자연보호헌장탑(직소폭포 0.9km, 내변산탐방지원센터 1.3km, 월명암 2.0km)
15:31  산정호수
15:41  선녀탕 갈림길(내변산탐방지원센터 1.9km, 0.3km, 선녀탕)
15:45  이정표(내소사 3.7km, 월명암 2.8km)
15:48  직소폭포 전망대 [조망 4분]
15:52~16:34직소폭포전망대→내변산탐방지원센터2.2km0:42'19'05"/km
15:52  직소폭포 전망대
16:09  산정호수
16:14  자연보호헌장탑
16:19  봉래곡 갈림길(자연보호헌장탑 0.3km, 직소폭포 1.2km,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1.0km, 봉래곡)
16:24  부안 실상사지
16:34  내변산탐방지원센터
종 합12:36~16:347.2km3:58'33'03"/km (1.81km/hr)
※ 지체시간: 총 1시간04분 (중식 49분, 휴식&조망 15분) ☆ 산행코스

산행 코스

◎ 등반 메모 ◎
o Intro.. 새로 발령 받은 부서로 이사짐을 모두 옮겨놓은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행을 떠난다. 내변산. 예전 어느 산악회를 따라 이 산에 왔었는데 당시 안내 대장이 어이 없게도 들머리를 헷깔려서 엉뚱한 곳에서 산행을 시작했었던 적이 있다. 즉 남여치로부터 시작하여 쌍선봉-직소폭포-관음봉을 지나 내소사로 하산하는 것이 계획된 코스였는데 운전기사가 착각하여 내변산매표소에 산객들을 내려줬는데, 산행대장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산행을 개시했었던 것이다. 결국, 남여치로부터 쌍선봉-월명암-자연보호탑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건너뛴 채, 내변산매표소-자연보호탑-직소폭포-관음봉-세봉-직소폭포로 산행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당시에 가보지 못한 코스를 밟기로 한다. 즉 남여치에서 시작하여 쌍선봉-월명암을 지나 직소폭포까지 갔다가 내변산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할 계획이다. 직소폭포에서 계속 능선을 타고 가 재백이고개-관음봉을 지나 내소사로 하산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교통편이 망막하다. 하여.. 짧지만 가고 싶은 구간만을 여유롭게 타기로 한다.
변산(邊山)

변산은 호남정맥의 줄기에서 떨어져 독립된 일단의 산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내,외 변산으로 구분한다. 내변산은 의상봉, 쌍선봉, 신산봉, 관음봉 등으로 둘러쌓여 있고, 부안호, 봉래구곡, 직소폭포, 선녀탕, 와룡소, 가마소, 낙조대, 월명암 등 경승지가 있다. 외변산에는 개암사, 내소사, 적벽강, 채석강, 닭이봉을 위시해서 해식단애(海蝕斷崖)의 절경지가 산재해 있다. 또한 이곳은 변산, 격포 등 해수욕장을 갖추고 있어 산해절경을 겸비한 아름다운 고장이라 하여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출처: 한국 555 산행기, 김형수 著]

변산은 '능가산(楞伽山)'이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들어가기 힘들다'는 뜻의 범어에서 유래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변산이 물산이 풍부하다 해서 '천부'라 했고, 고려시대의 이규보는 '강산이 맑고 좋음은 영주산 봉래산과 겨룰 만하고, 옥을 세우고 은을 녹여 만고에 한가지로다'라 했다. 또 남사고는 변산을 삼재가 들지 않는 십승의 땅의 하나라 했으며,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노령의 한 맥이 북쪽으로 뻗어가다 부안에 와서 서해 가운데로 불쑥 들어간다. 서남북 모두 바다이고, 안쪽으로 많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이어지는데, 이곳이 변산이다'라 했고, 이어 '높다란 산봉우리 깎아지른 듯한 산마루, 그리고 평지와 벼랑은 말할 것도 없이 모두 낙락장송이 가득하여 하늘 높이 솟아 해를 가린다'라 했다. 세종지리지에는 한자 여덟 글자로 '중첩고대 암곡심거(重疊高大 巖谷深遽, 겹치고 첩첩하고 높고 크며 바위 골짜기가 깊고 가파르다)'라고 했다. [출처: 다음 블로거 '다향 한글사람님' "내변산을 다녀왔습니다."]

쌍선봉(雙仙峰:498m)

쌍선봉은 내변산 최고봉인 의상봉(509m) 다음으로 높은 제2봉으로서, 동쪽으로 관음봉, 세봉, 옥녀봉, 우금봉 등으로 이어지는 산군, 남쪽으로 남쪽 곰소만과 그 너머의 선운산 자락, 서쪽으로 격포, 고사포, 변산 등의 해수욕장, 그 너머 서해바다와 고군산군도, 새만금 방조재 등이 두루 조망되는 천하의 조망처이다. 옛날 이 산에서 선인(仙人)이 두 분 나오셨다 해서 쌍선봉이라 이름 지어졌다하며, 월명무애(月明霧靄)라 불리는 절경과 수 많은 전설을 간직한 천년고찰 월명암이 자리잡고 있는 봉우리로도 유명하다. [출처: 여기 저기(^^)]


조감도 - 내변산국립공원

o 이동
일요일 아침. 아침 식사후 여유롭게 집 밖을 나선다.
호남고속도로 서전주 IC를 빠져나와 완주군 이서면에서 23번국도를 타고 전진하여 김제를 지나 부안군에 들어선다.
대전에서 출발한지 2시간 가량 소요된 것 같다.

교통도 1

부안에서 30번 국도로 갈아타고 남서방향으로 전진하니 전방에 눈에 익은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내변산의 최고봉인 의상봉이 흰눈에 덮힌 채 첨탑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30번 국도와 의상봉

계속해서 남서방향으로 전진하다 변산면 삼거리에서 왼편 736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남동방향으로 전진한다.

교통도 2

오후 12시20분, 월명암 입석이 세워진 남여치(藍輿峙)에 도착한다. 남여치의 남여(藍輿)는 조선시대 벼슬아치들의 교통수단 중의 하나인 승교(乘轎)로서 가마와 비슷하나 위를 덮지 않은 의자를 말한다. 조선시대 이완용이 전라도 관찰사로 있을 때 이곳에서 남여를 타고 쌍선봉에 올라갔었다 해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남여치탐방지원센터

남여치탐방지원센터 입구의 간이주차장은 이미 다른 차량들로 만원이다. 이리저리 모색을 하다 할 수 없이 노변에 주차해놓는다. 찜찜..

남여치 간이주차장 - 만원

o 남여치 탐방지원센터 → 쌍선봉 오후 12시36분, 산행을 시작한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곧바로 갈림길이 나온다. 그 중 왼편 길에 안내표지판이 세워진 것을 보면 그쪽이 정규 등로인 모양이다.

갈림길

등산 안내도를 보면서 산행코스를 잠시 짚어본다.

이정표

현위치

안내표지판 왼편에 넓다란 공터가 있다. 그 너머로 절묘하게도 의상봉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저 봉우리가 저렇게 가깝게 보인다는 것이 잠시 혼돈스러웠는데, 큰 지도를 보니 대략 그림이 그려진다. 글쿤..

의상봉(508.6m)

능선이 시작되는 등로에 들어설 즈음 자그마한 계곡을 건넌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어느덧 봄이 가까이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계곡

이윽고 눈 덮힌 능선을 오른다.

눈 덮힌 능선

30분 가량 오르다 뒤돌아보니 서해안이 보인다. 앞에 보이는 섬은 고사포 앞바다의 하섬인 듯 싶다.

변산반도 앞바다 - 고사포해수욕장, 하도

조금 더 오르니 우측 소나무 가지 사이로 망포대 능선이 시선을 끌어들인다.

망포대

곧이어 그 능선의 시발점인 낙조대가 관측된다.

낙조대, 분초대, 망포대

저 능선이 감싸고 있는 마을은 변산면 운산리 마을이다.

변산면 운산리 마을

줌으로 땡겨보니 마을의 속살이 하나 하나 잡힌다.

운산리 마을 (Zoom-Up)

다시 등로를 타고 오른다.

등로

오후 1시21분, 남여치로부터 1.5km 올랐고 월명암까지 0.7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 옆에 법구경이 담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살아있는 것들의 행복을 위하여.. 모든 생명을 죽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법구경

오후 1시26분, 삼거리에 당도한다. 쌍선봉은 그곳에서 왼편으로 꺾어들어가야 하고, 월명암은 우측편으로 가야 한다.

쌍선봉 갈림길

그곳에서 쌍선봉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는 완만하게 이어진다.

쌍선봉 가는 길

오후 1시31분 쌍선봉 정상(459.1m)에 오른다.

쌍선봉 정상(459.1m)

헬기장처럼 평평한 정상에는 많은 산객들이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어 다소 분답스럽다.

쌍선봉 정상의 산객들

o 쌍선봉의 조망 한켠에 서서 일망무제의 조망을 만끽한다.

북동-동-남동 조망

동쪽 관음봉에서 우금바위로 뻗어올라가는 능선이 아득하고, 우측 가까운 곳에는 월명암이 내려다 보인다.

북동-동-남동 조망T

월명암이 자리잡고 있는 능선 너머로 곰소만이 얼핏 보이고 그 뒷편에 선운산의 외곽 산자락인 소요산과 경수산이 흐릿 하나마 그 윤곽을 보여주고 있다.

월명암 - 소요산, 경수산, 신선봉

곰소만과 소요산

그 왼편으로 이어지는 관음봉, 세봉, 용각봉 능선..

관음봉, 세봉, 용각봉

그 왼편에 위치한 옥녀봉을 조금 땡겨보니 정읍의 두승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옥녀봉

옥녀봉 왼편의 북동 방향으로는 우금바위와 우금산성까지도 관측된다. 그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는 쇠뿔바위봉은 나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가운데 지나가고 있는 도로는 변산우체국삼거리에서 남여치를 지나 쇠뿔바위봉과 우금바위봉 사이를 가로질러 가는 736번 지방도이다. 오늘 날머리인 내변산매표소는 도로가 굽이쳐 돌아가는 자그마한 능선 너머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

북동 방향 조망 - 내변산매표소

쇠뿔바위봉 왼편의 정북방향에 위치한 의상봉 역시 나뭇가지에 가려서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북쪽 - 의상봉과 쇠뿔바위봉

그런데 북서방향에 봉우리 하나가 가까이 있다. 그제서야 쌍선봉이 두 봉우리로 되어있다는 것을 기억해낸다. 즉 앞에 보이는 것이 쌍선2봉이고 지금 올라와 있는 곳이 쌍선1봉이다. 저 쌍선2봉에서는 북쪽의 의상봉과 쇠뿔바위봉 뿐만 아니라 그 앞의 부안호, 그리고 서해안 일대의 풍경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고 한다. 그런데 정규 등로가 아니라서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어찌해서 출입을 금해놓았는지 알 수 없고..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쌍선2봉

쌍선2봉 왼편 서쪽으로 서해안이 바라보인다.

서해안

쌍선2봉에서 보는 것에는 못하겠지만, 이곳에서도 새만금방조제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 방조제의 중간축을 이루고 있는 신시도도 어렴풋 시야에 들어온다. 신시도를 바라보니, 그 섬속에 있는 월영봉-대각산을 재작년 여름 땡볕을 맞으며 종주하던 고행길이 기억난다. 어찌나 덥던지.. 중간에 미니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산행을 했었던 기억.. 경치는 끝내줬었고..

새만금 방조제, 비안도, 고사포

서쪽 정면에 변산면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 바다 한가운데 비안도가 있다. 비안도와 신시도 사이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섬들은 고군산군도의 무녀도와 선유도인 듯 싶다.

변산면과 비안도

남쪽으로는 망포대 능선이 바라보인다.

망포대 능선

망포대 능선 너머로 곰소만과 인접한 봉우리인 삼신산과 신선봉이 얼핏 바라보인다.

망포대

동서남북을 빠짐없이 둘러본 뒤.. 다시 동쪽의 산군을 바라보며 기막힌 조망을 하염없이 만끽한다.

북동-동 조망

북동-동 조망T

발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월명암의 설경도 멋지다. 조선 중기 부안출신의 기녀시인(妓女詩人) 이매창(李梅窓: 1573~1610)이 지었다는 등월명암(登月明庵)이라는 한시가 있기에 옮겨본다. "월명암(月明庵)에 올라" 卜築蘭若倚半空 하늘에 기대어 절간을 지었기에 一聲淸磬徹蒼穹 풍경소리 맑게 울려 하늘을 꿰뚫네 客心怳若登兜率 나그네 마음도 도솔천에 올라온 듯 讀罷黃庭禮赤松 황정경을 읽고나서 적송자를 뵈오리다 ※ 황정경은 송대의 시인 황정견(黃庭堅)의 시문집을 칭하는 말이며, 적송자는 신선의 이름으로 신농 때의 우사(雨師)라고 한다.

월명암

o 쌍선봉 → 월명암 오후 1시39분, 쌍선봉 정상에서 하산하여 월명암으로 향한다. 아까 지나온 쌍선봉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쌍선봉 갈림길

조금 더 가니 등로가 왼쪽으로 꺽어진다.

낙조대 갈림길

위치상 이곳에서 직진하면 낙조대가 나올 것 같은데 통행을 금하고 있다.

잠깐!

반항(^^)하지 않고 왼쪽으로 꺽어간다. 등로는 능선 사면으로 이어진다.

능선 사면 - 월명암 가는 길

곧이어 등로 우측의 담장 너머로 누각단청이 보인다.

월명암 범종루

담장끝에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니 좀 전에 보았던 누각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범종루다.

범종루와 요사채

정면에는 대웅전이 넓다란 마당을 앞켠에 두고 뒷짐을 지고 있다.

대웅전

대웅전 안에 모시고 있는 삼존불을 잠시 들여다 본다. 여전히 뉘신지 구분이 안된다.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월명암 대웅전 삼존불

월명암(月明庵)
월명암(月明庵)은 신라 신문왕 11년(691년)에 부설거사가 창건하였다. 1300여년 된 고찰(백제 무왕)임에도 대웅전이나 요사채가 최근 건물임에는 사연이 아주 많다. 그 만큼 수난을 많이 겪어온 절로서, 여러 차례 중수를 해오다 임진왜란 때에 불에 탄 것을 진묵대사(震默大師:1562~1633)가 다시 중수하고, 헌종 14년(1848)에는 성암화상(性庵和尙)이 대수축을 하여 대사찰의 면모를 갖추었으나 한말 의병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왜병과 싸우다가 1908년에 다시 불타고 말았다. 이후 학명선사에 의해 1914년 다시 세워졌으나 1950년 6.25사변 직전 여순반란군이 이곳에 잠입하여 싸우던 중 또 다시 불타버리고 말았다. 그 후 1954년 원경(圓鏡) 스님이 군내 각 기관의 협조를 얻어 다시 지었고, 1996년 중수를 하여 오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여기 저기(^^)]
그 오른편에 있는 관음전으로 간다.

관음전

관음전 외벽에는 월명사를 창건셨하신 부설거사에 대한 설화가 그림과 함께 쓰여져 있다. 부설거사는 신라선덕여왕 때의 사람으로 성은 진이고 이름은 광세였다. 어려서 출가하여 경주 불국사에서 원정의 제자가 되어 영조, 영희 등과 함께 지리산, 천관산, 능가산 등지에서 수 년 동안 수도하다가 문수도량을 순례하기 위하여 오대산으로 가던 중 지금의 전라북도 김제군 만경들이 있는 두릉의 구무원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부설거사 이야기 1

그집의 딸인 묘화는 십팔세였는데 나면서부터 농아였으나 부설의 법문을 듣고서 말문이 열렸다. 이후 부설을 사모하여 함께 살고자 하였으나 승려의 신분으로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하자 자살을 기도하니, 할 수 없이 "모든 보살의 자비는 중생을 인연에 따라 제도하는 것이다." 하며 그녀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후 십오년을 살면서 아들 등운과 딸 월명을 낳았는데 다른 일들은 모두 부인에게 맡기고 별당을 지어 수도에만 전념하였다.

부설거사 이야기 2

그뒤 몇해가 지나고 영조와 영희가 찾아왔을 때 세 사람은 서로의 도력을 시험하게 되었다. 질그릇 세 개에 물을 가득 채워서 줄에 매달아두고 영희나 영조가 병을 치자 병이 깨지며 물이 흘러내렸지만 부설이 병을 치자 병은 깨어졌으나 물은 흘러내리지 않고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부설은 거사로서 열심히 수행하여 그 공덕이 스님을 능가했던 것이다. 부설은 참된 법신에 생사가 없다는 것을 밝히는 설법을 한 뒤 단정히 앉아서 입적하였다. 영희와 영조가 다비하여 사리를 묘적봉 남쪽에 안치하였다. 아들 등운과 딸 월명은 출가하여 도를 깨우쳤으며, 등운은 계룡산에 등운암을, 월명은 변산 지금의 월명암을 짓고, 부인 묘화는 백십세까지 살다가 죽기 전에 집을 보시하여 절을 지었다 한다.

부설거사 이야기 3

위 마지막 대목에서, 계룡산 등운암이란 연천봉의 등운암을 말하는 것이리라.. 예전 계룡산에 대한 자료를 두루두루 섭렵하던 중 얼핏 읽었었던 내용인 것 같다. 암튼 연천봉 등운암에 대한 전설을 이곳에서 다시 접하니 묘한 반가움이 인다. 그나저나~ 부설거사의 아들이 등운암을 창건했단 말이지? .. 관음전 뒷켠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 보니 "수행 중" 팻말이 걸려 있기에 되돌아 내려온다.

뒷채 절집

내려오다 왼편을 바라보니 요사채 너머로 쌍선봉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무척 가깝다.

쌍선봉과 요사채

대웅전 앞을 지나며 마당 건너편을 바라보니 그곳에 기가 막힌 절경이 펼쳐져 있다.

월명암 앞의 절경

우선 쇠뿔바위봉과 우금바위봉에 시선이 꽂히는데.. 마당 앞쪽으로 나서면 쇠뿔바위봉 왼편으로 의상봉도 보일 듯 싶다. 좀 있다 찬찬히 조망하리라..

월명암에서 조망 - 쇠뿔바위봉과 우금바위

일단 남쪽편에 있는 또 다른 요사채로 간다. 그곳 마루 한켠에 놓여 있는 두 개의 보온물통이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요사채

보온통 겉에는 연잎차, 오가피차라 쓰여 있고, 위에는 바가지가 얹어 있다. 산객들에게 보시하는 차인가 보다. 고마운 마음으로 연잎차를 한잔 받아 먹는다. 향이 참 좋다.

연잎차와 오가피차

따뜻한 연잎차를 한 잔 마시며 경내를 둘러본다. 나란히 서 있는 대웅전과 관음전으로부터 소쇄한 기운이 느껴진다. (좋은 단어 배웠네.. ^^)

대웅전과 관음전

그 앞에 외따로이 서 있는 범종루는 커다마한 소나무가 동무해주고 있다.

범종루

마당 한켠에도 커다마한 소나무와 벤치가 있는데..

소나무와 벤치

벤치주변에 먼저 온 산객들이 두 마리의 견공을 둘러싸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산객들과 견공

그곳 벤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픈데 그네들이 물러나지 않기에.. 마당 앞으로 나서서 그 앞으로 펼쳐진 산군들을 감상한다.

월명암에서의 조망

의상봉, 쇠뿔바위봉, 우금바위, 삼예봉, 옥녀봉.. 와~~~

월명암에서의 조망 - 의상봉, 쇠뿔바위봉, 우금바위, 삼예봉, 옥녀봉

지난해 5월 저 쇠뿔바위봉 산행을 하면서 감탄하며 바라보던 태고적 신비의 절경들이 얼핏 떠오르니 감격이 더욱 커진다.

의상봉과 쇠뿔바위봉

이제 먼저 왔던 산객들이 떠나고.. 그네들이 물려준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놓고 점심식사를 한다.

도시락

그 앞에 견공 두 마리가 나란이 앉아서 나를 지켜본다.

견공 모녀

그러더니 새끼 강아지가 먼저 가까이 다가오니, 에미도 용기를 내서 다가온다.

새끼

모녀

그나저나 그들 입맛에 맞는 것이 없다. 오늘 따라 고기반찬도 없다보니.. 후식으로 준비해간 귤을 던져주니 시큰둥 한다. 결국, 얻어먹을 만한 것이 없단 생각이 들었던지 새끼 강아지는 그냥 드러누워버린다. 에그.. 미안햐~~ ^^

드러누운 강아지

그때 보살님이 그네들을 부른다. "덕순아~~~" 견공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기에 보살님에게 물어본다. "누가 덕순이지요?" "에미가 덕순이고, 딸은 이름이 없어요. 그냥 덕순이 부르면 함께 달려오니까 지어주지도 않았데요."

덕순아~~

o 월명암 → 직소폭포 오후 2시39분, 식사를 마친 후 덕순 모녀와 작별인사를 한 뒤 월명암을 떠난다.

요사채 앞 덕순 모녀

덕순 모녀

하산 길목.

하산길

지혜로운 삶을 일깨워 주는 법보장경을 잠시 읽어본다.

법보장경 - "걸림없이 살 줄 알라"

그 옆에 부설전 안내문.. 부설거사가 지었다는 <팔죽시(八竹詩>)가 절묘하고 재미있기에 옮겨적는다. 此竹彼竹 化去竹 피죽피죽 화거죽 이런 대로 저런 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 浪打竹 풍타지죽 낭타죽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粥粥飯飯 生此竹 죽죽반반 생차죽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이런 대로 살고 是是非非 看彼竹 시시비비 간피죽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런 대로 보고 賓客接待 家勢竹 빈객접대 가세죽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 대로 市井賣買 歲月竹 시정매매 세월죽 시정 물건 사고 파는 것은 세월 대로 萬事不如 吾心竹 만사불여 오심죽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然然然世 過然竹 연연연세 과연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보낸다

부설전 유래

그리고 월명암 사적기가 세워져 있다.

월명암 사적기

그 옆에 세워진 이정표는 이곳으로부터 직소폭포까지 2.9km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정표 - 직소폭포 2.9km, 남여치 2.2km

완만한 등로를 따라 전진한다.

등로

15분 가량 전진하니 가파른 내리막 길이 나온다. 그 부근은 남쪽 방향인지라 눈이 많이 녹아 있다.

경사진 하산길

그 즈음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관음봉-세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멋지다.

관음봉, 세봉, 소요산, 경수봉

관음봉, 세봉, 옥녀봉, 그리고 소요산과 경수봉

관음봉 아래로 보이는 하얀 계곡은 꽁꽁 얼어붙은 산정호수인 듯 싶다.

관음봉과 산정호수

왼편 선인봉 암벽 너머로는 옥녀봉이 보인다.

옥녀봉

능선 위로 이어지는 등로는 관음봉 방향으로 점차 고도를 낮추어 간다.

하산 등로

그 부근에서 만나는 바위들.. 세로방향으로 결을 이루는 모양새가 주상절리대 층인 듯 싶다.

주상절리대

등로는 계속해서 편안하게 이어진다.

능선

전방 세봉이 품고 있는 치마바위도 나름대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세봉과 치마바위

그 즈음 되돌아 보는 서쪽의 능선. 우측 높은 봉우리가 낙조대이고 그 너머가 분초대인 듯 싶다. 저곳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동해 낙산에서 보는 일출과 함께 동서해의 2대 절경으로 꼽힌다고 한다. 또한 저곳에 서면 변산반도의 아기자기한 모습과 아름다운 준봉들이 발 아래에 와 닿으며 고군산군도의 뭍섬들도 시야에 들어온다고 한다. 노산 이은상님의 시가 있기에 옮겨본다. "변산의 마천대에 오른 듯 내린 듯/저분네 바쁜 행차 어디로 가오/물속에 불구슬 빠진다기에/월명암 낙조대 찾아간다오"

낙조대와 분초대

오후 3시02분, 전망이 좋은 듯 싶은 바위가 나온다.

전망바위

그 위에 올라가서 다시 한번 관음봉 일대의 경치를 감상한다. 예전 재백이고개를 지나 오르던 관음봉, 이어서 세봉으로 건너가던 길목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었지..

관음봉

잠시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되는 듯 하다..

하산 길

얼마 가지 않아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편안해진 등로

오후 3시26분, 자연보호헌장탑 삼거리에 당도한다.

자연보호헌장탑

이곳에서 직소폭포는 우측으로 0.9km, 내변산탐방센터는 좌측으로 1.3km 떨어져 있다. 날머리를 내변산탐방센터를 잡았지만 직소폭포를 들렀다가 내려오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기에 우측 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정표

현위치

일단 다리를 건넌 뒤..

다리

계단을 타고 걷다보니..

계단

산정호수가 나온다.

산정호수

이 호수의 주인은 관음봉이다. ^^

산정호수와 관음봉

호숫가 산책로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산정호수 옆길과 관음봉

다시 등로가 숲속으로 이어지고..

등로

선녀탕 갈림길을 지나고..

선녀탕 갈림길

10분 가량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니 드디어 직소폭포 전망대가 나온다. (오후 3시48분)

직소폭포 전망대

직소폭포 안내

30여미터에 이르는 암벽단애 사이로 우렁찬 폭포수가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하여 변산팔경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곳이지만, 지금은 한 겨울이라서 메마른 물줄기의 흔적만 보일 뿐이다.

직소폭포 1

직소폭포 2

o 직소폭포 → 내변산탐방지원센터 오후 3시52분, 직소폭포에서 되돌아 나온다. 15분 가량 오던 길로 돌아나오니 산정호수가 다시 나타난다. 호수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는 선인봉인 듯 싶다.

산정호수와 선인봉

호수 정중앙 즈음에서 타이머를 맞추고선 관음봉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다.

청려장 - 산정호수와 관음봉

오후 4시14분, 자연보호헌장탑을 다시 지나고.. 조금 더 가다보니 선인봉이 웅장한 암봉을 자랑하며 다가온다.

선인봉

등로는 편안한 산책로로서 내변산 탐방지원센터까지 이러한 길이 이어진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가는 길

봉래곡 이정표를 지나니..

이정표 - 봉래곡

전방에 실상사지가 나타난다.

실상사지

실상사지 안내

실상사지(전리북도 기념물 제77호. 전라북도 부안군 변사면 중계리)
실상사지는 내변산의 직소폭포로 가는 길의 천왕봉과 인장봉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신문왕 9년(689)에 초의스님이 처음 짓고 조선시대 때 효령대군이 고쳐 지은 것이다. 실상사는 내변산에 있는 4대 사찰 중의 하나로 고려시대에 제작한 불상과 대장경 등 소중한 유물을 간직한 유서 깊은 절이다. 대웅전과 나한전, 산신각 등이 있었으나 1950년의 화재로 모두 불타고 터만 남았다. 절터에는 3개의 부도가 남아 있으며 그 중 2기는 종(鐘) 모양의 부도로 상태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실상사지 미륵전

실상사지가 천왕봉과 인장봉 사이에 있다함은 앞에 보인는 왼쪽의 봉우리는 천왕봉이고 우측에 보이는 봉우리는 인장봉이라는 얘기다. 인장봉 정상에 솟은 암봉이 딴은 도장을 연상시켜주고 있다.

천왕봉과 인장봉

이윽고 나타나는 변채정사..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

변채정사(邊菜精舍)

그 부근에서 바라보는 인장봉. 점차 한 가운데 솟은 거암이 위압적인 형상으로 다가온다.

인장봉

인장바위 (Zoom-Up)

오후 4시34분,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탐방센터 너머 주차장에 눈사람이 하나 세워져있다. 콧대 위에 얹어놓은 종이컵이 재미있다.

눈사람

그나저나, 탐방센터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곳에서 남여치로 가는 버스편이 없다고 한다. 한동안 난감해 하다.. 용케도 어느 부부산객의 승용차편을 얻어타고서 남여치 탐방지원센터로 돌아간다. 어느 덧 해질녘이 다가오고 있는지 남여치 쪽의 산기슭은 어둑해지기 시작한다.

남여치

☆ 지나온 길 오후 4시34분,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 당도함으로써 쌍선봉 산행을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7.2km, 산행시간은 점심시간&휴식시간(1시간04분)을 포함하여 총 3시간58분 소요되었다.

산행 궤적

☆ 쫑 내변산탐방센터에서 남여치까지 승용차를 태워준 부부산객과 함께 격포로 이동하여, 고마움을 저녁식사로 갚아드린다. 횟집에서 맞이한 낙조(落照).

낙조

서해안이 온통 붉게 물들어간다. 황홀하다.

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