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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

산행기 - 강릉 노인봉 (2008.7.19)

by 청려장 2008. 7. 22.

"산행기 - 강릉 노인봉 (1,338m)"

노인봉 초지

소금강 계곡

o 일시: 2008.07.19(土) 11:31 ~ 16:06 (총 4시간 35분) o 날씨: 비 21.8℃~25.7℃ (강원도 강릉) o 코스: 진고개→노인봉→만물상→금강사→소금강계곡→주차장 o 거리: 13.95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7명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11:31~12:38 진고개→노인봉 3.85km 1:07' 17'24"/km
11:31  진고개
11:46  계단
11:53  계단 끝 [대기 4분]
12:00  이정표 (노인봉 2.4km, 진고개 1.5km)
12:17  이정표 (노인봉 1.2km, 진고개 2.7km)
12:33  갈림길(←노인봉 0.25km, →소금강분소 9.35km)
12:38  노인봉 정상(1,338m) [대기 5분]

12:43~13:09 중식 (노인봉 아래) - 0:26' -
13:09~14:54 노인봉→만물상 5.5km 1:45' 19'05"/km
13:09  노인봉 정상
13:12  노인봉갈림길
13:14  노인봉 대피소
13:49  낙영폭포(소금강분소 7.6km, 광폭포 0.3km)
14:17  사문다지(소금강분소 6.1km, 노인봉 3.5km)
14:31  광폭포(소금강분소 5.6k, 노인봉 4.0km) [대기 4분]
14:47  백운대(소금강분소 4.7km, 노인봉 4.9km) [대기 2분]
14:54  만물상(소금강분소 4.1km, 노인봉 5.5km)
14:54~16:06 만물상→주차장 4.6km 1:12' 15'39"/km
14:54  만물상
14:57  귀면암
14:59  아치교
15:14  학유대(소금강분소 3.5km, 노인봉 6.1km)
15:19  탐방 지킴이 건물 (화장실)
15:20  구룡폭포(소금강분소 3.0km) [대기 6분]
15:38  금강사 [대기 2분]
15:43  연화담 (소금강분소 1.7km)
15:47  십자소
15:56  무릉계 입구(소금강분소 0.5km)
16:01  소금강분소
16:05  주차장
종 합 13.95km 4:35' 19'42"/km (3.04km/hr)
※ 지체시간: 총 0시간47분 (중식: 26분, 대기&휴식: 21분)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오대산은 크게 보아 진고개를 지나는 국도를 기준으로 서쪽은 비로봉,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5 봉우리와 그 사이의 많은 사찰들로 구성된 오대산지구, 동쪽은 노인봉 (1,338m)을 중심으로 하는 소금강지구로 나뉜다. 노인봉은 정상에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사계절을 두고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인다 하여 노인봉이라 불렀다 한다. 노인봉 남동쪽으로는 황병산(1,407m)이 있고, 북동쪽으로 긴 계곡이 청학천을 이룬다. 노인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낙영폭포, 만물상, 구룡폭포, 무릉계로 이어지는데 이름하여 청학동소금강(靑鶴洞小金剛)이다. 연곡천계곡(連谷川溪谷) 또는 무릉계곡(武陵溪谷)이라고 하는 청학동소금강은 노인봉에서 발원하는 연곡천의 지류인 청학천에 의해 형성된 12㎞의 계곡으로 1970년 1월 10일 우리나라 명승 제1호로 지정될 정도로 계곡경치가 뛰어나다. 이 계곡은 이율곡이 소금강이라 이름짓고 〈청학산기〉를 남기면서부터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 급경사의 험준한 산세·기암괴석·층암절벽·폭포·담소 등이 마치 금강산의 축소판 같다. 여기에는 화강암지대를 흐르는 청학천의 차별침식으로 이루어진 수 많은 명소가 있다. 즉, 천하대(天河臺)·십자소(十字沼)·연화담(蓮花潭)·식당암(食堂巖)·삼선암(三仙巖) 등이 그것들이며 그 중에서도 구룡연(九龍淵)이라고 하는 9폭9담(九瀑九潭)의 구룡폭포와 만물상(萬物相) 일대가 제일로 꼽힌다. .. 몸과 맘이 피곤하여 망설이다가 금요일 밤이 되어서야 참가를 신청한다. 그랴.. 션~한 계곡에서 깔끔하게 씻어내자! o 이동 오전 6시40분 집 밖으로 나선다. 지난 밤에 천둥번개와 함께 줄기차게 쏟아지던 비가 다소 약해졌지만 아직도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중국에 상육한 태풍 갈매기가 우리나라에 비구름을 몰아올린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포기하고 모처럼 승용차로 평송수련원에 가서 주차를 한다. 오전 6시55분경 밋쓸버스에 올라타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와 있다.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모든 회원이 약속을 어지기 않고 참석한 것이다. 대단한 열성이다. 오전 7시20분 초가집에서 모든 회원이 탑승한 뒤 대전 IC를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다. 번개돌이 총무님이 마이크를 잡고서 '인사 및 안내'를 진행한다. 순한양 회장님 인사.. "일단 노인봉 근처까지 간 다음.. 그 사이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 소금강계곡에서 발 담그고 놀겠습니다." 눈먼산 대장님의 산행안내.. "노인봉.. 평탄한 육산으로서 편안한 산입니다!" 신입회원 인사.. 거북이님 - "가입한지는 오래되었는데.. 고인돌회원과 같이 철도공사에 다니고.. 앞으로 종종 산행하겠습니다. 즐거운 산행되세요." 산 삼 님 - "1년전 함께 산행했었는데 몸이 안 좋아 쉬었다가 다시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울+1님 - "백조열이라 합니다. 친구 따라 강남같다고 여울님 따라 나왔습니다. 즐거운 여행되도록 노력할 테니 잘 부탁합니다." 태 풍 님 - (무대뽀 따라 나온 분인데 인사하기를 꺼려하니 번총님이 한 마디.. "최씨라고 고집 피우고 안나오네요. 뒤에서 푹 쉬어!") 이윽고 번개돌이 총무님이 준비해온 옥시기 배급.. "이 옥시기.. 집에서 쪄오는 데 더워 죽을 뻔 했슈~~ 맛 있게 드세요."

뻔총표 옥시기

오전 08시30분,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서 15분간 조식 또는 휴식.. 오전 10시35분,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에서 10분간 휴식.. 오전 11시00분, 영동고속도로 진부 IC를 빠져나와 6번 국도를 타고 진고개를 향하여 전진.. 오전 11시20분, 강원도 평창군 진고개에 도착한다. 진고개.. 다행히 비가 어느 정도 그치고 뿌연한 운무 속에 가랑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있어 산행에는 지장이 없을 듯 싶다.

노인봉 들머리

산행 준비를 마친 뒤 노인봉 들머리 앞에 모두 모여 단체사진..

단체사진

o 진고개 → 노인봉 아침 11시31분, 산행을 개시한다. 선두대장은 나, 중간대장은 산수, 후미대장은 눈먼산님이 맡고서 회원을 이끌고 나간다. 가랑비가 오락가락 내리지만 덥고 귀찮을 것 같아 우비를 입지 않고 배낭만 카바를 씌운 채 산행을 시작한다.

노인봉 들머리

그런데 일제히 출발하고 있는데 공단 관리인이 급히 뛰어나와 소리친다. "잠깐만여~~~~~! 12시경 호우주의보가 발령될 예정이니까.. 올라가시다가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그냥 내려오세요." 휴~ 당장 산행을 막는 것이 아닌지라 다행이다 생각하며 흔쾌히 답한다. "예~ 그럴께여~~~!"

공단 관리인의 급전! "잠깐만여~~~!"

돌 계단을 타고 좌우로 나무와 풀이 우거진 숲을 통과하니..

돌계단

사방이 훤히 트인 초지대가 나온다. 그 일대에는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이 물끼를 잔뜩 머금은 채 꽃을 피우고 있다. 노란 짚신 나물, 분홍빛 동자꽃, 자주색 단추 모양의 여로, 꽃잎이 물레처럼 뱅뱅 돌아가는 물레나물..

초지

그리고 군락지어 자라고 있는 참좁쌀풀.. 노란 꽃잎 속에 수 놓인 붉은 색 무늬를 헤벌레 자랑하면서 해맑게 웃고 있다.

참좁쌀풀

이어서 꼬리풀.. 자그맣고 하얀 꽃을 바글바글 매달은 꽃대가 하늘을 향해 까치발을 세우고 키 자랑을 하고 있다.

꼬리풀

초지대를 지나 다시 돌계단 길에 들어서서 조금 더 전진하니..

돌계단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오전 11시46분)

나무계단

제법 가파른 나무 계단이 꽤나 길게 지속되어 7~8분을 채고 올라서야 벗어난다. (오전 11시53분) 어림 짐작하여 거리가 대략 5~600m 되는 것 같다. 계단을 벗어나니 2개의 벤치가 놓여 있는 자그마한 공터가 있기에 잠시 대기하면서 선두일행을 모은다.

계단 끝 공터

오전 11시57분, 산행을 다시 시작한다. 곧이어 노인봉이 2.4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고.. 산길은 완만하고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이정표 - 노인봉 2.4km

여전히 가랑비는 오락가락.. 바람은 살랑살랑..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편안한 흙길을 산책하듯 걷다가 며느리밥풀꽃을 만난다. 얘가 벌써 나왔네? 꽃잎 아랫입술에 박혀 있는 하얀 밥풀 두 개를 보며 잠시 어느 며느리의 가슴아픈 사연을 떠올려 본다. ㅉㅉㅉ

며느리밥풀꽃

오후 12시17분, 노인봉이 1.2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어느 산행기에 따르면.. 이 즈음부터 급경사 오르막이 600m 가량 지속된다고 하는데 산길은 전혀 그럴 기미 없이 계속해서 완만하다.

이정표 - 노인봉 1.2km

이제 떡깔나무, 갈참나무가 우거진 숲속에는 짙은 운무가 드리워지고 살랑거리던 가랑비도 몸집을 좀 더 부풀려서 떨어지니 대지가 젖어가고 있다.

운무 속의 숲 (촬영: 충곡)

등로 주변엔 멧돼지가 나무뿌리를 파 먹느라 파헤쳐진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그 만큼 이곳의 생태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증표이리라..

멧돼지 흔적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길.. 오후 12시28분, 노인봉이 0.5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결국 어느 산행기에서 말하는 600m 거리의 급경사 구간은 초반에 지나온 나무계단을 말하는가 보다. 암튼 너무 쉽게 산 정상 가까이 오르고 보니 허전하다. 함 빡시게 오르는 구간이 있어야 하는디.. 이제 하늘이 훤히 열리고 좁다란 오솔길이 시작되더니만..

오솔길

나뭇가지가 사람 키보다 작은 관목 지대를 지나고..

관목 숲 (촬영: 나뭇꾼님)

이내 노인봉갈림길에 당도한다. (오후 12시33분) 여기서 왼편은 노인봉 정상, 오른편은 소금강계곡 방향으로 길이 이어진다.

노인봉 갈림길

그곳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돌려 5분 가량 전진하니 노인봉 정상이다. (오후 12시38분)

노인봉 정상 (1,338m)

정상 아래에 세워진 조감도에는.. 이곳에서 동해안의 주문진과 강릉시내까지 조망이 된다고 되어 있지만 날씨가 워낙 흐리다보니 인근에 있는 백마봉 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노인봉 조감도

정상 기념촬영..

노인봉 정상 - 청려장 (촬영: 골뱅이님)

그곳에서 선두 일행들을 모아 기념촬영을 하고 난 뒤..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려고 하는데 그때 놀랍게도 번개돌이 총무님이 정상으로 진입하고 계신다. 오잉? 산 정상에서 처음 뵙는 분인지라.. *^^* 골뱅이님이 정상석 옆에 번총님과 나를 나란히 불러세워 놓고 증명사진을 찍는다. 번총님의 선두 기념사진에는 필히 선두대장이 있어야 한다나? ㅎㅎ

노인봉 정상 - 번개돌이 총무님과 나 (촬영: 골뱅이님)

o 중식 오후 12시43분, 정상 아래 평평한 돌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 나무그늘 밑으로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하는데 떡갈나무 잎이 하늘을 가려주고 있지만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하니 빗물이 툭툭 떨어진다. 몇몇 회원들은 우산을 꺼내들고 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1

선두가 식사를 마칠 즈음 후미그룹도 도착하여 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2

o 노인봉 → 만물상 오후 1시09분, 우산을 받쳐들고 소금강 계곡을 향하여 하산한다.

하산

노인봉 갈림길을 지나니, 곧이어 노인봉 대피소가 나온다. (오후 1시14분) 자료 사진에는 노인봉 대피소가 폐쇄된 것으로 나와 있었는데.. 최근에 새롭게 단장한 모양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노인봉 갈림길

노인봉 대피소

빗방울은 더욱 굵어지지만.. 가파른 내리막길에는 어김없이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내려가는 길이 과히 부담스럽지 않다.

우중 숲

나무계단

비를 흠뻑 맞은 나뭇잎은 더욱 푸릇푸릇한 생기를 발산하고 있다.

우중 숲

어느 고목은 밑둥치를 활라당 까벌린 채 거대한 몸체를 힘겹게 지탱하고 있다.

고목

고목

언제부턴가 속삭이듯 들리던 물소리가 점차 숲속을 잠에서 깨우듯 우렁차진다. 깊은 계곡을 옆에 끼고 급경사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계류가 암반위를 미끄럼 타듯 내려오는 폭포가 나타난다. 옆에 세워진 이정표를 보니 낙영폭포라고 되어 있다. (소금강분소 7.6km, 노인봉 2.0km) 낙영폭포(洛英瀑布).. '물 낙(洛)'에 '꽃부리 영(英)'이라.. 물꽃 폭포? 물이 꽃모양으로 흐르고 있단 말이던가?

낙영폭포 1

갸우뚱하며 좀 더 내려가니 낙폭이 꽤 높은 폭포가 하나 더 나타난다. 이곳에서도 꽃모양의 물줄기를 찾아내긴 무망하고.. 좌우간 힘차게 바위를 타고 내리며 울려퍼지는 폭포음이 시원하다.

낙영폭포 2

그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계곡산행이 시작된다. 계류소리는 숨을 고르듯 잔잔히 숲 속에 녹아들다가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솨~ 하고 울려퍼진다. 오후 2시17분, 사문다지 이정표를 만난다. (소금강분소 6.1km, 노인봉 3.5km) 사문다지?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본래 '사문닫이'라는 말에서 나온 이름으로.. 네 개의 문을 연상하는 암벽계곡이 사방에 둘러있고 그 속에 천혜의 비경이 숨어 있는 곳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그 부근에서 찍은 소(沼)를 보니.. 그럴 듯 하다.

사문다지 소 (촬영: 골뱅이님)

계속해서 계곡을 감상하며 10여분 간 내려가다가 등로가 계곡에 맞닿은 곳이 있기에 잠시 배낭을 풀고서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오후 3시31분)

휴식 중

오후 3시35분 다시 하산.. 곧이어 광폭포 이정표(소금강 5.6km)를 지나니.. 넓고 맑은 소로 계류가 쏟아지는 낙폭이 작은 폭포를 만난다. 저게 광폭포? '넓은 광(廣)'인지 '빛 광(光)인지는 모르지만.. 철철철 쏟아내는 물소리, 투명한 옥색 물빛, 그 주변을 둘러싸고 하늘거리는 푸르른 나뭇잎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이다.

광폭포? (촬영: 골뱅이님)

오후 2시47분, 백운대 이정표를 지난다. (소금강분소 4.7km, 노인봉 4.9km) 계류가 넓고 평평한 암반을 넘나들며 휘돌아 내려가고.. 암반 한 가운데에는 큼지막한 바위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아래에는 자그마한 바윗 돌이 괴여 있다. 암반 위의 바위를 딱 알맞게 받쳐서 고정시키고 있는 것이 마치 인위적으로 해 놓은 것 같다. 선사시대 고인돌 처럼..

고인돌

고인돌 (촬영: 골뱅이님)

고인돌 (촬영: 음같다님)

지나온 계곡은.. 깊디 깊은 숲 사이로 흘러내리는 맑디 맑은 물이 취~~~ 하며 속삭이다 촤~~~ 하며 소리 높이며 소로 모여든다. 옥취빛으로 물들은 심연(深淵)의 소(沼)는 비와 땀으로 찌들은 산객의 몸과 맘을 잠시나마 정갈하게 씻어준다. 이 계곡이 넘 아름답다.

계곡

암반과 구름다리를 넘어 내려가다 만난 또 다른 바위.. 푸른 이끼로 뒤덮힌 머리.. 튀어나온 눈.. 홀쭉 패인 볼.. 이를 드러낸 입.. 외계인 ET의 모습이 얼핏 그려진다. 별별 괴암이 다 있구먼..

괴암 - ET 바위

그 뒷편을 올려다보니.. 와우~~ 운무 속에 기골장대한 암벽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다. 사진으로 보았던 만물상이다. (오후 2시54분) 만 가지 인간형상이 서 있다는 금강산 만물상에 비교할 바는 못 되겠지만 땀 흘리며 걷다가 만난 층암절벽과 기암기석 앞에서 잠시 넋을 놓는다. 와~~~

만물상 (촬영: 골뱅이님)

한켠으로 돌아서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만물상에는 아리따운 미녀가 그려져 있다. 암벽 한 가운데를 가르는 결각이 우연하게 그려낸 작품이리라.. 얼핏 피카소의 추상적 기법이 느껴진다.

기암 (촬영: 음같다님)

o 만물상 → 소금강 주차장 계속해서 하산하는 길.. 계류가 급물살을 타며 철철철철 꽝꽝꽝꽝 흘러내리는 계곡 위에는 뿌연 운무가 나풀나풀 휘감는 하얀 암벽 사이사이로 적송이 기품 있는 모습을 드러낸다. 불영계곡의 낙락장송 숲 같다.

적송 암벽

화강암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계단을 타고 갈 즈음..

계곡과 다리

귀면암을 만난다. 귀신의 얼굴이라 해서 귀면암이라 했던가? 계곡을 내려다보는 듯한 얼굴.. 꾸부정한 어깨에서.. 얼핏 괴기스런 모습이 떠오르긴 한다. 그런가?

귀면암

곧이어 아치형 다리를 건너고..

아치교 (촬영: 골뱅이님)

이어서 커다마한 협곡을 가로지르는 나무계단을 지난다.

계곡 (촬영: 골뱅이님)

계속되는 소(沼)와 담(潭)..

계곡과 소(沼)

오후 3시14분 학유대를 지난다. (소금강분소 3.5km, 노인봉 6.1km)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지만 학이 노닐 던 곳이라는 뜻이리라.. 평평한 암반 사이로 흐르는 맑은 계류 옆에서 고고히 노니는 학의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학유대

학유대 - 선두일행

오후 3시19분, 탐방 지킴이 건물을 지나니 구룡폭포 이정표가 나온다. 구룡폭포는 9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루어졌지만, 크게 나누면 2단으로 구분지어진다. 먼저 나타난 것은 하단폭포다. 힘찬 계류가 깊고 맑은 소를 때리면서 꽝꽝꽝 울어댄다. 어느 시인이 이 폭포 앞에서, "눈감으면 한 폭포수 소리인데 눈뜨면 아홉 폭포"라고 읊었다던가..

구룡폭포 (하단)

상단 폭포로 올라간다. 하단에 비해 계류량이 다소 작지만 낙폭은 더욱 큰 듯 싶다.

구룡폭포 (상단)

구룡폭포 (하단)

구룡폭포에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5분 가량 머물다가 다시 하산한다. (오후 3시26분) 여전히 이어지는 계곡과 다리.. 오후 3시38분, 금강사에 도착한다. 금강사(金剛寺)는 신라시대 때 창건한 절로서 한 때 비구니들이 수도하던 곳이라 한다. 적송으로 둘러쌓인 사찰 경내가 아담하고 고적하다.

금강사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어 찬찬히 둘러보지 못하고 서둘러 사찰을 빠져나온다. 곧이어 연화담을 만난다. (오후 3시43분)

연화담

옆에 세워진 안내판에 따르면.. 작은 폭포에서 떨어진 물줄기의 일렁임이 연꽃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옛날 선녀가 이곳에 내려와서 목욕을 한 후 오른편 만경대에서 화장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한다. 일렁이는 물줄기가 연꽃 모양 같다는 대목에서는.. 끄덕끄덕 근디, 선녀가 목욕하고 화장했다는 대목에서는.. 흐~~ 또 갖다 붙이기는.. ^^ .. 오후 3시56분, 무릉계 이정표를 지난다. (소금강 분소 0.5km) 이정표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을 기준으로 세워진 것이니 방금 지나온 계곡이 무릉계였다는 말이리라.. 이후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조금 더 내려가니 계곡 건너편에 방갈로가 보이고..

포장도로

방갈로

오후 4시01분, 오대산 국립공원 소금강 분소를 지나 상가지역에 접어드니..

소금강 상가 직전

어느 집 울타리에 능소화가 주홍빛 꽃을 넝쿨을 따라 주렁주렁 피워놓았다. 조선시대에는 궁궐이나 정승의 집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꽃이라 하는데 요즈음은 쉽게 눈에 띄는 것 같다. 한창 제철을 만난 그네들의 웃음 소리가 해맑게 들리는 듯 싶다.

능소화

이윽고, 상가지역을 벗어나고..

소금강 상가

오후 4시05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켠에 세워진 밋쓸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주차장

☆ 지나온 길 오후 4시05분, 소금강 주차장에 당도함으로써 노인봉 산행을 완료하였다. 총 산행거리는 13.95km, 산행시간은 중식/대기시간(0시간47분)을 포함하여 4시간 35분 소요되었다.

산행 개념도

☆ 뒷풀이 버스에서 갈아입을 옷을 가져온 뒤 계곡에 내려가 몸을 씻은 후 인근 식당에서 하얀1004 총무가 정성껏 준비한 묵사발.. 그리고 마꼴리.. 디따 맛 좋다. 오후 5시경 뒷풀이를 마치고 출발하기 직전.. 우리가 지나온 노인봉과 그가 품고 있는 계곡을 되돌아보니 첩첩 산줄기.. 폭폭 계곡.. 사이사이로 뿌연한 운무가 모여든다. 속인들이 떠났으니 신선과 선녀가 내려오려나 보다.

운무 속의 노인봉 (촬영: 충곡)

☆ 쫑 이제 몸과 맘의 때가 좀 씻겨졌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