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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계룡산 ㄷ자 종주 (2008.1.13)

by 청려장 2008. 1. 22.

"산행기 - 계룡산 ㄷ자 종주(845m)"

계룡산 주능선

o 일시: 2008.1.13(日) 07:46 ~ 17:34 (총 9시간 48분) o 날씨: 맑음 -5.5℃ ~ -0.6℃ (충남 공주) o 코스: 병사골→장군봉→신선봉→남매탑→삼불봉→관음봉→쌀개봉→황적봉→치개봉→학봉리 o 거리: 16.3km o 준비: 배낭(도이터 50리터), 스틱, 윈드자켓+내피, 보온모자, 귀마개, 아이젠, 장갑 2짝, 갈아입을 옷, 비상구급약, 스패치, 썬그라스         챙모자, 빵모자, 냉수 1.5리터, 온수 0.5리터, 보온밥통(코끼리), 과일(오이,방울토마토), 부침개 1통, 카메라, 나침반, 지도 o 참석: 홀로 ☆ 등산기록 :
시 각구 간거 리시 간속 도
07:46~08:42병사골매표소→장군봉1.0km0:56'56'00"/km
07:46  병사골매표소
08:09  이정표 - 병사골 0.5km, 장군봉 0.5km
08:25  능선진입 (거시기 10분 - 입산금지지역)
08:42  장군봉 정상(510m) [촬영: 3분]
08:45~10:54장군봉→남매탑4.2km2:09'30'42"/km
08:45  장군봉
09:08  이정표 - 장군봉 0.5km, 남매탑 3.7km
09:30  이정표 - 병사골 2.3km, 남매탑 2.9km
09:37  갓바위 삼거리 (지석골 1.5km)
10:05  이정표 - 장군봉 2.6km, 남매탑 1.6km
10:24  신선봉(645m) [촬영 7분]
10:35  이정표 - 장군봉 3.1km, 남매탑 1.1km
10:44  큰배재(천장계곡)
10:54  남매탑
10:54~11:58남매탑→관음봉2.1km1:04'30'28"/km
10:54  남매탑
11:03  삼불봉 고개
11:09  삼불봉(775m)
11:29  자연성릉(715m)(관음봉 1.0km, 삼불봉 0.6km)
11:58  관음봉(765m)
11:58~12:24중식 (관음봉 정자)-0:30'-
12:24~13:35관음봉→쌀개봉 동릉삼거리2.0km1:11'35'30"/km (우회거리 포함)
12:24  관음봉
12:28  관음봉 고개
12:44  쌀개봉 북릉 안부 진입
12:57  쌀개봉 북봉(828m)(낭떠러지-후퇴)
13:03  쌀개봉 북릉 안부로 되돌아옴
13:25  천황봉 직전 능선 진입(경로-쌀개봉 서사면)
13:35  쌀개봉 동릉 삼거리 진입
13:35~16:06쌀개봉 동릉삼거리→황적봉3.6km2:31'41'56"/km
13:35  쌀개봉 동릉삼거리
14:14  동학사계곡 갈림길 [알바 6분]
14:28  헬기장
15:02  무명봉
15:09  안부 [휴식 13분 - 방울토마토]
15:32  로프절벽 1(10m 슬랩)
15:36  로프절벽 2(5m 슬랩)
15:45  벼랑바위
16:06  황적봉(605m, 구 천왕봉, 池氏묘소)
16:06~17:34황적봉→학봉리3.4km1:28'25'52"/km
16:06 황적봉(구 천왕봉)
16:32 치개봉(664m, 구 황적봉, 2 갈래길) [촬영: 9분]
16:45 절벽 1
17:10 절벽 2
17:34 학봉리
종 합16.3km9:48'36'04"/km (1.66km)
※ 대기시간: 중식 26분, 촬영&휴식 33분, 거시기 10분, 알바 16분 ※ 구간거리: 병사골(1km)장군봉(3.7km)큰배재(0.5km)남매탑(0.5km)삼불봉(1.6km)관음봉(1.0km)쌀개봉(3.8km)황적봉(1.2km)치개봉(2.2km)학봉리 ※ 우회거리: 쌀개봉 북봉-쌀개봉 안부-(쌀개봉서사면)-천황봉능선안부-쌀개봉 동릉삼거리: 1.0km로 추정 ☆ 산행코스

산행 지도

◎ 등반 메모 ◎
o Intro.. 토요일 가족 행사가 있어 대한토의 선자령 눈산행을 쫓아가지 못 했다. 아쉬운 맘이 크지만.. 대신 예전에 고교동창들과 한 차례 했었던 계룡산 ㄷ자 종주를 일요일에 다시 하기로 한다. 이번엔 지난 번과 달리 역방향(장군봉-천황봉-황적봉)으로 시도해 본다. 기온이 뚝 떨어진 최근 날씨 때문에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할 것 같고, 황적봉의 암벽지대가 눈이나 얼음으로 얼어붙어 위험할 것 같아 걱정되지만 모처럼 홀로 가는 산행이니만치 뻑신 산행에 대한 도전의지가 강하게 앞 세워진다. o 이동.. 일요일, 아침 일찍 기상하여 지난 밤 준비해놓은 배낭을 꾸려메고 밖으로 나선다. 어제까지 내리던 비는 그쳐 있고 날씨는 일기예보대로 무척 춥다. 아침 7시경, 택시를 타고 제주가든 앞으로 가서 버스(102번)로 갈아타고 계룡산으로 향한다. 박정자3거리에 내려서니 제1학봉교를 가로질러가는 용수천 왼편으로 병사골매표소가 보인다.

제1학봉교

개울 옆 둑을 타고 가다가 개울을 건너고 다시 세멘트 둑을 건너 병사골매표소 입구에 다다른다.

병사골 매표소 진입 둑

병사골매표소

o 병사골매표소 → 장군봉 아침 7시46분, 병사골 매표소를 지나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무덤 옆을 지나 계곡을 끼고 가파른 오르막을 10여분 오르다보니 철계단이 나오고, 그 계단 끝에 올라선 뒤 되돌아보니 산행을 시작한 박정자 삼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철계단

박정자 3거리

이어지는 암반지대를 통과하니 이정표가 장군봉이 0.5km 남았음을 알려주고..

암반지대

이정표 - 장군봉 0.5km

그 즈음부터 산길 주변엔 눈이 쌓여 있고, 오르막은 완만해져 다소 편안해진 발걸음으로 호젓한 숲길을 10분 가량 오르다 보니 돌계단이 나온다.

눈 길

돌계단

돌 계단 끝에 올라서니 T자형 3거리가 나온다. 장군봉 능선에 진입한 것이다. 삼거리 왼쪽은 장군봉 방향이고, 오른편은 하신리 방향인 듯 싶은데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있다. 아까부터 아랫배에서 보내오던 긴급신호를 그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가 10분만에 해소시킨 뒤 되돌아 나온다. 종이는 급한 대로 대한토 표식지를 이용했다. 그 종이가 어찌나 미끌거리던지 제대로 뒷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

능선 진입 - 왼편 장군봉 방향

출입금지 구역

능선 길은 점점 쌓인 눈이 두께를 더 해간다. 한층 가쁜한 몸이 되어 5분 가량 걷다가 뒤 돌아보니 하신리 마을 한 가득이 한 눈에 잡힌다.

눈 쌓인 능선 길

하신리

아침 8시42분, 장군봉 정상(510m)에 당도한다.

장군봉 정상(510m)

정상 앞 소나무 숲은 흰눈을 이고 있고, 그 너머로 천황봉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천황봉

정상 아래 너른 공터에 내려서니 시야가 사방으로 뚫리고.. 앞으로 가야 하는 삼불봉, 관음봉, 쌀개봉, 천황봉, 황적봉, 그리고 최종 목적지인 치개봉이 우에서 좌로 펼쳐진 채 한 몫에 모습을 드러낸다.

계룡산 주능선과 황적봉 능선

o 장군봉 → 남매탑 아침, 8시45분 신선봉 방향으로 발을 내딛는다. 숲은 온통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신선봉 쪽으로

푸른 소나무는 눈을 이고 있고..

눈을 뒤집어 쓴 숲

관목 가지에는 두터운 서리꽃이 한쪽 방향으로 날을 세우고 있다.

서리꽃

안부를 지나고 무명봉에 오르니 꼿꼿하게 서서 천황봉을 바라보는 소나무 한 그루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지 하나를 늘어뜨리고 있다.

백송

눈 덮힌 소나무 너머엔 뾰족히 날을 세운 삼불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삼불봉

그런데, 주변에 있는 관목을 들여다보니 가지 한가닥 한가닥이 투명한 얼음으로 도포되어 있다. 어제 많은 비가 내리더니만 그것들이 가지를 타고 내려가다가 얼어붙은 모양이다.

얼음으로 도포된 관목가지

무명봉에서 조금 더 전진하니 낭떠러지가 나오고, 그 너머로 삼불봉 직전의 신성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전방으로 뻗어가고 있다. 신선봉 우측으로는 상신리 마을이 한눈에 잡히고..

신선봉 능선

상신리

9시8분, 안부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우회하는 철제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남매탑이 2.9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다시 철제계단을 타고 올라 좌측으로 돌아들어 안부에 당도하니 갓바위삼거리임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철제계단

갓바위삼거리

갓바위는 위험해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우회하도록 하고 있는 안내표지판을 지나니 소나무 숲 지대가 나오고 시야가 다시 좋아진다.

소나무 숲 너머 신선봉 방향

천황봉으로부터 쌀개봉, 삼불을 지나 신성봉으로 이르는 종주능선이 한층 가까이 다가와 있다.

천황봉-쌀개봉-삼불봉-신선봉 (2 cut 합성) [클릭☞확대]

치개봉, 황적봉, 천황봉, 쌀개봉, 관음봉, 삼불봉, 신선봉 (4 cut 합성) [클릭☞확대]

다시 무명봉 하나를 넘고, 남매탑이 1.6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 5분 가량 가다보니 산길 왼편으로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남은 갈림 길이 보인다.

삼거리

혹시 신선봉 가는 길이 아닌가 싶어 잠시 왼쪽 길을 따라 가보니 오른편으로 소나무 숲 사이 터진 공간으로 천황봉이 보이는가 싶더니..

천황봉 능선

전방에는 높다란 봉우리 하나가 솟아 있다. 저 것이 신선봉이 아닐까 싶어 일단 그 봉우리에 올라가보기로 한다.

신선봉?

길가엔 유리처럼 투명한 얼음으로 도포된 관목가지가 휘휘 늘어져 있고..

유리 나무

삼거리로부터 10여분 올라가니 한그루의 소나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봉우리 정상이 나온다.

신선봉 정상

봉우리에 올라서니 삼불봉의 세 봉우리가 바로 앞으로 다가와 있다. 봉우리에 별도 표지석은 없지만, 삼불봉과 이곳으로 이르는 지형을 짚어보고 이곳이 바로 신선봉 정상인 것으로 짐작해본다.

삼불봉

그곳에 서서 사방을 조망한다. 뒷편 동쪽으로는 갑하산의 뾰죽한 봉우리와 오른편으로는 삽재고개가 보이고..

갑하산 방향

맞은편 남쪽으로는 치개봉, 황적봉,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등 오늘의 후반종주 코스가 다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망 - 갑하봉, 도덕봉, 치개봉, 향적봉,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6 cut 합성) [클릭☞확대]

발치 아래 하얀 숲 속에는 까마귀 2마리가 날개를 접고 한가로이 설경을 감상하고 있다.

하얀 숲 - 까마귀 2마리

까마귀 2마리

정상 옆 어느 나목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고드름 나무와 천황봉

신선봉 정상에서 5분여 동안 머물다가 하산하여 남매탑 방향으로 향한다. 이윽고 남매탑이 1.1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날 즈음.. 또 하나의 무명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있기에 올라가보려다가 선등자의 발자욱이 끊겨있기에 되돌아 나와 우회길을 따라 전진하니 큰배재로 이어지는 철제계단을 만나고, 계단을 타고 내려오니 큰배재다. (아침 10시44분) 장군봉에서 이곳에 이르는 동안 등반객을 단 2명 밖에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 오니 천장계곡으로부터 올라온 듯 싶은 등반객들이 바글바글 거린다. 그들은 이곳에 와서야 눈꽃 구경을 하는지 여기저기서 감탄의 소리가 쏟아진다. "와~ 눈꽃 봐라~~!!"

큰배재 직전 철제계단

큰배재 - 산행 개념도

큰배재에서 능선 우측사면을 따라 고개를 하나 넘고 다시 능선 좌측 사면을 따라 내려가 아침 10시54분 남매탑에 당도한다. 그곳엔 단체로 온 많은 등반객들이 남매탑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남매탑

산행 개념도 - 남매탑

o 남매탑 → 관음봉 남매탑에서 머물지 않고 막바로 삼불봉을 향하여 간다. 가파른 오르막을 10분 가량 뻑시게 치고 올라 삼불봉고개에 이른다.

삼불봉 고개

고개마루를 지나 능선 우사면을 지나 삼불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을 오른다. 터벅터벅 계단을 밟고 오르다보니 하얀 스티로폼으로 데코레이션을 한 듯한 눈꽃 터널이 나오고..

삼불봉 오르는 계단

눈꽃 터널을 지나 좀 더 오르니 삼불봉 정상이 코 앞이다. (오전 11시08분)

삼불봉 직전

삼불봉 정상(775m), 이곳 또한 조망이 기막히게 좋은 곳이지만.. 이미 지나온 봉우리에서 충분히 감상했기에, 또한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기에 오래 머물지 않고 사진 2장만 찍은 뒤 바로 통과한다.

삼불봉 정상

조망 - 천황봉

다시 철제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길.. 삼불봉에서 공주방향으로 뻗어 올라가는 능선 한가운데 입산금지구역인 수정봉이 보이고 그 아래 금잔디 고개가 하얀 공간을 열어놓고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수정봉, 금잔디 고개

철제계단을 타고 내려가 다시 오르막 길을 타고 올라 삼불봉 이웃 봉우리에 당도하니 세가 왕성한 소나무가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서 있는데 星星氣品莊嚴하다. 그 莊嚴氣品은 하루 아침에 갖춰지는 것이 아니리라..

백송

그 옆을 지나가다 보니 지금까지 관측이 되지 않았던 문필봉과 연천봉까지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조망 - 천황봉, 쌀개봉,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 갑사 (3 cut 합성)

이제 관음봉으로 향하는 길.. 길가 관목 가지엔 서리꽃이 한층 더 두껍게 날을 세워놓고 있다.

서리꽃

오후 11시29분 자연성능지대에 진입하였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윽고 관음봉으로 굽이쳐 이어지는 자연성능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망 - 자연성능, 관음봉, 쌀개봉, 천황봉

왼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관음봉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리고 쌀개봉에서 치개봉으로 뻗어내려가는 능선도 시원스레 조망된다.

조망 - 치개봉, 황적봉, 천황봉, 쌀개봉 (3 cut 합성) [클릭☞확대]

자연성능을 따라 관음봉으로 가는 길.. 칼날 같은 아찔한 능선을 철제 난간을 잡아가며 15분 가량 전진하여 능선구간을 통과한 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아찔하지만 역시 멋진 능선이다.

자연성능 (관음봉 방향) - 지나기 전

자연성능 (삼불봉 방향) - 지난 후

이제 관음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철제계단을 타고 오른다. 정상 직전 오른쪽 산기슭에 있는 관목 가지가 온통 얼음으로 포장되어 있다. 절묘하네..

얼음 나무

이윽고 관음봉 정자가 코 앞으로 다가온다.

관음봉 정자

오전 11시58분 관음봉에 당도한다. 병사골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남짓 걸렸다. 결빙구간이 많고 중간에 들렸다 오는 곳도 있었기에 예정했던 시간(3시간30분)보다 많이 지체되었다. 정자에 있는 의자난간에 밥과 반찬을 얹어놓고 난간쪽으로 다리를 내밀어 앉은 채 연천봉을 바라보며 홀로 점심식사를 한다. 몸에 땀이 그리 많이 나지 않아 움직이지 않고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그다지 춥지 않다 싶더니만 식사를 마칠 즈음 한기가 몰려온다. 손가락도 쓰릴 정도로 시려워지고..

관음봉 정상

점심 식사

o 관음봉 → 쌀개봉 동릉 3거리 오후 12시24분, 식사를 마친 후 쌀개봉으로 가기 위해 관음봉에서 관음봉고개쪽으로 하산한다.

관음봉 고개로 하산

5분만에 관음봉 고개에 도착하고..

관음봉 고개

고개 남쪽 출입금지구역 입구에 세워진 목책과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쭉 돌아서 통과하고.. 이어지는 쌀개봉 능선 서사면에 진입하여 전진한다.

쌀개봉 능선 서사면

쌀개봉 능선 진입 직전

그 길에서 만난 묘한 나무.. 같은 뿌리에서 나온 곁가지가 본가지를 파고들며 붙었다가 다시 갈라져 자라고 있다. 어떻게 저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아리송하다. 연리지(連理枝)도 아니고..

묘한 나무

오후 12시40분경 쌀개봉 능선 안부에 진입한다. 능선 위에 올라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뒷편(북쪽)으로는 연천봉과 문필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왼편(동쪽)으로는 서리꽃 사이로 동학사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연천봉과 문필봉

동학사 계곡

능선을 타고 조금 더 전진하니 쌍봉으로 이루어진 쌀개봉의 북쪽 봉우리가 점점 앞으로 다가온다. 그 뒷편으로는 천황봉이 세개의 통신탑을 머리에 얹고 서 있다.

쌀개봉과 천황봉

쌀개봉 북봉으로 향하면서 사방으로 뚫린 경치를 감상한다. 다시 돌아보는 동쪽(왼쪽)에는 황적봉 능선과 삼불봉 능선 사이로 흘러내리는 동학사계곡이 시원스레 박정자삼거리까지 뻗어가고 있다.

삼불봉 능선과 황적봉 능선 사이의 동학사 계곡

서쪽(오른쪽)에는 논산의 너른 평야지대와 양화면의 양화저수지가 내려다 보이고..

논산 양화면, 양화저수지

북쪽(뒷쪽)에는 연천봉과 문필봉이 바라보인다. 연천봉 정상 아래에 있는 등운암에는 몇몇 등산객들이 오가고 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계룡산을 나르는 학으로 비유하였을 때, 연천봉은 학의 머리에 해당하고, 등운암은 그 연천봉 아래 신도안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세워진 것이라 한다. 이 등운암에는 정감록과 관련한 여러가지 사실(史實)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등운암(騰雲庵)..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말사인 신원사(新元寺)의 산내 암자로서, 665년(신라 문무왕 5) 조사 등운(騰雲)이 창건했는데, 1394년 조선 태조의 명으로 중건하고, 계룡산에서 정(鄭)씨가 왕이 될 기운을 누른다는 뜻으로 이름을 압정사(壓鄭寺)로 고쳤다고 한다. 그 뒤 서쪽의 대(臺) 위에 옮겨 짓고, 이름을 다시 영천사(靈泉寺)로 고쳤다가, 언제부턴가 본래 이름인 등운암(騰雲庵)으로 되찾았다고 한다.

연천봉 등운암

조선 초기 등운암을 압정사로 중건한 연유를 달리 해석하는 이도 있다. 즉, 신도안에서 정도령이 나타나 나라를 세운다는 소문에 기인하기 보단 연천봉의 여덟 암각글자가 "조선이 482년 뒤에 망한다."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여덟 암각글자는 연천봉 정상의 바위에 새겨진 "方百馬角 口或禾生"을 말하는 것으로서 방(方)은 사방을 나타내는 방위의 글자로 4(四), 백(百)은 그대로 일백 백(百), 마(馬)는 당시 말과 소를 같은 동물로 취급했기 때문에 마(馬)를 우(牛)로 대체하여 우(牛)를 뜯어보면 팔십(八十), 각(角)은 짐승의 뿔이 두 개이므로 이(二), 이와 같이 방백마각(方百馬角)을 암호 처럼 풀어보면 482란 숫자가 나온다. 구(口)와 혹(或)을 합치면 나라 국(國), 화(禾) 아래 생(生)을 붙이면 이사한다는 뜻을 갖는 옛 글자가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8자의 암각글자는 "조선이 482년 뒤에 망한다."라고 해석된다고 한다. 실제로 조선은 518년만에 망하였는데 예언보다 조선이 더 길게 이어진 것은 정도령의 정기를 누르기 위해 암자명을 압정사로 바꾸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이와 관련하여 이어지는 조선 후기의 이야기.. 계룡산 연천봉의 도참문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조선왕조의 망국설이 널리 유포되자 흥선대원군은 전국에 명을 내려 정감록 등의 비결서를 거두어들여 몽땅 불태워 버렸고, 새로운 왕조가 건설된다는 계룡산에 올라가는 일조차 엄금했으며, 그 지역에 있던 신당들을 부수었다고 하고.. 명성황후는 정씨의 기운을 가로채고자 연천봉에 있는 영천(靈泉)에서 왕자 낳기를 기도하여 순종을 낳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계속하여 능선을 타고 전진.. 이제 왼편 황적봉 능선은 곧 쌀개봉 남봉에서 턴한 후 치개봉까지 밟고 지나가야 할 요소 요소들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낭떠러지, 헬기장, 암벽지대 등등..

황적봉 능선

뒤를 다시 돌아보면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이 나란히 나란히 서서 나를 전송하고 있다.

조망 -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 (2 cut 합성)

이제 쌀개봉 북봉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쌀개봉 북봉, 천황봉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타고 안부에 내려선 뒤 얼음으로 꽁꽁 얼은 바위들을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잡아채며 5분만에 쌀개봉 북봉에 오른다. 그러나, 북봉 정상에 오르지만 쌍봉 중 남쪽에 있는 봉우리로 건너갈 길이 막연하다. 두 봉우리 사이에 아찔한 낭떠러지가 있는데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그냥 내려서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릴 정도로 위험하다. 이리저리 우회로를 찾아보지만 그럴만 한 길이 없어 결국 한참을 되돌아 나와 안부에 내려선다. 안부에서 산 아래로 내려가다가 다시 쌀개봉 능선과 평행하게 이어지는 서사면 우회로를 타고 전진한다.

안부

쌀개봉 서사면

6분 가량 전진하니 전방에 통신타워가 보인다.

통신 타워

그 즈음 갈림길이 나와 통신타워를 오른편에 두고 능선으로 오르는 길로 선등자의 발자국이 있기에 그 길을 따라 오르는 데 얼마가지 않아 전방에 암벽이 나오며 갈 길이 묘연하다. 이제껏 찍혀있던 발자국도 사라지고.. 발자국을 가만보니 선등자도 여기까지 왔다가 되돌아나간 것 같다. 그 사람도 알바를 했었구먼.. 다시 되돌아 나와 통신타워를 왼편에 두고 남쪽으로 계속해서 전진한다. 아무래 이렇게 가다간 천황봉을 지나 국사봉까지 가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쌀개봉 능선으로 가는길을 못 찾는다면, 이참에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국사봉을 지나 논산 개태사까지 갈까 하는 치기도 잠시 발동한다. 그러던 중 어느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천황봉 통신탑이 오른편에 모습을 드러낸다. 잉? 아직 지나가지 않았던가?

고개마루

천황봉이 우측에..

고개를 넘어 비탈길을 타고 다시 능선에 진입하니 이번엔 통신타워가 왼편에 모습을 드러낸다. 얼라려? 이게 어떻게 되는겨.. 그런데 조금 더 전진하여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이젠 다시 통신타워들이 오른편에 모습을 드러내고.. 고개를 앞뒤로 돌려서 가만 비교해 보니 오른편에 있는 것은 천황봉 정상의 통신타워고, 왼편에 있는 것은 통신안테나 시설이다. 그러니까 그 둘 사이의 안부 능선에 올라선 것이다. 그렇군..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천황봉 정상에 올라가볼까 생각해보다가 이곳이 출입금지구역인데 거기에 갔다가 잘 못 눈에 띄면 벌금이나 물릴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천황봉 정상을 등 지고서 통신 안테나쪽 능선으로 전진한다. 그쪽으로 가면 쌀개봉으로 가는 길이 있으리라..

왼편 - 통신안테나

오른편 - 천황봉 정상 통신타워

5분 가량 걸어나오니 통신 안테나 시설 아래를 지나고 다시 5분 가량 산기슭을 걸어가니 "샛길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길을 가로막고 있고, 그 현수막을 지나니 발자국이 세 갈래로 나뉘는 지점이 나타난다. 쌀개봉에서 황적봉으로 가는 능선과 만난 것이다. (오후 1시35분)

통신 안테나

쌀개봉 삼거리

o 쌀개봉 3거리 → 황적봉 한적한 숲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 보니 관목 지대가 시작되고 난잡하게 가지를 내뻗고 있는 관목가지 너머로 황적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관목 너머로 황적봉이..

가지가 낮게 드리워진 관목지대를 간신히 통과하니 급경사 내리막길 너머로 황적봉 능선이 시원스레 뻗어내려가고 있고..

황적봉 능선, 헬기장

조금 더 내려가니 왼편에는 관음봉으로부터 시작되는 능선이 장군봉에 이르기까지 뻗어내려가고 있다.

조망 - 관음봉, 자연성능, 삼불봉, 장군봉.. (3 cut 합성)

그 중 한 가운데 자리잡은 삼불봉.. 왜 이름이 삼불봉인지를 확실하게 알려주려는 듯 세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우뚝 우뚝 솟아 있다. 어찌보면 박쥐가 날개짓하는 형상인 것 같기도 하고..

삼불봉

급경사 암벽지대를 조심조심 내려가서 비교적 평탄한 능선에 다다르니 커다마한 암벽이 길을 막고 있다. 이제껏 이어오던 선등자의 발자국도 보이지 않고..

암벽..

그리하여 되돌아나와 우회로를 찾아보니 북쪽 동학사 방향으로 샛길이 있는데 가파른 내리막이다. 다른 우회로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로프도 없는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리막 길로 내려간다. 간신히 위험지대를 벗어나 그 길로 내려가지만 적당한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길은 끝 없이 내려가고 있다. 그대로 내려가면 동학사 계곡으로 내려갈 것 같아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서서 왔던 길로 되올라가 아까 만난 암벽 앞에 마주 선다. (알바 6분) 억지로 암벽 위에 올라서더라도 그 뒤 내려가는 길이 걱정스럽기에 주변을 잘 살펴보니 오른편으로 지나갈 만한 바위 턱이 보이기에 발 디딜 곳을 찾아 밟아가며 조심스레 전진한다.

동학사계곡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내리막 길..

되돌아와 마주 선 암벽

결국 암벽지대를 통과하고 개활지에 올라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좌측(북쪽)에는 삼불봉 능선이 한층 더 위용을 갖추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조망 - 관음봉, 자연성능, 삼불봉 (2 cut 합성)

뒤쪽(서쪽)에는 천황봉 주능선이 웅장한 장벽 처럼 좌우로 뻗어가고 있다.

조망 - 천황봉, 쌀개봉, 관음봉 (3 cut 합성)

천황봉 주능선을 바라보며.. 관음봉으로부터 서사면으로 지나온 길, 쌀개봉 북봉까지 갔던 길, 되돌아나와 다시 서사면으로 가서 천황봉 직전까지 갔던 길, 이후 이곳에 이르게까지의 경로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저케 저케 지나 왔었구먼..

지나온 경로..

이제 선등자 발자국이 남아 있지 않은 눈길을 걸어간다. 오후 2시28분 헬기장을 지나고 조금 지나니 암음으로 이루어진 무명봉이 건너편에 보인다. 언뜻 황적봉 절벽인가 생각을 했는데 모양을 보니 다소 다른 듯 싶다. 또 다른 절벽이 있었던가?

헬기장

무명봉

계속해서 발자국이 없는 눈길을 걸어가는데 안부에 다다를 즈음 발자국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사람 발자국이 아니다. 산고양이 두마리가 나란히 걸어간 듯 싶다.

발자국 없는 눈길

짐승 발자국

그 발자국은 계속해서 산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그런데 그들은 무슨 얘기를 하며 먼 길을 함께 걸어갔을꼬? 먹이 찾을 곳? 잠 잘 곳? 새로운 거처? 무명봉 중턱에 이르니 황적봉 절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편 무명봉을 넘어간 뒤 안부에서 다시 올라가면 그곳을 만나는가보다. 그곳에 로프가 있어야 할 텐데..

왼편 - 황적봉, 오른편 - 무명봉

무명봉 정상으로 가다가 각종 기암들을 만난다. 바둑이가 턱을 땅바닥에 늘어뜨리고 엎드려 있는 형상의 바둑이 바위, 독수리가 부리를 내밀고 있는 듯한 독수리 바위, 그 위에 올라탄 거북이 바위.. 그런데 이즈음 있어야 할 말얼굴 모양의 마상 바위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날도 춥고 체력도 떨어지기 시작하여 굳이 찾아보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바둑이 바위

독수리 바위

오후 3시00분, 무명봉 정상에 올라선다.

무명봉 정상

이제 마지막 등정 구간인 황적봉과 치개봉 정상이 전방에 보이고 바로 앞에는 두개의 암벽구간과 하나의 벼랑바위가 어서오라고 시위를 하고 있다. 로프가 있어야 할텐데..

조망 - 황적봉, 암벽 1,2

오후 3시10분 경 안부에 당도한 뒤 배낭을 내려놓는다. 옷과 배낭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축축히 젖은 장갑을 새 것으로 갈아낀 뒤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당분을 보충하고, 따뜻한 아이스와인차를 마시며 뱃속을 뎁혀준다.

안부에서 휴식

안부에서 20분 가량 머물다가 배낭을 굳게 짊어지고 마지막 전투를 위하여 출발한다. 10분 가량 능선을 오르니 첫 절벽이 나온다. 10여미터 되는 낭떠러지인데 다행히 로프가 걸려있다. 이윽고 로프에 몸을 매달고선 암벽을 타고 오르는데 로프 매듭이 너무 넓게 잡혀 있어 한발을 내딛을 때마다 손을 교대하기가 어렵다. 로프 자체도 얼음으로 꽁꽁얼어 미끄럽고.. 할 수 없이 매듭이 없는 부분은 한번씩 손바닥으로 돌려서 사려잡으며 한발짝씩 조심조심 올라간다. 그렇게 3분 가량 올라 첫 절벽을 통과한다. 그 위에서 되돌아 내려다 보니 지나온 절벽이 아찔하다.

절벽 1 - 오르기 전

절벽 1 - 오른 후

곧이어 두번째 절벽이 이어진다. 이번에도 로프가 있지만 매듭이 전혀 잡혀 있지 않기에 로프을 사려잡고 탕탕 바위 위를 때려서 로프가 느슨하지 않은지를 점검한 뒤 한발 한발 올라간다. 그렇게 두번째 절벽을 5분만에 통과한다. 휴~~~

절벽 2 - 오르기 전

절벽 2 - 오른 후

아찔한 절벽 두개를 통과한 뒤 되돌아보니 천황봉이 잘했다고 박수를 쳐준다. (꽁도 심하셔.. *^^*)

천황봉, 쌀개봉, 무명봉

다시 능선을 오른다. 조금 올라가니 말 그대로 깍아지른 듯 방벽을 이루고 있는 벼랑바위가 나온다. 높이가 한 7미터가량 되는 듯 싶다. 그곳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할 테고, 바위 왼편을 살펴보니 좁다란 우회길이 보이기에 그곳으로 통과한다.

벼랑바위 우회길

벼랑바위

암벽지대를 지나 황적봉으로 가는 능선길.. 그 즈음부터 사람 발자국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도 학봉리에서 치개봉, 황적봉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가 되돌아간 모양이다.

사람 발자국

오후 3시58분 무명봉에 올라서니 황적봉 정상이 바로 앞으로 다가와 있다.

황적봉

전망이 좋은 그곳에서 잠시 조망을 한다. 오른편으로는 계룡대 비행장 일대와 용동저수지가 보이고, 그 오른편 멀리에는 국사봉이 보인다.

용동저수지, 암용추

국사봉

또한 남쪽으로는 장군봉이 내려다 보인다. 저기부터 종주를 시작했지..

장군봉

오후 4시06분 향적봉 정상에 당도한다. 따로 정상 표지석은 놓여 있지 않지만 한가운데 池氏묘소가 있는 것을 보니 맞는가보다.

향적봉 정상

계속해서 전진한다. 서리꽃 터널을 지나고..

서리꽃 터널

5분 가량 더 전진하니 마지막 봉우리인 치개봉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많이 왔군..

치개봉

이제 치개봉으로 향하는 길.. 계속해서 관목지대가 나오는 데, 관목가지들이 눈과 얼음으로 도포되어 있다보니 축축 늘어져 등로를 좁히고 있어 그렇찮아도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뻐겁게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더욱 괴롭힌다. 어느 나뭇가지들은 얼굴을 때리기도 하고, 어느 나뭇가지는 배낭을 잡고 늘어지기도 하고.. 어느 곳은 통로가 너무 낮고 좁아 포복을 하며 지나가게 하기도 하고.. 끙~ 그러던 중 만난 어느 버들개지는 최근 날이 포근하여 벌써 꽃눈을 틔웠던 모양인데, 어제 비가 내리고 오늘 날이 급강하다보니 꽃눈이 얼음으로 포장되어버렸다. 에구.. 저래도 꽃을 틔울 수 있으려나?

얼음으로 코팅된 버들개지 꽃눈

오후 4시32분 치개봉 정상에 당도한다. (오후 4시32분) 이곳에도 표지석은 없지만 능선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세를 보니 맞는 것 같다.

치개봉 정상

천황봉

종주를 마감하는 기념으로 증명사진을 찍는다. 주변에 마땅하게 카메라를 세울 곳이 없어, 어렵사리 지가대를 만들어 사진기를 거치한 뒤 타이머를 이용해 셀프사진을 찍는다.

치개봉에서 천황봉을 배경으로..

o 황적봉 → 학봉리 오후 4시41분, 북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하산한다. 조금 내려가니 급경사 암벽지대가 나오고 그곳에 서니 전방에 학봉리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학봉리 일대

뒷편으로는 도덕봉으로부터 말굽형태로 돌아가는 수통골 능선이 관측되고..

수통골 능선 - 도덕봉, 금수봉, 빈계산

다시 20분 가량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니 앞으로 더 내려가야 하는 능선이 발치 아래로부터 학봉리 일대로 뻗어내려가고 있다.

앞으로 더 내려가야 할 능선 (2 cut 합성)

그 부근 낭떠러지 암벽에서 하산로를 찾지 못하여 우왕좌왕하다가 용케 왼편 하산로를 찾아내어 간신히 위험지대를 벗어난다. 이후 완만하고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10여분 내려가니 등로에 눈은 보이지 않고 마른 나뭇잎만이 수북히 쌓여 있다.

낙엽

오후 5시33분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 학봉리에서 계룡대로 넘어가는 도로에 내려선다. 종주 완료!! 도로 건너편에는 늘푸른 대나무골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차후 반대방향 종주를 할 때 이곳을 시발점으로 삼기위해 식당 이름을 기억해두어야 할 것 같다.

철망 울타리

늘푸른 대나무골 식당

☆ 지나온 길 총 산행거리는 16.3km, 산행시간은 9시간 48분 소요되었다.

조감도 - 산행 경로

☆ 뒷풀이 날머리에서 학봉리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다. 이제 날은 어두워지려 하고 서편 하늘 아래 천황봉은 잘 가라며 배웅을 해주고, 북편 하늘 아래 장군봉은 잘 다녀왔냐며 반긴다.

계룡산 주능선

장군봉

학봉리 슈퍼 앞에서 102번 버스를 타고 나와 한밭대 입구에서 내린 뒤 한밭대 입구에서 103번 버스를 타고 유성구청 앞에서 하차하여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포장마차에서 순대 2,000원 어치, 편의점에서 막걸이 한병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오니 옆지기 율리아가 이 추운데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맞아준다. 씻기전에 막걸리와 순대로 홀로 뒷풀이.. 캬~ 이 맛이야! ☆ 쫑 모처럼 홀로 가는 길..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맘이 앞섰지만 무사히 눈밭 길을 헤치고 암벽을 타고 넘어 종주를 완성하였다. 내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눈으로 뒤덮힌 계룡산 마루금.. 그 품이 담고 있는 성성한 노송의 기품, 그리고 날 깊은 서리꽃이 추위 속에 흘렸던 땀과 함께 오랫도록 기억에 남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