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 두륜산"
(촬영: 충곡)
o 일시: 2007.4.21(土) 11:20 ~ 15:14 (3시간54분)
o 날씨: 흐림 14.8℃ ~ 19.6℃
o 코스: 경내주차장→대흥사→오심재→노승봉,가련봉,두륜봉→진불암→주차장
o 거리: 9.2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총 40명
☆ 등산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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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각 |
구 간 |
거 리 |
시 간 |
속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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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11:36 |
경내버스주차장→대흥사 |
1.2km |
0:16' |
13'2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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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유선관 [기념촬영 5분]
11:33  일주문/부도
11:36  해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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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6~12:15 |
대흥사→오심재 |
2.0km |
0:39' |
19'3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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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6  초의선사 동상
11:46  북암갈림길
12:06  북미륵암(북암)
12:15  오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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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12:54 |
중식 (오심재) |
- |
0:3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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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13:47 |
오심재→만일재 |
1.5km |
0:53' |
35'2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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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  노승봉 헬기장
13:17  노승봉(695m)
13:29  가련봉(703m)
13:47  만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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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7~14:31 |
만일재→진불암 |
1.3km |
0:44' |
33'5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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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5  구름다리
14:03  두륜봉(630m)
14:41  진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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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15:14 |
진불암→주차장 |
3.2km |
0:43' |
13'26"/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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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7  물텅거리삼거리
14:42  도솔봉 중계소입구
15:04  왕벚나무삼거리
15:14  경내 버스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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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
(중식시간 포함) (중식시간 제외) |
9.2km |
3:54' 3:15' |
25'26"/km (2.35km/hr) 21'11"/km (2.83km/h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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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개념도
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매월 4주째 일요일은 정맥을 타는 날..
이틀 연속 산을 타기엔 몇가지 곤란함(?)이 초래되기 때문에
금주 토요일에도 대한토 산행에 참가하지 않을 참이었다.
그런데 가만 따져보니 요번에도 빠지면 벌써 십주째 불참이다.
게다가 다음 주 토요일은 말톤 대회 때문 또 빠질 판이다. 흐미..
여차직하면 짤릴 수도 있다는 압박감.. 갈등 갈등하다가 결국 토-일요일 두탕 뛰기로 한다.
짤방 신청! 집에서 쫓겨나는 것 보다 대한토에서 쫓겨나는게 싫으니.. -.-;;
자료를 찾아 본다.
두륜산은..
한반도의 가장 남쪽 끝에 있는 703m 높이의 산으로
난대성 상록활엽수와 온대성 낙엽 활엽수들이 숲을 이뤄 식물분포학상 중요한 가치를 지녔고..
여덟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 정상에서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신라 진흥왕 5년(514년) 아도화상이 세운 대흥사를 품고 있다.
대흥사는..
서산대사께서 "재난이 미치지 않고 오래도록 더렵히지 않을 곳"이라며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두라고 부탁했다고 하고.. 그 후로 사세가 번창하여
그의 법을 받아 근세에 이르기까지 13명의 대종사와 13명의 대강사를 배출하며
선교 양종의 대도량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o 이동..
아침 7시00분, 전세버스가 평송 앞에서 출발한다.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갈아타면서
멀고도 먼 땅끝 마을로 달려간다.
옆자리에 있는 충곡의 사진학 강좌를 듣는다.
조리개가 어쩌구저쩌구.. 으흥?
셔터속도가 어쩌구저쩌구.. 구랴?
심도가 어쩌구저쩌구.. 아하~ 그렇구나!
인터넷에서 뽑아온 이러저러 산꾼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며
오늘의 관전 포인트를 머리에 주입시켜 놓는다.
1. 서편제 촬영장소인 유선장을 찾을 것..
2. 대흥사 경내에서 와불을 찾을 것..
3. 초의선사가 머물던 일지암에서 물맛을 볼 것..
4. 북미륵암에서 마애여래좌상을 찾을 것..
5. 가련암에서 하산할 때 새바위를 찾을 것..
6. 두륜봉에서 한라산을 찾을 것..
7. 동백나무 숲에선 여유있게 걸을 것..
10시25분경 번개돌이 총무께서 목포를 지나고 있음을 알려주신다. 벌써?
옆에 유달산이 보인다는데 어느 것인지 모르겠고 바다와 섬만 보인다.
목포.. 유달산..
11시10분, 대흥사 매표소에 진입한다.
문화재관람료로 성인 1인당 2,500원을 받고 있다.
11시17분, 경내버스주차장에 도착한다.
경내버스주차장
o 경내버스주차장 → 대흥사
11시20분, 일단 대흥사 입구까지 올라간 뒤 모이기로 하고 각자 채비를 한 뒤 출발한다.
선두대장을 '명' 받은 나도 무전기를 건네 받은 뒤 서둘러 앞장 서 나가다가
근처에 있는 조감도를 한번 훑어보며 산행 루트를 짚어본다.
조감도..
대흥사로 오르는 산책길..
연두빛 새순을 내밀고 있는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동백꽃이 보인다.
가지런히 조막손을 내밀고 있는 노란 꽃술들을 선홍빛 꽃잎이 감싸고 있다.
잠시후 고옥 한채가 눈에 들어온다.
현판을 보니 유선관(遊仙館)이라고 씌어져 있다. 아하 여기가 거기구나..
서편제 촬영장이라 하던데..
그러나 고풍스럽긴 하지만 뛰어나게 남다른 멋은 느껴지지 않는다. 들어가서 보면 다르려나?
유선관..
유선관 옆 공터에서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한다.
단체사진..
오늘의 찍사는 역시 충곡이다.
찍사 - 충곡
기념촬영 후, 회장님의 선도에 따라 대한토 구호를 외친다. "가자! 가자! 가자!"
11시30분경, 다시 출발한다.
일주문을 지나고..
11:33, 일주문
곧이어 부도전을 지난다.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해 승병을 이끌었던 서산대사와
그 제자들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라 한다. 가장 큰 것이 서산대사의 것이리라..
서산대사 부도
대흥사 해탈문을 지난다.
해탈문 안에는 사천왕상 대신에 동자승이 있다 했는데
깜빡 잊고 확인도 하지 못한 채 지나가버렸다. 선두대장이랍시고 서두르다 보니..
대흥사 해탈문
o 대흥사 → 오심재
11시35분, 대흥사 경내에 들어선다.
사찰 뒤로 펼쳐진 산능선이 시원스럽다.
대흥사 경내..
가운데는 노승봉과 가련봉, 오른쪽 끝은 두륜봉일 텐데
구름에 가려서 그 봉우리들 모양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어느 산행기에 따르면..
그 세 봉우리를 잇는 윤곽에서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부처님은 어디에..
그나저나 경내를 돌다보니 등산로 입구가 아리송하다.
잠시 우왕좌왕하다가 인혜님 도움으로 표충사 방향을 찾아 앞장 서 간다.
역시 현장 경험이 없는 한 매끈하게 길잡이 하기가 쉽지 않다.
이윽고 초의선사 동상 앞을 지난다.
초의선사 동상
다성(茶聖) 초의선사..
조선시대 40년동안 이곳 일지암에 머물면서 우리나라의 다도를 중흥시킨 분이라 한다.
일지암에 가면 아직도 초의선사 때부터 써오던 샘이 있다고 한다.
초의선사 동상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북미륵암(북암)으로 향한다.
세멘트로 닦여진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북암삼거리가 나온다.
그곳에서 왼편은 북암으로 가는 길, 오른편은 일지암으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 - 북암갈림길..
생각 같아서는 일지암으로 가서 샘물 맛을 보고 싶지만
선두대장을 맡다보니 꿀꺽~하고 왼편 북암쪽으로 길을 잡는다.
울창 숲 속에 돌 무더기가 거칠게 널부러진 길이 이어진다.
북암 가는 길.. 돌 길..
12시05분, 북미륵암에 도착한다.
우선 수도꼭지를 통해 흘러내리는 약수물로 목을 축인다.
북미륵암 약수
나라에 변고가 생기면 심하게 땀을 흘린다는 마래여래좌상을 찾아본다.
그러나 안내표지판만 한켠에 덩그러니 있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안내표지판 -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잠시 지체를 하다가 포기하고
바람새님, 갈매기님, 강천님을 쫓아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산허리 경사면을 지날 즈음 문득 수풀 속에 핀 제비꽃이 눈에 띈다.
잎이 깊게 파여있고 꽃잎이 하얀 것이 분명 남산제비꽃이다.
서울지역이 아닌 남도 땅끝 산기슭에서도 이들이 자라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남산제비꽃
12시15분, 오심재에 도착한다.
넓직하게 자리잡은 헬기장에는 강천님이 이미 올라와 계신다. 빠르기도 하셔라..
12:15, 오심재 도착
오른편(서쪽)을 올려다보니 노승봉이 우뚝 솟아 있다.
노승봉(695m)..
왼편(동쪽)에는 고계봉이 아찔한 암릉을 거느리고 서있다.
암릉을 바라보며 바람새님이 군침을 흘리기에
저런 것도 탈 수 있냐고 물어보니 자신있게 답을 해주신다. "저것 쯤이야!"
최근에 낙반사고까지 당했는데도 저 정도니.. 역시 대단한 담력이다.
고계봉(638m)
선두에 온 네명이 기념촬영을 한 뒤..
선두 1
식사를 이곳에서 할 것인지 좀 더 올라가서 노승봉 아래 헬기장에서 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후미를 생각하면 여기서 해야할 것 같기도 하고..
바람새님이 바람을 잡는다. *^^* 여기는 바람이 많이 부니 올라가서 하자고..
그렇게 결정하고 다시 노승봉을 향한다.
5분 가량 오르던 중 아래에서 고함소리가 들린다. "야~ 내려와!!!"
회장님 목소리다. 허걱..
사태를 짐작하고 되돌아서 내려가는데
바람새님이 혀를 끌끌 차며 따라 내려온다. "에잉~ 쫌 더 빨리 내뺐어야 하는디.."
다시 오심재로 도착한다.
뒤이어 올라오신 분들과 다시 기념사진을 찍는다.
선두 2
점심식사..
여러명이 둘러 앉아 있으니 반찬이 풍성하다.
그중 초롱이님이 준비해오신 무공해 상추와 집된장이 최고 인기품이다.
점심식사..
각자 꺼내놓은 고추도 제각각 맴시를 뽑낸다.
굵은 고추, 빨간 고추, 지다란 고추..
맛 있는 고추는 이 언니 저 언니 사이로 날라다닌다. *^^* "이거 맛있어~ 먹어봐.."
점심식사
o 오심재 → 만일재
빗방울 기운이 심상찮아지자 각자 우중 대비가 부산해진다.
12시54분, 바람새님을 쫓아 다시 노승봉을 향한다.
식후 출발 - 바람새님..
조금 오르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싱그런 산록으로 둘러쌓인 오심재가 아름답게 조망된다.
오심재
다시 전진..
산길 오른편 암봉에 얹어져 있는 넓적 바위가 신기하다.
강천님의 감탄사가 들려온다. "누가 저리 올려놨을꼬..?"
괴암..
점심을 먹고 나서 그런지 몸이 다소 무거워진 상태에서
다소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다리가 뻑적지근하다.
10분 가량 채고 오르니 다시 헬기장이 나온다.
노승봉 헬기장..
바로 뒷편에 우뚝 솟은 암벽 뒤로
운무에 휩싸인 노승봉 정상이 희미하게 보인다.
노승봉..
암벽 왼편을 돌아서 산길을 오르다가 얼레지를 만난다.
얘네들은 특이하게도 잎의 얼룩 무늬가 희미하다.
얼레지1
얼레지2
개구멍바위를 통과한다.
개구멍바위
암벽구간 한 귀퉁이서 흰젖제비꽃을 만난다.
눈부신 흰빛 꽃잎이 고결해보인다.
흰젖제비꽃
다시 한차례 밧줄을 타고 암벽을 오르니 노승봉 정상이다. (오후 1시17분)
노승봉 - 나, 인혜님, 강천님..
운무가 짙어 주변 조망은 커녕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비바람까지 드세어서 그곳에 서 있기도 불안한 지경이라
얼마 머물지 못하고 가련봉으로 출발한다.
다시 쇠줄을 붙잡고서 암벽길을 내려간다.
가련봉으로 가는 길..
내려가다 문득 앞을 보니
운무에 휩쌓인 가련봉이 커다마한 괴한처럼 우뚝 솟아 있다.
운무 속의 가련봉..
안부에 내려섰다가 다시 암벽을 타고 오르니
어느덧 가련봉 정상(703m)이다. 노승봉에서 10분 소요되었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나중에 보니 내 사진은 얼굴이 반토막이다. 허걱!
가련봉 - 나
그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내 하산한다.
내려가는 암벽이 한층 더 가파르다.
가련봉에서 하산..
쇠손잡이와 쇠줄을 잡고 내려가다 보니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낭떠러지 계단..
계단을 통과한 후
이 즈음 새바위가 있다고 했는 데 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내려가고 있는데
멀리 희미하게 새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새바위..
가까이 가서 바위 난간에 올라서니 영락없는 새 모양이다.
새바위..
계속해서 만일재로 내려가는 길..
너덜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너덜바위지대..
이제야 만개한 산벚꽃이 눈에 띄고..
산벚꽃..
켜켜 쌓아놓은 괴암도 눈에 띄고..
괴암..
그러던 중 만일재 헬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만일재 헬기장..
오른편으로는 산록이 넓다란 초원처럼 펼쳐져 있다.
그 중간에 자리잡은 대흥사도 보일 듯 하다.
대흥사 산록
이윽고 만일재에 도착한다. (오후 1시47분)
만일재 이정표
o 만일재 → 진불암
정면 위로 보이는 두륜봉을 한번 올려다본 뒤
지체하지 않고 그곳으로 향한다.
두륜봉
암벽이 없는 산길을 따라 5분 가량 오르니
두륜봉입구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정표 - 두륜봉입구 삼거리
오른편 길로 접어드니 다시 암벽이 시작되고 조금 더 오르니 구름다리가 나온다.
무지개 모양이라 일명 홍교(虹橋)라고도 불리운다고 하는데
허공에 두 바위 끝이 맞대어 있는 것이 절묘하다.
구름다리
그런데 그곳에서 두륜봉으로 오르는 길이 묘하다.
구름다리 위를 오가며 우왕좌왕하는데
뒤이어 올라오신 강천님이 이정표를 발견하고선 그 길을 알려주신다.
구름다리 위.. (촬영: 강천님)
이윽고 두륜봉 정상(630m)에 당도한다. (오후 2시03분)
두륜봉 정상 - 나
이곳 역시도 비바람이 몰아쳐서 머물러 있기가 쉽지 않다.
날씨가 좋으면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했는데..
서둘러 오던 길로 되돌아 나와 구름다리쪽으로 하산한다.
구름다리 위 진불암 삼거리 이정표 앞으로 되돌아왔는데
그곳에 산행표식지를 어떻게 놓아야 할지 혼돈스럽다.
이정표 - 진불암 방향..
그곳에서 표식지 화살표를
왼쪽 방향으로 하면 두륜봉 정상을 들르지 못하고 막바로 하산하게 되고
위쪽 방향으로 하면 하산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테고..
그렇다고 양쪽 방향 다 놓으면 헷깔릴 테고..
그러던 중 회장님이 올라오셔서 해답을 주신다. "왼쪽으로 놔!"
두륜봉 정상 가봐야 날씨 때문에 볼 것도 없으니
진불암으로 막바로 하산케 하자는 뜻이다. "알았습니다."
20분 가량 암릉길을 내려오니 길이 편해진다.
울창한 동백나무가 하늘을 뒤덮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 숲 - 터널
숲길 여기저기에는 만개한 상태로 떨어져 있는 핏빛 동백꽃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청춘에 낙화하는 저네들의 처절한 자존심을 느껴본다. 늙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게야..
동백 - 낙화..
오후 2시30분, 진불암 삼거리에 당도하여 진불암에 들러본다.
아담한 암자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경관이 정갈하다.
진불암..
진불암 돌탑..
o 진불암 → 경내 버스주차장
물텅거리삼거리 이정표를 지난다.
이곳에서 무심결에 관음암 방향으로 전진했나보다.
이후 기나긴 포장도로를 따라 가다가 결국 대흥사를 우회해서 주차장으로 복귀하게 된 것은
이곳에서부터 길을 잘 못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정표 - 물텅거리 삼거리
그런 상황도 모르는 채 편안한 포장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걷다보니 길가에 은난초가 보인다. 곱기도 해라..
은난초..
그 즈음 계곡물에서 족탕을 하겠다는 강천/인혜님을 남겨두고 홀로 내려간다.
가다보니 도솔봉 중계소 입구가 나타난다.
도솔봉 중계소 입구
다소 이상타 싶었지만 곧 이정표가 나오겠거니 하며
느긋하게 버스속에서 읽었던 어느 산객의 읊조림을 음미하며 걷는다.
가슴에 가장 와닿았던 대목을 찾아 옮겨본다.
"나의 삶을 돌아보면 부끄럼 없이는 떠올리지 못하는 일이 많고 후회스러운 일들도 많다.
그런 과거가 있었음에도 산행을 즐기다 보니 현재 기쁘게 살아 있고
나의 미래가 설렘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늘 완벽하게 기쁘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해탈하지 않는 한 완벽하게 기쁠 수 없는 존재임을 안다.
그러나 내 인생의 흐름이 산행으로 기쁨과 설레임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얼마간의 슬픔이나 우울 따위는 그 흐름 속에 쉽게 녹아 없어진다는 것도 자주 느낀다.
내가 어쩌다 이런 행운과 함께 늙고 있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더 늙어서도 더욱 깊은 기쁨과 설렘으로 산에 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늙어 가지만 젊고, 나이가 많지만 싱싱한 영혼으로 현재를 살고
미래를 깨우는 일에 정성을 바치면서 삶을 끝없이 열어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그 즈음 만난 머위와 졸방제비꽃..
물 통로에도 자라고 물 파이프에도 자라고 있다.
삶은 환경을 탓하지 않고 이어나가야 하는 소중한 것이다.
머위..
졸방제비꽃..
이윽고 왕벚나무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를 보니 대흥사는 오른편이고 버스정류장은 왼편이다.
대흥사를 우회해서 지나온 것이다. 알바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많은 회원들도 진불암 이후 대흥사로 가는 길을 못 찾아서 우왕좌왕 했었다고 한다.
내가 제대로 길을 찾아서 표식지를 깔아놨어야 했었는디.. 나부터가 알바를 했으니..
정말 어설픈 산악대장이다. -.-;;
왕벚나무 삼거리
산행 코스 - 알바
주차장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김이 빠져서 그런지 터덜거린다.
그나마 길가에 군락지어 자라는 긴병꽃풀들이 낙을 선사한다. 이쁭거뜰..
긴병꽃풀
오후 3시14분, 버스주차장으로 복귀한다. (바람새님과 갈매기님은 오래전에 도착했다 하신다.)
총 산행시간은 3시간54분 소요되었다.
☆ 뒷풀이
화장실에서 세면을 한 뒤
버스에 돌아오니 산행을 마친 회원들이 속속 도착한다.
충곡이 기꺼이 희사한 한산소곡주에
인혜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수육과 골뱅이 무침이 곁들여진 뒷풀이가
주차장 정자 아래에서 흥겹게 무르익는다.
뒷풀이 (촬영: 불깡통님)
☆ 쫑..
날씨가 좋지 않아 조망이 좋지 않았지만..
어설픈 선두대장 역활을 하느라 찜찜하였지만..
동백나무 숲속을 거닐며
어느 산객의 읊조림을 되새김질 하던 여유로운 사색의 시간이
잔잔한 기쁨으로 남을 듯 싶다. 이 기쁨이 설렘으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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