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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

산행기 - 웅석봉 (2006.12.02)

by 청려장 2006. 12. 4.
"산행기 - 熊石峰"
o 일시: 2006.12.02(土) 09:38 ~ 13:01 (3시간23분) o 날씨: 흐림, 0.5℃ ~ 5.5℃ o 코스: 어천마을→헬기장→전망대→웅석봉정상→왕재→밤머리재 o 거리: 9.5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총 40여명 ☆ 등산기록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09:38~11:08 어천마을→웅석봉 4.2km 1:30' 21'25"/km
10:28  헬기장 [대기 7분]
10:59  전망대 (1040m)
11:08  웅석봉 (1099m) [대기 10분]
11:18~12:10 웅석봉→왕재 2.0km 0:33' 15'00"/km [중식시간 제외]
11:22  헬기장
11:40~11:59  왕재 직전 무명봉 [중식 19분]
12:10  왕재
12:10~13:01 왕재→밤머리재 3.3km 0:51' 15'27"/km
12:37  헬기장
12:44  이정표 (밤머리재 1.0km, 웅석봉 4.3km)
13:01  밤머리재 (580m)
종 합 9.5km 3:23' 21'22"/km (2.80km/hr)

☆ 등산 개념도
등산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지리산의 막내둥이 산이라는 웅석봉.. 지리산 동쪽의 산청을 품으며 우뚝 솟아 있어 천왕봉 조망이 환상적이고 또한 태극종주의 시발점이라 하여 많은 산꾼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지리산 종주는 이미 두 차례 해보았고.. 언젠간 시도해보고 싶은 태극종주를 마음에 담고 있다보니 그 시발점에서 천왕봉을 우러러볼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끌어댕긴다. 참가 신청을 해놓은 뒤, 조깅을 하던 중.. 함께 달리던 최부장님께 웅석봉 산행계획을 말씀드리니 선뜻 함께 가자고 하신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라 하시면서.. o 이동.. 아침 06시58분 평송 앞에서 대한토 밋쓸버스에 승차하니 최부장님이 이미 자리를 잡고 계신다. 휴~ 대한토는 출발시간을 칼같이 지킨다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아 혹시 늦으시면 어떡하나 하며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버스가 대전 IC를 빠져나간 뒤 어느덧 대진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아침 7시40분경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를 한다. 대한토에 나온지 3번째.. 활달하지 않은 성격 탓에 아직 아는 분이 많지 않지만 그 중에 특별한 사람을 한 분 만난다. 갑장 요수님! 그냥 갑장이 아니라 같은 날(516혁명일)에 태어난 동갑내기다. 내가 새벽 6시.. 요수님이 11시 태어났다 하니.. 5시간 짜리 옵빠지만.. *^^* 같은 날 삶을 시작했다는 것.. 뭔지 모를 묘한 친근감이 생기는 것 같다. 반갑수! 버스가 인삼랜드에서 다시 출발하고.. 아침 09시 정각 산청 IC를 빠져나와 1001번 지방도로 진입하여 아침 09시30분 어천마을에 당도한다.
9시30분 어천마을에서 하차..
어천 마을에서 하차한 뒤, 하늘을 보니 구름이 가득하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비나 눈이 온다고 했는데.. 그치만 얼마나 내리겠냐 싶고 아이젠도 가져왔으니 그다지 걱정을 하진 않는다.
까치 몫의 홍시를 얹고 있는 감나무 뒤로 구름 가득 찬 하늘..
등산채비를 한 뒤 위성방송 수신안테나가 달린 전봇대를 지나 마을 안쪽으로 향한다.
위성방송 수신안테나가 달린 전봇대를 지나..
웅석봉 정상이 보이는 산행들머리에서 잠시 대기하였다가 모두 모여서 기념촬영을 한다.
들머리 앞에서 잠시 대기.. 뒤 오른편이 웅석봉 정상인 듯..
기념촬영.. (촬영: 수니님)
o 어천마을 → 헬기장 기념촬영 후 구호를 외친 뒤.. "아자! 아자!" 아침 09시38분 산행을 개시한다.
9시38분, 산행 시작..
어천마을은 한국전쟁 때 파르티잔이 수시로 준동하여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이라한다. 당시의 많은 비극과 슬픔을 떠 안고 있는 마을일 것 같다. 이제 좀 치유가 되었으려나.. 한적한 마을 길을 따라 산 기슭 방향으로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 산 기슭에 접어들 즈음 산 길 왼편에 서 있는 이국적인 모습의 장승이 눈에 들어온다. 넓적한 코와 툭 튀어나온 입이 꼭 아프리카 전사 같다.
이국적인 모양의 장승..
산기슭에 접어들자 이내 계곡이 나타나고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물이 졸졸졸 흐르는 계곡..
어지러히 깔려 있는 돌 무더기 길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오르막 경사도 꽤 가파르다보니 얼마가지 않아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하여 겉에 입은 윈드자켓이 거추장스러워진다.
서서히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 나뭇잎이 수북한 길..
함께 온 최부장님이 자기 신경쓰지 말고 페이스대로 오르라고 하시기에 죄송한 맘을 한켠에 담고.. 윈드자켓을 벗고선 본격적으로 채고 오르기 시작한다. 15분 가량 열심히 채고 오르니.. 여자 산꾼 한분이 시야에 들어온다. 상아님인 듯 싶다. 그녀가 보인다는 것은 선두권에 근접했다는 말이리라.. *^^*
계속 되는 오르막.. 상아님?
조계산 알바 동지인 상아님과 잠시 함께 오르다가 그녀가 겉옷을 벗느라 지체하는 사이 앞서 나간다. "힘 내세여!" 어디서부턴가 등산로에는 눈이 희끗희끗 쌓여 있다. 간밤에 눈이 왔었나보다. 그 오르막을 다시 힘차게 10분 가량 채고 오르니 또 다른 산꾼이 시야에 잡힌다. 이분도 역시 조계산 알바동지인 바람새님이다.
눈이 살포시 덮인 오르막.. 바람새님..
가볍게 오르막을 채고 오르는 모습이 감탄스러워 다른 운동을 하는 것이 또 있냐고 물어보니 암벽 등반을 하신단다. 어쩐지 새털같이 가볍더라.. '바람새'라는 닉이 제격인 듯 싶다. 잠시 올라오던 길을 되돌아보니 산과 산 사이로 대진고속도로가 경호강을 옆에 끼고 남쪽으로 치닫고 있다. 진주 남강까지 서로 어울려서 뻗어가고 흘러가리라.
산과 산사이..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 줄기..
잠시 지체하는 사이 바람새님은 이미 훌쩍 떠나가 버렸다. 5분 가량 다시 열심히 쫓아가서 따라잡을 즈음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헬기장 직전.. 바람새님..
아침 10시28분, 헬기장에 들어서니 이미 두 명의 선두가 올라와 있다. 한분은 선두대장인 삼불봉님이고 다른 한분은 강천님이라 하신다. 반갑습니다!
10:28, 헬기장 도착..삼불봉님과 강천님 이미 도착..
뒤이어 산친구님이 올라오자,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한장 박는다.
헬기장.. 선두일행 기념촬영.. 강천님, 청려장, 바람새님, 산친구님.. (촬영 삼불봉님)
헬기장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7분 가량 대기하다가 춥고 바람이 드세니 더 이상 서 있기가 괴로워 산행을 속계하기로 한다. o 헬기장 → 웅석봉 10시36분, 삼불봉님을 선두로 하여 눈 덮인 오르막길을 밟으며 웅석봉 정상을 향하여 전진한다.
눈 덮인 오르막.. 삼불봉님과 바람새님..
천천히 오르겠다던 삼불봉님의 발걸음이 점차 빨라진다. 5분 가량 오를 즈음 삼불봉님과의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자 바람새님이 나보고 앞서 나가라고 한다. 예.. 이제 삼불봉님과 호흡을 맞추며 험악한 산길을 채고 오른다. 돌 무더기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고 그 위에 눈이 덮여 있어 잘 못 헛디디면 낭패를 겪을 듯 싶어 조심스럽게 전진한다.
바람새님이 뒤로 빠지고.. 삼불봉님과 함께 전진
뒤를 바라보니 바람새님은 보이지 않고 산친구님이 특이한 발걸음(팔자걸음??? ㅎㅎ 죄송 *^^*)으로 열심히 쫓아오신다.
낙엽과 눈이 쌓인 급경사 오르막 돌밭길..
조금 더 오르니 눈 덩이가 얹어있는 소나무 너머로 진주로 향하는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이 한 층 더 명확하게 보이고..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
그 오른편으로는 청계계곡 발치에 괴여 있는 청계저수지가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그 곳에 일제시대 때부터 사용되던 고령토 채취장이 있다고 한다.
산청군 단성면 청계저수지.. 청계계곡.. 고령토채취장..
10시59분, 헬기장에서 출발한지 31분만에 1040m봉에 당도한다. 웅석봉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니 이 곳이 안내문에 나와 있는 전망대인 모양이다. 함께 올라온 삼불봉님은 굳이 사진 찍는 것을 회피하시기에 홀로 웅석봉을 배경으로 고목나무 앞에서 사진 한방을 찍는다.
무명봉.. 1040m 봉.. 나..
이제 웅석봉을 눈앞에 두고 완만한 평탄 길을 걸어가 10시08분 웅석봉 정상 직전의 이정표와 산불 감시초소를 통과한다.
웅석봉 이정표..
산불 감시초소..
특이하게도 정상석에 곰이 그려져 있다. 누가 웅석봉이 아니랄까바.. 그 옆에 서서 기념촬영을 한다.
정상석의 곰 그림..
웅석봉 정상(1099m)..
정상에 올라서서 천왕봉을 찾아보니 남쪽편의 넓고 긴 지리산 자락 한 가운데에 있는 듯 싶은데 구름에 덮여 있어 그 정수리는 보이지 않는다. 에잉.. 시선을 가까운 곳에 촛점을 두니.. 좌우로 뻗어 있는 눈 덮인 산능선 중간에 왕재가 보이고 그 오른편으로 한 봉우리 너머에는 최종 목적지인 밤머리재까지 시야에 잡힌다.
남쪽.. 천왕봉 방향.. 오늘 가야하는 능선.. 왕재.. 밤머리재.. 천왕봉 (4컷 합성)
나중에 집에와서 지리산 지도와 찍어온 사진을 비교해보니 밤머리재 이후의 지리산 태극종주 코스가 어렴풋히 그림으로 그려진다. 밤머리재 뒤에 887봉, 그 왼편으로 동왕등재(깃대봉, 935.8m) 오른편으로 꺽어서 서왕등재(1050m) 이어서 쑥밭재(1315m) 다시 왼쪽으로 꺽어서 하봉과 중봉을 지나 천왕봉(1915m).. 언젠간 저 길을 지나가리라..
왕재.. 밤머리재.. 그 너머로 지리산 청왕봉으로 이르는 태극종주길..
웅석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山水로 둘러쌓인 산청읍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 당시에는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산에 내려온 뒤 최부장님 일러주신 말씀에 의하면 황매산까지도 보였다고 한다. 정말요? 하여.. 집에와서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니 바로 이 사진에 황매산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오른쪽 뒤편에 우뚝 솟은 산 모양이 예전에 철쭉이 한창일 때 찾아갔던 그 황매산의 자태 그대로다.. 위치를 따져보아도 의심할 여지 없는 황매산이다. 에구.. 몰라뵈서 죄송함다!
북쪽.. 산청읍 방향.. 뒷편 멀리 황매산 정상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산을 오르며 한번씩 보았던 진주로 사이좋게 뻗어가고 흘러가는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이 한 눈에 들어오고 있다.
동쪽..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
문득, 정상 바로 아래에 설치된 안테나가 눈에 들어온다. 버스 속에서 읽은 인터넷 산행기에서는 이 안테나가 지리산 천왕봉을 향하고 있는 점을 착안하여 막내둥이 웅석봉과 맏형인 천왕봉이 이 안테나를 통해 서로 안부를 묻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어 재미있는 상상력이다 하면서 잠시 웃었는데.. 꼭대기에 올라와서보니 지금은 산청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 안테나가 산청 너머 합천의 황매산을 향하는 것이라 치고.. 웅석이와 황매가 새롭게 사귀어서 서로 밀어를 나누는 것으로 상상해 볼까나? *^^*
웅석봉 정상의 안테나..
o 웅석봉 → 왕재 정상에서 10분 가량 머물다가.. 오전 11시17분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하산 시작 5분만에 헬기장에 도착한다. 선두대장 삼불봉님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 모두 모여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는데 날이 춥고 바람도 드센데 개활지인 그곳에서 도시락을 꺼내놓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11:22, 헬기장..
선두일행들이 모여 상의 끝에 다른 적당한 곳을 찾기로 한다.
복면을 한 선두 일행들.. 어~ 추워..
눈밭 길을 따라 식사터를 찾아 전진..
전진..
도중 딱바실계곡 가는 이정표가 있어 잠시 혼돈을 주었으나 우리가 가는 방향과 관계없는 곳이라 판단하고 직진한다. 나중에 지도를 보고 따져보니 그곳은 아마도 달뜨기 능선으로 가는 길인 듯 싶다.
딱바실계곡 가는길.. 달뜨기 능선가는 길???
직진..
야트막한 오르막을 넘다 오른쪽 바위 사이를 들여다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다. 그 너머로는 어럼풋 내리저수지가 보인다. 지도를 보니 그곳이 곰골인 듯 싶다.
낭떠러지.. 곰골 계곡..
완만한 지대를 오르고 내리며 대한토 회원들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할 만한 곳을 물색해보지만 춥고 바람이 부는 산능선에서 적지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하여.. 선두대장인 삼불봉님이 무전기로 중간, 후미 대장과 상의한 후 움직이는 그룹별로 각각 적당한 곳을 찾아서 식사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오르막길..
어느 오르막길에서 산기슭을 돌아가다가 산능선 꼭대기에 소나무가 대충 바람결을 막아줄 듯한 곳으로 찾아들어간다.
어느 무명봉 꼭대기에서 점심식사.. 뒤 왼편에 있는 봉우리는 웅석봉..
11시40분, 웅석봉이 올려다 보이는 어느 무명봉의 소나무 아래서 여섯명(바람새님,자등명님,강천님,상아님,청려장,OO님)이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그런데, 주변에 키 큰 소나무가 있다지만 한번씩 찬바람이 슁슁 불어오는 그곳에서 찬밥을 먹다보니 죽을 맛이다. 가슴이 떨려서 입까지 덜덜 거리며 간신히 도시락 하나를 해치운다. 그나마 강천님이 주신 국 한잔(?)과 바람새님이 주신 따뜻한 숭늉 한잔(?)이 벌벌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준다. 가만 생각하니, 군대 갔다 온 후 이렇게 춥게 밥을 먹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11:56, 점심식사 끝..
20분간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등산로로 내려간다. 걸으면 좀 낫겠지.. 산기슭에서 등산로에 들어서는데 한무리의 대한토 회원들이 그곳에 서 있다.
식사 후 만난 중간그룹..
선두 일행을 찾던 중이라며 우리끼리 식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것을 보면서 언짢은 소리를 내놓는다. 연락도 안해주고 그러면 어떡하느냐는 원성이다. 허지만 선두대장님인 삼불봉님은 앞서 분명히 중간 및 후미 대장과 연락을 취하고 상의도 하던데.. 나중에 알고보니 지금 나타난 중간 그룹은 무전기를 가진 대장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이 그룹은 선두만 찾아 헤맨 모양이다. 화가 날만도 하겠군.. 그치만 선두대장도 너무 억울한 것 같다. 앞서 가면서 할 바를 다 한 듯 싶은데.. 새삼 선두대장의 어려움을 느껴본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다시 산 기슭을 돌아가는 등산로를 따라 왕재로 향한다.
전진..
오르막을 하나 넘어가다 오른편을 보니 낭떠러지가 나온다. 옛날 옛날에 곰 한마리가 이 산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었다는데 그래서 이 산 이름이 웅석봉이 되었다는데.. 아득한 절벽 옆을 지나가며 여기가 바로 그 곳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낭떠러지인 듯..
그 절벽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내리저수지로 이어지는 깊은 계곡과 그 너머로 경호강이 보이고.. 왼편으로는 산청읍내.. 오른편 멀리는 황매산 정상까지 눈에 들어온다.
내리제, 산청읍, 황매산..
이윽고 이정표가 세워진 왕재를 통과한다. 이정표 아래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으나 그냥 지나치는데.. 내 이름을 부른다.
왕재..
뒤 돌아보니 최부장님이 그곳에 홀로 앉아 계신다. 허걱! 분명 나보다 늦게 오고 있었는데 놀랍다. "어떻게 된 거죠? 여기에 계시게.." 알고 보니 아까 만났던 중간 그룹과 같이 오다가 그분들과도 헤어져서 이곳에 혼자 있게 된 것이라 하신다. 점심식사도 하지 않은 채..
왕재.. 최부장님..
에구 처음부터 함께 오를 걸.. 죄송스러운 맘이 이는데.. 그곳에서 사과 하나 먹고 하산할 테니 염려 말라며 극구 먼저 가라고 말씀하신다. 다시 죄송한 맘 남기고선 그 자리를 떠나온다. o 왕재 → 밤머리재 낙엽과 눈이 뒤덮인 완만한 오르막을 넘어서니
낙엽과 눈이 뒤덮인 등산로..
뾰족한 산봉우리(887봉) 오른쪽으로 흰 띠처럼 돌아가고 있는 밤머리재가 보인다. (나중에 다른 태극종주 산행기를 보니 887봉이 도토리봉인 듯 싶다.)
왕등재 직전 봉우리인 887봉.. 그 발치 아래로 밤머리재가 보이고..
그곳에서 조금 더 전진하니 왕재에서 지체하느라 놓쳐버렸던 바람새님과 강천님의 꼬리를 다시 잡게된다.
선두.. 바람새님과 강천님..
밤머리재까지 2.5km가 남았음을 알려주는 말뚝을 지나 5분 가량 지나니 다시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아마 마지막 봉우리인 856봉이리라..
다시 오르막.. 856봉인 듯..
봉우리를 넘어서 산기슭 왼편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다보니 남쪽으로 지리산 자락이 한층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천왕봉에는 구름이 덮혀 있어서 온전히 정상을 볼 수 없지만 아까보다는 덜하여 천왕봉 1900m 고지까지는 보이는 듯 싶다. 쫌 더 뵈여주지잉~
천왕봉과.. 왕등재.. (합성 - 2컷)
태극종주 능선.. 887m봉.. 동왕등재(삿갓봉).. 서왕등재.. 지리산..
12시37분, 헬기장에 당도한다. 그 곳에 세워진 말뚝을 보니 이제 밤머리재까지 1.5km 남았다. 다 왔군.. 헬기장을 통과하여 밤머리재가 1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니..
이정표 - 밤머리재 1km, 웅석봉 4.3km
밤머리재 바로 뒷산인 887봉(도토리봉?)이 눈앞에 뾰족히 솟아있고..
밤머리재 뒷산인 887봉(도토리봉?)..
좀더 내려가다보니.. 잠시 흩어졌던 선두가 어느덧 다시 모여서 하산하게 된다.
하산.. 선두그룹..
이제 밤머리재 주차장인 듯 싶은 절개지가 눈에 들어오고..
밤머리재 주차장..
오후 1시01분, 선두 일행이 하산을 완료한다.
13:01, 하산 완료..
하산 지점에 세워진 조감도를 보면서 오늘 산행길을 잠시 되돌아보며 지나온 공간들을 되짚어본다.
조감도 - 등산완료..
산행 경유도..
☆ 대기 & 뒷풀이.. 밋쓸버스에 탑승하여 옷을 갈아 입은 뒤 주차장 한켠에 있는 매점에서 따뜻한 오뎅 한그릇을 먹으니 추위가 좀 가시는 듯 싶다.
밋쓸버스..
매점과 화장실을 오가던 중.. 산기슭에 놓여 있는 많은 벌통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기에 읽은 바가 생각나기에 이 곳을 지키고 있다는 강아지를 찾아보니..
벌통..
아니나 다를까 한쪽 구석에 강아지 집이 보이고 그 옆에 누런 강아지 한마리가 심드렁하게 나를 응시하고 있다. 외롭지 않니? 춥지 않니?
벌통지기..
모든 일행이 하산하고 산악회에서 뒷풀이로 준비한 생태찌게가 회원들 배를 맛나고 따뜻하게 채워준 뒤 오후 3시20분경 밋쓸버스가 대전으로 출발한다. ☆ 쫑.. 어천 마을에서 본 아프리카 전사같은 장승.. 웅석봉에서 우러러보는 지리산 천왕봉 줄기.. 태극종주 능선.. 추위에 벌벌 떨면서 먹던 점심식사.. 그 일행들.. 밤머리재의 벌통지기 강아지.. 웅석봉은 그러한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