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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서울 도봉산 (2025.11.15)

by 청려장 2025. 11. 17.

◎ 산행 개요

 

o 일시: 2025.11.15(土) 10:02~14:58
o 날씨: 맑음, 기온 8℃~14℃, 풍속 1~2m/sec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47명
o 산행 계획 (코스/거리/시간) :

  - A코스: 안골센터-사패산-포대능선-도봉산(신선대)-오봉능선-여성봉-오봉센터 [13km/6.5시간]

  - B코스: 도봉센터-자운봉-도봉산(신선대)-오봉능선-여성봉-오봉센터 [8km/5.0시간]

 

도봉산(道峰山, 739m)은..

   한북정맥에서 우이령을 경계로  뻗어 나온 지맥에 자리한 산으로,

   우람한 기암괴석과 뾰족하게 솟아오른 암봉들이 장관을 이루는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주능선에는 최고봉인 자운봉을 비롯해 만장봉, 선인봉, 주봉, 우이암 등이 늘어서 있고,
   주봉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나온 오봉능선에는 기기묘묘한 다섯 암봉이 나란히 자리해 독특한 풍광을 만든다. 

 

   산 이름  '도봉(道峰)'에는 몇 가지 설이 전해 내려온다.

   새 왕조를 여는 데 상서로운 기운을 보탰다는 의미에서 '도봉'리아 불렸다는 불가의 설이 있으며,

   실제로 한양을 도읍으로 정한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풍수지리, 정도전의 도참설 등과도 연결된다.    
 

   또한 예로부터 우국지사들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고,

   민생을 고민하며  '도(道)'를 닦던 곳이라는 데서

   '도를 닦는 봉우리(道峰)'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 Intro..

 

지난주 금욜 새벽, 조깅을 마치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귀가하던 중

돌부리에 걸려 맥아리 없이 고꾸라졌다. 그때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피가 많이 나지 않아 집에서 소독면, 빨간약, 연고, 붕대로 나름 정성껏 자가 치료하였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다.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거제 노자산-가라산-망산 정기산행에 참석하여

그 장거리 A코스를 완등했다.

(무릎도 성치 않은데.. 꼭 그렇게 했어야 했을까..ㅠㅠ)

 

집에 돌아와 무릎을 살펴보니 상처가 더 도져 진물이 나고 있어

"역시 무리했구나.." 하는 반성이 뒤늦게 찾아왔다.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차도가 없자

 결국 어제 정형외과에 가서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들었다.

 

 과한 운동도 한몫했지만, 더 큰 원인은 음주라고 한다.

 (산행 후 마셨던 술, 2박3일 출장 중 마셨던 술까지 솔직히 털어놓았더니..ㅠㅠ)

  그야말로 묵직하게 돌아오는 방종의 대가였다. 반성 또 반성하며

  오늘 산행은 B코스로 잡았고, 당분간 음주는 자제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나저나 오늘 대망의 700회를 맞는 갑장 산수에게는..

  질투난다고 깽판 놓지 않을 것이며,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축하를 건네되,

  건배는.. 마음으로만 동조해야 할 듯하다. ^^

 

 

◎ 산행메모

 

o 도봉센터 - 만월암 - 포대 (10:02 ~ 11:50)

 

오전 10시00분, 대한토 버스가 B코스 일행을 도봉산 입구 공영주차장에 내려준다.

먼저 안골탐방지원센터에 들러 A코스를 선택한 13명의 산우를 내려주고 온 것이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상가를 지나 5분 가량 걸어 도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선두는 창도르대장과 동그라미회장, 중간은 현진아빠대장, 후미는 옥이이모 수석대장이 맡았다.

 

10분 가량 더 전진하니

길가 우측에 김수영 시비(金洙暎 詩碑)가 보인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김수영 '풀' 중에서 -

김수영 시비

 

1960년대 군사정권 시절, 억압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존재의 강인함'을 노래한 시다.

"진짜 강한 것은 꺾이지 않는 고집이 아니라,

 쓰러지고 울어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라는 멧시지를 담고 있다.

 

시비 뒷편에는 도봉서원터가 있다. 

1573년(선조 6년) 양주 목사 남언경이 조광조의 학문과 뜻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지만

19세기 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패령으로 훼철되었다.

도봉서원터

 

오전 10시21분,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보문능선, 오른쪽은 도봉계곡을 지나 자운봉으로 향한다.

우리는 오른쪽, 즉 만월암을 경유하는 길로 들어선다.

 

5분 가량 전진하니 전방에 뾰족한 암봉이 정수리를 내민다.

도봉산 정상부 암봉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성인봉이다.

 

오전 10시30분경,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산행개념도와 렘블러를 보니, '도봉산악구조대 삼거리'이며
왼쪽은 자운봉으로 직등, 오른쪽은 만월암-포대를 거쳐 자운봉으로 가는 길이다
주변 바닥에는 대한토 표식지가 깔리지 않아 망설이다가 
산행공지글에 올려진 개념도를 재확인하여 우측 만월암쪽으로 길을 잡는다.

구조대 삼거리 [출처: 자유론날개짓님 사진첩]

 

완만한 등로를 따라 조금 더 전진하니, 바둑판처럼 금이 간 독특한 바위가 나온다.

인절미처럼 생겼다고 '인절미 바위'라 불리며,

낮에 가열되고 밤에 수축되면서 박리현상이 생긴 것이라 한다.

 

이후 20분 가량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커다마한 바위 아래 터잡은 암자, 만월암(滿月庵)에 닿는다.

예로부터 '보덕굴(普德窟)'로 불리며 수선도량(修禪道場)으로 유명했고, 

지금도 참선 수행자들이 찾는 곳이라 한다.

 

법당인 만월보전(滿月寶殿)에는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다.

뒤편 석굴에서는 엽전·도검·방패·화살촉 등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스님이 건네준 따뜻한 차로 목을 축이며 잠시 숨을 고른다.

법당 마당에서 내려보이는 도심은 짙은 안개에 잠겨 고요하고,

 

겹겹의 산과 흐릿한 도시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스며든다.

잠시 무념 무상에 잠겨 깊은 평온을 맛본다.

 

만월암의 이정표에는 포대정상까지 400m라 되어 있으나 오류다. 

실제 400m 오르면 다락능선이며, 

포대정상은 그곳에서 200m 더 올라야 한다.

 

오전 11시14분, 다락능선을 향하여 나무계단을 타고 오른다.

계단이 점차 가팔라진다. 

 

20여 분 오르니 다락능선에 이른다. 

다락능선

 

이곳 안내도에서 '포대까지 200m'를 다시 확인한다.

 

이곳에서 후미를 맡은 옥이이모 수석대장을 만난다.

어느새 후미에게 따라 잡힌 줄 알았으나, 사연은 달랐다.

옥대장은 산행 초입에서 길을 잃고 혼자 다락능선으로 올랐다고 한다. ^^

오면서 해골바위도 봤다니, 경치는 오히려 좋았으리라. 

 

아래 사진에서 

다락능선이 포대능선과 만나는 부근에 계단이 얼핏 보인다.

그 계단이 필자 일행이 좀 전에 만월암에서 올라온 등로이다.

그 교차점에서 다락능선을 타고 올라온 옥대장을 만난 것이다.

o 포대 - Y계곡 - 도봉산(신선대) (12:15 ~ 12:48) 

 

오후 12시15분, 포대정상을 눈앞에 두고 짧은 휴식을 취한다.

 

이제 도봉산의 상징 같은 암봉들이 가까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운봉(紫雲峰, 739.5m)은 ‘붉은 구름이 걸린 봉우리',
만장봉(萬丈峰, 718m)은 ‘만 길이나 되는 높은 봉우리’,
선인봉(仙人峰, 708m)은 ‘신선이 노닐던 바위’라는 뜻의 이름을 가졌다.

 

북동-동쪽으로 의정부 너머 포천과 철원의 산군이 너울지고,

 

동-동남쪽으로 수락산과 불암산이 이어지며

그 너머 남양주와 하남의 산줄기들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포대정상 데크는 보수 중이라 막혀 있어, 인근 공터에 자리를 잡는다. 

점심을 먹으려 간이 의자에 털썩 앉는 순간, 헉~

좀 전 그 의자 위에 올려두었던 김밥이 퍼뜩 떠오른다.

급히 일어나 궁딩이 아래를 들여다 보니,

김밥 한 줄이 눌리고 터진 채 처량하게 누워 있다. ㅠㅠ

 

사태를 목격한 옆자리 산우가 치즈김밥을 건네준다. 대신 먹으라고..
그치만 '옆구리 터진 김밥'을 폐기하지 않고, 치즈김밥과 함께 번갈아 먹는다.
못생긴 것도 잘생긴 것 못지 않게 맛은 좋았다.^^ 

옆구리 터진 김밥

오후 12시18분, 점심식사후 Y계곡으로 진입한다.

Y 계곡은 포대에서 자운봉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급경사 계곡으로

만장봉 아래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Y 계곡

 

Y 계곡
Y 계곡

 

가파른 바위면을 붙들고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어

암릉 크라이밍처럼 집중하며 기어오른다.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지만 나름 헤쳐오르는 쾌감도 느껴진다.

 

 

오후 12시34분, Y 계곡을 벗어나 도봉산 주능선에 진입한다.

Y계곡을 통과하는데 15분 가량 소요되었다.

 

등로는 곧장 암릉 위로 이어진다.

 

조금 더 전진하니

전방에 북한산 정상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우측으로는 앞으로 가야하는 오봉산 정상도 눈에 들어온다. 

 

Y 계곡을 벗어나 도봉산 주능선에 들어선 산우들..

 

탁트인 조망에 감탄과 환호를 터뜨린다.

 

오후 12시42분, 자운봉에 다가간다.

 

o 도봉산(신선대) - 오봉산 (12:55 ~ 13:50)

 

최고봉인 자운봉(739.5m)은 암벽이 워낙 험해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 

그래서 자운봉 바로 옆, 제2봉인 신선대(726m)가 대신 인증지 역할을 한다.

그 탓에 신선대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에 병목이 생겨, 산우들이 나래비를 서고 있다.

도봉산 신선대 오르는 길

 

오후 12시48분, 신선대 정상에 오른다. 

 

정상목 옆에 비껴서서 인증사진을 남긴다.

신선대 정상 - 필자

 

신성대 정상에서 마주하는 자운봉은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거대한 암벽의 위용을 드러낸다.

말 그대로 '기골장대(氣骨壯大)'하다.

자운봉

 

신선대에서 내려와 오봉으로 향하는 길. 문득 뒤돌아 보니..
조금 전 지나온 자운봉과 신선대가 한 폭의 풍경화에 담겨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날렵하게 흐르고, 아래 도심은 활기를 잠시 숨긴 듯 고요하다.

 

서쪽 하늘 너머로는 양주의 산군들이 선명한 금을 긋고 있다.

날이 맑으면 저 산군 너머로 개성  송악산과 천마산까지 보인다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꽝이다.

 

오후 1시43분, 오봉산 정상이 가까워진다.

다섯 개의 봉우리(五峯)는 저 너머로 도열하고 있을 것이다.

 

오후 1시48분, 오봉 0.1km 이정표를 지난다.

 

 

o 오봉산 - 여성봉 - 송추주차장 (13:50 ~14:58)

 

오후 1시50분, 오봉산 정상에 오른다.

바로 앞 남서방향 능선 위에 거대 바위로 보이는 암봉 다섯 개가 줄지어 서 있다.
이곳에서는 다섯 암봉이 서로 겹쳐보이지만 
우이암이나 여성봉 쪽의 전망대에 가면 
1봉으로부터 5봉까지의 독특한 모습을 구분지어서 감상할 수 있다.

남쪽으로는 북한산의 실루엣이 강렬하다.

불꽃이 검게 타오르는 듯한 능선금이 인상적이다.

 

북동쪽으로 바라본 도봉산 주능선 역시 빼어나다.

정상부의 자운봉, 신선대, 만장봉.. 그 아래로 배꼽바위(병풍바위), 물개바위, 칼바위봉이 이어진다.

 

도봉산 주능선은 우이남능선으로 이어지고,

 

그 능선에 접하는 상장능선은 북한산으로 이어진다.

산줄기들이 이어 붙은 모습이 마치 한반도의 혈맥 같아 보인다.

오후 2시, 여성봉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오봉 전망대에서 다섯 봉우리를 다시 마주한다.

이번에는 서로 분리되어 있어 훨씬 웅장하다. 다만 역광이라 제대로 담지 못한게 아쉽다.

 

각 봉우리 꼭대기의 둥근 바위들은

한 덩어리의 화강암이 냉각, 팽창, 절리, 풍화 및 침식을 오랜 세월 동안 겪으며

토르(tor) 지형으로 만들어진 흔적이라 한다. 자연의 작업은 생각보다 정교하고 묵직하다.

 

오후 2시16분, 여성봉에 이른다.

암반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선 소나무 한 그루가 거시기(^^)하다.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능선 또한 일품이다.

 

오후 2시58분, 여성봉에서 40분 가량 하산하여 송추주차장에 이른다. 산행 끝.

 

산행거리 9.4km에 산행시간 4시간56분 소요되었다.

 

 

  Outtro..

 

산수야, 700회 참말로 축하한다. 매실주도 맛 좋더구나.

그렇지만, 여전히 징글맞겠지만.. 계속 쫓아 갈께..^^

글구, 자날고문님과 옥대장이 올려놓은 녹취록 명심햐~~

"팔백회는 누구라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