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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인제 점봉산 (2009.9.26)

by 청려장 2009. 9. 30.

"산행기 - 인제 점봉산(1,424m)"

점봉산 너른이계곡 단풍

o 일시: 2009.9.26(土) 09:53~16:23 (총 6시간 30분) o 날씨: 맑음 12℃~24℃ (강원도 인제) o 코스: 상치전→가칠봉→호랑이코빼기봉→곰배령→점봉산→샘터삼거리→(너른이계곡)→진동리 옛삼거리(설피민국) o 거리: 17.6km o 참석: 충곡 외 7명 ☆ Time Table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09:53~11:13 상치전→가칠봉 3.9km 1:20' 20'30"/km
09:53  상치전
09:59  입산통제 울타리
10:21  낙엽송조림지
10:40  능선 진입전 [휴식 5분]
11:13  가칠봉(1164.7m) [휴식 4분]
11:17~12:24 가칠봉→곰배령 4.0km 1:07' 16'45"/km
11:17  가칠봉
12:06  호랑이코배기봉(1214.1m)
12:17  1175봉 [대기 3분]
12:24  곰배령 [탐방 13분]
12:37~14:26 곰배령→점봉산 3.3km 1:49'/1:20' [중식제외] 24'14"/km [중식제외]
12:37  곰배령
12:56  작은점봉산(1294m)
12:56~13:25 중식 (작은점봉산 정상) [소요시간 29분]
13:42  주목 [촬영 7분]
14:12  고바우
14:13  1256봉
14:26  점봉산(1424m) [촬영: 20분]
14:46~16:23 점봉산→너른이계곡→설피민국 6.4km 1:37' 15'09"/km
14:46  점봉산(↓곰배령 3.3km, ↑한계령 9.0km, →단목령 6.2km, ←귀둔 4.8km)
15:04  홍포수막터갈림길(너른이계곡 입구) (↓점봉산 1.0km, →너른이골 5.4km, ↑단목령 5.2km)
15:08  보호수
16:14  입산통제 울타리
16:17  펜션 "추억만들기"
16:23  진동리 옛길 삼거리(설피민국 앞, 단목령 기념비)
종 합 09:53~16:23 17.6km 6:30' 22'09"/km (2.70km/hr)
※ 지체시간: 총 1시간21분 (중식 29분, 휴식&조망 52분) ☆ 산행코스

산행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드디어 점봉산엘 간다. 점봉산을 비롯한 곰배령, 단목령, 가칠봉은 생태보전구역으로 묶여서 지난 20여년 동안 출입이 금지된 곳인데 올해 7월부터 산림청의 허가를 득하면 곰배령에 출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에 허용되는 인원이 150명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여 여전히 산행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은 상태이다. 그렇지만, 산림청 탐사대원인 충곡부회장이 애를 쓴 덕에 생태탐사 및 연구에 목적을 둔 8명 대해 곰배령을 경유한 점봉산 산행을 승락 받았다고 한다. 브라보!!! 암튼, 충곡아 고맙다잉~!

점봉산(點鳳山; 1,424m)은..

   강원도 인제군과 양양군에 걸쳐 있으며, 1982년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었다. 예전엔 등붕산(登朋山)이라 하기도 하였고,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면서 흔히 남설악이라 불리고 있다. 이 산은 백두대간이 설악산에서 한계령을 넘어 곧바로 이어지는 곳으로서, 44번국도와 오색골짝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을 마주보고 있다.

   점봉산은 백두대간 전형의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에 따라 동-북 사면은 급경사 지대라서 만물상과 같은 빼어난 암릉도 있고 흘림골, 주전골과 같은 절경도 있다. 반면에 남-서 사면은 경사가 완만한 육산으로서 귀둔리와 진동리 일대의 광활한 고원지대는 엄청난 규모의 원시림에 가까운 자연림지역이다. 그리고 점봉산 일대는 한반도 식물의 남, 북방 한계선이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서 다양한 야생화와 나무들이 모여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전체 식물 종의 20%에 해당하는 854종이 서식하고 있어서 유네스코로부터 '생물 보존권 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세계적 희귀식물인 금강초롱, 솔나리, 왜솜다리 등과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한계령풀, 그리고 모데미풀, 진부애기나리 등 자생식물이 군락을 이루어 봄부터 가을까지 연이어 천상의 화원을 연출한다.

   특히 점봉산의 남쪽 사면 중턱인 곰배령은 고산 평지의 고원지대로서 법정 보호식물만 30여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진동천의 열목어, 돌보치, 금강모치 등을 비롯하여 사향노루, 산양, 하늘다람쥐, 수달 등 천연기념물도 30여종 서식하고 있어서 이 일대는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출처: 다음블로거 아미산님의 "점봉산(1,424m)-곰배령(1,164m) 산행기"]

산경도를 보면..
점봉산이 백두대간상의 한 봉우리임이 곧바로 확인된다.
설악산 대청봉(1,708m)까지 이어온 백두대간이
귀떼기청봉 직전 남쪽으로 방향을 돌린 후
한계령에서 자세를 낮추었다가
다시 망대암산(1,231m)을 일으킨 뒤 점봉산을 솟구친다.
이후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동쪽 단목령쪽으로 향하다가
다시 남쪽으로 뻗어내려 오대산 두로봉으로 향한다.
가칠봉(加漆峰; 1,164m)은
백두대간 점봉산에서 남쪽으로 분기한 봉우리다.
점봉산에서 남쪽으로 향하던 능선이
곰배령에서 자세를 낮춘 뒤 호랑이코빼기봉을 지난 후
서남쪽으로 맥을 잇다가 인제 진동계곡를 사이에 두고
방태산을 마주보며 솟아있는 산이다.
점봉산 동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물은
12담구곡으로 불리는 주전골을 이루며 양양 남대천으로 흘러들고,
서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물은 내린천으로 흘러들어 소양강을 이룬다.
주전골은 좌우로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봉,
울창한 수림, 맑은 계곡물 등이 조화를 이룬다.
또한 12폭포와 입구에 오색약수터가 있고,
성국사지(城國寺址)·양양오색리3층석탑(보물 제497호) 등이 있다.

산경도

o 이동.. 새벽에 기상하여 우선 세수를 하고 도시락을 챙기고 나서 팔팔 끓어오른 곰국을 그릇에 떠 담고선 아침식사를 하려는 순간 핸드폰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아직 한 시간의 여유가 있을 텐데 누가 전화를 할까 하며 핸드폰을 들어보니 회장님이다. 회장님 - "어디여유?" 청려장 - "집인데여?" 그렇게 대답해놓고 가만 생각하니 지금 시간이 새벽 5시이며, 버스가 평송에서 출발하는 시간이다. 그제서야 큰 착각을 했음을 깨달은 것이다. 오늘 5시 출발이니 지난 밤 알람을 3시45분에 맞춰야 하는데 4시45분에 맞춰놓았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아직 한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계란 후라이까지 하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회장님께 대전 IC로 직접 가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옷을 입은 뒤 이미 꾸려진 배당을 둘러메고 집 밖을 나선 시간이 새벽 5시5분. 대전 IC에서의 출발시간이 5시20분이니 길이 막히지 않으면 그 안에 도착할 수 있을 듯도 싶다. 그런데, 급하게 승용차를 몰고 대전 IC로 향하여 5시18분 원두막 뒷골목에 당도하지만 주차할 곳이 없다. 결국 비래동 터널 부근 식당 공터에 차를 세운 뒤 원두막으로 뛰어가니 이쁜앙마총무와 아수라백작총무가 맞아준다. "언능 와여~" 버스에 탑승하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5시22분을 지나고 있다. 버스 안에는 이미 탑승한 회원들이 너그러이 웃으며 지각생을 맞아준다. "죄송합니다!" .. 오전 5시25분, 경부고속국도에 진입하여 북진한다. 이후.. 중부고속국도에 진입하여 북진하다 호법 JC에서 영동고속국도로 갈아타고 동진.. 원주 JC에서 중앙고속국도에 진입하여 북진하다 홍천 IC를 빠져나와 44번국도에 진입하여 동진.. 홍천 칠정검문소에서 우회전하여 451번 지방도에 진입하여 동진한다. 버스안에서.. 하얀천사와 깜씨가 서로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내 산행기까지 화제로 올려놓은 모양이다. 예전엔 시시콜콜한 대화도 기억했다가 적어넣더니만 요즘은 그런게 없어서 재미가 없다고 한다. 참나!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한 마디 툭 내뱉는다. "그거~ 이제 청려장님 헤드가 딸려서 그래여~" 허걱~ 잽싸게 뒤돌아보며 "넌 누구냐?"를 외치니 여왕인가 머시긴가라고 칭하는 대학생 학부모다. 끙~ 너 죽어쓰.. 오전 8시50분, 상남면에서 31번국도에 진입하여 북진할 즈음 창밖을 보니 인근 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인제 상남면, 누렇게 익어가는 벼

오전 9시08분, 인제군 현리 진방삼거리에서 418번 지방도를 타고 동진할 즈음 창밖으로 방태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높은 구름은 하늘의 푸르름을 먹어가고 있고, 낮은 구름은 산자락에 낮게 깔리고 있다. 그래도 저 정도라면 점봉산에서의 조망도 무난할 것 같은데..

방태산

오전 9시18분, 방태산입구 적가리골 어귀에 있는 방동약수마을을 지난다. 오전 9시30분, 진동1리 갈터마을에서 잠시 하차하여 화장실을 갔다 온 후 418번 지방도를 벗어나 상치전쪽으로 향한다. 오전 9시41분, 상치전 마을에 도착한다.

교통궤적

등산로 입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는 입산통제 현수막이 걸려있다. 단속이 심한 곳이란 것이 단박에 느껴지는 한편, 우리는 승인을 받고 왔으니 문제가 없단 생각을 하며 묘한 희열도 느껴본다. 산행에 앞서 그곳에 이미 와 있던 산림청 소속 숲해설가를 충곡이 소개한다. 그로부터 간단히 산행시 유의사항을 들은 뒤 점봉산 생태탐사팀이 착용해야하는 "숲사랑" 조끼 8벌을 건네받는다. 이 조끼를 입어야 곰배령에서 점봉산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가칠봉에서 곰배령으로 내려가기 직전 착용하기로 하고 일단 배낭 속에 꾸려넣는다.

상치전 - 충곡과 숲해설가

숲사랑 조끼

o 상치전 → 가칠봉 오전 9시53분, 산행을 개시한다.

오전 9시53분, 생태탐사팀 출발

세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다 밭농사 지역을 통과하니 입산통제 울타리가 나오고 그 앞에 단속요원 두 분이 지키며 서 있다. (오전 9시59분) 허가를 받고 간다고 하니 미리 연락을 받았던 듯 선선히 통과시켜 준다.

오전 9시59분, 입산통제 울타리

울타리를 넘어서니 푸르름으로 가득 찬 숲이 시작된다. 20여년 동안 사람 발길이 닫지 않은 곳으로 남아 있었다더니 역시 짙게 배어오는 숲향기가 남다르다.

야생화들도 연이어 나타난다. 비교적 추위가 일찍 다가오는 지역 특성상 이곳에서 야생화가 한창 필 시기는 지났다지만 찬바람이 솔솔 불 시기에 피어나는 개체들이 만개하여 청춘의 향내음을 숲 속에 뿌리고 있다. 꽃잎은 여느 곳에서 보던 것과 달리 크고 화사하다. 생태환경이 워낙 좋아서 그러리라..

취꽃

어수리

그런데 앞장 선 충곡의 발걸음이 무척 빠르다. 그러다보니 도처에서 만나는 야생화들을 들여다 볼 겨를이 없다. 진동리 옛삼거리로 하산하는 시간을 오후 4시로 잡았기 때문에 산행시간이 빠듯하여 서두르는 것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웬만한 것은 지나치며 묵묵히 쫓아간다. 곰배령에 가면 다시 볼 수 있으려니 하며.. 그런데 산길 초입부터 여지껏 계속해서 등로 옆을 뒤덮고 있는 이름 모를 식물이 있다. 가느다란 대나무 줄기 같이 마디가 있는데 대나무처럼 단단하지는 않다. 얼핏 쇠뜨기 생식경 모양이지만 기럭지가 무척 길고 색깔도 다소 다르다. 나중에 찾아봐야겠단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고선 급히 사진을 찍어둔다.

속새

나중에 집에 와서 이넘의 정체가 '속새'임을 알아낸다.
속새는..
습기 많은 곳에서 자라는 상록성 음지 또는 반음지 식물로서 줄기 끝에 포자낭이삭(열매)이 달리고,
줄기가 여러개의 마디로 나뉘어지고 잎이 없는 독특한 형태 때문에 관상가치가 높으며
줄기에는 다량의 이산화규소가 함유되어 있어 단단하며 목재나 금속 연마에 이용되기 때문에
목적(木賊)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약용되어 왔으며, 특히 이뇨작용이 현저하여 신장성 질환에 이용되고
장출혈·이질·탈항 등으로 출혈이 될 때에도 쓰인다고 한다. 
또한 눈에 백태가 끼는 것을 치료하기도 하며, 간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속새류는 설암이나 간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한다.


속새 포자낭이삭(열매)

곧이어 만난 영아자(염아자). 반쯤 시들어가고 있지만 쉽게 만날 수 없는 존재인지라 반갑기 그지 없다. 염아자는 '여인네의 흩어진 머리카락'을 연상시킨다고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자료를 찾다보니, 영아자에 대한 재미있는 시가 있기에 옮겨본다.

               영아자
                                 - 김종태 
   얼키설키 헝클어져 아등바등 애간장 
   뒤죽박죽 뒤범벅 와그르르 시끌벅적 
   삐죽빼죽 까시시 실쭉샐쭉 뾰루퉁 
   배리배리 배배  휘뚜루마뚜루 꼬였다 
   옹골차게 오달지게 훤칠하게 아담하게 
   반듯반듯 반주그레 아기자기 새콤달콤 
   땅엣것 누구인들 살고 싶지 않으랴 
   내 잘못은 이 땅에 태어난 것 뿐이다 
   한 가지에 태어나 바람결에 달리 가듯 
   천만사 사는 길 생김새야 어떠랴 
   한 줄기 바람 한 뙈기 햇살 한 모금 빗물 
   푸른 꿈이면 됐지 남의 말 무엇하랴 


영아자

등로에는 포도알 크기의 다래가 여기 저기 떨어져 있다.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채 낙옆 사이에 파묻히거나 뒹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태고적 자연스러움이리라.. 오전 10시21분, 낙엽송 조림지에 들어선다. 쭉쭉 뻗어오른 수목이 직선미를 부각시켜준다.

오전 10시21분, 낙엽송 조림지

오전 10시40분, 선두로 나선 충곡이 능선 갈림길 부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가 워낙 빠르게 치고 오르다보니 대오가 많이 벌어졌기에 그곳에 전 대원이 모일 때까지 과일을 나눠 먹으며 대기한다. 그나저나 나조차도 쫓아오르기가 벅찬 것을 보면 최근 충곡이 무얼 먹었는지 발걸음이 엄청 빨라졌다. 5분 가량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충곡을 앞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충곡

이제는 다소 완만한 능선길인지라 발걸음이 편안해진다.

능선

그 부근에서 만난 산국. 산국과 감국이 서로 햇깔리지만 꽃이 뭉쳐서 피고 있는 모양을 보니 산국일 듯 싶다. 그리고 산행초입부터 계속해서 만났던 투구꽃. 산기슭 옆에 비교적 상태가 좋은 것이 있기에 모습을 담아본다.

산국

투구꽃

야생화 사랑이 지극한 화산님도 그 모습을 정성껏 카메라에 담는다. 화산님은 야생화 촬영 때문에 종종 대오에서 쳐졌다가 뒤쫓아가느라 쉽지 않은 산행을 하고 계신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화산님

오전 11시13분, 가칠봉 정상(1,164m)에 오른다. 정상 한켠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지만 정상석은 없다. 대신 누군가가 임시로 정상표시판을 나뭇가지에 걸어놓았다.

가칠봉 정상(1,164m)

비좁은 정상 주변은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조망이 좋지 않다. 다만 남쪽 방향으로만 다소 트여있어 나뭇가지 너머로 방태산 자락이 시야에 들어온다.

방태산 방향

o 가칠봉 → 곰배령 오전 11시17분, 산행을 재개한다.

가칠봉 숲

이후의 등로는 한층 더 완만하다. 나뭇가지들은 각양의 자세로 자유분방하게 뻗어오르고 있다. 자유세상?

낙엽 쌓인 길

그 주변에서 만난 산부추, 선괴불주머니, 둥근이질풀. 모두 이쁜 모습들이다.

산부추

선괴불주머니

특히, 둥근이질풀은 여느 것에 비해 꽃잎이 크고 색상도 곱디고와 귀티가 좔좔 흐른다.

둥근이질풀

둥근이질풀

이어지는 길엔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 내딛는 발맛이 부드럽기 그지 없다. 충곡의 표현을 빌리면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싶다.

가칠봉 숲 [촬영: 충곡]

그 양탄자 위에서 충곡이 자세를 낮추고선 그 동안 애껴두었던 대포를 꺼내어 뒤쫓아오는 대원들에게 정조준한다.

충곡

뒤쫓는 대원들 [촬영: 충곡]

그곳에서 조금 더 전진하니 이제는 수령이 꽤나 높은 듯 싶은 주목들이 나타난다.

주목 지대

어느 것은 텅빈 가지 속으로 두 명의 남녀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주목 1

주목 2

한창 뻗어오르는 어느 젊은 나무는 곱게 물든 나뭇잎으로 치장하고 있고 이미 수명을 다한 어느 고사목은 생전의 녹녹치 않은 기품을 내뿜고 있다.

단풍든 나무

고사목

오후 12시06분, 호랑이코빼기봉(1214.1m)을 지난다. 별도 표지석이 없지만 위치상 호랑이코빼기봉인 듯 싶다. 그런데 호랑이코빼기봉? 이름이 왜 이렇게 묘하게 지어졌는지 그 유래가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다. 암튼 이곳에 호랑이가 코빼기도 안 보이지만, 호랑이 무늬처럼 붉게 얼룩진 나뭇가지들이 운무 속에서 팔을 내저으며 춤을 추고 있다.

호랑이코빼기봉(1214.4m)

그곳에서 조금 더 전진하니 전방의 시야가 트이는데, 운무 때문에 맞은 편에 있는 봉우리는 온전히 보이지 않는다. 충곡이 바로 앞에 보이는 안부가 챗목이고 맞은 편 산이 호랑이코빼기봉인 듯 싶다 하는데.. 글쎄.. 내 짐작으로는 호랑이코빼기봉은 좀 전에 지난 듯 싶지만 GPS가 없다보니 자신 있게 내 주장을 내놓지 못한다.

어디지?

그러나 이내 정답이 구해진다. 조금 더 전진하다 수풀 너머로 안부를 들여다보니 눈에 익은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곰배령이다. 그러니까 좀 전에 지나온 곳이 호랑이코빼기봉이 맞고 맞은 편 운무에 휩싸인 봉우리가 작은점봉산인 것이다.

곰배령

일제히 생태탐사 조끼를 착용한 뒤 기념촬영을 한다.

점봉산 생태탐사팀 - 조끼착용

그후 곰배령으로 향한다. 곰배령은 귀둔리 곰배골 사람들이 진동리 강선골이나 설피밭 마을로 넘어 다니던 고갯마루였다.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누워있는 듯한 형태를 하고 있어 '곰배령'이라 했다 한다. 그러나 점봉산 아랫마을인 귀둔리에 전해내려오는 또 다른 설에 따르면, 아궁이의 재를 긁어모으는 구부러진 고무래를 이 지방의 사투리로 '곰배'라 하는데, 곰배령의 지형이 이 고무래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졌다고도 한다.

곰배령

곰배령으로 향하던 중 만난 두 야생화. 둘 다 정체가 다소 햇깔린다. 첫번째 것은 '사데풀'과 '조밥나물'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잎이 가지를 감싸고 있기에 사데풀에 혐의(?)를 두었고 두번째 것은 전체적인 모양은 '범의꼬리' 같은데 색상이 너무 진하고 화경이 크게 벌어져 있어 선뜻 단정짓기가 주저스럽다. (나중에 화산님이 산꼬리 같다고 일러주신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꼬리가 뭉퉁하다보니 날렵한 산꼬리이리라곤 생각치도 못했는데..)

사데풀

산꼬리풀

o 곰배령 오후 12시24분, 곰배령에 도착한다. 드넓은 초지 한 가운데 산림대장군/여장군 한 쌍이 점봉산을 등지고 서 있다. 뒷편에 보이는 산은 작은점봉산(1297m)이고 그 뒷편에 자리잡은 점봉산(1424m)은 운무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곰배령 여장군/대장군

오던 길을 되돌아보면 방금 내려온 1175봉과 호랑이코빼기봉(1214m)이 밋밋한 봉우리를 드러내고 있다. 가칠봉(1164m)은 오른쪽 멀찌감치 자리잡고 있어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

곰배령 - 호랑이코빼기봉(1214m)

곰배령 정상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대여섯 명의 산객들이 있다. 강선리-곰배령구간 탐사를 허락받고 올라온 모양인데, 우리 일행들이 착용하고 있는 주황색 조끼를 보며 부러워 한다. 그분들 중 한 분께 점봉산 생태탐사팀 기념사진을 부탁한다.

곰배령 [촬영: 충곡]

곰배령 주변의 초지에는 "출입금지" 및 "입산통제"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출입금지

입산통제 [촬영: 충곡]

그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잠시 야생화 탐사를 한다. 그러나 제철이 아닌지라 여기까지 오던 중 지천으로 피어있던 둥근이질풀과 투구꽃이 대부분이다. 결국 그곳에서 새로 발견한 것은 고려엉겅퀴와 양지꽃. 그리고 흰수염을 풀어헤치고 있는 이름 모를 개체 하나다. 고려엉겅퀴(곤드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서 우리나라 특산이며 어린 잎과 줄기를 식용으로 하는데, 데쳐서 우려내어 건나물, 국거리, 볶음용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투박하고 강렬한 느낌의 일반 엉겅퀴와 달리, 보라빛 꽃잎과 그 위로 뻗어오른 가느다란 암수술대가 팬시한 느낌을 준다.

둥근이질풀

고려엉겅퀴

양지꽃은 돌양지인지 물양지인지 잘 구분되지 않으며, 흰수염을 풀어헤치고 있는 개체는 이미 꽃이 지고 씨방만 남은 듯 싶은데 그 정체가 아리송하다. 뉘시여?

돌양지꽃? 물양지꽃?

뭐지?

o 곰배령 → 점봉산 오후 12시37분, 점봉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작은점봉산 [촬영: 충곡]

도중 멋진 자태의 투구꽃이 있기에 한 컷. 이어서 올해 처음 만나는 진범(진교)이 있기에 또 한 컷. 진범은 상태가 다소 좋지 않지만 오리궁뎅이 모습은 완연하다.

투구꽃

진범(진교)

15분 가량 전진하니 오르막이 점차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등로

이후 5분 가량 더 전진하니 작은점봉산 정상(1297m) 부근에 충곡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후 12시56분, 작은점봉산(1297m) - 충곡

대원들이 모두 모여 둘러앉으니 상아교주께서 그 가운데에 식탁보를 펼쳐놓는다. 그런데 식탁보를 가만 보니 모양새가 무언가를 연상시키고 있다. 충곡이 이거 우산 아니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상아교주께서 남다른 생활의 지혜까지도 갖추고 계신 모양이다.

점심 - 우산 식탁보

일찌감치 식사를 마친 후 그 주변을 둘러보다 푸른 촉을 내밀고 있는 용담을 발견한다. 이제 곧 만개할 태세이다. 그 옆에는 수리취가 독수리같은 매서운 두상을 하고 산자락을 쏘아보고 있다.

용담

수리취

오후 1시25분, 다시 점봉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전진

도중에 다시 만난 고려엉겅퀴엔 벌 두 마리가 화색(花色)에 퐁당 빠져있다.

고려엉겅퀴 - 벌

미역취

조금 더 가던 중 하얀천사가 곰취를 발견했다 하여 가까이 가보니 원에 가까운 잎 테두리에 톱니모양의 결각이 빠꼼하게 둘러쳐져있는데 상태가 무척 양호하다.

곰취

등로는 점차 사람 높이보다 웃자란 나뭇가지 사이로 이어진다.

비좁은 등로

이어서 나타나는 빨간 열매들.. 이것이니 저것이니 서로 의견이 분분한데 나로서는 감이 도통 오지 않는다. 나무 이름은 정말 어렵다. 나중에 화산님이 매발톱나무와 덜꿩나무(또는 가막살나무)로 추정된다고 알려주신다.

과실수 1 (매발톱나무)

과실수 2 (덜꿩나무 또는 가막살나무)

열매 1a (매발톱)

열매 2a (덜꿩 또는 가막살)

이어지는 주목지대.. 꺽이고 휘어져도 생명줄을 놓지 않고 살아온 연륜이 천년은 된 듯 싶다.

주목 1

주목 2

어떤 나무는 칭칭 감은 가지끝이 뱀의 머리형상을 하고.. 어떤 나무는 허리를 뒤로 제끼며 유연성을 자랑하고 있다.

뱀 머리 나무

허리꺽기 나무

어떤 나무는 얼핏 고사한 듯 싶었는데, 찬찬히 바라보니 숲 속으로 넘어간 마른가지 끝으로 푸르른 생명을 뻗어올리고 있다.

죽은 듯 산 나무

그 도중에 만난 흰젖제비꽃과 개별꽃.. 이넘들은 초봄에 피는 것들인데 한기가 닥쳐온 이 계절에 피어있는 것이다. 철 모르는 것들..

흰젖제비꽃

개별꽃

곧이어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숲이 탐사팀을 현혹시킨다.

단풍

충곡이 한 사람 한 사람 촬영을 해준 뒤 전진한다.

단풍 - 청려장 [촬영: 충곡]

충곡

오후 2시07분, 개활지로 들어선다. 그 동안 푹신한 흙길이 이어져왔는데, 이제부터는 등로가 드문드문 돌출한 바위 위로 이어진다.

점봉산 가는 길

바위 주변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산구절초가 산객들을 맞아준다. 산구절초는 평지의 구절초에 비해 체구가 작아 귀여운 느낌을 준다.

산구절초

산구절초

그 즈음 바라보이는 바위. 얼핏 그 모습이 김성환화백의 고바우영감을 연상케 한다.

고바우영감 바위

그 부근에서 수리취와 바디나물을 만나고..

수리취

바디나물

오후 2시13분, 1256봉에 올라선다. 표지석이 없지만 전방에 점봉산 정상이 마주 보이기에 그러리라 짐작한다.

1256봉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와 안부를 지나니 이곳은 완전한 가을색이다.

산록

그 숲속에서 발견한 산오이풀은 세련된 색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산오이풀

o 점봉산 정상 오후 2시26분, 점봉산 정상(1424m)에 오른다.

점봉산 정상(1424m)

멋진 모양의 정상석이 탐사팀을 맞이해준다. 정상석 뒷면에는 "이곳이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숲으로 선정된 곳이다"라는 글귀가 써 있다.

점봉산 정상석(앞면)

점봉산 정상석(뒷면)

정상 주변의 산기슭은 울긋불긋 물들어 있다.

산록 [촬영: 충곡]

일단 기념촬영을 한 뒤..

점봉산 정상 [촬영: 충곡]

주변을 둘러본다.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은 백두대간이 한계령을 지나 설악산 대청봉으로 뻗어올라가는 길이고 동쪽은 백두대간이 단목령으로 뻗어내려가는 길이고 남쪽은 작은점봉산을 지나 곰배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서쪽은 귀둔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점봉산 이정표

그러나 운무가 짙게 깔려 있다보니 조망이 시원찮다. 방금 넘어온 1256봉 조차도 트릿하게 보이고 그 뒤에 있는 작은점봉산은 아물아물 거린다.

남쪽 - 1256봉 (곰배령방향)

다만 한번씩 황소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람에 구름이 밀려나가 산자락 아래의 마을이 잠시 보일 뿐이다. 서북쪽엔 망대암산 왼쪽으로 가리봉이 보인다고 했는데..

서쪽

서북쪽

북쪽 산기슭 너머로는 구름 속에 완전히 잠기어 버렸다. 저 속에 한계령에서 오색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있고 그 뒷편으로 대청봉, 귀때기청봉, 안산, 그리고 우측 끝으로는 양양 앞바다가 보인다고 했는데..

북쪽 산기슭

조망사진 [사진출처: 낭만칼잡이님 산행기(http://www.cyworld.com/oops71/362443)]

잔뜩 기대하며 준비해간 구글 사진을 들여다보며 씁쓸히 입맛만 다신다.

구글 - 점봉산 주변

그 주변에서 발견된 용담이 그나마 아쉬운 맘을 달래준다.

용담 1

용담 2

o 점봉산 → 샘터갈림길 오후 2시46분, 점봉산에서 단목령 방향으로 하산한다. 중간에 샘골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너른이계곡을 따라 하산할 계획인데 그 거리는 6.4km이다. 빨리 내려가도 1시간 30분 가량은 족히 걸릴 듯 싶어 하산 약속시간인 오후 4시까지 내려가기엔 빠듯하다.

점봉산 이정표

앞장 선 충곡의 발걸음이 다시 빨라진다.

출발

한창 정신없이 내려가던 중 뒤에서 화산님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금강초롱이다!" 마치 심마니가 "심봤다!"를 외치는 듯 환희에 들뜬 목소리다. 모두 그가 가르키는 곳으로 몰려가서 그 고고한 자태를 감상한다. 색상, 화경, 꽃잎 일체에 흠결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완벽하다. 설악산 지역은 8월말에 피기 때문에 이미 지고 없으리라 생각하였는데 뒤늦게 피어서 이렇게 고결하게 남아있는 개체가 있었던 것이다.

금강초롱꽃 1

금강초롱꽃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초롱꽃속이나 잔대속의 식물들과는 달리 줄기에 나는 잎이 줄기 중앙에 4∼6장씩 모여서 달리며 꽃은 8~9월에 핀다. 경기도 유명산·화악산·명지산, 강원도 치악산·오대산·설악산, 북한의 금강산 등 우리나라 중부지방 고산에만 사는 희귀식물로서 세계적인 보전가치가 높다.

금강초롱꽃 2

금강초롱꽃 3

금강초롱꽃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시절로서 식물을 연구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전무한 시기였다. 조선총독부의 촉탁 자격으로 한반도의 식물을 연구하던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가 발견하여, 1909년에 신종으로 발표했다. 처음에는 기존의 심판드라(Sympandra)속(屬)에 속하는 새로운 식물로 발표하였지만 다시 곰곰이 관찰한 결과, 이 식물은 심판드라속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발견된 어떤 속의 식물과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잎의 달리는 모양이 초롱꽃속이나 잔대속 식물들과도 달랐다. 그래서 2년 뒤에 금강초롱꽃이 속하는 새로운 속인 금강초롱꽃속을 다시 만들어 발표하게 되었다고 한다. (출처: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금강초롱꽃 4

금강초롱꽃 5

금강초롱꽃의 전설

   금강산에 두 오누이가 살았다. 부모를 여의어 어려서 부터 힘들게 살았지만 형제간의 우애는 누구나 부러워 할 만큼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어느날 누나가 아파서 눕게 되었다. 집이 가난한 그들에게 약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남동생은 말로만 들었던 약초를 찾아 금강산을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꽃들이 남동생에게 속삭였다. 그 약초를 구하기 위해서는 달나라까지 가야 한다고. 남동생은 누나를 살리기 위해 달나라까지 갔다.

   한편 집에서 남동생을 기다리던 누나는 아무리 기다려도 동생이 돌아오지 않자 동생을 찾아 초롱불을 들고 늦은 밤 집을 나섰다. 몸이 좋지 않았던 누나는 얼마 걷지도 못해 금강산 한구석에서 죽고 말았다. 그 누나가 들고 있던 초롱불이 금강초롱꽃이 되었다.  (출처: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다시 하산한다. 울긋불긋 단풍 든 숲이 시선을 끌어당기지만 서둘러 발걸음을 내딛는다.

단풍 든 숲

오후 3시04분, 등로가 비교적 너른 안부에 당도한다.

갈림길

그 왼편 한켠에 갈림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샘터갈림길에 당도한 것이다. 이제부터 우측 너른이계곡으로 하산하여야 한다. 진동리 설피마을까지는 5.4km 남았다.

갈림길 이정표

o 샘터갈림길 → 진동리 삼거리(설피민국) 오후 3시05분, 너른이계곡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

5분 가량 내려가니 계곡 왼편 산기슭에 팻말을 앞 세운 고목 한 그루가 서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관리하는 보호수로서 200년된 돌배나무라고 한다. 오래오래 사세여..

보호수

곧이어 나타나는 핏빛 단풍세상..

단풍

단풍

서둘러 내려가기에 여념이 없던 충곡. 못 참겠다는 듯이 급기야 대포를 꺼내들고 붉게 타오르는 숲 속으로 정조준한다.

엘스비님

충곡

계류를 몇 차례 가로질러가며 내려가는 길..

울창한 숲

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이제는 단풍의 농도가 옅어지는 듯 싶더니..

울창한 숲

울창한 푸른 숲에 익숙해질 만하면 농염한 붉은 숲이 지나는 산객의 가슴에 불을 지르곤 한다. 불똥이 바람결에 날아다니며 여기저기 불을 지르고 있는 모양이다.

단풍 숲

오후 3시51분, 계류를 다시 넘는다. 약속된 시간이 10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태껏 이정표가 없다보니 아직 얼마나 더 가야할 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야 말로 GPS가 있어야 하는데.. 2주전에 태워먹은 PDA가 아쉬울 따름이다.

계곡

답답한 마음을 다시 시작되는 단풍 숲이 위무해준다.

단풍 숲

단풍 숲

조릿대 숲을 지난 뒤 만난 미나리과 식물. 구릿대인지 궁궁이인지 도통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너 누구냐?

구릿대? 궁궁이?

구릿대? 궁궁이?

그나저나 어느덧 하산 약속시간인 오후 4시를 넘어서고 있다. 오후 4시08분, 제법 너른 계류 옆을 지나간다. 그 즈음 반대편 숲 쪽에 다소 밝은 빛이 들어서고 있음이 감지된다. 조만간 숲을 벗어날 수 있겠구먼..

계곡

오후 4시14분, 입산통제 울타리에 당도한다.

입산통제 울타리

울타리 밖에는 흙벽돌로 지은 건물이 있는데 입간판이 없어 무슨 시설인지 모르겠다. 그 앞 길을 지나고..

울타리 바깥길

두 개의 펜션 건물을 차례로 지난다.

펜션 1

펜션 2

이후, 5분 가량 더 전진하니..

진동리 옛삼거리 가는 길

눈에 익은 건물들이 나온다. 어느 분의 산행기에서 이미 보아두었던 설피민국 건물이다. 목적지인 진동리 옛삼거리에 다가온 것이다.

풍경소리

설피민국

그 건물을 지나니 단목령 기념비가 나온다. (오후 4시23분) 이곳이 진동리 옛삼거리로서 서쪽 곰배령으로 가는 길과 북쪽 단목령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현위치는?

단목령 기념비

그 앞에서 점봉산 식물탐사팀의 완등기념 사진을 찍는다.

단목령 기념비 - 단체 [촬영: 충곡]

☆ 지나온 길 오후 4시23분, 진동리 옛삼거리(설피민국)에 당도함으로써 가칠봉/점봉산 산행을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17.6km, 산행시간은 중식 및 대기시간(1시간21분)을 포함하여 총 6시간30분 소요되었다.

산행 경로

☆ 쫑 붉고 푸르게 얼룩진 태고의 숲이 아직도 눈에 아른아른 거린다. 그렇게 멋진 곳을 둘러볼 수 있게 해준 충곡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돈 있으면 술 사먹어라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