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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능동산/재약산"
영남알프스 서부지역 [조망처: 능동산에서 사자봉 가는 길]
영남알프스 북부지역 [조망처: 재약산 사자봉]
영남알프스 동부지역 [조망처: 재약산 사자봉]
o 일시: 2009.11.07(土) 09:45~15:45 (총 6시간 00분)
o 날씨: 맑음 9.3℃~25.3℃ (경남 밀양)
o 코스: 석남고개→능동산→재약산사자봉→재약산수미봉→고사리분교→층층폭포→표충사
o 거리: 17.1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44명
☆ Time Tab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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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각 |
구 간 |
거 리 |
시 간 |
속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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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5~10:52 |
석남고개→능동산 |
4.4km |
1:07' |
15'13"/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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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5  석남고개
09:59  가지산 갈림길
10:42  나무계단
10:48  배내고개 갈림길 (→능동산 0.2km, ←배내고개 1.5km, ↓석남터널 4.2km)
10:52  능동산(982m) (↓배내봉 1.7km, ↑천황산 6.2km, ↑쇠점골 약수터 0.4km) [조망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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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12:52 |
능동산→사자평 |
6.8km |
1:56' |
17'03"/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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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  능동산
11:01  쇠점골 약수터
11:02  임도 (↓능동산 0.4km, →천황산 5.5km, ←배내고개 2.2km)
11:07  헬기장
11:42  샘물상회 [휴식 11분]
12:00  얼음골 갈림길 (↑천황산 1.4km, →얼음골 1.9km)
12:24  천황산(재약산 사자봉, 1,189m) [조망 8분]
12:52  사자평 (↓천황산 0.9km, ↓샘물상회 1.7km, ↑재약산 0.7km, →표충사 ?.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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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2~13:28 |
중식 (사자평) |
- |
0:3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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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8~13:56 |
사자평→재약산 |
0.7km |
0:28' |
40'0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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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8  사자평
13:44  이정표 (↓천황산 1.9km, ↑구고사리분교 1.4km, →주암계곡)
13:56  재약산 (1,108m) [조망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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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8~15:45 |
재약산→표충사 |
5.2km |
1:47' |
20'34"/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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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8  재약산
14:15  이정표 (↑고사리분교 0.5km, ↓재약산 1.3km, ↓진불암 0.9km)
14:23  고사리분교터 (↓재약산 1.4km, ↑표충사 3.8km, →고사리분교)
14:28  습지보호구역 [명상 10분]
14:39  사자교
14:44  갈림길 (↓재약산 1.85km, →표충사 3.35km, ↑작전도로)
14:48  층층폭포
15:09  흥룡폭포
15:15  계곡 [세족 10분]
15:45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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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
09:45~15:45 |
17.1km |
6:00' |
21'03"/km (2.85km/hr) |
| ※ 지체시간: 총 1시간21분 (중식 36분, 휴식&조망 45분)
☆ 산행코스
산행 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영남알프스의 재약산으로 간다.
광평추파(廣坪秋波). 광활한 평원에 일렁이는 가을 억새의 물결을 다시 가슴에 담고싶다.
대저 무상무념(無想無念)으로 얻음과 잃음을 초탈할 수 있으려나?
재약산 수미봉(1,108m), 사자봉(1,189m)
경남 밀양 청도 일대 해발 1,000 미터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 중의 하나인 재약산은
해발 1,108m의 수미봉과 1,189m의 사자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얼음골,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 등 수많은 명소를 지니고 있으며,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억새풀 능선길은 최고의 산악미를 자랑한다.
재약산 동쪽의 사자평 고원은 사자봉과 수미봉 사이의 해발 800m 지점부터 완만한 타원형의 언덕들로 이어진다.
이곳은 125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분지가 온통 억새풀로 뒤덮혀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억새벌판이라 한다.
억새풀이 밀집해 자라는 곳만도 5만평에 이른다.
사자평 억새는 어른 가슴정도밖에 안 올 정도로 키가 작다. 산아래 밭둑이나 길가의 억새에 비하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잎새도 가늘고 투박하다. 꽃이삭은 거친 산정의 바람에 닳아서인지 뭉툭하고 짧다.
그래서 가는 바람에는 이삭 끝의 낭창거림을 보기 어렵다.  [출처: 손샘의 "산과 사진이 있는 공간"]
재약산, 천황산, 수미봉, 사자봉
재약산은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천황산으로 혼동되어 부르고 있다.
또한 수미봉과 사자봉을 혼돈하기도 한다. 지형도나 대부분의 등산지도에는 재약산(1,018m)과 천황산(1,189.2m)가 따로 표기되어 있다.
재약산은 주봉이 수미봉(1,018m)이고 천황산은 주봉이 사자봉(11,89m)이었다.
천황산은 일제때 붙여진 이름이라 하여 우리 이름 되찾기 일환으로 천황산 사자봉을 재약산 주봉으로 부르면서 위와 같은 혼돈이 생기게 되었다.
"도서출판 사람과 산"의 등산지도에는 재약산을 수미봉으로, 천황산 사자봉을 재약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꾼들은 일반적으로 재약산은 재야산 수미봉, 천황산은 재약산 사자봉으로 부르고 있다.  [출처: 파란수건님의 "영남 알프스(천황산, 재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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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의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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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이동..
오전 6시 평송 앞에서 산악회버스가 출발한다.
오전 7시경 경부고속국도 추풍령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버스에 다시 탑승하니 얘기꽃이 피고 있다.
누군가가 부지런 해야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 하니..
번개돌이회장님이 예의의 걸직한 입담으로 답을 달아준다. "부지런한 개가 뜨거운 똥을 먹쥬.."
그때 이어지는 양같다님의 화답이 좌중을 폭소케 한다. "그러다 똥 누는 애 부랄 깨물어먹지.." ㅎㅎㅎㅎㅎ
버스가 동대구 J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청도방향 55번 고속국도에 진입한다.
오전 8시45분경 밀양IC에서 55번 고속국도를 빠져나와 24번 국도를 타고 동진..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부근을 지날 즈음 24번 국도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지방도를 타고 석남고개를 넘는다.
오전 9시30분, 석남터널을 통과하니 곧바로 석남고개 휴게소가 나온다.
비좁은 휴게소에 차량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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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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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고개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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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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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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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북동방향을 내려다보면 전방에 고헌산이 보인다.
예전 경주 단석산에 올라갔을 때 남쪽을 조망하다 발견했던 산이었는데..
울주군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고헌산 아랫자락에는 울주군 언양으로 향하는 24번 국도가 지나가며 그 옆으로 태화강이 흐른다.
고헌산
고헌산 왼편에 문복산이 있고, 그 왼편에 가지산이 있다.
휴게소가 위치한 석남고개는 가지산과 능동산 사이에 있다.
우리가 갈 능동산은 가지산 들머리를 통해 석남고개로 오른 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가지산 조감도
오늘 A코스팀은 석남고개로부터 능동산으로 오르는 반면
B코스팀은 배내고개로부터 능동산으로 오를 예정으로 A코스가 대략 1시간 가량 더 소요된다고 한다.
휴게소 앞에 모인 A코스팀의 인원을 파악하니 16명으로 집계된다. A코스 선두는 아수라백작대장, 후미는 산이슬대장, B코스는 산수대장이 이끌기로 한다.
A코스 팀
o 석남고개 → 능동산
오전 9시45분, 산행을 시작한다.
석남터널 직전 우측에 있는 가지산 입구로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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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터널 - 산행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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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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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계명대 학생 130여명이 앞서 가고 있기 때문에 산행이 초입부터 지체된다.
사회체육과 학생이라 하기에 터무니없이 밀리진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워낙 많은 인원이 가다보니 중간중간 정체되곤 한다.
혹시나 이들이 가지산으로 간다면 갈림길 이후 사정이 좋아지겠거니 기대하며 그네들에게 목적지를 물어보니 대부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고 한다.
인솔교수가 목적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 학생들을 이끌고 가는가 보다.
계명대 학생들
가파른 오르막 돌계단을 15분 가량 오르니 갈림길이 나온다. (오전 9시59분)
갈림길
그곳에서 우측은 가지산으로 가는 길이고 우리가 갈 능동산은 왼편으로 꺽어진다.
가지산
그런데 계명대 학생들이 기대와는 달리 우측으로 빠지지 않고 왼쪽 능동산으로 향한다.
결국 그네들과 계속해서 뒤섞인 채 산행을 하게 된다. 등로는 능선에 접어들어 완만한 길로 이어진다.
능동산 가는 길
10여분 더 전진하니 등로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가만 살펴보니 왼편 봉우리가 능동산 정상이고 우측 펑퍼짐한 봉우리가 재약산 사자봉인 듯 싶다.
능동산과 재약산 사자봉
산객 행렬은 계속해서 줄을 잇는다.
지체와 정체가 반복되기에 그 즈음부터 학생들을 추월해서 나간다.
줄 잇는 행렬
부지런히 앞질러 나가기를 20분.
그제서야 그네들의 선두를 따라잡았나보다. 이제 등로가 한결 여유로워진다.
그 즈음 나무계단이 나온다. 정상이 가까워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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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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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계단 - 충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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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48분, 갈림길에 올라선다.
이정표를 보니 왼편 배내고개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는 지점이다. 능동산 정상까지는 200m 남았다.
배내고개에서 올라온 B코스팀은 아마 한참 전에 이곳을 지나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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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고개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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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고개 갈림길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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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의 조망.
좌전방(동쪽)으로 배내봉으로부터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동부지역이 시야에 들어온다.
신불산 자락이 감싸고 있는 거무스름한 산줄기가 간월산이다.
영남알프스 동부지역 -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북쪽으로는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0m)이 보인다.
그 아래로 보이는 도로가 석남고개로 오르는 길이다. 한 시간 전쯤 우리 산악회 버스가 저 길을 따라 올라가 석남터널을 지난 것이다.
가지산, 쌀바위, 석남고개
가지산 자락 우측에는 문복산으로 향하는 산능선이 이어지고
산자락 아래에는 울산광역시 상북면 일대가 자리하고 있다.
문복산, 울산광역시 상복면
오전 10시52분, 능동산 정상(982m)에 오른다.
능동산 정상
다시 조망.
좌측(남동쪽)에 영축산으로부터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뾰족뾰족한 능선이 아스라히 잡힌다.
영남알프스 동남지역 - 신불산, 영축산, 죽바우등, 오룡산
우측(남서쪽)에는 앞으로 가야하는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이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진다.
북알프스 서부지역 - 재약산 사자봉, 수미봉
o 능동산 → 샘물상회
오전 10시56분, 천황산(재약산 사자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이정표
5분 가량 내려가니 등로 왼편에 쇠점골약수터가 있다.
그냥 지나치려 하는데 충곡이 목 좀 추기고 가야겠다고 한다. 쫓아들어가 여유롭게 마시는 한 바가지의 약수가 시원하다.
쇠점골 약수
그곳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임도가 나온다.
배내고개에서 능동산 정상을 우회해서 지나가는 길이다.
임도 이정표
임도 왼편 억새숲이 접하는 지면에는 솔이끼가 포자낭을 와글와글 세우고 있다. 철을 아는 것들..
임도 오른편 능선 자락에는 진달래가 연분홍 꽃을 피워놓았다. 철을 모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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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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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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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를 따라 5분 가량 전진하다 되돌아보는 능동산. 고깔모자 같다.
정상으로부터 내려와 쇠점골 약수터를 지나 임도까지 접하는 등로가 어렴풋 그려진다.
능동산
오전 11시07분,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
계속해서 이어지는 임도. 그 임도를 임도혁이 간다. ^^
산삼을 다려 먹었나? 요즘은 발걸음이 무척 잽싸서 따라잡기도 버겁다.
임도와 임도혁
점차 가깝게 잡히는 신불산과 영축산.
간월산은 여전히 신불산의 품 속에 갖혀있고 그 전위봉인 912봉이 하늘금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신불산, 영축산, 죽바우등
지난번 저 912봉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현 위치는 아마도 능동산 왼편 봉우리 부근인 듯 싶다.
간월산 912봉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 서북지역 (2009.10)
계속해서 임도를 따라 사자봉을 향하여 전진한다.
재약산 사자봉 가는 길
오전 11시30분, 전방에 눈에 익은 산객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B코스 후미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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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스 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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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스 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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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질러 가려하니 무대뽀가 과속 딱지를 떼야겠다고 한다.
딱지 떼이기 싫어 그네들과 합류하여 전진한다. ^^
그 즈음 바라보는 영축산 능선.
간월산이 드디어 신불산의 품을 벗어나 하늘금의 한 켠을 차지한다.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의 신불평원과 단조늪지대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함박등
영축산 이후 죽바우등으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하늘금에 그리움이 맺힌다.
지난번 1060봉을 지나 함박등 직전에서 청수좌골로 하산하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영축산, 죽바우등 능선
오전 11시39분, 임도마루에 올라선다.
임도마루
어느덧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두 봉우리를 잇는 능선이 매끈하다.
재약산 사자봉, 수미봉
사자봉과 수미봉 사이 안부가 천황재이고, 그 부근의 120만평에 달하는 억새밭을 사자평이라 한다.
재약산 수미봉, 천황재, 사자평
계속해서 사자봉으로 향하는 길.
사자봉 가는 길
이미 이삭을 죄다 털어낸 억새가 바람결에 빈약한 몸을 눕히고 있다.
억새
점차 바람결이 드세짐을 느끼고 있을 때 어디선가 충곡이 나를 부른다.
사자봉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샘물상회. 그곳에서 손짓을 하고 있는 그가 보인다.
샘물상회
B코스 선두가 물려준 자리를 A코스 선두가 차지하고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다.
그들과 합류하여 한 잔한다. 역시 산중의 막걸리는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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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상회 - 선두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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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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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상회를 나와 사자봉으로 향하는 길..
사자봉 가는 길
왼편으로 펼쳐진 사자평이 광활하다.
사자평과 재약산 수미봉
억새밭 (우측 끝 - 재약산 수미봉)
억새밭 너머로 날카롭게 솟은 수미봉.
불가에서 말하는 수미산(須彌山)은 우주의 중심에 있는 거대 산이다. 그 수미산을 빗댄 봉우리인가?
문득 1993년 열반하신 성철종정의 열반송이 떠오른다. 당신의 죄업을 수미산에 비유했었지..
삶의 우둔함과 한계를 지적한 그분의 독특한 어법이 기억에 남는다.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 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
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재약산 수미봉
충곡이 대포를 꺼내며 회원들을 불러 모은 뒤, 수미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한다.
찍사 충곡
기념촬영 - 대한토회원
o 샘물상회 → 재약산 사자봉
오전 11시53분, 다시 사자봉(천황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이정표
등로 우측편엔 가지산이 얼핏 시야에 들어온다.
가지산
12시정각, 얼음골 갈림길을 지난다.
얼음골 갈림길
그 부근에서 만난 어느 산객이 얼음골 가마솥폭포를 경유해서 올라오는 길에 천하의 비경이 있다고 일러준다.
갈림길 옆에 세워진 지도를 보며 그가 알려주는 루트를 짚어보니 정규 등로는 아니다. 대략 위치만 파악해두고 다음을 기약한다. 천하의 비경이라.. 함 가야지..
지도 - 현위치
숲길을 따라 10분 가량 전진하니 다시 전방에 개활지가 펼쳐진다.
하늘금을 긋고 있는 영남알프스 동부권이 볼 수록 멋지다.
억새와 죽바우등
점차 가까워지는 재약산 사자봉.
재약산 사자봉 능선
사자봉 능선과 억새밭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애써 지우고 무상무념(無想無念)으로 걷는다.
사자봉 가는 길
드디어 사자봉 정상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다.
재약산 사자봉은 일제시대 때 천황봉으로 이름 지어져 그렇게 죽 불려져왔는데
최근 일제 잔재를 없애기 위해 재약산의 한 봉우리로 귀속시켜 재약산 사자봉으로 부르도록 하고 있다.
사자봉
오후 12시24분, 재약산 사자봉 정상(1,189m)에 이른다. 정상석은 아직도 천황산(天皇山)이라 쓰여있다.
열심히 일제잔재를 청산한다고 말로만 운동만 하면 무엇하나? 이것부터 바꿨어야지..
그리고 이미 천황산이라고 명기해놓은 수 많은 지도들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천황산 - 재약산 사자봉
사자봉에서의 조망.
영남알프스 한 가운데 자리잡은 이곳이야 말로 정말 천하의 조망처다. 동서남북으로 막힘이 없다.
북쪽 - 억산, 운문산, 가지산, 능동산
동쪽 -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남쪽 - 재약산 수미봉, 향로산
서쪽 - 정각산, 밀양 IC
영남알프스
경북의 동남부, 경남의 동북부, 즉 경북 청도군과 경주시, 경남 밀양시와 양산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하여, 3개 시도
5개시군에 걸쳐 있는 1,000m급 7개의 산이 주축이 되어 형성한 거대한 산군을 영남알프스라 일컫는다.
7개의 산이란 가지산(1,240m), 고헌산(1,032m),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81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을 말하며, 영남알프스엔 그 외에도 천황산(1,189m, 사자봉), 문복산(1,013.5m), 능동산(981m), 억산(944m),
백운산(885m) 등 고산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지산, 운문산, 신불산, 재약산 등 4개의 산이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들 정도로 아름다움이 있어
유럽의 알프스와 일본의 알프스에 견줄만하다고 하여 영남알프스라 하며,
영남알프스엔 신불평원, 사자평, 간월재 등 광활한 억새평원이 있어서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있다.
이러한 영남알프스를 다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한 북알프스와 신불산을 중심으로 한 남알프스로 구분한다.
[출처: 다음블로거 아미산님의 "영축산-신불산-간월산 종주 산행기"]
이 영남알프스는 하나의 산줄기 개념이 아니라 흩어진 산들의 집합체다.
배내고개를 기점으로 남으로는 단장천이 발원하여 배내골로 흐르다가 밀양호에 담기고,
배내고개 북으로는 덕현천이 굽이쳐 고헌산 아래에서 태화강을 시작한다.
가지산-운문산의 남쪽으로는 동천이 단장천으로 흐르고, 널밭고개(명전고개) 남쪽으로 원동천이 흐른다.
그 강들의 흐름 속에 일대 산줄기의 흐름이 뚜렷하다.
[출처: 다음블로거 산신령님의 "영남의 알프스 가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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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의 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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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산자락을 다시 훑어본다.
북쪽 - 영남알프스 북부지역
날씨가 좋으면 억산 너머로 보인다는 대구 팔공산이 운무에 감싸인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항상 가보고 싶은 저 곳. 이곳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그대는 제가 보고싶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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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에 가린 팔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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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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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우측으로 석남재로부터 능동산을 지나 여기까지 지나온 길이 한몫에 보인다.
지나온 길 - 석남재, 능동산
동쪽.
신불산 좌우에 자리잡고 있는 신불재와 신불평원의 억새밭이 갈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신불산 정상에서 영축산 방향으로 바라보면, 독수리가 비상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진다. 그 앞에 서서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동쪽 - 간월재, 신불평원
당시 찍어두었던 사진.
영축산 정상을 머리라 할 때, 좌우로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날아가는 독수리 형상이 완연하다.
그 용맹스런 기상이 신비롭고 멋져서 저 너른 날개쭉지에 올라타고선 하늘을 맘껏 나르는 상상도 했었다.
신불산에서 바라보는 영축산 독수리 1 (2009.10)
영축산의 '축'자는 한자로 '독수리 취(鷲)'자를 쓴다.
그런데 불가의 관습에 따라 취(鷲)를 '축'으로 발음하기 때문에 영축산(靈鷲山)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어쨋거나 산 이름에 '독수리 취(鷲)'자가 들어간 것은 영축산의 형세가 독수리 모양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불산에서 바라보는 영축산 독수리 2 (2009.10)
남쪽에는 향로산이 자리잡고 있다.
저 향로산을 깃점으로 재약산 주변을 한바퀴 도는 24km 환종주도 영남알프스 산꾼들이 즐겨찾는 코스라고 한다.
죽바우등과 향로산
향로산을 바라보고 있는 산이 재약산 수미봉이다. 이쪽에서 바라보니 아까 보이던 날카로움이 지워졌다.
수미봉 직전의 안부(천황재)에 주황색 지붕을 얹고 있는 가건물이 보인다. 털보산장인 듯 싶다.
B코스 선두가 저 부근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재약산 수미봉, 천황재
서쪽을 바라보면..
이름 모를 수 많은 산군들이 끝없이 너울을 짓는다.
서쪽 조망
바로 앞 향로산과 재약산 사이 계곡에는 표충사가 자리잡고 있다.
표충사 방향
o 재약산 사자봉 → 사자평
오후 1시32분, 천황재를 향하여 내려간다.
수미봉 가는 길
산기슭 억새밭에 드문드문 자리잡은 소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낸다.
억새밭의 소나무
하산 도중 어느 절벽 위에 올라서니 표충사가 내려다 보인다.
절벽과 표충사
가람배치가 넉넉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사진 왼쪽 끝에 대나무숲이 있다. 원효대사가 표충사를 창건할 때 죽림사(竹林寺)라 이름 지었던 연유가 저 대나무숲 때문이라 한다.
표충사
계속해서 하산.
되돌아보니 등로가 돌무더기 사이로 이어져 왔다. 군데 군데 돌탑도 세워져 있다.
재약산 사자봉
그 부근에서 나뭇꾼님과 오로라님이 부부금슬을 자랑이라도 하는 냥 다정히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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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꾼님과 오로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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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꾼님과 오로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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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양이 눈꼴 사납다 싶었던지, 내 심술보가 터져버린다.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는 부부 앞으로 발길질. 그러나 나뭇꾼님에게 바로 제압을 당하고 깨갱. -.-;;
심술 [촬영: 충곡부회장]
계속해서 하산 하는 길.
돌탑 - 충곡
천황재 부근의 사자평이 가까워진다.
천황재 - 사자평
사자평 가는 길
등로주변의 억새는 허리춤 높이 밖에 안 될 정도로 키가 작다.
일반적인 억새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이 일대 억새의 특징이라고 한다.
사자평 가는 길 - 키 작은 억새
사자봉 쉼터를 지나고..
사자봉 쉼터
오후 12시52분, 털보산장을 지나 목재 데크로 단장되어 있는 쉼터에 도착한다.
천황재 - 털보산장
천황재 이정표
천황재 동쪽으로 사자평이 펼쳐진다.
사자평은 이 부근 해발 800m 내외의 약 120만평의 억새밭을 지칭한다.
사자평
이곳은 신라시대에는 화랑도가 호연지기를 길렀던 수련장이었고,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모집한 승병들의 훈련장이었으며,
여순반란사건 때는 빨치산의 집결지였다고 한다.
한 때는 화전민이 밭을 일구어 고랭지 채소와 약재를 재배한 적도 있으며
80여호의 민가가 살아 고사리학교라는 산동초등학교 분교가 개설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사자평
목재 데크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우리 회원들과 어울려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중 내가 만행을 저지른다.
음같다부회장님이 준비해온 닭다리를 냉큼 집어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뒤돌아서는 순간 발을 잘못 디뎌서 닭다리 쥔의 스틱을 분질러 버렸다. 이런 배은망덕을..
o 사자평 → 재약산 수미봉
오후 1시28분, 재약산 수미봉으로 향한다.
암봉
수미봉으로 가는 길은 사자봉과 달리 너덜바위 길이 숲속으로 이어진다.
수미봉 가는 길
주암계곡 갈림길을 지날 즈음..
이정표
주변에 오똑 솟은 암봉 위에 올라선다.
주암계곡 부근 암봉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멋지다.
오던 길을 되돌아보면 첫 봉우리였던 능동산이 아직도 시야에 들어온다.
뒤돌아보는 능동산
동쪽으로 광활한 사자평원. 그 뒷편으로 신불산을 중심으로 하는 신불평원이 보이고..
사자평과 신불평원
우리가 가고 있는 수미봉 정상은 검은 옷을 입은 채 까칠한 실루엣을 드러낸다.
재약산 수미봉 정상
다시 수미봉으로 향한다.
5분 가량 전진하니 수미봉 정상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다.
재약산 수미봉 정상
오후 1시56분, 재약산 수미봉 정상(1,108m)에 오른다.
수미봉 정상석
재약산 수미봉 - 청려장
o 수미봉 → 습지 보고구역
오후 1시58분, 수미봉에서 남쪽으로 하산한다.
등로는 다시 펼쳐지는 평원으로 향한다. 저 부근에 습지 보호구역이 있는 모양이다.
평원, 습지
잘 단장된 목재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하산 길
전방에 간월재와 사자평의 억새밭이 한층 명확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것이 신불산(神佛山)이다.
영남알프스의 다른 산들은 모두 오래된 주찰을 가지고 있으나 신불산(神佛山)에는 주찰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신불산 일대를 뒤덮고 있는 억새가 불교의 선(禪)을 연상케하는 식물이어서
신불산 억새평원의 무상무념(無想無念) 세계가 참선의 길로 유도하므로 산 자체가 신불이자 사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간월재와 사자평
계속해서 하산..
하산 계단
오후 2시23분, 고사리분교 갈림길에 도착한다.
고사리분교 갈림길
이정표
분교터로 들어가보니 우선 공터가 나오고..
고사리분교 터
공터 왼편에 무너진 담장이 남아 있다.
예전 이 일대에 살던 80가구의 화전민을 상대로 아이들을 가르키던 교육의 현장이라는데..
밀양사람들에게는 이곳에 얽힌 애환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리라..
고사리분교 터
공터 우측은 적조암으로 길이 이어진다.
사진으로 본 적조암은 낭떠러지 위에 고적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곳에서 용맹정진해야 하는데..
적조암 가는 길
고사리분교터에서 되돌아나와 하산한다. 임도로 이어지던 등로가 숲속 계곡으로 꺽어진다.
그 계곡으로 들어가지 않고 계속해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왼편 계곡으로 들어가면 습지가 있고,
그곳에 물매화 군락지가 있다는 산이슬대장의 말이 기억나기에 계곡으로 향하는 충곡을 뒤로 하고 홀로 습지를 찾아간다.
곧이어 만난 습지 입구..
습지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무단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걸려있다.
습지 보호구역
잠시 망설이다가 그 안으로 들어간다. 물매화를 보고 싶단 생각이 워낙 강하다보니..
그러나 그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고 종래에는 물길이 흘러내리는 절벽이 나타난다.
물매화 군락지는 저 절벽을 넘어 가야하는 모양인데 얼마나 더 가야할 지가 가늠되지 않는다.
물매화 개화시기가 7~8월이지만 종종 이만 때도 늦둥이가 피기도 하기 때문에 그러한 바램을 갖고 찾아가는 것이지만
이렇게까지 쉽지 않은 길이고 소요시간도 가늠되지 않다보니 그만 고집을 버리기로 한다. 아쉽지만..
계곡
잠시 그곳에 앉아 명상에 젖어본다.
내가 술 한잔하면 종종 상대에게 던지던 말. "넌 누구니?"
그런데 그 말이 곤두서서 내게로 되돌아온다. "나는 누구일까?"
얻음도 많았지만 잃음이 더 많았던 삶. 얻음은 짐으로 변하였고 잃음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한때 녹음을 떨치던 나뭇잎이 탈색하고 오그러진 채 쌓여있다. 그렇게 휩쓸리다 스러지는 것이 삶의 종착역일 텐데..
낙엽
o 습지 보고구역 → 표충사
오후 2시38분, 엉딩이에 들러붙은 낙엽을 탈탈 털어내고 습지보호구역을 빠져나온다.
사자교
갈림길 입구에 있는 등산안내도를 잠시 살펴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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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 층층폭포 3.3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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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안내도 - 현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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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를 벗어나 숲속 등로로 접어든다.
갈림길
숲속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비교적 편안한 내리막 길이다.
숲 길
5분 가량 내려가니 구름다리가 나온다.
구름다리
그 오른편에 층층폭포가 있다.
물이 메말라서 그런지 그다지 풍치는 좋지 않다.
층층폭포
차라리 반대편 계곡의 단풍이 좀 더 볼만하다.
계곡의 단풍
그곳에서 다시 10분 가량 내려가면 흑룡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으로 유추하건데 검은 용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저 폭포를 따라 승천한 모양이다.
흑룡폭포
흑룡폭포에서 15분 가량 부지런히 내려가다보니 왼편 계곡에 우리 회원들이 모여 앉아있다.
그곳에 합류하여 등산화를 벗고서 세족을 한다. 계곡물이 딱 알맞게 시원하다.
오후 3시25분, 세족을 마치고 다시 하산하는 길..
등로주변의 단풍이 아름답다.
단풍
단풍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하산한다.
단풍
오후 3시40분, 우측 편에 대나무숲이 보인다.
원효대사가 표충사를 창건할 당시 죽림사(竹林寺)라 이름 지었던 연유가 바로 저기에 있다고 한다.
산자락 뒷편에 꼭지를 세우고 있는 봉우리가 재약산 사자봉인 듯 싶다. 아까 저곳에서 이곳을 내려다보았던 것 같다.
대나무숲과 재약산 사자봉
곧이어 민가가 나오고..
민가에 인접한 울타리에는 리본이 빼곡하게 걸려있다. 영국사 가는 길의 리본 울타리가 연상된다.
리본 울타리
조금 더 내려가니 개울 건너편에 표충사 종루가 보인다. 이제 다 내려온 모양이다.
표충사 종루
o 표충사
오후 3시45분, 표충사 주차장에 이른다.
표충사 가람배치
재약산 표충사(載藥山 表忠寺)
재약산 표충사(載藥山 表忠寺)는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봄에 원효대사가 지금의 극락암 자리에 작은 암자를 짓고 수도하던 중
어느 날 아침 재약산 기슭을 바라보니 대밭 속에서 오색의 상서로운 구름이 떠올랐다. 원효는 곧바로 하산하여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이 절의 이름을 죽림사(竹林寺)라고 하였다. 지금도 그 흔적이 절 뒤 대밭 속에 남아 있다.
이후 중건을 거듭하다 조선 헌종 5년(1839년) 사명대사의 8세 법손(法孫)인 천유선사가
임진왜란 때 구국을 위해 헌신한 사명(四溟), 청허(淸虛), 기허(騎虛) 대사 등을 기리기 위하여
밀양군 무안면 표충사(表忠祠) 사당에 있던 삼대선사(三大禪師)의 진영(眞影)과 위패(位牌)를 옮겨와 모시면서 고쳐 부르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절의 명칭인 표충사란 불교와 유교의 이념이 통합된 뜻을 담고 있다. [출처: 표충사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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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경내에 들어서니 마당이 넉넉하다.
우선 표충사(表忠寺)라는 이름을 갖게 한 표충사(表忠祠) 사당으로 간다.
표충사
표충사(表忠祠) 사당은 너른 마당 끝에 남향을 한 채 자리잡고 있다.
표충사 사당
사당안에는 기허대사, 사명대사, 서산대사(淸虛 또는 휴정)의 영정히 나란히 걸려있다.
불법이 높은 고승들인지라 풍모가 남다르다.
표충사 영정 - 기허대사, 사명대사, 서산대사
사당 오른편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세가 워낙 왕성하여 그 주변을 온통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은행나무
마당 동편에 유물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전시관 뒷편 산자락 너머로 재약산 수미봉이 보인다.
재약산 수미봉
표충사 방향으로는 사자봉이 뾰족한 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전시관과 사자봉
전시관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에는 서산대사 및 사명대사와 관련된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4년 사명대사가 강화사절로 일본에 갈 때 그 호송문제, 임진왜란 때 일본에 잡혀간 조선 포로의 송환문제에 관한 문서 등
임진왜란 당시 승병의 활약과 그 이후 강화사절로서 사명당의 역할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사료들이 보관되어 있다.
그외에도 내가 보고 싶은 향로가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고려시대 향로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 제작연대가 1177년으로 일본의 법륭사에 있는 향로보다 1년 앞서 제작된 것이라 한다.
보관 상태가 워낙 좋아서 문양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나중에 전시관 내에서 안내하는 보살님의 말에 따르면 밀양 지역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국보라고 한다.
전시관 내에서는 사진찍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에 후레시를 끈 채 몰래 한 컷 찍어두었는데 유리 때문에 상태가 좋지 않다.
나중에 충곡이 찾아낸 사진자료를 보니 그 아름다움이 새롭게 느껴진다.
국보 제75호 청동함은향완(靑銅含銀香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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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 표충사 청동함은향완 [출처: 충곡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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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관람을 마친 후 사천왕문을 통과한다.
사천왕문
삼층석탑을 중심으로 동서 방향으로 죽 늘어서 있는 가람배치가 특이하다.
특이한 가람배치
제일 먼저 만나는 삼층석탑.
상륜부에 여러 장식과 함께 찰주가 높이 솟아 있고, 삼층의 지붕 모서리에는 작은 풍탁을 달 수 있는 구멍이 뚫려있다.
기단과 지붕돌에서 보이는 특징으로 보아 통일신라의 늦은 시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층석탑 (보물 제467호)
삼층석탑 옆에는 배롱나무 한 그루가 있다.
꽃이 백일동안 피어있는다 하여 목백일홍이라고 불리는 나무다.
그 화사했던 영화는 어느덧 지나가고 지금은 앙상한 가지에 퇴색한 나뭇잎만 말라 비틀어진 채 매달려 있다.
직지사의 배롱나무도 이렇게 헐벗고 있겠단 생각이 문득 든다.
배롱나무
배롱나무 우측편에 영정약수가 있다.
신라 흥덕왕 4년(829년)에 셋째 왕자가 불치병에 걸려 왕의(王醫)의 치료를 받았으나 효험이 없어 고민하던 중
이곳 죽림정사 황면선사의 소문을 듣고 찾아와 치료를 받고 1년만에 병이 완쾌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왕이 친히 선사를 찾아와 칭송하니 선사께서 말하기를 이곳 산초(山草)와 유수(流水)가 약초요 약수라 하였다고 한다.
왕이 감탄하여 산이름을 재약산(載藥山), 절 이름을 영정사(靈井寺), 물을 영정약수(靈井藥水)라 명하고 탑과 대가람을 세워다고 한다.
바로 이 약수가 재약산이란 이름의 유래인 것이다. 한 잔 먹어보니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영정약수
약수터 뒷편에 팔상전과 대광전이 자리잡고 있다.
팔상전, 대웅전
팔상전(八相殿)은 부처님의 생애를 여덟 가지 모습으로 나누어 표현한 탱화와 존상을 모시는 법당이다.
전각 내를 둘러보니 팔상 탱화는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고 한 가운데 석불이 하나 있다. 아마 석가모니 부처님이리라..
팔상전 석가모니상
표충사의 주불전인 대광전(大光殿)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질병과 무지를 다스리는 약사불, 서쪽에는 서방 극락세계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을 봉안하고 있다.
대광전 삼존불
마당 동쪽 끝에 자리잡은 관음전과 명부전으로 간다.
관음전과 명부전
우선 왼쪽 관음전으로 간다.
관음전
관음전 내에는 천수관음보살상을 모시고 있다.
천수관음보살상은 양쪽 각각 20개의 손이 있고 손바닥마다 눈이 있다. 한 눈과 한 손이 각각 25유 중생을 제도하기 때문에 '천수천안보살상'이라고도 하는데
세상 어디서나 간절히 기도하는 모든 중생들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 저렇게 많은 손과 눈이 있다고 한다. 관세음보살..
천수관음보살상
그 옆 명부전으로 간다.
명부전
여느 절과 마찬가지로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고 저승의 세계를 관장하는 시왕을 봉안하고 있다.
명부전 지장보살
관음전 뒷편에는 대나무 숲이 있다.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고 최초로 이곳에 절을 지을 때 저 대나무숲을 때문에 죽림사(竹林寺)라 이름 지었다는..
관음전과 대나무숲
o 표충사 → 주차장
오후 4시22분, 표충사 경내를 빠져나온다. 곧이어 일주문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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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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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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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교를 넘어가니..
홍제교
도로변에 미니 사당이 하나 있다.
미니 사당
이끼가 뒤덮힌 지붕을 네 기둥이 받치고 있는데 곧 쓰러질 듯 기울어졌다.
'무얼꼬?' 하며 그 곳으로 다가가니 그 안에 두 개의 신위(神位)를 모시고 있다. 영신(靈神)을 모신 듯 싶은데 무슨 영험을 가지셨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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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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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위(神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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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한다.
도로
10분 가량 내려가니 주차장 입구가 나온다.
주차장 입구
도랑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다 우측을 바라보니 재약산 수미봉이 날카로운 산자락을 드러내고 있다.
재약산 수미봉
오후 4시44분, 주차장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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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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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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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한켠에 자리잡은 청림고속 옆에 이미 내려온 회원들이 한창 뒷풀이를 하고 있다.
뒷풀이
☆ 지나온 길
오후 3시45분, 표충사에 당도함으로써 능동산-재약산 산행을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17.1km, 산행시간은 중식&휴식시간(1시간21분)을 포함하여 총 6시간00분 소요되었다.
산행 궤적
☆ 쫑
성철종정 열반송이 왜 그런지 자꾸만 입가에 맴돈다.
生平欺狂男女群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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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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彌天罪業過須彌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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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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活陷阿鼻恨萬端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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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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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輪吐紅掛碧山 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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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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