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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야생화

[스크랩] 청려장을 만드는 사람2

by 청려장 2006. 11. 23.
 

명아주 지팡이를 만드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3월에 파종을 하고, 5월 중순부터 줄기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5~6군데 이상 지주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리고 10월 초 수확을 한 뒤 줄기를 삶아 껍질과 옹이를 제거한다. 이후 사포로 다듬은 뒤 4~5차례 칠을 반복해야 하나의 지팡이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혼자서 수백 개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혼자서는 절대 하지 못하죠. 시청에 있을 때는 시에서 자체적으로 인력 지원을 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는 “읍사무소로 발령을 받고 다소 걱정도 했는데, 고향에 오니 오히려 마을 주민들이 서로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감사할 뿐이죠”라며 오히려 이웃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보통 일을 시작하면 한나절은 꼬박 걸린다. 따라서 마음과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선뜻 나서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주덕읍 사람들은 이상홍 씨의 선행을 듣고 서로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특히 바르게살기위원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신협주부모임 등 지역단체들은 헌신적이었다. 이들의 자발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이상홍 씨는 더욱 더 하나하나 정성된 마음으로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지팡이를 받으신 어른들이 ‘너무 고맙다’며 두 손을 꼭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1년 동안의 고생이 모두 사라진단다. 그는 “올해는 인적 지원뿐 아니라 재정적 지원이 좀 더 뒷받침됐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내년에는 3000개를 만들어 충주시뿐 아니라 전국의 지팡이를 필요로 하는 노인분들에게 모두 나눠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필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탓에 아침부터 제설작업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길가를 지나는 동네 어르신들께 인사를 빼놓지 않는 이상홍 씨. 동네 어르신들을 보면 다 아버님, 어머님 같단다.

“그런 분들이 제가 드린 지팡이를 짚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걸으시는 모습을 보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라며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아마 그에게 명아주 지팡이는 일회성 선물이 아닌, 1년 내내 부모님의 사랑을 감사하고자 스스로 내리치는 채찍질이 아닐까 싶다.

출처 : 행복한 황소
글쓴이 : 황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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