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
o 일시: 2006.8.6(日) 03:10 ~ 13:20 (총 10시간10분)
o 날씨: 맑고 흐림, 17℃
o 코스: 성삼재→노고단→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중산리
o 거리: 33.4km (도상거리)
o 참석: 대전 새여울산악회, 41명
☆ 등산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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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도착 시       각 |
코 스 |
기록 데이터 |
경유 |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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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리 |
시 간 |
속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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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03:44 03:47~05:30 05:30~06:35 |
성삼재→노고단 노고단→화개재 화개재→연하천 |
2.5km 6.3km 4.2km |
0:34' 1:43' 1:05 |
13'36"/km 16'20"/km 25'00"/km |
코재 임걸령,삼도봉 토끼봉,명선봉 |
3분(노고단) 7분(삼도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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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5~06:47 |
조식(연하천) |
- |
0:11' |
- |
- |
김밥 2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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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7~07:50 07:55~09:33 |
연하천→벽소령 벽소령→세석 |
3.6km 6.3km |
1:03' 1:38' |
17'30"/km 15'33"/km |
삼각봉,형제봉 덕평봉,칠선봉,영신봉 |
5분(벽소령) 7분(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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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1~10:35 10:44~11:20 |
세석→장터목 장터목→천왕봉 |
3.4km 1.7km |
0:54' 0:35' |
15'52"/km 20'35"/km |
촛대봉,삼신봉,연하봉 제석봉 |
9분(장터목) 10분(천왕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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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12:18 12:23~13:20 |
천왕봉→법계사 법계사→중산리 |
2.0km 3.4km |
0:48' 0:55' |
24'00"/km 16'10"/km |
- - |
5분(법계사) 하산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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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
33.4km |
10:09' |
18'14"/km (3.28km/h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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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반 메모
o Intro..
금요일 밤의 과음 탓에 토요일 오전이 괴롭다.
몸이 일단 괴롭지만 마눌에게도 눈치가 보인다.
새여울산악회의 지리산 종주를 쫓아가고 싶지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그케 술 먹고선 주말에 집 팽게치고 또 산에 가느냐 할 것 같아.. -.-;;
오후 6시경, 아이들이 2박3일간의 천주교 성지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고생을 무척 한 모양이다.
청양에서 해미읍성 거쳐서 대천까지 47km의 거리를 땡볕에서 걸었다고 한다.
아들레이(고1)가 대뜸 물어온다.
"아빠 마라톤이 몇키로예요?"
"42.195km인디.."
"존경스럽습니다. 그 거리를 3시간 이내에 달리셨다니.."
"얌마, 니네들은 배낭 매고 땡볕을 걸었으니 더욱 힘들었던겨.."
"그래두여.."
처음으로 육체적인 극한 상황을 맞아 견뎌내기 힘들었었나보다.
그게 다 보약이 될 것이여..
그네들의 행군 얘기를 듣자하니, 지리산 종주를 떠나고픈 맘이 더욱 짙어져간다.
마눌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청소, 빨레 개키기, 설거지 등등 이것 저것을 해치운 뒤
밤 9시경 마눌에게 넌지시 묻는다.
"나 오늘밤 지리산 종주 떠나고 싶은디.."
마눌로부터 선뜻 OK 싸인이 나온다. 사전 작업이 먹혔나보다. ^^
근디, 옆에 있던 딸레미(중3)가 한마디 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는지.."
빙긋 웃으며.. 서둘러 배낭을 꾸리기 시작한다.
등산복, 갈아입을 옷, 샌달, 주먹밥 1개, 물 500ml 두개, 등산개념도..
신발은 등산화 대신 쿠션이 좋고 가벼운 조깅화를 착용한다.
2년전의 기억에 지리산 등산로가 험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나서.. 착각..
10시45분, 밖으로 나와 김밥 2줄 사서 배낭에 넣은 뒤
택시를 타고 누리 아파트 앞으로 가서 새여울산악회 전세버스에 탑승한다.
밤 12시 대전 IC를 빠져나온 전세버스가 지리산을 향하여 달려가는 동안
챙겨온 등산지도와 개념도를 보면서 오늘 산행 계획을 짚어본다.
잰 걸음으로 채고 나가면 대략 9시간에서 10시간 사이에 종주를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등산지도
등산개념도
o 성삼재 → 노고단
일요일 새벽 2시30분, 버스가 성삼재에 도착한다.
매표소 앞으로 가보니 일출 2시간 전에는 입산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하여.. 3시30분까지 기다려야 한다니까.. 몇몇 산꾼들이 불만을 토해 놓는다.
성삼재 매표소 앞..
그렇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설정한 룰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의견(내 의견 포함)에 따라
모두들 잠자코 열을 지어서 매표소 앞에서 대기한다.
그러한 질서 있는 모습에 감동을 하였는지 3시10분경 입산이 허가된다.
우루루 몰려 가는 많은 인파를 헤치고 10분 가량 채고 나가니 내 앞에는 아무도 없다.
산악회장님(시열님)이 빌려준 헤드랜턴을 키고 깜깜한 산길을 홀로 헤쳐나간다. (회장님 랜턴 감사!)
앞에는 아무도 없고.. 뒤로도 쫓아오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즈음이 되니
은근히 두려움이 생긴다. 산짐승이라도 튀어나오면 워쪄지? 반달곰도 있다는디..
20여분 오르다가 용케도 지름길을 놓치지 않고 찾아든다.
돌 계단으로 된 숲길을 5분 가량 채고 오르니 노고단 대피소에 도달한다.
몇몇 야영객이 설거지를 하고 있는 듯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세면장을 지나
쉬지 않고 막바로 노고단 고개로 향한다.
3시39분, 노고단 대피소 통과..
노고단 대피소를 통과하여 7분 가량 부지런히 올라 노고단 고개에 당도한다.
3시46분, 노고단 고개 도착..
성삼재→노고단(2.5km, 34분 소요)
노고단 고개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뫼오름님과 다른 한분이 도착한다.
베테랑 산꾼인 뫼오름님과 함께 컴컴한 산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맘이 든든해진다.
o 노고단 → 화개재(뱀사골 대피소)
3시47분, 3명이 한조가 되어 노고단 고개에서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3시47분, 노고단에서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
본격적으로 숲길에 들어서니 등산로에 돌부리가 무성하여
발걸음이 편안하지 않다. 더구나 조깅화를 신고 왔으니..
랜턴으로 돌부리를 확인하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딛지만
캄캄한 길이라서 한번씩 엉뚱한 길로 들어서곤 하니
뫼오름님이 이젠 앞서 나가며 길잡이를 해주신다. 캄샤!
그렇게 50분 가량 전진하여
조선시대 초적두목 임걸년이 진을 치고 말을 길렀다는 임걸령에 도착한다.
4시35, 임걸령 도착..
뫼오름님이 임걸령 샘터에서 물을 채우려 내려가시지만
난 물이 2통이나 채워져 있기에 쫓아가지 않고 있으니
뫼오름님이 얼핏 되돌아보며 빨리 가고프면 먼저 가라고 하신다.
그러나, 혼자 컴컴한 길을 가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기다리겠다고 하며 대기한다.
잠시 후 뫼오름님을 쫓아 다시 출발하여 25분가량 전진하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뫼오름님이 반야봉을 가려면 왼쪽으로 빠져나가야 한다고 알려주신다.
언제부턴가 동행하던 한 산객이 그곳에서 발길을 돌려 반야봉을 향하여 가기 시작한다.
4시59분, 반야봉 삼거리..
조감도 - 반야봉 삼거리 이후 천황봉 까지..
뫼오름님과 다른 한분, 그리고 나는 반야봉을 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한다.
삼거리에서 15분 가량 가다 보니
수풀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는 동녘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오예~
그 즈음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삼도가 만난다는 삼도봉 정상에 당도한다.
5시13분, 삼도봉 도착..
기념촬영, 뫼오름님
기념촬영, 청려장 (나^^)
삼도봉 정상에서 오던 길을 되돌아 보니
구름 띠가 휘감고 있는 노고단 정상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우뚝 솟아있다.
노고단
반야봉쪽을 바라보니 동녘 하늘이 불그스레하게 물 들어가고 있다.
반야봉
뫼오름님이 그곳에서 일출을 맞이하겠다고 하시기에
갈 길이 바쁜 나는 그때부터 홀로 되어 숲길을 헤쳐나간다. 날도 밝아오니 괜찮겠지..
5시20분, 일출을 기다리는 뫼오름님을 남겨두고 홀로 전진..
삼도봉에서 10분 가량 전진하여 화개재를 통과한다.
5시30분, 뱀사골 휴게소 부근의 화개재 통과..
노고단→화개재(4.2km, 1시간43분 소요)
o 화개재(뱀사골 대피소) → 연하천 대피소
화개재를 지나 연하천으로 가는 길..
이제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니 주변 야생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털중나리, 털쥐손이, 며느리밥풀꽃, 각시원추리, 취나물꽃, 산수국, 모싯대..
여명을 받으며 피어 있는 털중나리..
털쥐손이..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밥풀꽃..
배고픈 며느리가 참지 못하고 밥을 몰래 먹다가
시어미에 들켜 맞아죽었다는 끔찍한 전설을 가지고 있는 꽃..
꽃봉오리 한가운데 하얗게 도드라진 두개의 무늬는 며느리가 먹다만 밥풀이라하고..
각시원추리..
각시원추리..
각시 원추리..
원추리꽃 중 가장 이쁘고 세련된 꽃..
우리나라 특산으로서 지리산 노고단이 원산지라 한다.
취나물꽃..
잎파리 색이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산수국..
모싯대
각종 야생화를 감상하며..
토끼봉과 명선봉을 차례로 넘어서 연하천 대피소에 당도한다.
6시35분 연하천 도착..
화개재→연하천 (4.2km, 1시간05분 소요)
연하천..
냇물이 고산 숲속을 누비며 흘러 마치 구름속의 개울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그곳 연하천 대피소에서 김밥 2줄을 10분만에 먹어치우고
물을 보충한 다음 사람들이 바글 바글한 그곳을 서둘러 벗어난다.
o 연하천 대피소 → 벽소령 대피소
6시47분, 연하천 대피소에서 벽소령을 향하여 출발한다.
벽소령 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
삼각봉을 지나 형제봉에 도착한다.
무슨 전설이 전해진다고 하였는데 기억나는 바 없고..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산등성이가 장쾌하다. 멀리 산사이에 가득 채워진 운해도 보이고..
7시17분, 형제봉 도착..
형제봉에서 내려다 보는 산능선과 운해..
형제봉에서 이남준님을 만나 동반산행을 시작한다.
서로 말을 많이 주고받진 않았지만 함께 가는 이가 있다 생각하니 외롭지가 않다.
형제봉으로부터 30여분 전진하여 벽소령에 당도한다.
벽소령..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너무나도 맑아서
하얀 달이 오히려 푸르게 보인다 하여 그렇게 이름지어졌다 하던가..
7시50분, 벽소령 대피소 도착..
연하천→벽소령(6.3km, 1시간 43분 소요)
o 벽소령 대피소 → 세석산장
벽소령에서 썬크림을 바르며 10분 가량 지체한 뒤 세석산장을 향해 출발한다.
덕평봉(1521.9m)를 넘어서니 선비샘이 나타나 그곳에서 물을 보충한다.
8시25분, 선비샘에서 물 보충..
선비샘에서 20여분 전진하여 어느 봉우리에 올라서니
드디어 천왕봉이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많이 왔군..
나중에 지도를 보고 따져보니 그곳이 망바위인 듯 싶다.
8시48분, 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8시56, 칠선봉 통과..
칠선봉과 영신봉을 통과하니 세석산장이 눈에 들어온다.
9시29분, 세석산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細石平田..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고 넓은 고원이며, 철쭉 군락과 구상나무가 유명한 곳이라 한다.
철쭉철은 아니지만..
아름답게 펼쳐진 고산평야와 그속의 산장이 그럴 듯하게 어우러져
그 나름대로 흡족하게 눈 욕심을 채워주고 있다.
9시33분, 물이 한통 있기에 세석산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산장 위 자연관찰로 부근에서 이남준님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9시33분, 세석 도착..
벽소령→세석산장(6.3km, 1시간43분 소요)
세석산장 위 자연관찰로 부근에서 휴식.. 이남준님..
나..
휴식 중에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야생화가 눈에 들어온다.
섬말나리, 동자꽃, 큰뱀무, 짚신나물..
섬말나리.. 요즘은 육지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더니만..
동자꽃
큰뱀무
짚신나물
o 세석산장 → 장터목 산장
10분 가량 휴식을 취한 후, 세석산장을 뒤로하고 촛대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9시41분, 세석산장을 뒤로 하고 촛대봉을 향하여 출발..
10분 가량 급경사 오르막을 빡시게 채고 오르니 촛대봉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촛대봉 정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
9시51분, 촛대봉 정상에 도착..
촛대봉 정상의 기암..
이 봉우리에서 이 산행의 시발지인 노고단과 목적지인 천왕봉을 모두 볼 수 있는데..
갑자기 주변으로 운해가 깔리기 시작하여 그 멋진 풍경을 조망하지 못하게 된다.
아쉬움을 간직한 채 장터목을 향하여 출발한다.
9시51분, 촛대봉에서 장터목을 향하여 출발..
삼신봉을 통과하니 연하봉으로 향하는 툭 터진 개활지가 나타난다.
연하봉으로 가는 길..
10시24분, 연하봉 도착..
연하봉의 기암괴석..
연하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어느 가족.. 어린 친구들도 올라 와있네? 기특한 것들..
10시24분 연하봉에 당도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봉우리를 넘어서니 고사목들이 여기 저기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장터목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장터목 가는 길의 고사목..
장터목 가는 길의 고사목과 구상나무..
10시35분 운해가 나풀거리며 넘나들고 있는 장터목 산장에 도착한다.
장터목..
아주 옛날엔 지리산 남북자락의 마을사람이 모여 물물교환을 했다는 곳..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일을 봤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허긴 옛날이니까..
10시35분, 장터목 도착..
세석산장→장터목산장(3.4km, 54분 소요)
o 장터목 산장 → 천왕봉
장터목에서 10분 가량 휴식을 취한 후 출발하려 하는데
이남준님이 힘들어서 좀더 쉬어야겠다며 먼저 가라고 하신다.
함께 오는 도중 598계단(칠선봉 부근)에서 다리에 쥐가 나 힘겨워 하시더니만..
아쉽지만 다시 홀로되어 제석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10시44분,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
제석봉으로 향하는 길..
급경사 오르막 계단을 땀을 뻘뻘 흘리며 채고 오르니
개활지 여기저기에 고사목들이 우뚝우뚝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 던가..
장터목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길..
50년전에는 이곳의 숲이 무척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로 청년같은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도벌꾼들이 이곳 나무들을 남벌해가면서
도벌 흔적을 없애려 불을 질렀다고 하고, 그 불이 제석봉 일대를 태워
지금처럼 이곳이 나무들의 공동묘지가 되었다고 한다.
제석봉 가는 길..
그 나무들의 공동묘지에서 만나는 야생화들.. 오이풀, 가는잎구절초..
오이냄새가 난다는 오이풀꽃..
오이풀꽃
때 이르게 피어난 가는잎구절초..
10시57분, 제석봉 정상에 도착한다.
10시57분, 제석봉 도착..
제석봉 정상의 고사목..
제석봉 정상의 고사목.. 마치 손을 벌리고 길안내를 하고 있는 모습..
제석봉에서 다시 10여분간 전진하니
천왕봉을 향한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에 당도한다.
11시10분, 통천문 도착..
통천문
통천문을 지나도 천왕봉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계속해서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이제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하는지 발걸음이 천근같이 무거워진다.
그 즈음 길가에 야생화 하나가 언뜻 시선을 끈다.
가만 들여다 보니 노란물봉선이다. 와우~
분홍색 물봉선을 많이 보아왔지만 노란색 물봉선은 처음 만나는 것이다.
티끌 하나 없이 깔대기 모양을 갖추고 있는 샛노란 꽃봉오리에게 정겨이 말을 건넨다.
"니 참 이쁘구나!"
노란물봉선.. 아주 귀한 꽃..
노란물봉선과 인사를 나눈 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모퉁이를 돌아서니 드디어 천왕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천왕봉 정상..
천왕봉 정상..
11시20분, 천왕봉 정상(1915m)을 정복한다. (성삼재로부터 8시간10분 소요)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지만 2년만에 다시 보는 정상 표지석이 반갑기 그지없다.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
11시20분, 천왕봉 정상 등정..
기념촬영..
일단 기념 촬영을 한 뒤
산하를 감상하려고 보니 운무가 천왕봉 주변을 뒤덮고 있어
천왕봉을 겹겹히 둘러싸고 있는 산봉오리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
천왕봉 정상을 뒤덮기 시작하는 운무
할 수 없이..
정상 옆 조망대 위에 붙어있는 조감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천왕봉 조망대 사진
장터목→천왕봉(1.7km, 35분 소요)
o 천왕봉 → 중산리
천왕봉 정상에 앉아
중식 대용으로 가져온 주먹밥을 먹으려다가 입맛이 당기지 않아 그만둔다.
주먹밥 보다는 옆 자리 산객이 먹고 있는 수박과 자두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이궁..
천왕봉 정상에서 10분 가량 머물은 뒤
11시30분, 깍아지른 절벽과 같은 하산길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중산리로 향한다.
그렇게 급경사로 시작된 하산길은..
중산리에 당도할 때까지 한결같이 돌 무더기, 돌 계단으로 형성되어 있어
조깅화를 신고 산행을 하는 나를 진저리가 나도록 괴롭힌다. 그렇잖아도 힘겨운데..
그나마 법계사 부근에서 만난 고추나물과 까치고들빼기가
잠시 피곤함을 잊게 하여준다.
고추나물.. 가을에 잎이 붉게 물든다고 해서 고추나물이라 하고..
잎이 특이하게 생긴 까치고들빼기..
하산길에 내려다 보는 써리봉(?)..
중산리 방향.. 어휴 언제 저기까지 내려갈꼬..
12시18분, 법계사 아래 로타리 휴게소에 도착하여
물을 보충한 뒤 계속해서 하산한다.
법계사..
법계사를 지나 어느 개활지에서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2년전 고교동창들과 첫 종주를 하였을 때,
이곳에서 천왕봉을 올려다 보며 '내가 저곳을 밟았노라!'하며 흐믓해 하였는데
오늘은 구름에 가려 그러한 낙을 갖지 못한다. 쩝~
구름에 가린 천왕봉..
12시58분, 칼바위를 지난다. 이제 거의 다왔구먼..
칼바위..
칼바위를 지나서도 돌 무더기 길은 계속된다. 아흐.. 짜증..
그곳에서 10분 가량 더 내려오니 세면장이 보이고 이어서 중산리 매표소가 나타난다.
오후 1시10분, 중산리매표소 통과하므로써 기나긴 종주길에 마침표를 찍는다.
(총 도상거리: 33.4km, 총 소요시간: 10시간 10분)
고도 그래프 - 구간별 소요시간
o 뒷풀이
매표소를 통과한 뒤 버스를 찾기위해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식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산악회회장님(시열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욜루와여!!
버스에서 갈아입을 옷을 가져온 뒤
회장님 안내에 따라 식당 내실에 있는 세면장에 가서 샤워를 한다. 어~ 죠은 거..
샤워를 마친 뒤 일단 매점에 가서 캔맥주를 사든다. 가장 먹고 싶었던 거..^^
시원한 맥주가 목구멍으로 타 넘어가니 가슴이 쩌르르 하며 뻥 뚫린다. 이 맛이야..
이후..
다른 산악회원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산악회에서 준비한 동동주, 막걸리, 파전 등을 먹고 마신다. 캬~ 죠타!
밤 7시경 모든 일행들이 하산을 완료한 뒤
밤 8시경 대전을 향하여 떠나간다. 기나긴 하루로세..
하룻 사이에 밟고 지나온 봉우리 하나하나가
머리 속으로 파노라마 사진처럼 지나간다. 수고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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