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 양산 천성산(비로봉) (2025.7.5)
o 일시: 2025.7.5(土) 10:30~15:03
o 날씨: 비, 30℃~33℃, 바람 4~5m/sec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41명
o 산행 계획 (코스/거리/시간) :
A코스: 내원사매표소-공룡능선-천성산2봉(비로봉)-내원사-내원사매표소 [11km/ 6시간]
B코스: 내원사매표소-중앙능선-천성산2봉(비로봉)-내원사-내원사매표소 [10km/ 6시간]
C코스: 내원사매표소-내원사-천성산2봉(비로봉)-내원사-내원사매표소 [10km/ 4시간]
o intro..
천성산(千聖山, 922m)은 양산의 최고 명산으로 낙동정맥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가지산, 운문산, 신불산, 영축산과 함께 '영남 알프스' 산군의 일원이다.
과거에는 화엄벌 인근의 922m봉을 원효산, 812m봉을 천성산이라 불렀는데,
양산시에서 이 두 봉우리를 통합하여
922.2m봉을 천성산 제1봉(원효봉), 812m봉을 천성산 제2봉(비로봉)으로 변경하였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천명의 스님에게
원효봉 인근 억새벌판에서 화엄경을 설법하여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고 하여서
억새벌판은 화엄벌(華嚴벌), 산은 천성산(千聖山)으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o 산행 메모
오전 9시40분경, 청도휴게소에 도착하여 화장실에 가는데.. 땡볕이 너무 뜨겁다.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는 더위에 걱정이 앞선다.
오늘 목적지인 천성산 공룡능선도 땡볕에 뜨겁게 달궈졌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공룡능선 코스(A코스)를 포기하고 중앙능선 코스(B코스)로 마음을 돌려놓는다.
가보지 못해 궁금했던 공룡능선은 봄이나 가을에 날잡아 가는 것으로 저장해놓는다.
산이 없어지는 건 아닌니깐..
오전 10시25분, 내원사매표소 주차장에 도착한다.
금일 주관대장은 창도르님이다. 금년 초에 이직하여 거주지가 부산이 되었지만..
지난해 대장직을 맡으며 네 번의 산행안내를 계획했었던 바,
마지막 네 번째의 산행안내를 마무리 짓기 위해, 부산에서 직접 이곳으로 와서 합류한 것이다.
반갑고.. 고맙고.. 고맙다.
단체사진을 찍은 뒤
A코스 산우들은 창도르대장을 따라 주차장 동쪽 상리천 방향으로 이동한다.
무더위 속에서도 공룡능선을 선택한 건각이 7~8명 가량되는 것 같다. 대단한 산꾼들이다.
B코스는 주차장에서 서쪽으로 되돌아나온 뒤
일주문 직전 왼편에 있는 심성교를 넘어 내원사 계곡으로 향한다. 필자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심성교를 넘자마자 왼편에 알송달송한 문자가 새겨진 비석이 눈에 띈다.
초서체로 쓰인 것 같은데 무슨 글자인지 무슨 뜻인지 판독이 어렵다.
AI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 하여.. 숙제로 남겨둔다. ㅠㅠ
용연천이 흘러내리는 내원사 계곡으로 향한다.
5분 가량 걷다보니..
세멘트 포장도로 왼편으로 중앙능선 들머리가 나온다. (오전 10시37분)
이정표는 비로봉까지 거리가 4.75km임을 알려주고 있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언제나 그랬듯 산행초입은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가급적 발걸음을 가베얍게 놀리며 오른다. 고온에 땀범벅 되지 않기 위한 나름의 팁이지만 효과는 미미하다.ㅠㅠ
20분 가량 오르니 북쪽으로 잠시 시야가 트인다. (오전 10시56분)
오늘 A코스 산우들이 가고 있는 공룡능선이 바로 앞 성불암계곡 너머로 험상궂은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오전 11시24분, 안부사거리에 이른다.
왼쪽 길은 성불암계곡, 오른쪽 길은 내원사계곡으로 향한다. 필자는 전진하여 비로봉으로 향한다.
하산 이후 알고 보니, 이곳에서 다수의 B코스 산우들이 더위에 지쳐 내원사계곡으로 하산하였다고 한다.
이후 등로는 이전보다 더 가파르게 이어진다.
10분 가량 오르니 왼쪽으로 멋진 조망처가 나온다.
지나온 서쪽 방향으로, 신불산/영축산에서 남쪽으로 뻗어가는 양산지맥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 산군도 영남 알프스에 속한다.
조금 더 오르다 보니 우측(남쪽)으로도 조망처가 나온다.
천성산 최고봉인 원효봉이 정수리를 살짝 보여주고 있다.
얼핏 갈색톤인 것은 그 부근이 억새평전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전 11시40분, 공룡능선이 2.0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목이 나온다.
그것은 중앙능선과 공룡능선이 합체되어 비로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전 11시51분, 남서방향의 조망처가 나온다.
정면(남쪽)에 원효봉이 보이고..
그 우측(남서방향)으로 영축산으로부터 뻗어내려온 양산지맥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 즈음부터 등로가 완만해져 발걸음이 편안해지니 주변 식생에 눈길이 간다.
산행초입부터 계속해서 만났던 노각나무 꽃..
순백색 꽃잎에 암수술이 빼곡히 달려있다. 꽃모양이 동백을 닮아서 '여름동백'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댕강나무는 잎파리 위에 별모양의 꽃받침을 달고 있다.
꽃잎은 떨어져 흔적도 남지 않은 것 같다.
오후 12시경, 숲그늘이 짙은 안부에 앉아 점심식사..
어찌어찌 하다보니 홀로 B코스 선두에 서게 되었다.
이후 만만한 정도의 오르막을 넘어서고..
나무 그늘 아래로 이어지는 편안한 등로에 접어들어 조금 더 전진하니..
공룡능선과 접하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후 12시32분)
이정표가 비로봉 정상까지 1km 남았음을 알려준다.
A코스 산우들은 아직 이곳에 이르지 않는 듯 싶어 표식지를 깔아준다.
등로는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험상궂은 바위를 휘둘러 가는 구간을 만난다.
그곳을 벗어나면, 하늘로 솟구쳐 오른 커다마한 바위가 나타난다. (오후 12시48분)
그 바위 위에 올라서니 남쪽으로 비로봉, 그 우측으로 원효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중앙능선과 공룡능선이 서로 분기되어 뻗어내려가고 있다.
그곳 이정표는
비로봉 0.1km, 원효봉 3.3km, 내원사 2.6km를 알려주고 있다.
비로봉 정상에 오르기 직전에 바위채송화를 만난다.
잎이 채송화 닮았지만 꽃은 자그마한 별모양으로 다닥다닥 피어있다.
비로봉 정상에는 한 산객이 정상석 앞에 서 있다.
대한토 산우는 아닌 듯 싶다.
오후 12시59분, 정상에 오르고..
앞서 오른 산객에게 인증샷을 부탁한다.
이후 조망 타임..
동쪽으로 울주 대운산.. 기장 달음산..
남쪽으로 해운대 장산, 부산 금정산.. 와~~
가시거리가 좋은 날엔 해운대 장산 너머로 대마도도 보인다고 한다. 와우~~
남서방향으로..
양산지맥.. 그리고 올 초에 다녀왔던 김해 무척산..
서북방향으로.. 울산의 산군들.. 문복산, 고헌산, 문수산, 남암산까지..
완벽한 일망무제의 조망처에 서니 가시미가 뻥 뚫리고.. 더위가 대수롭지 않게 잊혀진다.
현재 정상석 위치한 바위군 아랫쪽에 또 다른 바위군이 있다.
그곳에 태극기가 그려진 석판이 있다.
원래의 정상석이 있던 곳인데 비좁고 위험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오후 1시10분, 정상석 방향과 내원사계곡 방향으로 표식지를 깔아준 뒤, 하산한다.
하산 등로는 한동안 완만하고 편안하다.
등로 주변엔 극상림의 대표종인 서어나무가 숲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오후 1시30분, 내원사매표소가 4.45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 부근에서 내원사계곡에서 역주행하는 7명의 대한토 산우들을 만난다.
그들은 한결같이 등로가 넘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오잉? 하산길은 폭폭해 보이던디..?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그네들의 하소연을 수긍하게 된다.
이후 등로가 가파른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올라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힘겨웠을지 짐작이 간다.
오후 1시55분, 내원사계곡에 접어든다.
그제서야 등로가 점점 편안해진다.
오후 2시06분, 내원사를 지날 즈음..
계곡에 잠입하여 홀로 알탕..
이후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휴게소 카페 들러 시원한 오미자차 한 잔을 사들고 나와 쪽쪽 빨아 먹으며 30분 가량 내려가니..
아침에 산행을 시작했던 중앙능선 들머리가 나온다. (오후 2시58분)
오후 3시03분, 내원사매표소 주차장에 복귀한다. 산행 끝.
산행거리 11.1km에 산행시간 4시간33분 소요되었다.
o 쫑
공룡능선 대신 중앙능선을 선택하길 잘 한 것 같다.
그 덕에 숲그늘 짙은 능선길에서 무더위를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보지 않은 천성산 공룡능선은 봄 또는 가을에 날 잡아서 다녀와야 겠다.
그나저나, 심성교 건너에 있던 비석엔 도대체 무어라 써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