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 정선 두위봉 (2024.1.6)
2024년1월6일(토)
대한토 산우와 함께 정선 두위봉을 간다.
두위봉은 필자가 대한토 오대장으로 활약하던 시절인 2016년1월 안내 및 리딩했었는데
당시 설경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워 두고두고 회자되는 산행지 중 하나이다.
정선 두위봉(1,466m)은 탄광촌으로 널리 알려진 사북읍과 신동읍에 위치하며,
봄에는 철쭉을 비롯한 야생화, 겨울에는 설경으로 아름다운 산이다.
이 산 도사곡의 주목나무 노거수 세 그루는 천연기념물 제433호로 지정되었으며
그 중 가운데 있는 주목은 우리나라 최고령(1,400년)이라 한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가리왕산, 두타산-청옥산, 동쪽으로 함백산-태백산,
남쪽으로 선달산-소백산, 서쪽으로 치악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일망무제의 조망처이다.
오전 10시15분, 도사곡 휴양림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선두는 주관대장인 현진아빠회장이며, 중간은 사인여천대장, 후미는 차미대장이 맡았다.
산행코스는
도사곡 휴양림-주목군락지-두위봉-아라리고개-단곡계곡(11.4km/6시간)으로 계획하였다.
포장도로를 따라 휴양림 시설을 지나고..
오전 10시33분, 산행 들머리에 이른다.
산기슭에 쌓인 눈을 살펴본 뒤 아이젠과 스패치를 착용한다.
이정표는 주목군락지가 3.1km, 두위봉 정상이 5.3km 떨어져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에 등산객이 오지 않았던 듯
눈길에는 짐승 발자국만 보이고 사람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오전 11시28분, 두목군락지가 900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만난다.
그 즈음 선두를 맡았던 현진아빠회장이 고관절 상태가 좋지 않아 뒤로 물러서고
대신 바른길대장이 앞장 서서 선두를 이끌게 된다.
등로는 두터운 눈으로 뒤덮혀 있고, 나무가지까지 쓰러져 있어
앞길을 헤치고 나가는게 쉽지 않다.
대타로 선두를 맡게된 바른길 대장이
등로 찾으랴~ 러셀하랴~ 나뭇가지 치우랴~ 삼중고를 치루지만
꾿꾿하게 선두를 이끈다.
오전 11시59분, 주목 군락지에 이른다.
이 곳에 천연기념물 제433호로 지정된 주목나무 세 그루가 자라고 있다.
1990년 후반에 발견되었으며, 임업연구원 전문가들이 나이테를 토대로
맨 아래 주목 1,100년, 중간 주목 1,400년, 맨 위 주목 1,200년으로 수령을 추정하였다고 한다.
맨 먼저 만나는 막내도 위풍당당한 수형을 자랑한다.
중간에 위치한 주목은
밑동이 나선형으로 비틀린 채 두 개의 큰 가지를 내 뻗고 있어 얼핏 두 그루로 보인다.
최장수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수세가 무척 좋아서
키가 17m, 밑동 둘레 5.85m, 가슴높이 둘레가 4.36m, 직경이 1.39m에 달하는
우리나라 주목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수령이 1,200년인 주목을 지나고..
오후 12시10분경, 능선 안부에 이르러 점심식사..
미역국에 밥 말아서 훌훌 먹은 뒤..
중간 그룹이 올라올 즈음 자리를 비워준다.
오후 12시25분, 바른길 대장을 앞 세우고 산행을 재개한다.
숲은 상고대와 눈꽃으로 치장된 환상적인 세상이 되었다.
파란 하늘과 하얀 상고대.. 으와~~
그나저나..
선두는 등로를 헤치고 나가느라 애를 먹는다.
최근에 지나간 산객이 없다보니..
두텁게 쌓인 눈 때문에 사라진 등로를 찾아내어 러셀하며 전진하지만
쓰러진 나무는 왜 그리 많던지 나무가지까지 치워가며 앞길을 헤치고 나가는 길이 무척 곤혹스럽다.
오후 12시44분, 1379.8m 봉우리에 오른다.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는 개활지에 이른 것이다.
앞으로 가야하는 서쪽 방향으로 밋밋해 보이는 봉우리가 흰눈으로 덮힌 채 모습을 드러낸다.
두위봉 정상은 사북읍에 위치한 봉우리(1470.8m), 신동읍에 위치한 봉우리(1470m) 등 두 곳이 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사북정상이고, 신동정상은 저 너머 서쪽으로 더 가야 만날 수 있다.
봉우리를 벗어나기 전
남쪽을 바라보니 선달산-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시야에 들어온다.
영월 망경대산도 눈에 들어온다. 작년 고산지 산채 체험학습 때문에 3박4일 묵었던 곳인지라 더욱 반갑다.
계속해서 두위봉 정상을 향하여 전진한다.
나뭇가지가 상고대와 눈꽃으로 뒤덮혀 사슴녹각 같다.
물 알갱이가 바람결에 나뭇가지에 들어붙은 상고대
눈이 내려 나뭇가지에 쌓인 설화(雪花)
눈이 녹아 얼음이 된 상태로 나뭇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빙화(氷花)
빙화 위에 상고대와 눈이 겹으로 쌓인 빙설화(氷雪花)..
온갖 아름다운 눈꽃이 등장한다.
오후 1시21분, 증산역 갈림길을 지나고..
오후 1시33분, 민둥산역 갈림길을 지난다.
여전히 아무도 지나지 않은 등로를 헤치고 나가느라
선두대장의 노고가 줄어들지 않는다.
바로 뒤에 쫓아가는 필자도 두터운 눈길을 밟고 가느라 언제부턴가 등산화가 축축해진다.ㅠㅠ
풍채좋은 노거수를 지나고..
오후 1시43분, 헬기장을 지나고..
오후 1시52분, 도사곡휴양림에서 5.3km 전진해왔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니..
두위봉 표지목이 걸려있는 정상이 나온다.
사북정상인 듯 싶다.
이곳에서 서쪽에 보이는 두 갈래 봉우리 중
왼편이 두위봉 신동정상이고, 오른쪽 끝이 철쭉제단 봉우리인 듯 싶다.
사북정상에서 내려와 북쪽을 바라보니..
두타산-청옥산-고적대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시선을 끈다.
오후 1시58분, 안부에 이르니 텐트를 치는 산객들이 있다.
비박하며 설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모양이다.
오후 2시04분, 또 다른 안부에 이르니 여기에도 텐트족들이 진을 치고 있다.
계속해서 신동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나뭇가지 상고대는 한층 더 두텁게 피어 있다.
반대쪽에서 넘어온 텐트족 덕에
이제는 러셀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등로가 잘 닦여 있어
오르막이지만 발걸음이 다소 편안해진다.
정상 중턱에서 되돌아 보는 조망..
저 아래 좀 전에 지나온 텐트 안부가 보이고.. 그 너머에 위치한 밋밋한 봉우리가 사북정상인 듯 싶다.
사북정상 우측 너머로 태백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북서-북쪽으로는
대덕산, 노목산, 두타산-청옥산-고적대가 하늘금을 긋고 있다.
남동-남쪽으로는
태백산-구룡산-선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후 2시09분, 두위봉 신동정상에 오른다.
이곳에서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을 만끽한다.
동-남동쪽.. 태백산-함백산-은대봉-금대봉..
태백산과 구룡산 사이에 영양 일월산까지 시야에 잡힌다.
그곳을 확대하면..
일월산의 산자락이 흐리나마 하늘금을 긋고 있음이 확인된다.
남쪽으로는..
구룡산과 문수산 사이로 봉화 청량산도 존재를 드러낸다.
다시 그곳을 확대해보면..
봉화 문명산과 청량산 축융봉이 하늘금을 긋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남-남서쪽으로.. 소백산-태화산..
그리고 멀리 월악산과 금수산도 시야에 잡힌다.
북서 방향으로도
장쾌한 산자락이 시선을 끈다.
평창 가리왕산, 중왕산, 홍천 계방산..
야생화의 보고 청태산-대미산도 희미하나마 존재를 알린다.
북쪽으로..
두타산-청옥산-고적대..
한바퀴 돌아서 다시 바라보는 동쪽..
함백산-은대봉-금대봉-대덕산.. 산자락 속살까지 기억나는 그리운 능선이다.
조망을 마치고 철쭉제단이 있는 마지막 봉우리로 향한다.
안부에 내려서니..
소백산 일대의 산너울이 아름답다.
계속해서 철쭉제단으로 향하는 길..
상고대로 치장한 철쭉 가지가 멋진 문양을 그리고 있다.
오후 2시18분, 철쭉제단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동쪽 끝으로 두위봉의 주봉인 정선 백운산(1426m)이 시야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20여개의 백운산 중 제일 높은 산으로 하이원 리조트 위에 위치한다.
아라리고개를 향하여 하산..
철쭉 군락지를 지날 즈음..
서쪽으로 조망이 터진다.
치악산 비로봉, 백덕산이 비로소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지인 단곡계곡은 질운산 우측 산자락 아래에 위치한 듯 싶다.
텐트족들이 잘 닦아놓은 등로를 따라 하산한다.
오후 2시29분, 아라리고개를 지나고..
오후 2시53분, 임도를 지나고..
오후 3시08분, 간이 주차장이 있는 단곡2교를 지나..
오후 3시21분, 단곡계곡 주차장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2.86km에 5시간03분 소요되었다.
상고대, 설화, 빙화, 빙설화로 치장된 아름다운 하얀 숲..
천년을 넘게 살았어도 수세가 화려한 주목 노거수..
일망무제의 조망.. 날것의 아름다움을 품는 멋진 산행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