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함박산-깃대봉-국사봉-매봉 (2022.1.29)
o 이동 : 자택 -> 연산삼거리휴게소
오전 7시30분, 세종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계룡으로 향하는 시내버스(3002번)에 탑승한다.
오전 8시10분, 계룡시 양정고개에서 하차하여 논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체크해보니,
303번 버스가 8시50분에 지나는 것으로 나온다.ㅠㅠ
택시를 잡으면 15분 가량 걸리고, 요금은 대략 10,000원 남짓 나오는 듯 싶다.
어쩔까 말설이다가, 백조형님에게 전화해보니 5분 뒤쯤이면 이곳을 지날 것 같다고 알려준다. 오키도키..
그렇게 기다리던 중 한 승용차가 스윽~ 다가와 정차를 한다. 현출이 회장님을 모시고 가는 중에 나를 발견한 모양이다.
일단 땡큐하며 올라타고선, 백조형님께 전화로 알려드린다. 회장님이 "야~~타!"하기에 그 편으로 먼저 가게되었다고..^^
오전 8시30분경, 연산삼거리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산우들이 도착하여 대기중이다.
약속된 시간 보다 많이 이르지만
최근 코로나 상황이 더욱 악화되다보니, 별도 의식 없이 산개하여 출발한다.
다큐 대장이 연산삼거리휴게소에서 이후 나타나는 산우들을 챙기는 것으로 정리되었기에
나도 앞서간 산우들을 쫓아 출발한다.
o 산행개시 : 연산삼거리휴게소 -> 천호봉 남단봉(정자봉) -> 황룡재
오전 8시39분, 산행 들머리에 진입한다.
산행들머리는 지난 해 천마봉-천호봉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였던 곳이라 다소 익숙하다.
첫번째 목적지는 천호봉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봉우리다. 정자가 세워진 곳으로 기억한다.
등로는 완만히 이어지고..
오전 8시50분, 어느 묘지 앞을 지나던 중 시야가 트이는 방향을 바라보니
눈에 익은 봉우리 두 개가 나타난다. 오늘 지나가는 깃대봉과 국사봉이다.
저 두 봉우리 사이에 주말농장 부지가 위치하기 때문에 나로선 남다른 곳이다.
오전 9시05분경, 천호봉 남단봉에 올라서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예전에 지나온 천호봉 방향 능선을 뒤돌아 본 후 남쪽 황룡재 방향으로 전진한다.
완만한 능선을 20분 가량 걷다가
오전 9시28분 황룡재로 내려선다.
o 황룡재 주차장
황룡재 주차장에는 커다마한 황산벌전적지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1,400년 전 백제가 신라를 맞아 최후의 격전을 벌이던 상황을 소상히 알려주고 있다.
황산벌은 오늘 산행하는 함박봉-깃대봉-국사봉-매봉이 감싸고 있는 신양리 일대이다.
함박봉 정상에 오르면 저 황산벌 격전지가 한눈에 내려보이리라 기대해본다.
o 산행: 황룡재 -> 함박봉 -> 깃대봉 -> 한민대삼거리
오전 9시37분, 함박봉으로 향한다.
오전 9시50분, 함박봉 정상에 오른다.
우선 남쪽 국사봉 아래에 위치한 한민대가 시선을 끈다.
그 부근 일대가 주말농장 부지가 있다. 20년전 한 필지 분양 받았는데,
아직까지도 분할등기가 되지 않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어, 내게는 계륵같은 땅덩어리다.ㅠㅠ
동쪽 너른 벌판 너머로 탑정호 출렁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 익산 미륵산도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방 일대를 둘러보면
깃대봉, 국사봉, 매봉, 함지봉 등으로 둘러싸고 있는 이쪽 편의 벌판이 아까 안내판이 알려주던 황산벌 격전지이다.
내가 서 있는 함박봉 뒷편 금산뱡향에서 세 갈래의 신라군이 저 아래 황산벌로 밀려들어왔고..
백제 의자왕으로부터 출정 명령을 받은 계백은 군사를 이끌고 저곳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항전을 벌였던 것이다.
1,400년이 지났지만 의구한 산천은 그날의 처절함과 아픔을 기억하게 해준다. 피비린내까지 느껴지진 않지만..^^
몬난이 계란 에피소드..
함박봉에서 산우 한분이 삶은 계란을 건내준다.
근데,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 억지로 벗겨내어 저렇게 몬난이를 만들었더니
한껏 쿠사리를 준다. 계란 껍질도 깔줄 모른다며..ㅠㅠ
그러면서 깔끔하게 껍질을 벗겨낸 다른 계란을 건내주고 저 못난 계란은 한 켠에 치워놓는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현진아빠대장이 배고프다며 저 몬난이를 우걱우걱 먹어치웠다. 에피 끝.^^
함박봉에서 깃대봉으로 향하는 완만한 등로를 20분 가량 전진하니
회장님이 깃대봉 정상에서 산우들을 기다리며 열일하고 계신다. (오전 10시33분)
이후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꽤 운치 있는 길이다.
오전 10시57분, 한민대 갈림길을 지난다.
깃대봉과 국사봉 사이의 고갯길이다.
등로 우측으로 내려가면 한민대 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다.
현진아빠대장, 산작골님 등등 일행은 이곳에서 점심식사후 하산하겠다고 하기에..
나와 맥사이버님은 그네들과 작별하고 국사봉 방향으로 향한다.
o 산행 : 한민대 갈림길 -> 국사봉 -> 양촌면 명암리
오전 11시08분, 국사봉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바위 위에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는다.
그곳에서 홀로 도시락을 꺼내어 먹으며 주변을 살펴보니
국사봉 우측 아래에 한민대가 얼핏 시야에 들어온다.
그 앞에 운동장이 있고, 그 안쪽 계곡 방향으로 농지가 보인다. 누군가 저 주말농장 부지를 개간한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언젠가 나도 저 부근 적당한 곳에 울타리 치고 나무나 심어야겠다.
한민대 계곡으로부터 국사봉으로 오르는 등로는 비교적 완만하다.
편안한 걸음으로 20분 가량 올라 국사봉 정상에 당도한다. (오전 11시45분)
정상석에 지팡이를 얹어놓고 인증샷을 찍는다.
연산정이라는 현판이 걸린 정자에 올라가니..
전방에 황산벌 너머로 계룡산 천왕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천왕봉으로부터 이어진 계룡시 향적산도 가까스로 분별된다.
작년 이맘때 저 향적산으로부터 함지봉,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한 뒤
연산사거리 방향으로 하산했던 기억이 아물아물 떠오른다.
그 즈음 심란한 맘을 달래려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계획했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그 병이 다시 도져서 작년의 그 코스(총 265km)를 답습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은 아들의 원에 의해 함께 간다. 내친김에 비행기 예약까지 마쳤다.
아들과 함께 하는 '개고생 여행'이 남다르게 기억에 남으리라 기대해본다.
국사봉으로부터 하산하는 길은..
노란리본이 걸려있지만 길같지 않은 길로부터 시작된다. (오전 11시50분)
그 만치 사람 발길로 닦여지지 않은 등로를 미끄러지듯 한참을 내려간다.
15분 가량 수풀을 헤치며 내려서니 등로 우측으로 시야가 터지는 곳이 나온다. (오후 12시07분)
오전에 지나온 천호산 남단끝 봉우리로부터 함박봉, 깃대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사이 고갯길을 통하여 신라군이 저 아래 황산벌로 쳐들어왔으리라..
서기 660년 7월 9일
신라 장수 김유신이 5만명의 군사를 이끌고 백제 수도 부여로 향하던 중
백제 장수 계백은 5천명의 군사를 끌어모아 저 황산벌에 진을 치고 결사 항전을 벌였다.
백제군은 이틀 동안 4차례의 전투를 벌여 신라군을 격퇴하였으나
신라화랑 반굴과 관창이 효수되어 돌아오자 비분강개한 신라군이 5번째 총공격을 개시하여
결국 계백을 비롯한 백제군은 처절히 패퇴한다.
신라군 5만명과 백제군 5천명이
칼과 창을 휘두르며, 활를 쏘아가며 목숨을 걸고 뒤엉켜 육박전을 벌인 저 벌판을
1,400년전의 피비린내 느껴보려 구설구석 살펴본다.
그러던 중 사인여천님이 나타나 말동무하며 산행을 속개한다.
이후 이어지는 수상쩍은 등로..
어렵게 헤쳐나가다가 멧돼지 길에 홀려서 민가로 하산한다.
민가를 벗어나, 신양리 버스정류장을 지난다. (오후 12시32분)
장삼이사대장에게 연락하여 매봉 들머리를 물어보니..
카톡으로 위치를 알려온다.
o 산행 : 양촌면 명암리 -> 매봉 -> 연산삼거리휴게소
장삼이사대장이 알려준 마을을 찾아가서, 그곳에 깔아놓은 표식지를 따라가다 보니
묘지 부근에 대기하고 있는 선두일행을 만나게 된다. (오후 12시54분)
이후 선두 일행들과 동행하며 전진한다.
선두일행은 모두들 준족이다.
어찌나 빠르게 걷던지 거의 뛰다시피 한다.ㅠㅠ
그렇게 10여분 전진하니 매봉 전위봉인 듯 싶은 전망 좋은 봉우리에 당도한다. (오후 1시10분)
그곳에서 남쪽 방향으로 오늘 산행길과 황산벌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깃대봉 우측으로는 대둔산 일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천등산과 바랑산도 존재를 알리고 있다.
이후에도 선두 일행은 뛰어가듯 전진한다. ㅠㅠ
오후 1시26분, 매봉 정상에 당도한다.
하산..
오후 1시37분, 성균관장으로부터 효자상을 받았다는 가평이씨 문중의 묘소를 지나고..
오후 1시45분, 연산사거리로 하산하여 원점(연산삼거리 휴게소)으로 향한다.
오후 2시경, 연삼삼거리 휴게소에 복귀하여 산행을 마친다.
운동거리는 14.1km, 산행시간은 5시간 23분 소요되었다.
o 귀가 : 연산삼거리휴게소 -> 자택
황산벌의 피비린내,
주말농장 부지의 떨떠름한 맛,
대한토 선두의 매서운 발거름 맛 등을 느끼는 산행이었다.
현출님의 승용차편을 이용하여 양정고개까지 이동 한 후,
계룡시에서 2003번 버스에 탑승하여 세종시로 복귀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