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100대명산

산행기 - 설악산 공룡능선 (2009.10.10)

청려장 2009. 10. 16. 07:04

"산행기 - 설악산 공룡능선"

외설악 전경 (촬영지점: 금강문 부근)

공룡능선 (촬영지점: 신선대) [촬영: 충곡부회장]

o 일시: 2009.10.10(土) 03:33~15:28 (총 11시간 55분) o 날씨: 맑음 10.7℃~20.2℃ (강원도 속초) o 코스: 소공원→비선대→마등령→나한봉,1275봉,천화대,신선대→희운각→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o 거리: 20.1km o 참석: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34명 ☆ Time Table :
시 각 구 간 거 리 시 간 속 도
03:33~04:21 소공원→비선대 3.0km 0:58' 19'20"/km
03:33  소공원 매표소
03:37  공원 [단체사진: 3분]
03:44  신흥사 일주문
03:47  울산바위 갈림길 (비선대 2.5km, 울산바위 3.3km)
04:09  식당가(영심이네) [탈의 5분]
04:17  만남의광장
04:21  비선대 갈림길(마등령 3.5km, 금강굴 0.6km, 양폭대피소 3.5km, 희운각대피소 5.5km)
04:21~06:52 비선대→마등령 3.5km 2:31' 43'08"/km
04:21  비선대
04:56  이정표 (비선대 0.7km, 마등령 2.8km)
06:03  이정표 (비선대 2.5km, 마등령 1.0km)
06:25  금강문
06:30  이정표 (비선대 3.0km, 마등령 0.5km) [일출 감상 11분]
06:52  마등령 정상(1,320m)
06:52~07:21 중식 (마등령 정상) - 0:29' -
07:21~11:50 마등령→희운각 5.1km 4:29' 52'44"/km
07:21  마등령 정상
07:24  오세암 갈림길
07:52  나한봉
08:08  고개-로프
08:24  무명봉 (마등령 1.1km, 희운각대피소 4.0km)
08:54  협곡 조망터 [촬영 6분]
09:18~09:55  1275봉 [안부 대기 5분, 정상 등정 7분, 정상 촬영 19분, 안부 하산 6분]
10:22  샘터 (희운각 2.4km, 마등령 2.7km)
10:36  천화대
11:08  신선대 [촬영 17분]
11:43  무너미고개
11:50  희운각대피소
11:50~12:32 중식 (희운각대피소) - 0:42' -
12:32~14:36 희운각→비선대 5.5km 2:04' 22'32"/km
12:32  희운각대피소
13:03  이정표 (희운각 1.1km, 양폭대피소 0.9km, 비선대 4.4km)
13:21  폭포(천당폭?)
13:27  폭포(양폭?)
13:32  양폭 대피소
14:19  이정표 (대청봉 7.0km, 비선대 1.0km)
14:36  비선대 갈림길
14:36~15:28 비선대→소공원 3.0km 0:52' 17'20"/km
14:45  와선대
14:50~15:08  와선대 부근 계곡 [알탕 18분]
15:24  신흥사
15:28  소공원
종 합 03:33~15:28 20.1km 11:55' 35'34"/km (1.68km/hr)
※ 지체시간: 총 2시간32분 (조식&중식 1시간11분, 휴식&조망 1시03분, 알탕 18분) ☆ 산행코스

산행 개념도

◎ 등반 메모 ◎
o Intro.. 2년만에 공룡능선에 다시 간다. 공룡능선. 깍아지른 첨탑들이 공룡의 등짝처럼 험상궂게 늘어서 있는 그 능선은 상상만 하여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짜릿한 산행코스다. 당초 계획은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오른 후 희운각으로 내려간 뒤, 신선대로부터 마등령까지 이어지는 공룡능선을 타기로 하였는데 단풍철을 맞아 산객들이 너무 많다는 소식을 접한 봉평산행대장이 대청봉 코스를 접고 공룡능선만 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다소 아쉽다 생각했지만 그것이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음을 산행후 알게된다.

설악산(雪嶽山, 1,708m)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의 시, 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비롯하여 70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구분한다. 근래에는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붙이기도 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쪽은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한다.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 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등 폭포, 백담사, 봉정암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나다.

설악산은 봄의 철쭉 등 온갖 꽃, 여름의 맑고 깨끗한 계곡물, 설악제 기간을 전후한 가을 단풍, 눈덮인 겨울 설경 등 사계절이 절경을 이룬다. 가을이면 대청봉 단풍을 시작으로 전국의 산은 옷을 갈아입고 화려하게 치장한다. 대청 중청 소청봉을 필두로 화채봉 한계령 대승령 공룡능선이 그 다음으로 타오르다 용아장성과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온 뒤 장수대와 옥녀탕까지 빠른 속도로 붉게 물들인다. 이중 공룡능선은 산악인들이 설악단풍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곳이다. 외설악의 암릉미가 동해와 화채릉의 짙푸른 사면과 어우러진데다 서쪽의 용아장성과 기암도 장관이다.

공룡능선은..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마등령으로부터 무너미고개 사이의 5.1km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은 거대한 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울퉁 불퉁하고 기묘한 화강암 봉우리들이 용트림 하듯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어 설악산 최고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능선상의 천화대, 1275봉, 칠형제봉은 천불동을 향해 내리꽂혀 있고 능선이 감싸고 있는 설악골, 잦은 바위골 등은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능선 동편으로는 속초시 너머로 동해바다가 보이고, 서편으로는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늘어서서 난공불락의 장성처럼 뻗어 있는 용아장성, 그리고 귀떼기청봉으로부터 안산에 이르기까지 하늘과 맞닿은 채 달려가는 장쾌한 서북주능선이 둘러싸고 있다.

설악산 능선도

산경도

설악산 국립공원 (구글)

o 이동.. 10월09일(금) 밤 11시 평송 앞에서 산학회버스가 출발한다. 밤 11시20분 대전 IC를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아수라백작총무가 인사와 안내를 진행하여 마친 후 청소년 월드컵축구 한국과 가나간의 8강전 중계(결과 - 2:3으로 석패)를 보다보니 어느덧 날짜가 바뀌어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고 버스는 중부고속국도를 경유하여 영동고속국도에 진입하여 달리고 있다. 10월10일(토) 오전 01시10분, 원주 JC에서 중앙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북진하고.. 오전 01시38분, 홍천 IC에서 고속국도를 빠져나와 44번국도에 진입하여 북동진.. 오전 02시39분, 인제에서 46번국도로 갈아탄 뒤 계속해서 북동진한다.

교통궤적

오전 02시55분, 인제 용대3리에서 우회전하여 56번 지방도에 진입한 뒤 동진하여 미시령 고개를 넘고.. 오전 03시09분, 속초 프라자랜드에서 남쪽으로 꺽어돌아 척산온천 방향으로 전진.. 오전 03시22분, 설악산 소공원 매표소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소공원 매표소 주차장

반달

버스에 내리니 어두운 하늘에 별들은 총총 빛나고 반달은 이쁘게 웃고 있다. 맑은 날이다. 날씨가 예상했던 것 보다 춥지 않기에 '반팔티+긴팔티' 위에 걸쳐입었던 조끼를 벗어 배낭속에 꾸려넣는다.

설악산 소공원 매표소

o 소공원 → 비선대 오전 03시33분, 봉평대장을 앞세우고 검표소를 통과하여 소공원으로 향한다.

검표소

산행개시

5분 가량 전진하니 소공원 광장이 나온다. 광장 한켠에는 돌비석이 세워져 있기에 가까이 다가가보니 UNESCO 기념비다. 설악산 일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생물의 분포서식지로서 1982년 유네스코에 의해 대한민국 유일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는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비석이라 한다. 대한민국 유일? 점봉산도 그렇다던데?

UNESCO 표석

소공원 광장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소공원 - 단체사진

오전 3시44분, 신흥사 일주문을 지난다.

신흥사 일주문

곧이어 우측편으로 청동대불좌가 있는 듯 싶은데 캄캄한 밤이라 윤곽도 보이지 않기에 그냥 지나가며 산행 중 안전을 돌봐주시길 기원한다. 인사는 날이 훤한 하산 중에 하리라.. 오후 3시47분, Y자형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은 울산바위로 가는 길이고 마등령 길목인 비선대는 왼쪽으로 가야 한다. 왼편 길에 접어드니 산책로 같은 길이 계곡을 옆에 두고 이어진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계류 소리, 살랑살랑 부딪치는 나뭇잎 소리, 선선히 뺨을 두드리는 가을밤의 숲공기 등을 음미하며 느긋하게 20분 가량 전진하여 나즈막한 계단을 올라서니 식당가가 나온다. 그 즈음 몸이 적당히 뎁혀진 듯 싶어 잠시 멈춰 선 뒤 속에 입은 반팔티를 벗어 배낭속에 집어 넣는다. 긴팔티 하나만 입어도 좋을 선선한 날씨인 것이다.

울산바위 갈림길

식당가 - 영심이네

그 사이 많은 회원들이 앞서 지나간 듯 싶다. 조금씩 발걸음을 재촉하여 5분 가량 전진하니 길 우측편에 비선대 안내판이 보이고 곧이어 만남의 광장 건물이 나온다. (오전 04시17분) 비선대 감상도 하산 중에 하기로 하고 건물 안쪽을 통과한 뒤 이어지는 무지개다리를 건넌다.

비선대 만남의 광장

무지개다리

o 비선대 → 마등령 무지개 다리 끝에 갈림길이 있다. 왼편은 천불동 계곡으로 향하는 길, 우측은 마등령으로 오르는 길이다. 오후 4시21분, 우측 마등령으로 향한다. 이제 가파른 오르막 길이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10여분 가량 열심히 오르니 비선대로부터 400m 올라왔음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온다.

비선대 갈림길

마등령 3.1km

그곳에서 선두일행을 만난다. 이곳에서 선두그룹을 모으기 위해 휴식을 취하며 대기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12명이 모아졌으니 이제 출발해야겠다며 다시 전진하기 시작한다.

선두일행

등로는 계속해서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돌계단 길

오전 4시56분, 비선대로부터 700미터 올라왔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니 등로가 한층 완만해진다. 그런데 그 즈음부터 이제까지 잘 작동되던 PDA가 말썽을 일으킨다. 점차 화면이 티미하게 변하더니만 급기야 꺼져버린 것이다. 지난 달 어느 날의 우중산행 때문에 PDA 메인보드가 타버려 A/S 센터로 보냈지만, 그쪽으로부터 소생불능을 통보 받았다. 그런데 그 후 2주만에 어찌어찌 하다 살아났기에 엊그제 시험 작동을 하여 정상상태로 소생되었음을 확인했다 싶었는데.. 그래서 오늘 실전에 투입하여 정상적으로 지시되는 GPS 궤적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산행을 하고 있었는데.. 또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다. 흑~ 이후 비상수단인 '궁딩이 찌르기(Reset)'를 하며 소생시키려 애써봐도 소용이 없다. 결국 포기하고 PDA를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끙~

마등령 2.8km

완만해진 길

이어지는 등로. 점차 밀도가 더 해가는 산객들 때문에 지체 정체가 반복된다. 30분 가량 전진하다 뒤돌아보니 컴컴한 대기 저편으로 길게 띠를 이루고 있는 불빛이 보인다. 위치를 미루어 짐작하건데.. 뒷편 불빛이 밀집된 곳은 동해바다를 앞에 둔 속초시내이고, 앞에 서너 개의 불빛이 보이는 곳은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소공원인 듯 싶다.

속초 야경

오전 6시03분, 마등령이 1.0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 이정표 가운데에 누군가가 '샘터'라고 써 놓았다. 근처에 약수터가 있는 모양이다.

이정표 - 마등령 1.7km

이정표 - 마등령 1.0km (샘터)

그 즈음부터 등로는 더욱 완만해지고 하늘은 어두운 군청색으로 채색되기 시작한다. 날이 밝아오려는 모양이다. 등로 왼편에 나뭇가지 너머로 사람소리가 나기에 바라보니 몇몇 산객들이 나즈막한 봉우리 위에 올라서 있다.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해 뜨길 기다리는 사람들..

내 생각으론 아직 이른 시간인 듯 싶어 계속해서 전진하니 전방에 눈에 익은 봉우리 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청봉과 중청봉이다. 그 왼편 하늘이 점차 붉어오기 시작한다.

여명 - 대청봉과 중청봉

이후 잠시 공룡능선의 몸통이 모습을 보여준다. 와우~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공룡능선상의 봉우리 중 좌장격인 1275봉이다.

대청봉과 공룡능선

이제 일출이 곧 시작될 듯 싶은데 등로에 산객들이 가득차서 조망이 좋은 곳으로 쉽게 전진할 수가 없다. 어느 암봉을 지난다.

암봉과 단풍

짙게 물든 단풍나무 잎이 기묘하게 솟은 암봉의 어둠을 배경으로 붉게 빛난다.

단풍

금강문을 통과하니 전방에 공룡능선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금강문

마등령 이후 첫봉우리인 나한봉으로부터 공룡의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와~

공룡능선 - 나한봉으로부터 신선대까지

공룡의 한 가운데에 1275봉이 우뚝 솟아 있고, 1275봉과 신선대 사이에 있는 천화대와 범봉도 희미하나마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공룡능선 - 1275봉, 신선대, 범봉

오전 6시30분, 마등령이 500미터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만난다. 그곳에서 뒤돌아서서 속초 앞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

일출 1

일출 2

일출 3

새해의 붉은 기운을 가슴에 흠뻑 담은 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되돌아보니 이제 막 새해를 출산한 동해가 속초시내 너머로 내려다보인다. 불덩이를 내놓은 바다는 산통(産痛)을 언제 겪었냐는 듯 잔잔히 일렁일 뿐이다. 그 품이 무한히 너그러워 보인다. 이제 대지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속초 앞바다

시선을 넓게 펼쳐보면 외설악의 봉우리들이 빠짐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해를 등지고선 하늘금을 긋고 있는 화채봉.. 동해를 바라보며 보초를 서고 있는 세존봉..

세존봉과 화채봉

그 우측편으로는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이 중청의 보필을 받으며 서있고 그 앞쪽으로 나한봉으로부터 1275봉을 지나 신선대로 이어지는 공룡능선은 화채봉 아래 천불동 계곡으로 뻗어가고 있다.

화채봉과 대청봉

두 장의 사진을 합성하면 외설악의 전경이 완성된다.

외설악 전경

외설악 전경

오전 6시52분 마등령 정상(1,320m)에 이른다.

마등령 정상(1,320m)

마등령(1,320m)은..
행정적으로 인제군 북면과 속초시가 경계를 이루며, 외설악과 내설악의 경계를 이루기도 한다. 과거 교통이 발달하기 전에는 한계령과 더불어 동해안 쪽의 사람들이 내륙으로 넘나들던 중요한 고갯마루였다. 올라가는 길이 험준하여 기어 올라가야 한다고 하여 마등령(摩登嶺)이라 하던 것이 지금은 마등봉과 나한봉 사이의 잘록한 허리가 말등 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등령(馬登嶺)이라 부른다.  - 참조: 다음블로거 아미산님의 산행기 "공룡능선" -

마등령 공터에 자리잡고 아침식사를 한다. 오늘 우리 산악회에는 100회 산행을 맞은 회원이 세 분이나 있다. 즉, 나뭇꾼님, 보라향기부회장님, 무대뽀님이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그러한 경사를 자축하기 위해 나뭇꾼님은 김밥과 삶은계란, 보라향기님은 가래떡, 무대뽀는 맥주를 준비해오셨다. 무대뽀표 맥주는 산행을 마친 후 마시기 위해 소공원에 남겨두었고, 나머지는 각 회원들에게 배급되었다. 그렇게 배급 받은 김밥, 삶은계란, 가래떡을 배낭에서 꺼내놓고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다. 이렇게 맛 있는 것을 준비해주셨으니 축하해 마지 않을 수 없고나.. *^^* 세 분 모두 왕 축하드립니다!!!

아침식사 - 나뭇꾼표 김밥, 나뭇꾼표 삶은계란, 보라향기표 가래떡

o 마등령 → 1275봉 고개 오전 7시21분, 나한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나한봉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알지 못하지만, 들쑥날쑥 기립한 봉우리의 형세가 마치 부처님의 제자인 16나한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나한봉

오전 7시24분, 안부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오세암이 나오고, 직진하면 나한봉이 나온다.

오세암 갈림길

계속해서 나한봉 방향으로 오르던 중 왼편으로 속초 앞바다가 다시 시야에 들어온다. 속초 시내에 있는 영랑호와 청초호도 뚜렷히 그 윤곽을 드러낸다. 속초시에 인접하여 외따로이 솟아 있는 봉우리가 달마봉이다. 그 달마봉과 우측 화채봉의 말단봉우리인 집선봉 사이의 계곡에 소공원이 위치한다.

속초 - 영랑호와 청초호

무명봉을 하나 넘어서니 남쪽 방향으로 시야가 확 트인다.

나한봉 가는 길

귀떼기청봉으로부터 안산으로 내달리는 서북능선이 장쾌하다.

서북능선

가까운 오른편 지능선은 하얀 암벽을 울긋불긋한 단풍 옷으로 다 감추지 못한 채 하얀 속살을 햇살 아래 드러내놓고 있다.

지능선의 하얀 암벽

암벽 뒷편 멀리 위치한 백담사 계곡은 솜털 같은 구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백담사 계곡 (Zoom-Up)

그나저나 등로를 가득 메운 산객들 때문에 전진이 쉽지 않아 지척에 있는 나한봉을 넘는데도 10여분이 넘게 걸린다.

나한봉

나한봉 주변의 나무들은 한결같이 능선방향으로 가지를 뻗치고 있다. 이곳에 계곡바람이 얼마나 드세게 불어오는지를 평생 이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목들이 알려준다.

나한봉 주변의 나무

오전 7시52분, 나한봉을 넘어서니 1275봉이 가까이 다가온다.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무명봉이다.

1275봉과 무명봉

우측의 서북능선 안쪽에는 탐라계곡과 가야동 계곡 사이로 용아장성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용아장성

그 부근 길목에서 만난 오이풀. 먼지터리개 형상의 꽃송이가 짙은 분홍빛으로 물들어있다.

산오이풀

조금 더 전진하다 되돌아보는 나한봉. 마등령에서 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마등령에서 볼 때는 16나한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였지만, 이쪽에서 볼 때는 삼각형으로 솟은 하나의 암봉일 뿐이다.

되돌아본 나한봉

이제 무명봉이 가까이 다가온다. 저 무명봉은 이쪽 방향에서 볼 때는 날카로운 첨봉으로만 보이지만, 반대쪽에서 바라보면 좌우로 펼쳐진 웅장한 장벽처럼 보일 것이다. 나한봉과 마찬가지로 이쪽 방향과 반대방향의 모습이 완전히 상반된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봉우리인 것이다.

무명봉

바로 앞에 있는 고개 앞으로 다가서니 전방에 1275봉과 천화대의 범봉이 잠시 신비한 모습을 내비친다. 마치 비밀문을 열고서 신선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것 같다.

고개 너머로 잠시 보이는 1275봉과 천화대 범봉

고개 너머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계곡에는 기나긴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무척 많은 산객들이 순서를 기다리느라 산행시간은 계속해서 늘어진다.

로프

내리막

기나긴 내리막길을 지나 안부에 다다르니 무명봉이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곧이어 무명봉 정상을 형성하는 두 암봉 사이의 V자 홈을 통하여 무명봉 정상을 넘어간다. (오전 8시24분)

무명봉

무명봉 정상

이어서 '마등령으로부터 1.4km 전진하였고, 희운각이 3.7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니 전방에 1275봉이 위봉을 드러낸다. 공룡능선상의 봉우리 중 가장 위엄이 높은 봉우리로서, 이 봉우리 또한 반대편에서 바라볼 때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 1,275봉은 공룡능선의 주봉격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된 이름이 없다. 그것은 웬만한 이름이 봉우리의 수려한 미모에 어울리지 않아서 그냥 산의 높이로 이름을 대신하는 것이라 한다. V자형으로 패여진 1275봉 고개의 왼편에 있는 봉우리가 정상으로서 공룡능선상 최고의 전망대라 한다. 오늘 저 정상을 꼭 올라가 보리라..

1275봉

1275봉 직전 안부에는 말등처럼 나즈막하게 내려앉은 암릉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 속초시내가 다시 관측된다.

1275봉 직전 안부

충곡은 그 부근 난간 위에 올라서서 속초 앞바다를 향하여 대포를 정조준 한다.

충곡

단풍이 짙게 드리워진 안부를 지난 뒤..

단풍 숲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저편에서 날카로운 첨봉으로만 보이던 무명봉이 이제 웅장한 장벽으로 변모하여 우뚝 솟아 있다. 1275봉이야 봉우리의 높이로나마 이름을 대신하고 있다지만, 저 멋진 봉우리는 봉우리 높이 조차도 알려지지 않아 그저 무명봉으로만 불리운다. 그에 대한 얘기를 충곡에게 말하니 그럼 내 닉을 붙여서 '청려봉'이라고 하란다. 그렇지!!! 그리하여 저 멋진 봉우리가 '청려봉'으로 등재된다. 그런데 어디에 등재를 해야하지? ^^ 암튼, 땡큐~ 충곡!!!

무명봉 - 청려봉

청려봉이 솟아오른 파란 하늘에는 반달이 떠 있다. 오늘 이 멋진 봉우리가 이름을 갖게될 것임을 예견하고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착각도 자유지만.. ^^

청려봉과 반달

반달 (Zoom-Up)

그나저나 언제부턴가 남쪽 방향에서 요란스런 기계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쪽 방향을 바라보니 서북능선의 한 봉우리 위에 헬기 한 대가 떠 있다. 그곳에 무슨 사고가 난 모양인데.. 인명사고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헬기

오전 8시54분, 1275봉 직전 안부에 들어서니 왼편 양 암벽 사이로 세존봉 능선이 보인다. 그 뒷편으로 울산바위도 모습을 보여준다.

세존봉 능선

마치 협곡 같은 그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서 세존봉 능선을 살펴본다. 새벽에 마등령으로 오르던 길은 가운데 뾰족하게 솟은 세존봉과 그 아래 옆으로 길게 누워있는 암반 사이로 이어지는 듯 싶다.

세존봉 능선

암벽지대 아래 설악골으로 흘러내리는 산자락은 울긋불긋한 색동옷을 입고 있다.

설악골의 단풍

그 앞에서 여기까지 줄곧 함께 이동해온 충곡부회장 및 화산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다.

충곡, 화산님, 청려장 [촬영: 충곡부회장]

촬영을 마치고 1275봉을 향하여 올라..

1275봉 직전

1275봉 고개

오전 9시18분, 1275봉 고개에 이른다.

1275봉 고개

1275봉 고개에서 오던 길을 되돌아보면 무명봉(청려봉^^)과 나한봉이 웅장한 골격을 드러내놓고 있다.

나한봉과 무명봉(청려봉^^)

바로 앞에 보이는 무명봉(청려봉^^)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인다. 볼수록 매혹적인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얼른 청려봉으로 등록을 해버려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무명봉(청려봉^^)

o 1275봉 정상 1275봉의 좌측 암벽은 특이한 문양을 띠고 있다. 충곡이 그 모습을 가르키며 용암이 흘러내리다 굳어버린 것 같다고 일설한다. 그럴 듯 하이..

1275봉 암벽 - 좌측(서쪽)

1275봉 암벽 - 우측(동쪽)

1275봉 정상은 우측 암벽을 타고 오를 수 있다. 일행들에게 1275봉 정상이야 말로 최고의 조망터임을 강조한 뒤 함께 정상으로 오르자고 부추긴다. 충곡은 솔깃하여 바로 OK를 하지만 화산님은 망설인다. 최근 감기몸살 때문에 오늘 산행을 하는 것 조차도 무리인데 다소 위험해 보이는 암벽을 타자고 하니 그럴 수 밖에 없으리라.. 할 수 없이 충곡과 둘이서만 암벽을 타고 오른다. (오전 9시23분) 조금 오르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산수대장이 막 도착하기에 올라오라고 소리치니 서슴없이 쫓아온다. 그리하여 워낭 삼총사가 1275봉 정상을 오르게 된 것이다. 다소 아찔한 구간을 두 번 넘기고 나서 오름길이 편안해질 즈음 고개쪽을 내려다보니 화산님이 안타까운 듯 이쪽을 바라보고 계신다. 감기만 걸리지 않았어도 가볍게 쫓아올라오셨을 텐데..

1275봉 오르는 길

오후 9시30분, 1275봉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서 다시 안부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산이슬대장이 관측된다. 자랑스런 마음에 산이슬대장을 힘껏 외쳐불러보지만 반응이 없다. 고도차이가 많이 나서 들리지 않는가보다.

1275봉 고개의 산이슬대장

준비해간 구글지도를 펼쳐놓고 본격적으로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을 만끽해 본다.

설악산의 주요 봉우리와 능선 (출처: 구글)

서쪽으로는 지나온 무명봉, 나한봉, 마등령이 차례로 도열해 있다.

서쪽 - 무명봉, 나한봉, 마등령, 황철봉

청려장과 산수대장 [촬영: 충곡부회장]

충곡

동쪽으로는 세존봉, 울산바위, 속초, 달마봉이 관측된다.

북동쪽 - 울산바위와 속초

북동쪽 - 설악골, 속초, 울산바위, 달마봉

동쪽 - 달마봉, 집선봉(권금성), 속초 영랑호와 청초호

남동쪽으로는 화채봉이 뒷짐을 지고 물러나 앉아있고, 천화대과 범봉은 발 아래로 솟아 있어 각 첨봉의 정수리들이 들여다 보인다.

화채봉, 범봉, 천화대 [촬영: 충곡부회장]

천화대(天花臺)는..
1,275봉 다음의 노인봉(1,120m)에서 동북쪽의 비선대 방향으로 설악골과 잦은바위골 사이에 길쭉하게 뻗어 내려간 능선 상에 모여 있는 20여개의 바위 봉우리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 바위봉들이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 하늘에 수를 놓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천화대(天花臺)이며, 그 중에서도 '범봉'이 군계일학처럼 수려하여 수많은 설악산 암봉들의 상징적 존재가 되어 있다. 그래서 그 빼어난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찾아오는 사진작가들의 주요한 모델이기도 하다.  - 참조: 다음블로거 아미산님의 산행기 "공룡능선" -

범봉과 천화대

범봉

범봉 [촬영: 충곡부회장]

천화대 [촬영: 충곡부회장]

남쪽으로는 서북능선이 관측된다.

귀떼기청봉

안산 [촬영: 충곡부회장]

한껏 설악산의 정기를 쓸어담은 뒤 돌아가며 기념촬영을 한다.

1275봉 정상 - 청려장 [촬영: 충곡부회장]

1275봉 정상 - 산수대장

1275봉 정상 - 충곡

그곳에서 20분 가량 머문 뒤 오전 9시49분 하산한다. 조심스럽게 암벽을 타고 내려와 다시 올려다보는 1275봉의 암벽은 우리가 어떻게 저기를 올라갔을까 싶을 정도로 아득하다.

1275봉의 암벽

1275봉의 암벽 [촬영: 화산님]

o 1275봉 → 신선대 오전 9시55분, 1275봉 고개를 넘어 천화대로 향한다.

1275봉 고개

우뚝우뚝 솟은 천화대의 첨봉들이 다시 관측된다. 1275봉 정상에서는 발치 아래로 관측되던 것이 이제는 위압적인 높이를 가지고 하늘을 찌르고 있다.

1275봉 넘는 길 - 천화대

암반으로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온 뒤 되돌아보면 좀 전에 내려왔던 1275봉이 기세등등하게 우뚝 솟아있다.

1275봉 [촬영: 충곡부회장]

그 정상에 아직도 머물고 있는 어느 산객의 모습이 하나의 빨간점으로 관측된다.

1275봉 [촬영: 충곡부회장]

계속해서 천화대로 향하는 길.

천화대 1

하늘을 찌르는 첨봉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천화대 2

천화대 3 [촬영: 충곡부회장]

천화대 4 [촬영: 충곡부회장]

오전 10시22분, 샘터를 지난다. 물이 충분하기에 그냥 지나친다.

샘터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길에 들어섰을 즈음 카메라 밧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작동되지 않는다. 끙.. 조금 오르다 뒤돌아보니 1275봉의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나기에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해보는데 색감이 좋지 않지만 아쉬운데로 쓸만할 것 같다.

1275봉 [폰카]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되돌아서서 바라보면 이제는 1275봉 뒷편으로 무명봉까지 관측된다.

1275봉과 무명봉 [폰카]

1275봉 [촬영: 충곡부회장]

어느덧 천화대 첨봉 지대를 지난다. (오전 10시36분)

1275봉과 무명봉 [촬영: 충곡부회장]

이제 신선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신선대 [폰카]

안부에 내려선 뒤 되돌아보는 천화대.. 첨봉과 첨봉 사이의 고개로 산객들이 줄지어 넘어오고 있다.

천화대 [폰카]

그 즈음 등로 우측편으로 보이는 용아장성릉(龍牙長城稜)은 아까보다 더욱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용아장성능 [폰카]

이제 공룡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대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신선대 [폰카]

오전 10시54분, 희운각이 1.5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 뒤 오전 11시08분, 드디어 신선대에 도착한다.

신선대 - 공룡능선 안내판 [폰카]

이정표 - 희운각 1.0km [폰카]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공룡능선.

공룡능선 1 [폰카]

1275봉, 무명봉, 나한봉, 마등령이 빠짐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공룡능선 2 [촬영: 충곡부회장]

공룡능선 3 [촬영: 충곡부회장]

공룡능선 4 [촬영: 충곡부회장]

북동쪽으로는 울산바위도 다시 시선을 끌어들이고 있다.

울산바위 [폰카]

울산바위와 속초 [촬영: 충곡부회장]

남동쪽 가까이 솟아 있는 대청봉, 중청, 소청은 햇살을 가르고 있다.

대청, 중청, 소청 [폰카]

소청 아래 봉정암으로부터 시작되는 용아장성능은 더욱 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그 사나움이 '여기는 함부로 올 곳이 아님'을 경고하는 것 같다.

용아장성 [촬영: 충곡부회장]

남서쪽으로는 귀떼기청봉으로부터 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이 용아장성능을 감싸며 장쾌히 뻗어가고 있다.

서북능선과 용아장성능 [폰카]

용아장성능과 공룡능선 사이로 흐르는 가야동계곡의 단풍이 아름답다.

가야동계곡 [촬영: 충곡부회장]

회원들이 우루루 하산을 시작한다. 그러나 천하의 절경을 뒤에 두고 떠나려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회원들과 함께 하산하려는 화산님을 붙들어 잡고 함께 신선대로 되돌아와 공룡능선을 다시 감상한다.

공룡능선 [폰카]

o 신선대 → 희운각 오전 11시25분, 신선대에서 무너미고개로 하산한다.

무너미 고개 가는 길 [폰카]

한동안 이어지던 가파른 길이 잘 단장된 돌 계단 길로 바뀔 즈음 그 주변 숲속의 나뭇잎들은 각양의 색상으로 물든 채 서로 어우러져 화려한 색잔치를 벌이고 있다.

단풍 [촬영: 충곡부회장]

오전 11시43분, 무너미 고개에 당도한다. 그곳에서 천불동계곡은 왼쪽 길, 대청봉으로 향하는 길목인 희운각 대피소는 오른쪽 길로 가야한다. 우리는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할 예정이지만 그곳 바닥에 깔려있는 산악회 이정표는 오른쪽 희운각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아마도 희운각대피소 부근에서 점식식사를 한 뒤 다시 되내려와 천불동으로 하산할 모양이다.

무너미 고개 가는 길 [폰카]

희운각 대피소로 향하는 길목에 전망대가 있기에 올라가 본다. 왼편엔 좀전에 지나온 신선대가 뾰족한 봉우리를 내밀고 있고..

신선대 [폰카]

우측엔 화채봉이 삼각형의 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그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천불동은 험상궂은 절벽이 호위하고 있다.

화채봉과 천불동 계곡 [폰카]

오전 11시50분,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하니 산수대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곳에서 회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희운각대피소 광장 - 중식 [폰카]

o 희운각 → 비선대 오후 12시32분, 점심식사를 마친 뒤 하산한다. 천불동 계곡 초입에 들어서니 다시 곱게 물든 단풍 숲이 산객들을 맞아준다.

천불동 계곡 가는 길 [폰카]

잘 단장된 등로를 따라 1km 가량 내려가니 계곡을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철계단 길이 시작된다. 계곡 동쪽 화채능선의 산자락은 눈이 부시도록 하얗고 험상궂도록 까마득한 암벽을 이따금씩 노출한다.

화채능선의 암벽 [폰카]

천불동 계곡의 철계단 [촬영: 화산님]

천불동계곡은..
설악산 비선대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7km 코스의 계곡으로 설악의 산악미를 한 곳에 집약하듯 와선대를 비롯하여 비선대, 문주담(文珠潭), 이호담(二湖潭), 귀면암(鬼面岩), 오련폭포(五連瀑布), 양폭(陽瀑), 천당폭포(天堂瀑布) 등 유수한 경관들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천불동이라는 호칭은 천불폭포에서 딴 것이며, 계곡 일대에 펼쳐지는 천봉만암(千峰萬岩)과 청수옥담(淸水玉潭)의 세계가 마치 '천불'의 기관(奇觀)을 구현한 것 같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 참조: 다음블로거 이수영님의 산행기 "공룡능선" -

오후 1시21분, 천당폭포를 지난다. 천당폭포는 천불동계곡의 마지막 폭포로서 지금은 관리공단에서 안전시설을 설치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아주 험준하여 일반 관광객은 도저히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속세에서 온갖 고난을 겪다가 이곳에 이르면 마치 천당에 온 것 같다고 하여 천당폭포라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천당폭포 [촬영: 화산님]

오후 1시32분, 양폭을 지난다. 양폭포(陽瀑佈)는 천불동계곡의 대표적인 폭포로서 음폭포(陰瀑佈)와 이웃하고 있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음폭포는 왼쪽 골짜기에 있기 때문에 등로를 벗어나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다 한다.

양폭 [촬영: 화산님]

오후 1시32분, 양폭대피소에 도착하니 보라향기부회장님 일행이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시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고 커피를 한잔 따라주신다. 감사!

양폭 대피소 [폰카]

커피 한잔을 마신 뒤 다시 하산한다. 이제 비선대까지는 3.5km 남았다. 계속해서 계곡을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철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길. 계곡 우측에 높고 긴 하얀 장벽이 나타난다. 위치상 따져보니 화채봉 아랫 자락에 있는 만경대인 듯 싶다.

만경대(?) [폰카]

계속해서 깊디 깊은 계곡을 따라 하산 하는 길. 언제부턴가 산수대장, 승주님, 가이아님 등과 한조가 되어 빠르게 산객들을 추월하며 전진한다.

암벽 [폰카]

계곡 [폰카]

맑디 맑은 계류는 매끈하고 하얀 화강암반 위를 힘차게 흘러내리고 있다.

화강암 계곡 [폰카]

오후 2시19분, 비선대가 1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날 즈음 계곡이 완만해진다. 그 즈음 계류 방향 전방에 하얀 암봉이 나타난다. 비선대 뒷자락에 자리잡고 있으며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이다. 찬찬히 암벽 중간을 살펴보니 금강굴을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 듯 싶다.

장군봉 [폰카]

조금 더 내려가니 무지개 다리가 보인다. 무지개 다리 왼편이 비선대 갈림길이고 우측편에 비선대 만남의 광장이 있다.

무지개 다리 [폰카]

o 비선대 → 소공원 오후 2시36분, 비선대 갈림길에 당도한다. 이제부터 오늘 새벽에 오던 길로 되돌아간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만남의 광장을 통과하니 비선대가 나온다.

비선대(飛仙臺)는..
기암절벽 사이에 한 장의 넓은 바위가 못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계곡쪽에서는 미륵봉(일명 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이 보이며 미륵봉 등 허리에 금강굴이 보인다. 와선대에 누워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던 마고선(麻姑仙)이 이곳에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비선대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남쪽으로는 천불동 계곡을 지나 대청봉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금강굴을 지나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등로가 있다.  - 참조: 설악산국립공원 공원관리사무소 안내문 -

비선대 [폰카]

비선대를 내려다보고 있는 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의 기세가 자못 위압적이다.

장군봉(미륵봉), 형제봉, 선녀봉 [폰카]

오후 2시50분, 와선대 부근 계곡으로 잠입하여 몸을 개운히 씻은 뒤 오후 3시08분, 편안한 산책로를 따라 소공원으로 향한다. 오후 3시24분, 권금성이 보일 즈음 신흥사 통일대불이 길 왼편에 나타난다.

신흥사 통일대불 [폰카]

권금성 [폰카]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서기 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여 향성사(香城寺)라고 하였다. 이 이름은 불교의 중향성불토국(衆香城拂土國)이라는 글에서 따온 것인데 중향성(衆香城)은 금강산 철위산을 의미하며 불토국(拂土國)은 부처님께서 교화할 대상적 국토라는 의미와 정치적 형태의 국가라고 하는 뜻과 어울린 말이다. 이후 수많은 선승들이 이곳에서 수도 정진하여 왔으나 조선 인조 20년(1642년) 화재가 발생하여 소실된 것을 2년후 영서, 혜원, 연옥 등 세 분의 고승들께서 중창을 서원하고 기도 정진 중 비몽사몽간에 백발신인이 나타나서 지금의 신흥사 터를 점지해 주며 "이곳은 누 만대에 삼재가 미치지 않는 신역(神域)이니라" 말씀하신 후 홀연히 사라지는 기서(奇瑞)를 얻고 절을 중창하니 지금의 신흥사다.

통일대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형상화한 청동대불로서 좌대높이 4.3m, 대불높이 14.6m, 좌대직경 13m에 이르는 등 아파트 6층 높이에 108통의 청동이 사용되었다. 8면의 좌대에는 통일을 기원하는 십육 나한상이 새겨져 있으며, 92년 미얀마 정부가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 3과와 다라니경, 칠보 등 복장 유물이 봉안되어 있다.  - 참조: 다음블로거 머루랑님 게시글 "설악산 신흥사" -

신흥사 통일대불 [폰카]

오후 3시28분, 소공원에 도착한다.

소공원 [폰카]

소공원 매표소를 빠져나온 뒤 셔틀버스(요금 1,000원)를 타고 C지구 대형버스 주차장으로 간다. 오후 4시06분 산악회버스앞에 도착하니 선두 일행도 이제 막 도착하고 있다.

C지구 대형버스 주차장 [폰카]

☆ 지나온 길 오후 3시28분, 소공원에 당도함으로써 공룡능선 산행을 마쳤다. 총 산행거리는 20.1km, 산행시간은 대기&조식&중식&알탕시간(2시간32분)을 포함하여 총 11시간55분 소요되었다.

산행 경로

☆ 쫑 천하의 비경을 눈과 가슴에 가득 담고 내려온 최고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