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24.10.26(土) 09:07 ~ 14:15 (5시간 08분)
o 날씨: 맑음 9.2℃ ~ 25.8℃
o 코스: 서래탐방지원센터→서래봉→망해봉→까치봉→신선봉→장군봉→유군치→내장탐방지원센터
o 거리: 15.9km
o 동행: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41명
O Intro..
오전 5시52분, 집앞 세종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M1 버스'에 탑승하여
오전 6시27분, 대전시청앞에서 하차한다. 딱 35분 소요되었다.
대한토버스는 교육청 앞 6시40분 탑승이니, 시간이 여유롭다.
최근 확장 운영되는 세종의 'M1 버스' 넘 좋다.^^
교육청 앞에서 대한토 버스를 기다리던 중..
오늘 산행 주관인 차미대장이 필자에게 다가와 머뭇 머뭇 말을 건넨다.
가족과 함께 병원에 가야해서 산행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하니 필자가 산행리딩을 대신해주십사 하는 부탁이다.
갑작스런 부탁인지라 당혹스러웠지만 피치 못할 상황이리라 여기고 받아들인다.
차미대장이 건네준 유인물과 필자의 과거 산행기록 및 자료를 살펴보며 급히 산행안내 준비를 한다.
내장산 종주는 15년전 겨울 추령-장군봉을 시작으로 제8봉인 서래봉까지 8봉 종주를 해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산행기(2008.1.19)를 읽어보니,
그 당시에도 눈먼산대장님을 대신하여 필자가 내장산 종주를 리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우연도 있네..^^
현지 단풍 상황을 검색해보니..
10월24일 첫 단풍이 들어섰지만 2주 뒤인 11월5일 즈음이 절정일 것이라 한다.
산우들에게 단풍 산행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씀 드린다.
오늘 산행코스는 다음과 같이 계획되었다.
8봉코스: 서래탐방지원센터→서래봉→망해봉→까치봉→신선봉→연자봉→장군봉→유군치→내장탐방지원센터 (13km, 6시간반)
A코스: 서래탐방지원센터→서래봉→망해봉→까치봉→신선봉→연자봉→내장사→일주문→내장탐방지원센터 (13.2km, 6시간반)
B코스: 서래탐방지원센터→서래봉→망해봉→까치봉→내장사→일주문→내장탐방지원센터 (11km, 5시간)
사전 조사를 해보니 7~8명의 산우가 8봉 종주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다.
그리하여 필자는 8봉 종주팀과 A코스팀을 이끌고 가되,
갈림길인 연자봉에서 상황에 따라 이후 노선을 정하는 것으로 한다. 이에 따라..
A코스 선두는 필자, 중간은 모카크림대장, 후미는 옥이이모대장.
B코스는 다큐회장이 이끌기로 한다.
내장산은 최근 산행예약제를 운영하고 있어
차미대장, 등불총무, 미선님, 현진아빠고문 등이 각각 10명씩 예약하여 총40명의 인원이 허가받았다.
나머지 한 명은 현지에서 관리사무소 직원의 양해를 구하여 추가 허가를 받았다.
O 산행메모
오전 9시07분, 서래탐방지원센터 산행입구를 통과한다.
산행 초입은 완만한 등로가 이어진다.
절기상 늦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숲은 여전히 초록초록이다.
20분 가량 오르니 나무계단이 시작되고..
그 즈음부터 등로는 점차 경사가 가팔라진다.
20분 가량 더 오르니 너덜겅과 돌계단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더욱 더 가팔라진다.
오전 9시43분, 서래봉 갈릴길에 당도한다.
여기서 첫번째 봉우리인 서래봉에 가기 위해 왼편으로 오른 뒤
다시 되돌아와서 나머지 7개 봉우리를 넘기 위해 우측 등로로 가야 한다.
표식지를 일단 왼편으로 깔아놓고 그 방향으로 전진한다. 서래봉까지는 꽤 가파른 목계단이 이어진다.
오전 9시54분, 서래봉 정상에 오른다.
깎아지른 절벽과 같은 서래봉 정상에 올라서면
앞으로 가야하는 7개의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 신선봉, 연자봉, 장군봉이 그들이다.
발치 아래엔 벽련암과 내장사가 자리잡고 있고..
맞은 편엔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장군봉(696m)이 장수처럼 서있다.
그 맞은 편에 고도가 비교적 낮은 봉우리는 내장산 제9봉인 월영봉(406m)이다.
달맞이 명소라 하여 이름지어진 듯 싶은데 입산금지 구역이라 한다.
그래서 어엿한 내장산 한 봉우리인 월영봉을 제외하고 8봉 종주를 하는 것이다.
장군봉 뒷편에 너울처럼 굽이치는 산자락 중
뚜렷한 하늘금을 긋고 있는 산봉우리는 순창 백방산과 담양 추월산이다. 날씨가 참 좋다.
오전 9시58분, 불출봉을 향하여 좀 전에 지나왔던 삼거리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전방에 망해봉, 불출봉이 보이고,
우측 멀리 의상봉을 비롯한 변산 연봉이 서해안을 따라 띠처럼 드리워졌다.
오전 10시12분, 서래봉 삼거리를 다시 지나온 뒤 불출봉으로 가는 길목..
서래봉을 바이패스하고 막바로 우측 등로로 전진한 B코스 일행들이 각종 음료로 영양 보충을 하고 있다.^^
어느 천사로부터 얼음 슬러쉬된 우유빛 성인음료를 얻어먹고.. 내장까지 싸하게 얼려버리는 그 맛을 음미하며 통과한다.
이후 점점 다가오는 불출봉의 웅장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전진한다.
오전 9시54분, 불출봉 정상에 오른다.
불출봉 뒷편 서쪽으로 고창과 변산의 산군들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그 사이로 부안 앞바다에 위치한 위도도 보인다.
북쪽으로 내장 저수지가 위치하고..
그 뒷편 멀리 완주 모악산이 비교적 뚜렷한 윤곽을 그리고 있다.
지나온 동쪽 능선길을 되돌아 보니..
뾰족 솟은 서래봉 너머로 심상찮은 기운이 느껴지는 하늘금이 보인다.
가운데 둥근 짝궁뎅이가 지리산 반야봉이고, 그 왼쪽에 천왕봉, 오른쪽에 노고단, 왕시리봉이 존재를 알린다.
오전 10시33분, 망해봉을 향하여 산행을 재개한다.
25분 가량 전진하니, 망해봉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오전 11시02분, 망해봉 정상에 오른다.
망해봉(望海峰)은 날씨가 좋으면 서해가 보인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그렇잖아도
서쪽으로 고창 선운산과 변산 사이로 부안 앞바다에 위치한 위도가 보인다.
정말 서해가 보이는 곳이다.
서남쪽으로 정읍 입암산 너머로 장성 방장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지난해 필자가 산행 안내를 하였던 화시봉도 식별이 된다.
북쪽으로는 무주 덕유산, 순창 회문산이 관측된다.
그런데 당시엔 무심코 넘겼는데.. 나중에 화산님이 마이산을 관측하였다고 하기에..
대략 이쪽 방향이리라 짐작하며 사진을 확대해가며 살펴보니..
덕유산과 고당산 사이에서 마이산의 두 귀를 어렴풋 식별한다.
와~ 어떻게 저걸 찾아냈을꼬.. 정말 대단한 화산님이다.
내친김에
마이산을 지나는 금남호남 정맥을 살펴보니..
장수 장안산, 팔공산, 진안 선각산 등등이 식별된다.
망해봉 인증샷..
오전 11시07분, 연지봉으로 향한다.
이제 내장산 말굽 능선 중 동-서로 이어지는 북쪽 능선을 벗어나
말굽의 손잡이 부분인 서쪽 능선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전진한다.
전진하던 중 동쪽을 바라보면
서래봉으로 뻗어가는 말굽 북능, 장군봉으로 뻗어가는 말굽 남능이 한 몫에 들어온다.
그 뒷편에 지리산 주능선이 나래를 펼치며 하늘금을 긋고 있다.
오전 11시18분, 연지봉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남해읍님을 만난다.
표식지를 보지 못해서 서래봉에 가지 못하고 이곳으로 먼저 오게되었다고 하나..
그 동안의 행적으로 볼 때, 아마 고의적으로 바이패스하고 왔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연지봉에서 선두 일행도 배낭을 풀고서 점심식사를 한다.
그 주변에서 발견한 용담꽃. 피침형으로 갈라진 꽃잎이 짙은 남색으로 물들었다.
그 안에 암술머리가 수분 전인 듯 순결해 보인다.
점심식사후 다시 산행을 재개. 비교적 완만한 산길을 따라 전진..
오전 11시47분, 까치봉에 이른다.
이곳에서 B코스는 내장사 방향으로 하산하고,
A코스 및 8봉 종주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전진한다.
양방향으로 표식지를 깔아준 뒤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을 바라보며 남쪽으로 향한다.
잠시 가파른 내리막 길이 암릉으로 이어지고..
그 즈음 개활지에서 신선봉 너머로 웅장한 자태의 산봉우리가 관측된다.
무등산이다. 그 앞쪽으로 담양과 장성 일대의 병풍산과 불태산도 함께 출현한다.
오전 11시58분, 소등근재 갈길길을 지난다.
지난 여름 내장산/백암산 연계산행할 당시 지나갔던 길목이다. 즉, 내장산과 백암산이 연계되는 지점이다.
오후 12시20분,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 정상(763m)에 오른다.
날씨가 워낙 좋다보니, 발걸음이 여늬 때보다 가벼워서 체력적으로 그다지 힘겨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후 12시32분, 신선봉에서 내려와 연자봉으로 향하는 안부를 지난다.
안부 이정표는 연자봉이 700미터 남았음을 알려준다.
오후 12시46분, 연자봉에 도착한다.
연자봉 맞은편에는 서래봉이 날을 세우고 있다.
그 아래 산기슭에 자리잡은 암자는 벽련암(碧蓮庵)이다.
벽련암은 백제 의자왕 660년에 환해선사(幻海禪師)가 창건했으며
원래는 내장사(內藏寺)로 이름지어졌었다고 한다. 현 내장사는 원래 영은암이었던 것이 개칭된 것이라 한다.
저곳은 풍수지리상 연소(燕巢: 제비의 보금자리)에 해당하는 명당자리라고 한다.
그 즈음, 옥이이모대장/모카크림대장과 무전교신해보니..
중간대장인 모카크림은 가산골님과 함께 신선봉을 넘고 있고..
후미대장인 옥이이모님은 다우니/다니우님과 함께 까치봉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도 잡초님, 월출산님, 월출산지인 등을 포함하면 대략 11명이 A코스를 타고 있고
나머지는 B코스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필자는 A코스를 리딩하기로 했던 바 이곳에서 하산할 계획이였으나
함께 걸어온 선두 일행 모두 계속해서 장군봉을 넘어 8봉 완등을 희망하고 있어서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겠다는 명분을 애써 내우며..
하산 방향과 장군봉 방향 각각에 A코스/8봉코스 표식지를 깔아두고선 장군봉으로 향한다. ^^
오후 12시54분, 장군봉이 제법 알록달록한 문양으로 산록을 물들인 채 다가온다.
도중에 남쪽으로 다시 등장하는 무등산..
화순 모후산까지도 존재를 드러낸다. 오늘 시계가 참 좋은 날이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장군봉..
오후 1시10분, 장군봉 정상에 오른다.
비좁은 정상 표지판 주변에 어느 산악회 일행들이 진을 치며 식사를 하고 있어
간신히 자리를 확보하여 정상 인증샷을 찍는다.
이제 8봉을 모두 접수하였으니 하산만 남았다.
하산하던 중 단풍나무를 만난다. 오늘 산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붉게 물든 단풍이다.
오후 1시30분, 유근치에 도착한다.
유군치(留軍峙)는
북쪽의 내장사 지구로부터 순창군 복흥면을 거쳐 남쪽의 백양사지구로 연결되는 길목이다.
임진왜란 때 순창에서 공격해 오는 왜군을
승병대장 희묵대사(希默大師)가 이곳에 유인하여 크게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인증샷..
이제 하산..
15분 가량 잘 단장된 길을 내려가니 애기단풍나무 숲이 시작된다.
단풍물이 1도 들지 않은 푸르른 잎을 달고 있다.
그래도 싱그러움을 주고 있어 나름 좋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오후 2시05분, 내장산 탐방지원센터 게이트를 통과하고..
오후 2시15분, 시내버스 종점에 이르러 대한토버스를 만난다. 산행 끝.
O 쫑.
산행거리 15.9km에 총 5시간08분 소요되었다.
덕유산, 무등산, 지리산 등등 꽤 먼 거리의 명산들을 조망할 수 있어
아직 물들지 않는 단풍나무의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던 멋진 산행이었다.
아울러, 갑작스럽게 산행을 리딩하게 되었지만, 대과 없이 산행이 마무리되었다.
옥이이모대장과 모카크림대장과 중간 후미에서 산우를 챙기며 상황 전달을 열심히 해준 덕인 듯 싶다.
암튼 깊은 안도와 함께 성취감을 나름 느낄 수 있는 산행이었다.
"내장산에 단풍, 내가슴에 청춘!"
다음엔 이런 건배사에 딱 맞는 날 산행하길 기대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