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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합천 허굴산/금성산 (2024.7.6)

by 청려장 2024. 7. 9.

2024년7월6일(토)

대한토 산우들과 함께 합천 허굴산/금성산을 산행한다.

 

허굴산(墟崛山, 682m)은 황매산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산으로 경남 합천군 가회면과 대병면에 걸쳐 있다. 허굴산(일명 허불산)은 길목에 바라보면, 산 중턱 굴 안에 부처님이 앉아 있는 것 같은데 정작 올라가 보면 부처님은 없고 허굴만 있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허굴산은 합천호 남쪽으로 인접한 금성산(609m)·악견산(634)과 더불어 바위 능선이 험준한 합천의 삼산(三山)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 의룡산(481)을 덧붙여서 대병 4악이라 부르고 있다.

 

금성산(金城山, 609m)은 합천군 대병면에 위치하며 모산은 황매산이다. 층암절벽으로 우뚝 솟은 산 정상에는 조선 정조 2년(1772년)에 자연 암반 주위에 돌을 쌓아 불구덩이(煙臺)와 건물을 조성하였던 봉화대 흔적이 남아 있어 "봉화산"이라고도 한다.

 

산행주관은 다큐 전임대장이고, 산행코스는 다음과 같이 단일코스로 계획하였다.

산행코스: 장단교-장군바위-허굴산-청강사-구장단마을-금성산-대원사-주차장 [9.5km/5시간] 

 

오전 9시55분경, 대한토버스가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 마을외곽에 도착하여

산우들이 채비를 마치고 산행 시작점인 장단교에 집결한다.

 

산행 초입은 장단교를 건너 밭둑 사이를 지나 산기슭으로 이어진다. 

 

오전 10시01분, 선두를 맡은 다큐대장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주중 내내 장마가 예보되어 산행참가자가 25명까지 줄어들었다가

주말에 가까워질 즈음 예보가 맑음으로 바뀌니 다시 늘어서 총 34명이 되었다.

 

산기슭에 들어서자 마자 안동권씨 묘소를 지나고..

 

곧이어 조망터가 나온다.

다큐대장이 북쪽으로 이어져가는 산봉우리를 가르킨다.

허굴산과 함께 대병 4악이라 일컬어지는 금성산, 악견산, 의룡산이다.

금성산, 악견산, 의룡산

 

오전 10시13분,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나온다.

주먹을 불끈 지고 있는 모양을 연상케 하여 '주먹바위'라 이름지어졌다 한다.

주먹바위와 다큐대장

 

주먹바위 위에 올라서 남쪽을 바라보니..

황매산이 구름모자를 쓰고 있다.

남쪽으로 뻗어가는 바위봉우리는 기암괴석의 전시장인 '모산재'다.

 

북쪽으로는 오늘 두번째 봉우리인 금성산이다.

허굴산에서 구장단마을로 내려간 뒤 다시 저 산을 넘어 반대쪽 합천호로 내려갈 계획이다.

 

이후 5분 가량 암릉을 타고 오르니..

 

거대한 바위가 횡으로 누워있다.

전체적인 윤곽이 권총 형상이어서 '권총바위'라 부른다고 한다.

 

그 부근에서 놓친 바위.. 에일리언 바위.

권총바위 직전 통천문 같은 석문을 지나면 볼 수 있다했는데.. 결과적으로 지나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자료 사진으로 대체한다. 다음에 올 기회가 있으면 꼭 찾아보리라.. 결기를 세운다.

에일리언 바위 [자료사진]

 

오전 10시31분, '되바위'를 만난다.

바위 형태가 됫박처럼 사면 각이 반듯하여 지어진 이름인 듯 싶다.

 

그곳에서 남쪽으로 허굴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서 뻗어내리는 산자락 끝에 바위 절벽이 있다.

 

절벽 위의 너럭바위는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 곽재우가 전투를 지휘하던 곳이라 한다.

그래서 장군바위라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장군바위

 

서쪽으로 금성산-악견산-의룡산이 다시 나타나고

그 뒷편으로 합천 두무산, 고령 만대산, 의령 만지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이후 숲길을 따라 조금 전진하니..

 

장군바위 삼거리가 나온다.

허굴산 등로를 잠시 벗어나 좀 전 되바위에서 보았던 장군바위로 향한다.  

 

곧 넓디 너른 장군바위에 이른다.

 



너럭바위 위엔 커다마한 바위들이 도열하고 있다.

 

건너편 서쪽엔 좀 전에 지나온 되바위 절벽이 마주하고 있다.

 

오전 10시41분, 장군바위에서 삼거리로 되돌아 나온 뒤

15분 가량 오르니 용바위가 나온다.

용바위 건너편 먼 하늘엔 구름에 가렸지만 기운이 심상찮은 산봉우리가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이다.

 

용바위에 오른다

 

 

용바위

용바위 위에는 자그마한 물 웅덩이가 몇 개 있다.

저 웅덩이는 전설의 용이 목욕할 수 있도록 항상 채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물이 마르면 3일 내로 비가 내린다는 썰이 전해지고 있다.

 

용바위에서 남서방향을 바라보니..

좀 전에 보았던 지리산 천왕봉이 감암산 너머로 힘찬 기운을 뿜고 있다.

황매산 남쪽으로는 베틀봉, 모산재, 감암산, 부암산이 뻗어가고 있다.

 

오전 11시경, 코끼리바위 삼거리를 지나 허굴산으로 향한다.

우선 허굴산 정상에 오른 뒤, 되돌아 나와 이곳에서 코끼리바위쪽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오전 11시05분, 허굴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에 새겨진 墟窟山.

개성 강한 필체가 눈길을 머물게 한다.

필자

 

오전 11시11분,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코끼리바위쪽으로 하산한다.

 

하산로 초입은 다소 가팔라서

암벽 사이로 설치된 쇠사슬을 잡으며 내려간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잠시 살펴보니..

다음 목적지인 금성산으로 가기위해 지나가야 할 원장단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나중에 우리 일행은 저 마을로 하산한 뒤 부근 정자나무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오전 11시21분, 코끼리바위가 100미터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후 코끼리바위를 찾으며 커다마한 바위에 올라갔다가

아니다 싶어 되돌아 나온 뒤

저 바위 밑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돌아드니..

 

코끼리바위가 나타난다.

그런데 코끼리라 하기엔 코가 너무 짧아.. 그저 코주부 영감 같다.

 

그렇지만 바위 아래를 지난 뒤 되돌아보니.. 그럴 듯하다.

비록 코는 짧지만..

눈, 귀, 상아, 몸통을 살펴보니 얼핏 코끼리 형상이 그려진다.

코끼리 머리부분을 살펴보니, 좀 전에 저 머리 윗부분까지 왔다가 내려온 것이다.
코끼리 머리 위에 올라섰으나 몸통이 코끼리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ㅠㅠ

 

이후 편안한 하산 길..

 

숲 길 한켠에..

건장한 나무 아래 묘석이 세워져 있고, 그 주변에 수국이 꽃을 피우고 있다.

수목장을 한 듯 싶다

 

오전 11시37분, 자그마한 절집에 들어선다.

 

절집 옆에는 일반 승탑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승탑이 있다.

안내문을 보니, 땅-물-불-바람-하늘을 상징하는 오륜탑(五輪塔)과 흡사하여

조선 말기와 근대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절집 마당엔 수련이 동동 떠 있는 고무수반이 있다.

 

가반 살펴보니 꽃이 피어있다.

노란 꽃잎 속 노란 수술 위로 빨간 암술머리가 애스터리스크 표식을 하고 있다.

눈길을 현혹하는 이 개체는 수련과의 한 종인 '남개연'이다.

남개연
청강사

 

청강사 경내를 벗어난 뒤..

 

원장단마을 입구에 들어선다.

마을 논이 푸르른 물결을 짓고 있다. 5월 초순에 모내기를 하면 이즈음 벼가 한창 새끼를 칠 시기다.

벼물결에서 더욱 싱싱한 바람이 느껴지는 것은 분얼한 새 개체의 건강한 몸짓 때문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오전 11시50분경,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노거수 느티나무 아래 자리잡는다.

산 아래 마을 길은 뜨거운 태양에 노출되어 무더움이 훅 오르고 있지만

잎이 무성한 노거수의 짙은 그늘은 더위에 지친 산객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덕분에 점심식사를 맛나게 해치운다.

 

오후 12시08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금성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길가에서 '부채선인장'을 만난다.

노란 꽃잎에 노란 꽃밥 수술이 와글와글 가득하고 그 가운데 초록색 암술머리가 한데 오므리고 있다.

멕시코 원산으로 오래전 해류를 따라 떠다니다 제주도 월령리 해안가에 밀려와서 살아남아

이제는 제주도 자생 식물로 분류되는 식생이다. ' 백년초' 또는 '손바닥선인장'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부채선인장(백년초, 손바닥선인장)

 

조금 더 가다 커다마한 돌비석을 만난다.

 '삼산초등학교 옛터'라고 씌여져 있는데, 연혁을 읽어보니 1948년 개교하여 1998년 대병초에 통합되었고..

그 사이 49회 2612명이 졸업하였다고 한다. 그 많은 졸업생은 잔디밭으로 변한 저 터전을 그리워하고 있으리라..

 

다큐대장이 금성산 들머리로 향하는 숏컷을 알고 있다며

삼산초 옛터 울타리를 끼고 돌아 소로길에 들어선 뒤..

 

억새가 무성히 자라는 뚝방길로 산우들을 이끌고 간다.

 

뚝방 너머는 금성지가 위치하고, 그 뒷편에 정수리를 세운 금성산이 보인다.

 

오후 12시16분, 금성지를 벗어나니 장단교회 입구가 나타난다.

 

그 길목에서 초롱꽃을 만난다. 분홍빛이 유난히 짙은 개체다. 

다큐대장이 옆지기인 초롱님에게 보내주겠다며 정성껏 사진을 찍는다.

이 무뚝뚝한 사내도 알고보면 '로맨틱 가이'다.^^

초롱꽃

 

금성산으로 향하는 산길 초입은 세멘트로 포장되어

복사열을 더욱 끌어올려 무더위에 무뎌지는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오후 12시27분, 금성산 정상이 800미터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만난다. 

 

그 부근에서 만난 두 봉분.. 잔디가 특이하다.

일반적인 잔디와는 다르게.. 잎이 가늘고 긴 사초(絲草)로 보인다.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보기는 좋다.

 

오후 12시43분, 크고 작은 바위가 나타날 즈음 철계단이 나타난다.

 

철계단 끝에는 전망대가 있다.

서쪽 하늘 아래로 어렴풋한 하늘금이 그려진다. 대구 비슬산이다.

대구 비슬산, 함양-울산고속도로 함양-창녕 공구

전망대 발치 아래엔 대포바위가 있다. 대포바위가 가르키는 방향을 바라보면..

전답과 산자락을 일직선으로 뚫고 지나는 공사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호남-영남을 연결하는 제2동서고속도로인 함양-울산 공사(144.6km) 현장으로 함양~창녕 공구다.

이외 창녕~밀양 공구도 공사가 진행 중이고, 밀양-울산 공구는 이미 개통하였다.

 

오후 12시50분, 금성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 옆 철계단을 오르니..

 

넓고 커다란 암반이 펼쳐진다. 

 

 

이곳에 조선시대 봉수대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이 곳에 있던 봉수대는
남해안에 왜적이 출몰하여 횟불 신호가 사천-진주를 거쳐 산청으로 보내지면
그 신호를 받아 거창으로 전달함으로써,

그 위급사황이 충청도, 경기도를 거쳐 한양에 전달되도록 하였다고 한다.  

 

남쪽을 바라보면

오늘 산행 시작점인 장단교, 허굴산을 오르고 내리던 등로, 그리고 점심식사를 했던 원장단마을이 바라보인다.

즉, 오늘 오전 행적이 한 몫에 들어온다.

 

북쪽을 바라보면 합천호가 한가득 시야에 들어오는데..

유독 눈길을 끄는 지역이 있다. 지난 해 발부부와 함께 하룻밤 머물었던 곳이다.

초록색 사각지역을 줌해보니..

 

하룻밤 여장을 풀었던 황매산 펜션.

저녁 무렵 한우를 구워먹던 한우숯불구이집.

가야산이었던가? 산행 후.. 여유롭게 즐거움, 맛좋음, 흥겨움을 만끽하던 공간이다.  

황매산 펜션, 한우숲불구이

 

추억을 풀어준 뒤.. 조망 타임.

북쪽 합천호 너머로 월여산-감악산, 그 뒷편으로 황석산-덕유산..

거창의 숨은 암봉 박유산-금귀산-보해산, 그 뒷편으로 김천 수도산, 양각산, 흰대미산..

 

그 우측으로 거창 오도산을 중심으로 숙성산, 두무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서북쪽으로 악견산과 의령산 너머로

고령 만대산, 의령 만지산, 합천 대암산이 보이고..

 

서쪽으로

진양기맥을 이어가는 의령 한우산과 자굴산이 뚜렷한 하늘금을 긋고 있다.

 

남쪽으로는 허굴산 뒷편으로 산청 집현산이..

 

남서방향엔 황매산에서 뻗어내린 모산재, 부암산 능선이..

 

서-서북쪽으로는

황매산의 상봉, 중봉, 하봉이 보이고, 맞은 편에 작은 황매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조망을 맘껏 즐긴 뒤

오후 1시07분, 뜬바위를 지나 본격적으로 하산..

뜬바위

오후 1시24분, 숲길을 벗어나..

 

오후 1시25분, 대원사 절집에 들어선다.

 

대웅전 건너편에 단칸 절집이 있는데

현판에 쓰여진 삼중천(三重天)이 생소하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금빛 주조물을 모시고 있다.

주조물엔 수염이 긴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앉아있다.

옆에 호랑이는 없지만 두 동자와 날짐승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산신령 같은데 잘 모르겠다.

 

마당 한켠엔 범종루가 세워져 있다.

 

범종에 양각된 문구를 살펴보니 알송달송하다. 

 

인터넷 검색을 하여 그 뜻을 풀어본다.

  願此鐘聲遍法界(원차종성변법계)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하여
  鐵圍幽暗悉皆明(철위유암실개명)  철위산의 깊고 어두운 무간지옥 밝아지며
  三途離苦破刀山(삼도이고파도산)  삼도(지옥, 아귀, 축생)와 도산의 고통을 모두 벗어나   
  一切衆生成正覺(일체중생성정각)  모든 중생 바른 깨달음 이루어 지이다.

  [출처: 봉화산 대원사(네이버 블로거 재하기님 blog.naver.com/alfo8130)]

 

오후 1시28분, 대원사를 벗어나고..

대원사

 

오후 1시43분, 합천호 인근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합천호 주차장

 

산행거리 9.4km에 3시간42분 소요되었다.

더운 날이었지만, 각종 기암괴석과 빼어난 조망을 만끽한 산행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