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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문경 탄항산/부봉 (2024.5.11)

by 청려장 2024. 5. 13.

2024년 5월 11일(토)

대한토 산우들과 함께 문경 탄항산/부봉 산행을 한다.

 

탄항산(炭項山, 857m)은 하늘재를 사이에 두고 포암산 맞은편에 솟은 산이다. 산이름은 변방·국경 등을 지킨다는 의미의 '수자리 수(戍)'와 '길 목 항(項)'이 더해져 '수항'이라 일컫던 것이 숫항→숯항으로 전음된 뒤 '숯'이 탄(炭)'으로 뜻옮김하여 지어진 것이라 추정한다(자료 : 월간 산, 2005년 10월호, p.220). 탄항산은 '월항삼봉(月蔘峰)'으로도 가끔 불리는데 이것은 인근 월항리(項里) 산기슭에 산삼이 나온다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하는데 정식 명칭은 아니라 한다. 

 

부봉(釜峰, 916m~934m)은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에서 갈래친 봉우리를 일컬으며, 여섯개의 연봉이 암릉미와 균형미가 극치를 이루고 있으며 기품이 수려하여 대자연의 걸작품이라 칭송 받기도 하는 산이다. 산이름은 봉우리가 가마를 닮았다 하여 '가마 부(釜)'가 들어갔다고 한다. 최고봉은 제2봉(934m)이지만, 산객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는 제1봉(917m)에 정상석을 세웠다고 한다.

 

주관대장은 산작골님이며, 산행코스는 아래와 같이 계획하였다.

A코스: 하늘재-탄항산-갈림길-주흘산-주봉-혜국사-제1관문-주차장 [14km/7시간]

B코스: 하늘재-탄항산-갈림길-부봉1~6봉-제2관문-제1관문-주차장 [13.5km/7시간]

 

오전 9시45분, 대한토 전용버스가 하늘재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맞은편에는 거대한 화강암 절벽이 있다. 베를 널어놓은 모습과 비슷하여 '베바위'라 불리는 포함산 남쪽 사면이다.

약 9천만년전 중생대 백악기에 관입하여 북서-남동 방향의 균열과 수직절리 발달로 인한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것이라 한다. 볼수록 멋진 산자락이다.

포함산 베바위

 

오전 9시50분, 하늘재를 향하여 산행을 개시한다.

A코스는 주관대장인 산작골님, B코스는 전수석총무였던 레간자님이 맡았다.

 

필자는 B코스를 따라가는 것으로 손을 들었다.

A코스에 비해 암릉미가 뛰어난 B코스가 구미를 더욱 당기기에 선택했다.

 

조금 오르니 커다마한 하늘재 입석이 산객을 맞이한다.

하늘재 입석

 

오전 9시53분, 하늘재 갈림길에 이른다.

탄항산은 왼편 산기슭으로 올라야 한다. 우측은 포함산으로 오르는 등로이다.

여기서 직진하면 충주 미륵대원지의  보물 석조여래입상 및 오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하늘재 갈림길

 

포함산을 향한 나무계단을 올라 숲속에 들어서니 '큰꽃으아리'가 산객을 맞아준다.

전국 산지 숲에서 자라는 낙엽성 반관목의 덩굴식물로 종자로 번식하며, 5~6월에 백색 또는 연한 자주색 꽃을 피운다.

이 개체는 꽃잎이 다소 쇠퇴하였지만, 암수술은 수분이 덜 끝난 듯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큰꽃으아리

 

이후 적당히 가팔라지는 오르막을 살방살방 오르니

오전 10시07분, 모래산 이정표가 하늘재로부터 600미터 올라왔고 부봉 삼거리까지는 4km 남았음을 알려준다.

모래산 이정표

 

그곳에서 조금 내려오니 마사토 경사면이 눈에 들어온다.

이 봉우리에 모래산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저 마사토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마사토 경계면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는 월악산 맞은편에 위치한 박쥐봉인 듯 싶다.

 

그 즈음 만난 산앵도꽃.

나뭇가지 아래 종모양의 꽃잎이 홍조를 띄며 수줍어 하고 있다.

산앵도꽃

 

오전 10시26분, 조망이 좋은 곳에 오른다.

우선 맞은 편에 포암산이 정수리를 내밀고 있고, 그 우측으로 대미산이 백두대간을 이으며 동진한다.

 

여우목 고개 너머엔 운달산이 자리잡고 있다. 

 

포암산 왼편으로 월악산 영봉이 옹골찬 기운을 내뿜고 있다.

 

오전 10시31분, 탄항산 입석바위를 지난다.

거대하고 반듯한 바위. 높이가 10미터 가까이 될 듯 싶다.

 

그 즈음 주흘산 주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영봉(靈峰, 1,106m), 뒤에 뾰족한 정수리를 내밀고 있는 봉우리는 주봉(主峰, 1,076m)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봉우리가 주흘산 주봉이 된 이유는

문경에서는 주봉만 보이고 영봉은 보이지 않으며, 주위 경관과 전망도 영봉에 비해 주봉이 뛰어나기 때문이라 한다.

 

오전 10시46분, 탄항산에 이른다.

주변 조망은 없으며, 조그마한 정상석 만이 존재를 표시하고 있다.

 

탄항산 이정표는

하늘재로부터 1.9km 올라왔고, 부봉삼거리까지는 2.7km 남았음을 알려준다.

탄항산 이정표

 

평천재부근에서 20분 가량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부봉삼거리를 향하여 오르는 길.. 노린재나무가 좁쌀만한 꽃봉오리를 맺어놓았다.

노린재나무

 

오전 11시52분, 나무계단을 만난다.

 

계단을 타고 오르니

오전 11시55분, 주흘산과 부봉이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주흘산으로 향하는 왼쪽 길목에는 A 코스 일행들이 배낭을 꾸리고 있다.

이제 막 점심식사를 마치고 주흘산으로 출발하려는 듯 싶다.

갈림길 - A코스 일행

 

오른편에는 B코스 일행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B코스를 리딩하기로 한 레간자님도 이제 막 점심식사를 시작하는 듯 싶기에.. 

이미 점심식사를 마친 필자를 비롯한 10여명의 B코스 산우들이 그곳에서 대기할 수 없으니

필자가 대타를 서기로 한다. 

갈림길 - B코스 일행

 

즉, 수석대장으로부터 권력의 징표인 무전기를 건네 받은 뒤

필자가 권력을 쥐고 있음을 공표하여 B코스 산우들로부터 충성맹세(^^)를 받고선

앞장 서서 부봉으로 향한다.

 

오후 12시17분, 부봉 1,2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우측이 제1봉, 좌측이 제2봉이다. 

 

제2봉 너머에는 조령산-신선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오후 12시24분, 사모바위를 만난다.

'사모바위'는 서쪽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듯 보인다 하여

필자가 2017년 산행 중 지어줬던 이름이다.^^

사모바위

바위 난간을 휘둘러 설치된 철제구조물을 따라 가다보면

제1봉, 제2봉과 조령산이 한몫에 나타난다.

 

철제구조물이 설치되기 전엔 이곳을 어떻게 통과했을지 가늠되지 않는다.

 

오후 12시32분, 부봉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우측은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마패봉으로 향하며

전방 가파른 산기슭을 오르면 부봉 제1봉이 나온다. 

 

부봉으로 향하던 중 만난 알록제비꽃.

꽃보다 잎모양이 더 눈길을 끄는 제비꽃이다.

옆에 있는 민무늬잎은 '노란제비꽃'인 듯 싶다. 즉, 알록제비꽃과는 다른 개체인 듯 싶다.

알록제비꽃

 

이후 제법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면..

 

되돌아보는 조망이 기막히다.

존재감 쩌는 월악산 영봉이 만수릿지와 함께 옹골찬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다시 조금 더 오르면..

 

마패봉으로부터 이곳을 지나

탄항산-포함산-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가 시야에 잡힌다.

 

오후 12시41분, 부봉 제1정상에 이른다.

 

부봉 전방에는 주흘산 주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앞에 밋밋한 봉우리는 영봉, 그 뒤 뾰족한 봉우리는 주봉, 맨 우측 펑퍼짐한 봉우리는 관봉이다.

 

제1봉에서 내려와 제2봉을 찾아가는데..

트랭글 궤적이 본 궤도를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기에 잠시 우왕좌왕하다

거대 암석 사이로 이어지는 등로를 찾아내어 전진한다.

바위통문

 

제2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묘한 형상의 바위를 만난다.

깊은 바다 속 동굴에서 들락날락하며 먹이를 잡아먹는 울프피쉬(늑대장어)가 얼핏 떠오른다.

 

오후 12시56분, 부봉 제2봉에 오른다.

여기가 부봉 여섯 봉우리 중 가장 높지만, 조망이 전혀 없다보니 정상석을 제1봉에게 넘겨주었다.

 

산우들이 속속 도착한다.

부봉 제2봉

 

제2봉에서 제3봉으로 향하는 길..

막바로 제3봉을 비롯하여 제4봉과 제5봉도 존재를 드러낸다.

제3봉은 민머리 형상이고, 제4봉은 험악한 바위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고, 제5봉엔 사자바위가 있다.

제3봉을 넘은 후 오르고 내리는게 험한 제4봉은 우회할 것임을 산우들에게 말씀드리니 모두 끄덕인다. 

 

곧이어 미륵바위를 만난다.

필자의 내세를 부디 굽어살펴줄 것을 빌며 지나간다.

 

그 부근에서 만난 '처녀치마'.

이미 수분이 끝나 씨방이 맺혀있다.

치마단을 이루는 잎들이 짧고 생생한 것을 보니 1년생인 듯 싶다.

 

오후 1시08분, 제3봉 너럭바위에 들어선다.

 

제3봉 정상은 거대한 너럭바위를 휘돌아서.. 

 

대슬랩을 올라야 만날 수 있다.

 

거대 너럭바위 정상 우측 넙적바위 위에 정상석이 놓여 있다.

 

정상에서 조망. 

주흘산, 백화산, 조령산, 부봉 제4봉까지.. 동-남-서쪽 조망이 막힘 없다.

 

동쪽으로

좀 전에 지나온 제2봉 너머 우측으로 주흘산 주봉과 관봉이 위엄을 갖추고 내려본다.


남쪽 조령산 뒷편에 펼쳐진 산줄기는

조령산 이화령을 넘어 백두대간을 이어가는 백화산-곰틀봉-이만봉을 품고 있다.

 

단체사진..

제1샷에서 어설픈 웃음을 짓던 산우들이..

 

제2샷에선 무엇을 보았는지 빵 터졌다. 뭔일이 있었지?^^

 

제3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뒤 산행 재개..

제4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우회하여 제5봉으로 향한다.

그 즈음 다시 나타나는 월악산 영봉, 만수릿지, 만수봉..

그리고 지난해 다녀온 북바위산과 박쥐봉도 존재를 드러낸다.

 

오후 1시33분, 부봉 제5봉에 오른다.

제5봉 정상에는 부봉의 시그니처인 사자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제5봉 정상에 B코스 산우들이 모두 올라선 뒤 단체사진.

어찌된 일인지 촛점이 전혀 맞지 않았다.ㅠㅠ

암튼, 마지막 제6봉까지 모두 힘내어 함께 가자는 주문을 하였더니 모두 끄덕여준다.

 

오후 1시40분,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른쪽은 제6봉으로 가는 길, 직진은 문경새재 제2관으로 향하는 하산길이다.

제6봉 방향으로 진입하여 산우들을 기다리는데.. 뒤쫓던 산우들이 모두들 하산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헉~ 이케 배신을 때리다니..

아까 제5봉에서의 끄덕임은 긍정적인 의사표시가 아니였던 모양이다.ㅠㅠ

 

암튼, 억지로 함께 가자고 할 순 없으니 홀로 제6봉으로 향한다.

몇몇 건각들은 분명히 쫓아오리라 기대하면서..

 

오후 1시47분, 부봉 제6봉 정상에 오른다.

 

이곳 또한 조망이 기막히다.

 

남쪽으로 문경 백화산으로부터 이만봉, 조령산, 신선암봉, 그리고 괴산 군자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서북쪽으로 문경 깃대봉과 충주 마패봉, 그 사이에 문경새재 제3관문..

그리고 멀리 괴산 박달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예상했던 건각들이 제6봉에 모 인 후 인증샷..

부봉 제6봉 - 필자 (맨 우측)

 

이후 하산..

오후 2시13분쯤, 부봉 자락을 벗어나기 전

제5봉까지만 산행후 하산하는 B코스 배신자 일행 선두를 만난다.

B 코스 선두

 

그 부근에서 만난 천남성.

코프라 머리 같은 통꽃잎과 육두화서의 꽃술이 독특한 식생이다.

음흉스런 모습 만치나 독성이 강하여서 사약재료를 쓰인다고 한다.

천남성

 

오후 2시35분, 계곡을 만나 간단한 세면 후..  

 

문경새재 제2관문으로 향한다.

길이 워낙 잘 다져저 있어 계곡에서 샌달로 갈아신길 잘했다 생각하며

편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오후 3시23분, 문경새재 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고..

문경새재 제1관문(주흘관)

 

무전기를 스텔스모드로 전환한 뒤

주차장 직전 GS25시에서 B코스 4명 + A코스 3명이 모여 앉아

커피땅콩과 성인음료로 간이 뒷풀이. 캬~ 맥주맛 끝내준다.

그 시간 산수카페는 이미 장을 거두었었다니 결과적으로 탁월한 판단이었음을 확인.^^

 

오후 3시58분, 주차장에 복귀하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2.72km에 6시간10분 소요되었다(휴식시간 40분 포함).

암릉미가 출중한 부봉에서 좋은 산우들과 멋진 조망을 만끽한 산행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