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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영남알프스 천황산-재약산 (2023.11.11)

by 청려장 2023. 11. 13.

2023년11월11일(토)

대한토 산우들과 영남 알프스의 능동산-천황산-재약산으로 간다.

 

천황산(사자봉, 1,189m)/재약산(수미봉, 1,108m)은

경남 밀양 청도 일대 해발 1,000 미터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 중의 하나로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형성하고 있다.

얼음골,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 등 수많은 명소를 지니고 있으며,

재약산-사자산-능동산-신불산-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억새풀 능선길은 최고의 산악미를 자랑한다.

 

천황산(天皇山)은 산명이 일제 잔재라 하여 한 때 '재약산 사자봉'으로 불리다가

그 이름이 일제 이전의 고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하여 다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일제 흔적을 지우려다 우리나라 고유의 이름까지 없애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으니

산 이름 개명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산행코스는

배내고개-능동산-천황산-재약산-층층폭포-표충사(15km/6시간)로 계획하였다.

 

오전 10시27분, 배내고개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주관대장은 바른길님이지만,

지난 월출산 산행중 입은 부상 때문에 아직 거동이 부자유스럽다 하여

차미님이 선두대장을 대신 맡게 되었다.

중간대장은 모카크림님, 후미대장은 사인여천님이 맡았다.

 

오전 10시33분, 산행 들머리에 들어선다.

 

오르막을 10여분 오르니.. 

 

석남터널쪽으로부터 이어지는 능선길에 접어든다.

석남터널 너머에는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사자산(1,240m)이 위치하고

반대쪽인 왼편엔 능동산 정상이 지척에 있다.

 

능동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완만하게 이어진다.

 

오전 11시00분, 능동산 정상에 이른다.

능동산 정상은 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이 없다.

선두일행과 인증샷만 찍고 머물지 않고 떠난다.

 

능동산에서 임도로 내려와 잠시 걷다가 다시 산능선으로 스며들어 전진..

오전 11시19분, 능동2봉을 지난다.

 

이어지는 등로..

이삭을 거의 털어낸 억새가 빈약한 몸체를 휘척인다. 

 

그 너머로 신불산 일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선두일행과 필자 [촬영: 길따라님]

 

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축산.. 눈 감고도 그려지는 그리운 능선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함박등-죽바우등-시살등-오룡산도 언젠가 종주하리라 맘에 담아두던 능선이다. 

 

조금 더 전진하니 우측으로도 조망이 열린다.

밀양 화악산, 창녕 화왕산.. 그리고 대구 비슬산까지 시야에 잡힌다.

오늘도 조망이 대박 조짐을 보여 '내적 흥분'(^^)이 인다.

 

얼음골 케이블카 승강장을 지나고..

오전 11시55분, 하늘정원 전망대 오른다.

 

바로 앞에 보이는 하얀 건물은 좀 전에 지나온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오늘도 많은 관광객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억새평전에 올라오고 있었다.

 

동쪽으로 신불산-영축산 능선이 펼쳐진다. 장엄하다.

 

조금 더 전진하니, 서쪽으로 향하는 전망대도 있다.

천황산과 운문산/가지산 사이로 24번 국도가 지난다. 밀양과 울산 사이를 잇는 국도다.

얼음골대교 인근 터널은 백운산을 뚫고 지나고 있다. 

 

먼 하늘을 찬찬히 살펴보니

산청 지리산과 합천 황매산도 흐릿하나마 시야에 들어온다.

 

Zooming을 해보니..

밀양 화악산 뒷편으로 합천 오도산, 두무산, 비계산도 분별이 된다.

 

대구 비슬산의 천왕봉, 조화봉, 관기봉도 분별되고..

그 뒷편엔 합천 가야산도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오후 12시05분, 샘물상회 인근 공터에 자리잡고 점심식사..

 

오후 12시24분, 산행을 재개한다.

 

곧이어 천황산이 1.8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날 즈음..

 

좌전방에 재약산 수미봉을 바라보다가..

오룡산과 향로산 사이 먼하늘에 금을 긋고 있는 산자락에 시선이 꽂힌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부산 금정산이다. 으와~ 

 

오후 12시35분, '팔지송'을 만난다.

8개의 가지가 뻗어난 소나무라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이후 등로는 천황산 정상까지 완만하게 이어진다.

 

오후 12시47분, 서쪽 방향 조망이 좋을 듯한 바위에 오른다.

필자 [촬영: 길따라님]

 

오래전에 다녀왔던 억산.. 그 절벽같은 산세를 살펴보다가..

 

그 위 허공에 그려지는 산자락이 얼핏 시야에 들어온다.

대구 팔공산이다. 반갑다.

 

다시 천황산을 향하여 전진..

 

오후 12시55분, 천황산 정상에 이른다. 

천황산 정상 [촬영: 길따라님]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을 즐긴다.

서쪽으로.. 지리산, 황매산..

 

북쪽으로 팔공산..

 

북동쪽으로 경주 토함산도 보인다.

 

토함산 우측으로 울주 묵장산과 치술령도 시야에 들어온다.

치술령 (鵄述嶺) 은 신라 충신 박제상의 부인인 치술신모(鵄述神母)에서 이름을 딴 고개다.

박제상은 눌지왕의 딸을 구하러 일본으로 떠난 뒤 볼모로 잡혀 돌아오지 못하였고

그의 부인은 저 고개에서 망부석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동쪽으로 신불산-영축산의 웅장한 산줄기..

 

남동 방향으로 부산 금정산.. 그 왼편에 해운대 장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김해 신어산 뒷편으로 가덕도 연대봉까지 등장한다. 햐~~~

창원의 화산-불모산, 그리고 무학산.. 美친 조망이다.

 

끝없이 굽이치는 산물결을 넋놓고 바라보는 산우들.. 멋지다.

대한토 산우

 

오후 1시08분, 천황재로 내려간다.

 

오후 1시21분, 천황재에 이른다.

 

선두대장은 이곳에 있는데

몇몇 분은 이미 앞질러 떠났다고 한다.

천황재 - 차미 선두대장(왼쪽 두번째)

 

오후 1시34분, 재약산으로 향한다.

 

오르던 도중 B코스 일행에 쥐가 난 산우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 산우가 천황산을 우회해서 천황재로 오고 있다 하니, 차미대장이 그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결국 필자가 무전기를 건네받아 선두대장을 하게 되었고, 차미대장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천황재로 되돌아간다.

 

오후 1시48분, 재약산 정상에 오른다.

 

다시 조망..

남쪽 하늘금은 한층 더 뚜렷하다. 

부산 앞바다에 있는 가덕도의 연대봉이 확실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통영 벽방산, 고성 거류산도 분별이 된다.

 

남동쪽으로 부산 금정산, 백양산, 그리고 해운대 장산.. 

 

Zooming하면..

장산 앞쪽으로 고층건물들도 보인다.

선답자 자료를 보니 해운대 마린시티라고 한다. 우와~~ 

 

오후 2시경, 재약산에서 하산한다.

 

사자평으로 내려가는 길..

 

언제부턴가 구름이 변신술을 보이더니..
이제는 하얀 양떼들을 파란 하늘에 도열시키고 있다.

 

오후 2시23분, 고사리분교터로 향하는 샛길로 진입한다.
고사리분교는 옛날 사자평 일대에 살던 화전민의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라고 한다.
학교 잔재만 조금 남아 있는 고사리분교터를 지나고..

 

오후 2시31분, 층층폭포 삼거리에서 표충사로 향한다.

이정표가 표충사까지 3.3km 남았음을 알려준다.

 

 

5분 가량 내려가니 층층폭포가 나온다.

최근 비가 내려서인지 계류가 제법 우렁차다.

그 즈음 핸드폰이 밧데리 방전으로 사망하여.. 비밤님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층층폭포 상단 [촬영: 비밤님]

 

조금 더 내려가면 전망데크가 있다.

층층폭포 전망데크 [촬영: 비밤님]

 

그곳에서 올려보니 층층폭포라 지어진 이름에 이해가 간다.

층층폭포 [촬영: 비밤님]

멋지다. 비밤님 사진 솜씨도 비범하다.

층층폭포 [촬영: 비밤님]

 

10분 가량 더 내려가니 흑룡폭포가 나온다.

검은 용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저 폭포를 거슬러 승천한 모양이다.

전망데크가 폭포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어 실감나게 사진을 찍지 못한다며, 비밤님이 아쉬워한다.

흑룡폭포 [촬영: 비밤님]

 

표중사에서 약수 한모금 먹은 뒤..

오후 3시30분경, 표충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5km에 5시간 남짓 소요되었다.

 

광평추파(廣坪秋波)의 억새 물결은 보지 못하였지만
일망무제(一望無際)의 美친 조망이 초대박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