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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합천 황매산 (2023.10.21)

by 청려장 2023. 10. 22.

2023년10월21일(토)

가을을 맞아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억새평전을 찾아 합천 황매산으로 떠난다.

 

황매산(黃梅山, 1,113m)은 경남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에 위치하며,

준령마다 기암괴석이 굽이쳐 뻗고, 그 사이 소나무와 철쭉이 고고히 휘어 병풍처럼 수놓는 산이다.

산 아래 황매평전은 봄이면 고산철쭉이 붉게 물들고, 초가을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남덕유산으로부터 시작된 진양기맥은 거창 기백산을 거쳐 남동쪽으로 뻗어내려 황매산에 이르고

이후 합천 허굴산, 자굴산으로 향한다. 그 산줄기 중 가장 높이 솟아 있어 일망무제의 조망을 자랑한다.

즉, 북으로 덕유산과 가야산, 동으로 대구 비슬산, 남으로 사천 와룡산과 산청 지리산,

서쪽으로 장수 장안산 등의 명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산경도

산행코스는 장박마을-황매산-옥새군락지-모산재-순결바위-덕만주차장(11km, 5시간30분)으로 계획되었고

선두는 동그라미대장, 중간은 차미대장, 후미는 꿈너꿈대장님이 맡았다.

오전 9시30분, 장박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는 새롭게 조성된 대형주차장(장박리 산24-3)으로부터 산기슭으로 이어진다.

예전엔 장박마을을 관통하여 지났는데, 이제는 마을을 우회하여 막바로 960m 지능선에 접한다.

오솔길을 따라 30분 가량 오르던 중 가을의 전령사 용담을 만난다.

용담은 목련강 용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8~10월에 줄기 끝 잎겨드랑이에 보라색 꽃을 피운다.

보라색이라 하지만 이곳의 용담꽃은 청색에 가깝다.

꽃자루는 없고, 꽃받침은 종모양으로 5갈래로 갈라지고,

화관은 끝이 5갈래로 얕게 갈라지며, 갈래 사이에 삼각형의 부화관 갈래가 있다. 

5개의 수술은 뭉쳐있어 아직 수분 전인 것 같고, 1개의 암술은 뻗지 않아 잘 구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07분, 지능선(960m)에 접한다.

산행안내도에는 이곳이 너백이쉼터라 되어 있고, 지도상에는 민봉이라 되어 있다.

이정표는 황매산 정상이 1.6km 남았음을 알려준다.

곧이어 좌전방에 황매산 정상(황매봉)이

삼형제봉(삼봉), 상봉, 중봉을 이끌며 등장한다.

그 즈음부터 사방이 시야가 트이며

남서-서-서북 방향으로 지리산 천왕봉, 장수 장안산, 덕유산 향적봉이 자리를 잡고 있다.

북쪽으로 거창 감악산, 김천 수도산, 합천 가야산에 눈도장을 찍는다.

황매산 정상을 향하여 열심히 오르던 중..

계속해서 시선을 끄는 지리산 자락..

천왕봉을 비롯해 중봉, 하봉, 왕등재까지 뚜렷하다.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만복대-고리봉-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서부능선도 가늠된다.

오전 10시31분, 황매산 정상(황매봉) 직전 갈림길에 올라선다.

황매봉에서 기념촬영하는 산객들이 실루엣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오전 10시37분, 황매봉 정상에 오른다.

남쪽 울긋불긋한 산기슭 아래로 펼쳐진 황매평전이 은빛으로 채색되어 있다.

전방 감암산/보암산 자락 너머로 사천 와룡산과 하동 금오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오늘도 조망이 끝내준다.

평전 왼편에 모산재가 보인다. 오늘 억새평전을 거쳐 저곳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다시 일망무제의 조망 감상..

남서-서쪽 방향으로 지리산, 반야봉, 남원 고남산, 함양 대봉산이 가늠되고..

북동-동쪽으로 합천 가야산, 대구 비슬산, 의령 자굴산..

그리고 나중에 확인하였지만.. 마산 여항산-광려산까지도 관측되었다. 으와~

주관대장이며 선두를 맡은 동그라미님은

산자락 감상할 겨를도 없이 대장들과 무전 교신하며 산우의 대오를 점검한다.

수석대장까지 맡아 산악회를 위해 큰 수고를 해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황매봉의 바위 난간 정상에서 내려오니

커다마한 황매산 정상석이 있다. 

그림으로는 황매봉 정상이 더 멋지다.

날카로운 암봉 위,  파란 하늘 아래 산우들이 늠름하다. 

황매봉 - 오르미님, 화산님, 바른길님

오전 11시03분, 황매봉에서 내려와 전위봉(전망대)에 이른다.

억새평전의 은빛물결이 한층 가까이 느껴진다.

오전 11시16분, 억새평전에 내려선다.

되돌아보는 황매산.. 카리스마가 쩐다. 

그 즈음 화산형님과 물매화 탐사에 의기투합한다. 

예전에 다녀왔었던 물매화 군락지를 들렀다 가기로 한 것이다.

 

물매화 군락지는 자동차 캠핑장 아랫편에 위치하기 때문에

배틀봉으로 향하지 않고 캠핑장 방향 억새밭을 가로 지르는 길로 간다.

저 끝 떡갈나무가 서 있는 언덕이 그 길목인데.. BTS 촬영지로도 알려진 곳이다.

은빛 억새물결..

역광으로 보면 더욱 신비롭다.

오전 11시21분, BTS 촬영지에 이른다.

BTS 리더 RM이 솔로음반 인디고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이라 한다.

나중에 만난 해피가이드님은

이곳에서 찍은 뮤직비디오의 구체적인 장면까지 설명해준다. 역시 '아미'는 다르다.^^ 

오전 11시22분,  그 언덕에서 다시 억새밭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오전 11시37분, 물매화 군락지에 이른다.

여전히 많은 개채가 자태를 뽐 내며 자라고 있다.

물매화는 장미목 물매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비교적 높은 산 습기가 많은 풀밭에 자란다.

꽃은 8~10월에 피는데 꽃대 하나에 1개씩 달리며, 꽃잎은 5장이다.

화산형님.. 모처럼 만나는 물매화에 매혹된 듯 싶다.^^

물매화 수술은 5개인데, 5개의 헛수술이 12~22갈래로 실처럼 갈라진다.

항아리 모양의 암술대 끝은 네개로 갈라지는데 아직 그 존재가 잘 구분되지 않는다.

헛수술의 각 갈래 끝에 있는 둥글고 노란 몽우리는 꿀샘이라한다.

수분 매체를 끌기 위한 진화의 결실이지만, 그 자태가 넘 멋지다.

오전 11시54분, 20분 가량의 물매화 탐사를 마치고 배틀봉으로 향한다.

배틀봉을 중심으로 북쪽은 억새평전, 남쪽은 철쭉평전이 펼쳐진다.

화산형님과 함께 감암산을 바라보며 철쭉 평전쪽으로 향한다.

오후 12시02분, 철쭉 전망대가 내려보이는 벤치에 앉아 점심식사..

전방에 의령 자굴산이 존재를 과시한다. 예전 언젠가 우리 산우들과 함께 갔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가만 바라보니..

감암산 뒷편으로 하얀 띠가 보인다. 남해도와 사천 사이의 바다다.

그러고보니.. 그 너머로 남해도의 금산, 호구산, 망운산까지 가늠된다. 와우~

점심 식사후.. 반대방향으로 되내려와 모산재쪽으로 향한다.

점식 식사전엔 모산재가 감암산쪽에 있는 것으로 막연히 생각하였으나..

식사중 트랭글 궤적을 보다가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되내려가는 것이다.

황매산 철쭉 평전

오후 12시30분, 모산재로 가는 길목에서 수리취를 만난다.

수리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주로 산지에 서식한다.

잎은 식재료로 사용되는데 연한 잎은 떡에 섞어 먹기도 하여 "떡취"라고도 부른다. 

꽃은 9~10월에 자색으로 피는데 가시로 뒤덮힌 모양이 강렬하다.

오후 12시50분, 모산재/영암사 갈림길을 지나고..

오후 12시52분, 모산재에 도착한다.

모산재(茅山岾, 767m)는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곳이라 한다.

모산재라는 이름은 거대한 암릉과 기암괴석이 골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바위들이 '묘'하게 생겼다하여,

또는 산 정상 부근 ()이 있어 못산으로 불리다 변형된 것이라 하는데.. 모두 불분명한 썰일 뿐이다.

이어지는 기암괴석..

얼핏 두꺼비 같은데 다소 코믹한 모습에 미소짓게 한다.

건너편엔 돗대바위 절벽으로 이르는 암릉이 절묘하다.

황포돗대바위 주변의 단풍도 볼만하고..

대기저수지 주변의 풍치도 아름답다.

점심 즈음 먹구름과 함께 가랑비가 내렸었는데..

언제부턴가 하늘이 다시 푸르러 졌다.

순결바위로 향하는 암릉도 멋지다.

오후 1시20분, '득도바위'에 이른다.

당초엔 '순결바위'인 것으로 오인하였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아니다.

이 바위의 틈을 넘으면..

득도바위

저와 같은 낭떠러지 난간이 나오는데..

옛날 고승들이 저곳에 앉아 득도를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득도바위'라 한다. 

득도바위

바른길 대장이 저 바위틈을 지나며, 자신의 순결함을 과시하였는데..

실은 순결함 보다는 득도를 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으니..^^

득도바위 - 바른길대장

암봉의 북쪽 건너편엔 황매산 주능선이 한몫에 도열한다.

장군봉 아래 위치한 절집은 법연사다. 법연종이라는 생소한 종파의 본산이라 한다.

멀리 얼핏 보이는 노란색은 황금 쌍탑이라 한다. 수입원이 많은 것인지 돈으로 치장한 느낌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기암괴석의 암릉..

이 바위 또한 만화의 한 캐랙터 같다.

암장지대를 계속해서 지나니..

드디어 순결바위가 나온다.

안내문에 따르면, 순결치 못한 사람은 저 바위속에 빠져서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오후 1시36분, 순결바위에서 노랗게 익어가는 곡식과 푸르른 산자락을 둘러본 뒤.. 하산한다.

오후 2시05분, 둔내리로 내려서서 되돌아 보는 황매산 주능선과 모산재 산자락..

파란 하늘이 지나온 산자락을 아름답게 감싸고 있다.

오후 2시07분, 덕만주차장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산행거리 11.86km에 산행시간 4시간35분이 소요되었다.

일망무제의 조망, 억새평전의 은빛 물결, 모산재 능선의 기암절벽..

거기다 고고한 자태의 물매화까지.. 여러모로 즐거움을 만끽한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