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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장흥 천관산 (2023.9.23)

by 청려장 2023. 9. 26.

2023년9월23일(토)

 

대한토 산우와 함께 장흥 천관산(天冠山, 723m)을 간다.

천관산은 정상 부위의 수많은 기암 봉우리들이 마치 천자(天子)의 면류관 처럼 보인다 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기암괴석 외에도 일망무제의 조망과 능선상의 억새군락지가 산객을 유혹하는 곳이기도 하다. 

 

오전 10시50분, 장천제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코스는 주차장-연대봉-환희대-구룡봉-환희대-장천제-주차장(9.5km/5시간)이고,

산행 주관은 참된 언니(?) 길현대장이다.^^

오전 10시57분, 본격적으로 산길에 들어선다.

10분 가량 오르니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왼편 암봉 너머로 연대봉이 보이고,

그곳으로부터 우측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 끝자락에 하산 깃점인 대장봉(환희대)도 얼핏 보인다.  

등로에서 삽주를 만난다.

국화과 여러해살이 풀로서 뿌리는 약재로 쓰이고, 어린 순은 나물로도 먹는다고 한다. 

오전 11시33분, 코끼리 형상의 바위를 만난다.

워낙 거대해서 옆에 서 있는 버들님이 껌딱지로 보일 정도다.^^ 

조금 더 오르니 왼쪽 절벽 위에 산객들이 등짝을 보이며 앉아 있다.

다들 익숙한 뒷태다. 

"얘들아!" 하고 불러보니

대한토 산우들이 반가운 얼굴을 보여준다.

그네들이 있는 곳에 올라서니 조망이 끝내준다.

북동쪽으로 보성 일림산-사자산-제암산 능선이 보이고

우측 득량만 너머로 고흥반도, 그 한가운데 팔영산, 소록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뒤돌아서 서쪽을 바라보니

오늘 하산하며 만나게 되는 기암괴석들이 차례로 보인다.

조금 더 오르면

책꽂이 같이 생긴 바위가 나타난다.

그곳에서의 조망도 일품이다.

북쪽으로 광주 무등산까지 등장한다. 우와~

동쪽으로는 득량만의 전역이 모습을 드러낸다.

득량만(得糧灣)은 이순신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군량미를 조달하였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저에게는 아직 12척 배가 있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라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진 곳이라고도 한다.

오전 11시49분, 양근암(陽根岩)을 만난다.

높이가 15척(450cm) 가량 되는 거시기한 모양의 바위다.

건너편 여성을 연상케 하는 금수굴을 마주보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음양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글씨.. 

오전 11시54분, 다시 멋진 조망처를 만난다.

동쪽 득량만에 인접한 곳에 인공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저곳이 정남진이라 한다. 경복궁을 기준으로 남쪽 끝단이라 한다. 정동진은 동쪽 끝단이다. 

그 너머로 다도해의 섬들이 하나 둘씩 등장한다.

소록도, 거금도, 소거문도, 금당도, 초도, 평일도..

조금 더 오르다 북동쪽을 바라보니, 지리산 자락이 시야에 들어온다.

둥그런 궁뎅이의 반야봉과 날카로운 기상의 천왕봉이 분명 육안으로는 잡혔는데, 사진엔 잔상으로 남아 있다.

그 우측으로 백운산 자락도 제법 뚜렷하게 보였는데, 마찬가지로 사진으로는 어렴풋하다.

오후 12시07분, 봉황봉을 넘어 연대봉으로 향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는 여유롭다.

정상으로 향하던 중 우측을 바라보니

북서 방향으로 영암 월출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방가방가..

그 우측으로 광주 무등산, 화순 모후산, 지리산 천왕봉, 광양 백운산까지..

조망 대박이다.

득량만 한 가운데 위치한 득량도는 느린발님 친정 엄마의 고향이다.

몇년전 빠른발/느린발이 저곳에 가기위해

녹동항에 와서 쌩쑈(?)를 했다는 얘기를 너무 재밌게 들었었던 바.. 기억하고 있다. ^^

연대봉이 가까이 다가온다.

오후 12시25분, 연대봉 봉수대에 오른다.

다도해 조망을 만끽한다.

고흥반도로부터 완도까지 수많은 섬들이 나타난다.

한라산도 어렴풋 시야에 들어온다.

구름에 가려 산기슭 일부분만 보였지만 분명 한라산이다.

그렇지만 사진으로는 윤곽도 남지 않았다. 역시 사람 눈이 최고다. 

동쪽으로 해남 달마산과 두륜산도 나타난다.

대장봉에 올라서면 주작산-덕룡산도 보이리라 기대해본다.

더할 나위 없는 조망이다.

필자
자유론날개짓 고문님

오후 12시34분, 10분 가량의 조망을 마치고 대장봉 환희대 쪽으로 향한다.

억새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았지만

다도해를 감싸는 가녀린 이삭들의 군무는 충분히 아름답다.

억새밭 어귀에서 20분 가량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1시경, 산행을 재개한다.

영양보충을 충분히 하였고, 날씨 좋고, 경치 좋고, 등로도 편안하니 

환희대로 가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오후 1시12분, 대장봉 자락의 환희대, 천주봉 등등의 기암괴석이 가까이 다가온다.

대장봉

오후 1시18분, 대장봉 정상에 오르니

북서쪽으로 주작산-덕룡산이 시야에 잡힌다. 그 뒷편으로 진도 첨찰산도 모습을 보여주고...

북동쪽으로는 흑석산-가학산-별뫼산도 눈에 들어온다. 정말 조망 대박의 날이다.

구룡봉으로 향하던 중 우측으로 진죽봉이 바라보인다.

커다마한 기둥 같은 거석(巨石)이 바위 위에 우뚝 서 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절묘하다.

오후 1시25분, 구룡봉에 오른다.

구룡봉 암장에 오르기전 산기슭을 바라보니 또 다른 입석이 시선을 끈다. 아육왕탑이다.

인도 아육왕(Asoka)이 성사(聖師)의 신통력을 빌려 8만4천 개의 탑(塔)을 세웠는데, 저것이 그 중 하나라 한다.

전설이야 어떻든 절묘할 따름이다.

아육왕탑
아육왕탑

구봉룡 거대 암장 위에 올라선다.

구룡봉 거대 암장에는 군데 군데 물이 고인 웅덩이가 보인다.

이곳에 아홉 마리 용이 기어나왔다는데, 그때 찍힌 용의 발자국이라 한다.

용의 발자국

그나저나 이곳 또한 조망이 기막히다.

청산도, 보길도, 완도.. 이름만 들어도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다.

다시 육안으로 확인하는 한라산도 반갑기 그지 없다.

산우들도 조망과 기념사진으로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오후 1시40분, 15분 가량의 조망을 마치고 대장봉으로 향한다.

대장봉 서북쪽 능선상에 차례로 솟아오른 진즉봉, 석선봉, 지장봉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오후 1시52분, 아까 지나온 대장봉 환희대에 다시 돌아온다.

환희대 - 자유론날개짓 고문님

환희대(歡喜臺)는 대장봉 정상에 있는 평평한 석대인데

이 산에 오르는 누구나 이곳에서 성취감과 큰 기쁨을 맛보게 된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좋은 뜻이니 기쁘게 올라선다.^^

환희대 - 필자

오후 1시54분, 환희대에서 하산한다.

곧이어 만나는 괴암. 주먹 쥐고 엄지척 하는 것 같다.

오후 1시59분, 천주봉을 지난다.

장난꾸러기 듀오의 포즈가 제법 그럴싸 멋지다.

길현대장
육영란님

좀 더 내려가다 득량만을 다시 마주한다.

친정엄마에게 득량도 사진을 보내면 좋아하시겠다 하니

느린발님.. 엄마가 어릴적 너무 고생해서 생각하기도 싫어하는데.. 어떠실지 모르겠다고 한다.

힘들었던 생활도 삶의 일부였을 텐데.. 형언하기 어려운 아픔의 크기를 주제넘게 가늠해본다.

오후 3시18분, 풍호대가 0.4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제 장천제에 다가가고 있는 듯 싶다.

조금 전 계곡에서 10여분간 알탕을 하였기에 몸은 개운하다.

숲을 지나던 중 나비 한 쌍을 만난다.

네발나비 종류인 듯 싶어 검색해보니, 네발나비과 '암끝검은표범나비'이다.

윗날개에 푸르고 하얀 무늬가 있는 나비가 숫컷이다. 나비는 통상 숫컷이 더욱 화려하다.

이 꽃 저 꽃 함께 찾아다니며 피우는 둘의 애정행각에 깨가 쏟아진다. 부럽다.^^ 

암끝검은표범나비

오후 3시22분, 장천제를 지난다.

장천제는 천문과 지리에 밝았던 존재 위백규(1727~1798)가 제자를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통나무 건물을 지나..

오후 3시31분, 주차장에 되돌아온다.

산행거리 9km에 4시간35분 소요되었다.

날씨 좋고, 경치 좋은 날, 조망 대박을 맞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