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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합천 부암산/감암산 (2023.6.10)

by 청려장 2023. 6. 18.

2023년6월10일(토)

 

합천 부암산/감암산으로 떠난다.

당초 산악회는 단양 황정산을 계획하였으나,

중부 이북지역에 낙뇌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뜨자

주관대장인 산작골님이 급히 산행지를 옮긴 것이다.

황정산은 대슬랩을 포함하는 암릉구간이 많아 우중산행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부암산/감암산은 황매산 남쪽에 솟아 있는 산군으로 합천과 산천의 경계에 위치한다.

황매산 산행은 대체로 배틀봉을 거쳐 모산재로 하산하게 되는데,

배틀봉 즈음 남쪽을 바라보면 아득히 뻗어내려가는 산줄기가 시선을 잡곤한다.

그것이 바로 감암산에서 부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이 산줄기도 암릉이 만만찮게 이어지지만, 오늘 남부 지역은 비 예보가 없다 하니.. 

대체 산행지로서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아침 9시35분, 산행 들머리인 산청 이교마을회관 앞에 도착한다. 

산행 들머리 - 이교마믈회관 앞

산행코스는

A코스: 이교마을-부암산-감암산-누룩덤-대기마을(9km/5시간)

B코스: 대기마을-묵방사-감암산-누룩덤-대기마을(7km/4시간30분)이다.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산우는 A코스를 선택한다.

산행 코스 (A코스)

아침 9시40분, 이교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교마을 - A코스 선두

실은 오늘 마눌님(율리아) 환갑이다.

친지들의 일정상 축하연을 일요일인 내일 열기로 하였기에 

옳다구나 하고 오늘 산행을 신청하였지만.. 그럴 수 있느냐는 마눌님의 눈총이 껄쩍지근하다.

결국 산행 후 가급적 빠르게 가족과 합류하는 것으로 무마하였다.

즉, 하산 무렵인 3시30분경 날머리인 대기마을에 마눌님이 아들을 대동하여 나타날 예정이다.   

 

마을을 벗어날 즈음 등로 우측으로 아담한 집 한 채가 눈길을 끈다.

잘 단장된 정원과 적당한 크기의 밭이 그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다.

은퇴 후에 저런 전원주택에서 살며 밭 갈고 정원 가꾸며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상상을 해보지만.. 아직 미적미적 꿈만 꾸고 있다.

전원주택

등로 왼편엔 초피나무가 열매를 몽실몽실 맺어놓았다.

초피나무(제피나무)는 산초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이 서로 마주보게 달려 있고,

잎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 결각이 있는 점이 산초나무와 다르다. 

초피나무(제피나무)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열매는

추어탕을 비롯한 각종 생선요리에 넣어 비린내를 잡아주는 것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주로 약용을 겸한 향신료로 이용되어 왔다고 한다. 효능은 초피나무가 더욱 강하다고 한다.

초피나무 열매

오전 9시44분, 부암사 입구를 지난다.

그곳에 세워진 이정표는 부암산까지의 거리가 2km임을 알려준다.

부암사 입구

그 즈음 눈에 띄는 야생화..

땅바닥에 기고 있지만 꽃 모양은 분명 찔레꽃이다.

그런데 화산님과 느린발님이 잎모양을 보니 찔레는 분명 아니라고 한다. ~헉

바로 '모야모'에 문의하니 '돌가시나무'라는 답이 날라온다. 글쿤.. 부~운 하다.~ㅠㅠ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둘 다 장미과/장미속에 속하지만 종은 서로 다르다.  

다만, 돌가시나무는 제주지방에서 찔레라고 부르고 있어 '제주찔레'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찔레'나 '돌가시' 모두 나뭇가지에 달린 가시와 관련한 이름이라 한다.  

돌가시나무(제주찔레)

오전 9시56분, 부암산이 1.3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교마을로부터는 1km 전진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숲길에 들어선 것이다.

점점 가팔라지는 능선길을 따라 40분 가량 오르니..

바위 능선이 시작된다.(오전 10시35분)

오던 길을 되돌아보니

좀 전에 넘어온 능선이 급경사로 떨어지고 있다. 쉽지 않은 구간이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산행 들머리(이교마을)는 사진의 왼쪽 끝 나뭇가지로 가려진 곳인 듯 싶다.

지나온 능선

조금 더 오르니 기세 좋은 바위봉이 시선을 잡는다. 수리봉(724m)이다.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감암산도 저 만치 멀리서 윤곽을 드러낸다.

그 뒷편에 위치한 황매산은 운무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수리봉, 감암산

곧이어 부암산 정상도 시야에 들어온다.

수리봉을 마주보며 솟아 있다.

좌 수리봉, 우 부암산

오전 10시48분, 부암산 정상(695m)에 오른다.

부암산(傅岩山)은 스승 부(傅)에 바위 암(岩)을 쓰고 있다. 

스승바위산? 그 유래는 잘 모르겠다.

부암산 정상석

정상석 뒷편에 있는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전방엔 수리봉, 그 뒷편으로 감암산이 줄 서 있다.

 

좀 전에 지나온 바위봉 너머엔

산청 둔철산과 정수산이 흐릿하나마 하늘금을 긋고 있다.

남덕유로부터 시작되는 진양기맥은 이곳 황매산 줄기를 지나 저곳 정수산/둔철산으로 맥을 이어간다.

조망과 기념촬영을 하며 5분 가량 머물다가

다시 전방 수리봉을 향하여 전진한다(오전 10시55분경). 

오전 11시06분, 수리봉 정상에 오르던 중 되돌아보니

지나온 부암산이 쌍봉의 형태로 윤곽을 그리고 있다.

왼편이 부암봉 정상이다.

그 부근 소나무는 가지가지 마다 연두빛 보들보들한 새순을 빼곡히 내밀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화산형님의 주도하에 손꾸락에 송진을 뭍여가며 은밀한 작업을 한다.

그 수확물은 느린발님이 제공한 검정 봉다리에 담겨진다. 세 명은 공범 관계일까?^^

언젠가 향긋한 성인음료가 이날을 기억하리라.. (근데 이게 다 몬 야그지???^^) 

검정봉다리와 화산형님

오전 11시14분, 수리봉 정상에 오른다.

전방에 감암산이 좀 더 가까이 다가왔고..

그 뒷편엔 황매산 정상도 드디어 희미하나마 윤곽을 보여주고 있다.

감암산, 황매산

감암산 뒷편엔

828봉, 칠성바위, 누룩덤이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오늘 하산하는 코스가 아득하나마 가시거리에 들어온 것이다.

하산 코스: 감암산-828봉-칠성바위-누룩덤

오전 11시45분경, 점심 식사후 산행을 재개한다.

화산자문님이 등로상에서 만난 한 식물을 가르키며 요놈은 '죽대'일껴.. 하신다.

죽대

잎과 꽃 모양이 얼핏 '둥글레'인 것 같지만

잘 살펴보니 꽃자루가 둥글레에 비해 짧고, 잎 모양도 댓잎을 닮은 듯도 싶다.

또 하나 배웠다. 형님과 함께 다니면 배움을 주워담을 수 있어 좋다.^^

죽대

이어서 매화노루발풀도 만난다.

매화노루발풀

사촌격인 노루발풀에 비해 흔치 않은 종인데, 이곳에선 더 많이 눈에 띈다. 

매화노루발풀

좀 더 전진하는데..

이번엔 옥잠난초에 핸폰을 들이대고 계신다. 와우~~

옥잠난초

토양 비옥도가 높은 반그늘 혹은 음지에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매듭을 지어놓은 듯한 독특한 모양의 연녹색 꽃이 길게 뻗은 꽃자루에 달려 있다.

자료를 보니 꽃은 5~15송이가 달리며, 꽃자루는 15~3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꽃자루 능선엔 좁은 날개가 달린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정말 날개 모양이 관찰된다.

옥잠난초라는 이름은 잎모양이 옥잠화를 닮았기 때문에 지어진 듯 싶다.

옥잠난초

수리봉 이후 등로는 발맛이 부드러운 길로 이어진다. 

오후 12시10분경, 느리재를 지나고..

오후 12시15분, 바람흔적미술관 갈림길을 지난다.

오후 12시25분, 산작골대장을 뒤쫓아 암장에 오르니..

산장골대장

전방에 감암산 정상이 어느덧 눈 앞에 다가와 있다.

감암산

뒤돌아보면

부암산과 수리봉은 이제 아득하게 멀어져 있다.

그 뒷편으로 진양기맥을 이어가는 산청 둔철산과 정수산이 다시 모습을 보여준다.

날씨가 좋으면 두 산자락 사이로 웅석봉이 보일텐데.. 구름 속에 존재를 감추고 있다. 

수리봉/부암산, 진양기맥

이후 감암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암릉이다.

오후 12시37분, 암장을 따라 전진하니..

암장

우람한 골격의 바위군이 나타난다. 암수바위다.

요리조리 살펴보니, 서로 기대고 있는 바위가 남녀의 심볼을 연상케 하는 듯도 싶다. 거참~^^

암수바위
암수바위

좀 더 전진하여 되돌아보니

우리가 지나온 능선길이 장쾌하게 부암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후 1시, 감암산 정상(834m)에 오른다.

감암산(嵁巖山)은 산이나 바위가 높고 험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감암산 정상

이제 전방에는 하산 깃점인 828봉이 바로 앞에 보이고..

그 뒷편으로 황매산 주능선이 뚜렷하게 하늘금을 긋고 있다.

828봉을 향하여 전진..

감암산-828봉 등로
산작골대장

오후 1시15분, 828봉에 당도한다.

828 고지

이제 하산한다.

조금 더 전진하니 좁다란 바위능선이 좌우로 가로질러 내려간다.

하산은 저 왼편으로 진입하여 오른쪽으로 칠성바위, 누룩덤을 경유하여 진행된다.

앞에 보이는 돌무더기는 칠성바위이다. 칠성바위 뒷편의 웅장한 바위봉은 모산재이다.

칠성바위, 모산재

누룩덤도 바위능선 우측에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누룩덤

오후 1시30분, 칠성바위를 지난다.

7개의 바위가 모여서 이루어진 바위라 한다. 생각보다 한 덩치 하고 있다.

칠성바위

지나가면서 바라보니 제법 위용도 갖추고 있다.

칠성바위

계속해서 암릉을 따라 하산한다.

암릉

오후 1시41분, 누룩덤 앞에 다가간다.

누룩덤

누룩덤 초입에 눈길을 끄는 바위가 있다.

하트바위라 한다.

하트바위

하트바위에 인접한 암반도 독특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투구바위라 한다는데..

필자 눈에는 만화속의 단발머리 지지배가 떠오른다. 

투구바위 (단발머리 지지배?)

누룩바위 위에 올라서니..

넓디 넓은 암장 위에서 자유론날개짓고문님은 오늘도 열일하고 계신다.

자유론날개짓 고문님

암장 사이로 자리잡은 노송 한 그루는.. 기품이 넘친다.

노송

맞은 편에 있던 산작골대장 일행이 언넝 욜루 오라고 손짓 발짓하기에..

다가가서 되돌아보니 좀 전에 앉아 있던 노송 뒷편으로 커다마한 강아지 형상의 바위가 보인다.  와우~

강아지바위

산 아래를 살펴보니.. 

하산 목적지인 대기마을이 관측된다.

대기마을 주차장 위치도 어렴풋 파악되지만 대한토 버스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 화산자문님은 빨간색 대한토 버스를 얼핏 보았다고 한다. 눈이 워낙 좋은 분이니 그럴만 하다.

대기마을 주차장

오후 2시경, 암반지대를 벗어날 즈음..

암반지대

우측으로 거인의 형상을 한 바위가 보인다. 오호~

거인바위

이어서 멧돼지 바위도 나타난다.

싸납게도 생겼다.

멧돼지 바위

산자락을 벗어날 즈음

계곡 속으로 잠입하여 은밀한 알탕을 해치운다.

오후 2시50분, 주자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주차장 가는 길

오후 2시51분, 대기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대기마을 주차장

산행거리 8.94km에

산행시간은 알탕 포함하여 5시간 5분 소요되었다. 

마을주차장에서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뒷풀이..

서둘러 소맥 3잔째 마실 즈음..

오늘 환갑을 맞이하신 마눌님이 아들을 대동하고 나타나고..

필자는 대한토 산우들과 인사를 나눈 뒤 가족을 따라 이동한다.

 

마눌님은 예전에 함께 왔었던 황매산을 올라가고 싶어한다.

오토캠핑 주차장에서 손쉽게 황매산 억새평전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넘 좋았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오토캠핑 주차장에 승용차를 파킹한 뒤

배틀봉쪽으로 오르면서 남쪽 산자락을 바라보니,

좀 전에 산행했던 부암산 수리봉, 감암산, 누룩덤이 저편에서 시야에 들어온다.

감암산-누룩덤

반대편 황매산 억새평전을 바라보면

대규모 억새 군락지의 푸릇푸릇한 물결이 장관이다.

1,000미터가 넘는 고지에서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듯 걷는 발걸음은 상쾌하다.

마눌님과 아들은 연신 "좋다~~~" 소리를 반복한다.

황매산 억새평전

오후 4시50분경, 황매산 철쭉제단과 산성을 지나고..

이어서 억새 평전 북단을 가로질러 하산한다. 

황매산 산성, 철쭉 제단

환갑선물로 푸르른 억새군락을 그녀의 가시미에 한가득 앵겼다.

푸르름을 잃지 않고 곱게 늙으라며..^^

황매산 억새평전 - 아들과 마눌님(율리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