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3박4일 라이딩

by 청려장 2021. 2. 19.

 

O intro..

지난 설연휴 기간 중, 홀로 제주도 라이딩을 다녀왔다.

어느새 환갑을 맞이하였지만 아직도 미숙함이 많은 삶인지라..

떠돌며.. 달려가며.. 심신을 자극하고 싶었다.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은 국도 1132번을 중심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총 230km의 라이딩 코스이다.

용두암을 비롯한 총 10개의 인증센터가 설치되어 모든 센터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완주확인증을 받을 수 있다.

공식적인 코스 외에 성산 인근의 섭지코지와 우도에도 들러서 라이딩을 하면 총 라이딩거리가 20km 가량 추가된다.

 

O 2월12일(금)

아침 6시40분, 세종고속터미널 앞에서 BRT 버스(B3)에 탑승하여 7시40분 청주공항에 도착한다.

청주공항에서 9시10분발 비행기를 이용하여 제주도에 10시15분에 도착..

택시를 타고 사전 예약한 자전거 대여소로 이동.. (대여소에서 택시비 명목으로 4,000원을 지원해줌)

 

오전 11시20분경, 대여소에서 맘에 드는 MTB를 선택한 뒤 환상자전거 출발지점인 용두암으로 향한다.

짐은 자전거 짐받이 좌우로 걸쳐진 패니어 가방과 배낭에 빼곡히 채워넣었다. (여행가방은 대여소에 보관)

 

오전 11시 50분, 용두암 인증센터에 도착..

용두암 인증센터
용두암

오전 11시55분, 제주공항과 해변 사이로 이어지는 파란선이 그어진 환상자전거길을 따라 첫 구간 라이딩을 시작한다.

이따금씩 저공 비행하여 지나는 비행기가 묘한 스릴을 느끼게 한다.

오후 1시30분, 첫번째 인증센터가 있는 다락쉼터에 당도하여 첫 스템프를 찍는다.

다락쉼터.

이후 아름다운 제주 서쪽 해안을 휘바람 불며 달려가는데.. 입에서 저절로 "아~ 좋다" 소리가 새어나온다.

오후 4시경, 대정읍의 해거름마을공원에 당도한다. 이곳에서 두번째 인증 스탬프를 찍는다.

공원에는 수선화가 만개하여.. 세련미 넘치는 이쁨을 뽐내고 있다.

해거름마을공원 수선화

오후 5시10분, 대정 해변의 돌고래 출몰 지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대정 돌고래 출몰지역

휴식 중 관광객을 가득 채운 채 무언가를 쫓아 이동하는 선박이 나타나고..

그 앞으로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는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온다(아래 사진에서 사람 우측 위쪽의 뾰족한 점).

아마 돌고래 관람선이 일제히 등지느러미를 솟구치며 헤엄쳐 가는 돌고래 떼를 쫓아 가는 상황인 듯 싶다.

암튼 멀리서나마 자연상태의 돌고래를 처음으로 관측한 것이라 반가움이 더해진다.^^

돌고래 관측

오후 6시24분 송악산 고개를 넘고..

송악산 고개
송악산 주차장

오후 6시30분경, 송악산 주차장 옆 인증센터에 도착하여 세번째 스탬프를 찍는다.

송악산 인증센터

날은 어두워졌지만, 아직 첫날 목적지는 6km 가량 떨어져 있다.

랜턴을 손에 쥐고 불을 밝히며 앞으로 전진..

오후 7시경, 산방산 인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여 첫날밤 여장을 푼다.

산방산 가는 길

총 82km을 달려왔으며, 휴식시간 포함하여 8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후반에 엉덩이 부근이 꽤 뻐근해졌지만 그럭저럭 잘 버티며 목표지까지 무사히 도착한 것이 뿌듯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똥돼지에 한라산 한병을 곁들이며 자축한다.

 

O 2월13일(토)

 

아침 7시경 게스트하우스에 자전거를 놓아두고 산방산으로 향한다.

7시30분경, 산방산 입구에 당도하였는데 그 앞에 세워진 경고판이 '어마 뜨거라 하며' 발길을 돌리게 한다.

산방산은 보호구역으로서 무단 진입하여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및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꾸린 뒤 자전거를 타고 인근 단산오름으로 향한다.

단산오름

오전 9시40분, 단산오름 정상에 올라선다.

자전거는 산행 입구 주변에 적당히 은폐 및 거치해놓았다.

산 오름길은 제법 가파른 암릉 구간이 포함되어 있고, 정상까지 오르는데 30분 가량 소요되었다.

 

정상의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다.

좌전방에 한라산, 전방에 산방산, 남쪽으로는 형제섬을 품은 바다, 그 오른편 송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단산오름 정상
단산오름 정상의 파노라마 (좌 산방산, 중 송악산, 우 모슬봉)

단산에서 내려와 오전 10시20분경 다시 라이딩을 시작한다.

오전 10시35분, 산방산 고개를 넘어..

산방산

용머리 고개를 지나..

용머리 해안

오전 11시30분경, 중문 인근의 성박물관을 지나고..

성박물관

오후 1시10분경, 범섬 해변을 지나고..

오후 1시43분, 법환바당에 당도하여 네번째 인증 스탬프를 찍은 뒤

근처 포구식당에서 고등어조림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다.

법환바당 근처 포구식당

오후 2시45분경, 서귀포를 진입하는 내리막 길..

서귀포 진입

오른편에 빨간 열매를 가득 맺은 '먼나무'가 눈길을 끌기에

그 나무가 있는 공원에 잠시 쉬었다 가려고 들어서는 순간.. 자전거가 노면과 턱사이의 홈에 끼어서 중심을 잃는다.

결국 자전거는 쓰러지고, 내 몸은 허공으로 날아 버린다. ㅠㅠ

그치만 두 손과 두 다리로 간신히 착지하여 무릎이 다소 까졌지만 다른 탈은 생기지 않았다. 자전거에도 이상이 없어보인다.

다만 주변 정차 중이던 승용차 속 운전자들에게 쪽팔리는 맘에.. 괜찮다는 제스춰를 보여주지만 멋쩍은 건 어쩔수 없었다. ~ㅋ

암튼 천만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 공원에 앉아 몸과 마음을 달래며 휴식을 취한다.

서귀포 어느 공원의 먼나무 열매

오후 3시36분, 서귀포 해변의 둘레길에 들어서고..

오후 4시경, 쇠소깍에 도착하여 5번째 인증스탬프를 찍는다.

쇠소깍

이후 표선으로 향하는 해변을 지나던 중,

시간이 다소 여유가 있기에 해변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을 마신 뒤..

표선해변

오후 6시경, 표선민박펜선에 도착하여 둘쨋날 여장을 푼다.

라이딩 거리는 66km 가량 되어, 어제보다 더욱 짧지만..

산방산, 중문, 서귀포로 이어지는 코스에 굴곡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았던 라이딩이었다.

저녁 식사후, 숙소 침대에 앉아서 장뜩 성난 허벅지, 무릎, 장딴지, 팔뚝 등을 멘소레담으로 떡칠을 하며 달래준다.

O 2월14일(일)

아침 8시40분, 표선민박집을 나선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표선해변에는 아직 관광객이 오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욕심이 슬쩍 나기에..

해변 바위턱에 삼각대를 거치하고 타이머를 맞춰놓은 뒤, 자전거로 헐레벌떡 오가며 라이딩 인증샷 찍는다.

대략 열번가량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그럭저럭 자연스런 두 컷의 사진을 건진다. ~ㅋ

오전 9시48분, 표선해수욕장 인근 자그마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12,000원 짜리 성게미역국.. 요번 여행 중 가장 맛 좋았던 식사였던 것 같다.

오전 10시18분, 표선인증센터에서 6번째 인증스탬프를 찍는다.

표선해수욕장

오전 11시35분, 섭지코지에 들렀다 나오던 중..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는 해변에 누군가가 말을 타고 지나가는 모습.. 그 그림이 멋지다.

섭지코지 해변

오후 12시20분, 성산항에서 우도로 향하는 배편에 오른다.

왕복 12,000원(자전거 운송비 1,000원 포함)이며, 15분 가량 소요된다.

우도로 향하는 배

오후 12시50분, 우도 검멀레 해안을 찍고..

우도 검멀레해변

섬속의 섬속의 섬.. 비양도에도 들렀다 나온 뒤..

비양도 진입도로

자전거길이 잘 닦여진 우도해변을 기분좋게 일주(17km)한 뒤,

하우목동포구에서 배를 타고 성산으로 다시 나오는데.. 갈매기가 활력 넘치는 환송비행을 해준다.

오후 3시, 성산일출봉 인증센터에서 7번째 인증스탬프를 찍는다.

이후 해변길을 다시 달려..

오후 4시경, 세화해수욕장에 당도하여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니, 커피와 함께 엽서와 색연필을 건네준다.

휴식을 취하며 내 앞으로 보내는 글을 꾸역꾸역 채워넣었지만, 옆에 있는 우체통에는 차마 넣지 못하고

배낭 깊은 곳에 찔러넣는다. 필히 다시 읽어보면 부끄러워지리라..^^

그 즈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패니어 가방은 방수라 문제 없을 듯 싶어 그냥 놔두고, 배낭만을 방수커버로 씌운 뒤 서둘러 김녕으로 향한다.

오후 4시56분 경, 전방에 풍력발전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그곳이 오늘 목적지인 김녕일 듯 싶다.

오후 5시21분, 김령성세기 인증센터에 당도하여 8번째 인증스탬프를 찍는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서 숙박을 하려 했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다.

김녕 성세기 인증센터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9km 가량 우중 주행을 이어가서 오후 6시경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9번째 인증스탬프를 찍는다. 이제 25km 떨어진 용두암으로 가면 마지막 스탬프를 득하게 된다.

함덕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셋쨋날 여장을 푼다.

이동거리가 98km로 찍혀 있지만, 우도에 드나드는 뱃편 거리인 7.5km 가량을 제하면 대략 90km 가량 달린 셈이다.

그래도 그 동안 가장 긴 거리를 달린 날이지만, 코스가 전반적으로 평탄한 구간이 많다보니 그다지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맘 껏 달릴 수 있고, 나름 볼거리도 많아서 가장 즐거웠던 라이딩이었던 것 같다.

O 2월15일(월)

마지막 날이다.

공항에서 갈아입을 것만 따로 분리해놓고 짐을 다시 꾸린다.

앞에 네 개의 가방은 자전거 패니어가방에 넣을 것이고, 뒤에 배낭은 등에 지고 다니는 것이다.

아침 9시45분, 마지막 날 라이딩을 시작한다.

오늘 구간 거리가 용두암까지 25km 가량 밖에 되지 않으니, 2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아서 여유를 부리다 나선 것이다.

함덕 해수욕장

그런데, 어제까지와 달리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분다.

제주 최북단이라는 관곳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해변도로는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맞바람이 불어와 1m 전진하는 것도 버겁게 느껴지는 정도다. ㅠㅠ

게다가 옆바람이 휙휙 불어오면 자전거가 휘청거리기도 하여 아찔한 맘에 속도를 더욱 늦추곤 한다.

제주도 최북단 관곳

이후 내륙으로 이어지는 길은 오르막이 반복되어 이어진다.

출발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허벅지가 뻑뻑해져서

나즈막한 오르막에도 힘에 부쳐서 자전거에서 내려와 끌고 올라간다.

오전 11시14분, 사라봉 고개를 넘는다.

가장 걱정했던 오름 길이였는데, 여기는 오히려 기력을 회복하여 무난히 넘어선다.

사라봉 고개

이후 제주항을 지나, 라마다 호델 해변을 지나, 시가지에 들어선 뒤

한 차례 더 가파른 오르막을 용을 쓰며 올라채고선 해변 쪽으로 돌아드니..

드디어 용두암 표석이 나타난다. (오전 11시52분)

용두암

주변 관광객에게 부탁하여 인증샷을 하나 박은 뒤..

인증센터로 이동하여 마지막 인증스탬프를 찍으므로써,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라이딩을 마무리 짓는다.

인증스탬프

함덕해수욕장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26.6km인데, 2시간 넘게 소요되었다.

평균속도가 14.3km/h.. 쉬지 않고 달려온 것 치곤 꽤 늦는 속도이다.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구간인데다, 맞바람이 심하였기에.. 그간 4일 중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던 것 같다.

 

자전거 대여소에 복귀하니

인증스탬프를 확인하고서 완주기록증을 발급하여 준다. 걍~ 뿌듯하다.

제주 환상자전거길 완주증서

3박4일간의 라이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총거리: 272.5-7.5=265km
◦ 전체시간: 27시간 37분 10초
◦ 운동시간: 18시간 21분 15초
◦ 평균속도: 14.43km/h

 

O 쫑

잘 해냈다. 애써쓰..